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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플레이어의 귀환-260화 (260/270)

260화 약점 간파?

한국 팀은 첫 경기. 태국전을 시작으로, 대만, 심지어는 베트남 등.

그야말로 미친 듯한 연승을 이어나갔고, 심지어는 현재 중국, 일본과 공동선두로 올라와 굉장한 화제가 되었다.

그뿐만인가? 지금까지 한국 팀이 국제전에서 보여줬었던 강준혁 원툴의 모습이 아니라, 다양한 전술을 보여준 것 또한 굉장한 변화였다.

때로는 이창현이, 또 때로는 강준혁이. 혹은 이민석의 뛰어난 보조가 빛을 발해 상대를 봉쇄하는 경우도 많았으며.

그 외. 이연주나 윤한결, 진수혁과 이지훈까지.

한 명 한 명이 모두 제 역할을 하면서, 빈틈없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와… 이거 지금 나오는 순위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ㄴ ㄹㅇㅋㅋ 지금껏 옹졸한 순위로 하위권에서 허우적거리던 한국이 맞나??

ㄴ PER선수들 좀 들어왔다고 팀이 이렇게 바뀌네…… ㄹㅇ

ㄴ 근데 이창현은 마나전개도 못쓰는데 왜캐 날아다니냐? 쟤 나중에 마나전개 쓰면 어케댐?? ㄹㅇ궁금

ㄴ 그럼 그냥 국제리그고 뭐고 혼자 다 씹어먹을듯 ㅋㅋ

ㄴ 응 아니야~ 에단이랑 아나가 밥으로 보여?

ㄴ 케이크처럼 쉽게 먹는다고 하네요~

[이야. 근데 이창현이나 강준혁 제외하고도 좀 치지 않냐? 이연주 그리 잘한다고 생각못했었는데.]

ㄴ 이연주가 숨은 에이스지 ㅇㅇ

ㄴ 이민석은? 이민석이 이연주 상위호환아님? 안 보여준 능력도 아직 많던데.

ㄴ 이민석은 대놓고 잘하잖아.

ㄴ 요새 많이 활발해졌는데 ㄹㅇ 이쁨.

ㄴ ㅋㅋㅋ 핑크색 머리 휘날릴때면 ㄹㅇ 여신포스 좀 나더라 요새.

한참 댓글을 읽던 이연주의 얼굴이 홍조로 달아올랐다.

‘예전엔 이렇게 관심을 받아보거나, 댓글에 내 이야기를 한 걸 본 적이 없는데…….’

확실히 큰 무대에 섰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아무도 모르던 선수에서, 이제는 누구나 알 만한 선수가 되었다는 것.

한국의 대표 선수로 나왔다는 것이 실감이 가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한편으론 그런 댓글을 보면서 아쉬운 점들도 있긴 했다.

‘창현이는 왜 신호를 안 주는 거지……?’

과거, 국제교류전에 참가하기 전. 윤한결도 그렇고, 새롭게 개화한 능력이 있었을 텐데.

꽤나 치열했던 몇몇 경기에선 그 능력을 썼더라면 더욱 쉽고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었을 테니까.

이창현이 신호를 주면 사용하기로 했지만, 조금은 답답했다.

‘생각해보면, 국제교류전 시작 전 베트남 경기 때도…….’

베트남과의 헌터 서바이벌 연습경기를 하던 그때, 그때에도 이창현은 이연주가 숨어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에게 입모양으로 말을 하기까지 했으니까.

‘돕지 마. 이민석을 보면서 배워.’

그때, 이민석은 칠지도를 꼽아 상대에게 들키지 않도록 상대를 완벽히 묶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연주의 능력은 그것과는 분명 다른 능력일 텐데. 무엇을 배우라고 했었던 것일까?

혼자 고민해도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해서, 새 능력에 대한 허가가 떨어지지 않은걸까? 고민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모르겠다고 해서 숙제를 내준 창현이한테 물어보긴 좀 그런데…….’

누구보다 잘 이끌어주고 있는 이창현의 기대치를 만족시켜주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혼자 생각해봐야 알 것 같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던 찰나.

누구보다 이창현을 좋아하며, 이창현에 대해 연구하는 광신도적 성격을 가졌으면서도. 동시에 약간은 비슷한 처지에 속해있는 윤한결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뭐야, 혼자 있었어?”

“뭐, 좀. 물어보자……!”

그렇게 이연주는 윤한결에게 이창현의 의도가 무엇인지, 무엇을 배우라고 한 것인지. 경기 중 새 능력에 대한 오더가 내려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질문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윤한결도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이창현을 3부. 아니 오디션 프로그램서부터 함께해왔던 짬이 어디 가지 않았던 것일까?

“그거…… 이거 말하는 거 아니야?”

윤한결의 해석에 이연주는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다.

***

국제전은 기본적으로 실력도 중요하지만, 각 나라의 헌터스리그마다 전투의 양상이나 분위기, 사용하는 주류 마나장비의 차이 등.

다른 점이 꽤나 많기에, 정보가 많이 중요한 편이었다.

그렇기에 아무리 상대가 약팀이라고 하더라도, 경기 전 사전 회의가 시작되는 것은 당연한 일.

특히나 이번 상대가 함께 선두를 달리고 일본인 만큼 지금은 더더욱 그 중요성이 컸다.

“……그래서 일본은 지금까지 한국 선수단과 연습경기를 같이 했던 만큼, 이번엔 조금 특별하게 가볼 생각입니다.”

“그래?”

이민석이 부담스럽게 시리, 눈을 반짝이며 내게 물어왔다.

‘태국전에서 압승한 이후로, 아예 전략을 발안하는 걸 나한테 다 맡기고 있지?’

그건 이민석 뿐만이 아니었다. 이전이라면 조언이라도 한 두 마디 해줄만도 했던 이근택 또한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 것이.

마치 내가 실수를 하나 안 하나 지켜보겠다는 듯.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는 듯.

내 입에서 나오는 것을 경청하여 들어주고 있었으니까.

물론 나쁘지 않다는 생각은 들었지만……한편으론 긴장되기도 하는 순간이었다.

지금까지의 경기와 다르게, 일본은 지금 한국 선수단과 충분히 겨룰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체급을 가진 팀이었으니까.

게다가 지금부터 발표할 전략은, 한국 선수단 출국 전. 이근택이 한 번 갸우뚱 하기도 했었던 전략이었으므로.

“일본 선수단과 연습할 때는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두 팀원의 능력을 이용한 전략입니다.”

그 말과 함께, 동시에 대기실에 있던 화면이 켜지며, 영상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단에는 공개한 적 없던. PER의 두 선수의 새 능력을 이용한 전략이었다.

“허허…… 이것 참.”

“그 때의 그걸 응용한 거구나?”

놀라우면서도 재미있다는 듯, 웃고있는 이근택. 그리고 저것의 기원을 알고 있는 이민석이 흥미롭다는 듯 관심을 보여왔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저런 대단위 능력자가 그리 많지 않은 나라였기에. 한국 선수단의 다른 선수들도 영상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이걸로, 반반 승부인 일본의 숨통을 끊는 겁니다.”

반응을 보면, 아마도 이번 전략은 이걸로 결정인 모양이었다.

***

“……그러니까, 저번 경기에선 이창현에 대해 마크가 조금 더 잘 되었으면 이 부분이 돌파가 안 되어서 쉽게 이겼을 거라는 거야.”

일본 대기실에 미토마 카오루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현재 일본 대표팀에는 꽤나 초조한 분위기가 서려있었다. 저번 중국과 시비가 걸려 이창현이 하이옌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이후.

한국 팀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을 예상하긴 했으나.

실제로 몇 번 연습경기를 주고 받다 보니, 생각보다도 훨씬 한국 팀이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승률이 반반이라니…….’

일본이 이번 국제교류전을 1위로 마무리 짓는다면, 일본의 국제리그 참가 시드권이 3개로 늘어날 수 있는 상황.

그렇기에, 이번에는 중국을 제치기 위해 칼을 갈고 나왔는데……

의외의 복병이 일본을 가로막고 있었으니 긴장감이 샘솟을 수밖에.

하지만 긴장감이 넘치고 약간은 초조하다고 해서, 일본 팀이 열세라고 예상하는 것은 아니었다.

연습경기를 하면서 자칫 비슷한 순위를 노리는 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나머지, 중간부터 전술을 숨기기 시작했었으니까.

그리고 실제로 그건 꽤 정확하기까지 했다.

“지금 상대에게 가장 날카로운 무기는, 이지훈과 상대 에이스의 조합이다.”

금빛 휘광을 비롯한 온갖 버프를 두르고 날아드는 이창현이나 강준혁이 진영을 휩쓰는 단순하면서도 아주 강력한 전략.

지금까지는 이 전술을 막아낸 다른 팀이 별로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강함을 보여줬으며. 일본과의 연습경기에서도 그 강력함은 여과 없이 드러났다.

“……우선은 이걸 막아낸다.”

“가능하겠어? 상대는 원거리에서 지원 가능한 서포터와 딜러들이 꽤나 있을 텐데.”

강준혁이 톱이라면 이창현이. 이창현이 톱이라면 강준혁이 뒤에서 공격을 지원해줄 테고. 거기에 이기어검과 날아드는 속박들까지.

“충분히 가능해.”

미토마 카오루가 웃으며 이야기했다.

“구보. 그리고 타쿠미, 다이치. 아직 모르겠어?”

“…….”

하나도 모르겠다는 팀원들의 모습에 카오루가 한국 선수단의 경기 영상을 뒤로 되돌렸다.

이창현이 온갖 버프를 두르고 총공세에 나서는 영상이었다.

하지만 아무런 의미 없이 영상을 틀어주지는 않았을 테니.

조용히 카오루가 틀어준 영상을 보고 있던 찰나.

“……!”

그제서야, 타쿠미는 무언가를 눈치챌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일본 팀에게 한국이 반이나 승리를 따낼 수 있었던 핵심적인 이유. 그리고 그 전략의 약점이 무엇일지 말이다.

“저 버프…… 설마 지속시간이?”

“그래.”

카오루가 씨익 웃으며, 영상을 끄고는 분석 자료를 화면에 띄웠다.

“우리랑 연습경기 때도 주구장창 썼었기에, 분석관을 동원해서 분석했어. 보여? 저 금빛 오오라에서 나오는 마나의 양이?”

그야말로 어마무시한 마나의 양이었다.

[마나전개] 사용자라고 해도 믿을 만큼. 즉, [마나전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유지한 것이라곤 믿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저 오오라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그라들지.”

마치 야간투시경처럼 색상이 반전되어, 이창현이 움직이는 영상 속. 마나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하핫.”

그야말로 경이로운 관찰력이었다.

괜히 카오루가 일본이 낳은 최고의 능력 관찰자가 아니라는 것일까?

“심지어 저렇게 폭발적인 버프를 걸었던 만큼, 버프를 건 저 녀석. 이지훈은 사실상 리타이어. 즉, 한국 팀이 계속 일본에 걸어와서 성공했던 전술이자 절반의 승리를 따낸 그 승부는 전부.”

“타임어택……!”

“그래.”

그렇다면 답은 간단했다.

그 시간 내에 버티기만 한다면? 싸움을 걸려주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일본 팀을 휩쓴 그 강력한 버프와 원톱의 조합의 힘은 사그라들고, 이미 승률이 반이나 되었던 일본 선수단이 이길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저 버프가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 3분. 그 시간만 버티면 확실히 이긴다.”

그 말과 함께, 일본 선수단에는 폭발적인 환호가 이어졌다.

이번 경기. 어쩌면 연습경기처럼 5할의 도박 같은 경기가 이어질 수도 있었는데……

카오루의 뛰어난 관찰력과 분석능력으로 하여금, 비약적으로 높은 승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 경기는 승리할 수밖에 없어…….’

카오루는 그렇게 생각했다.

원톱에 버프를 걸어 휘저어오는. 승률이 반이나 되는 그 전략을 두고, 한 번도 시험해 보지 않은. 자국에서도 보여준 적 없는 전략을 들고올 리는 없으니.

반드시 지금껏 성적을 거두었던 그 전략을 들고올 텐데. 혹은 그것을 조금 개선해서 올 텐데.

카오루의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하여금 그것에 대응할 방법은 모두 짜여져 있었으니까.

‘연습경기의 상대가 되어준 건 고맙다만…… 일본을 위해 이번 승리는 가져가야겠어.’

지금껏 항상 국제전에서 이겨왔던 한국에 질 수는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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