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 걸그룹의 품격(2)
자타공인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 솔라.
스카이 엔터의 미국 진출 과정은 교과서에 실어도 될 만큼 정교했다.
소미가 「브레인」에서 보여주었던 활약을 시작으로.
홍보 없이 타이틀곡을 공개하는 과감한 추진력까지.
정규 2집 앨범.
솔라가 보여준 음악적인 행보는 미국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약자를 대변하는 솔라의 따뜻한 메시지는 UN 회의에서도 밝혔으니.
과연, 솔라는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여러분, 때가 왔어요."
"오오."
나현석 PD는 「오락실 유니버스」 작가들과 함께 멤버들을 기다렸다.
얼마 전, 정수호 대표님께 걸려온 연락을 떠올렸다.
그동안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떡밥을 던졌는데.
-멤버들만 괜찮다고 하면 계약할게요.
크으, 이 얼마나 아티스트 친화적인 회사인가.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멤버를 공략할걸.
'이래서 정수호, 정수호 하나 봐.'
그럼 군대나 정글, 외벽 청소도 전부 소미가 원해서 한 거였구나.
미국에선 남민지랑 같이 미국 해병대도 다녀왔잖아.
하긴, 그런 스타급 연예인이 하기 싫은 예능을 할 리가 있나.
"여러분, 드디어 오늘 멤버 미팅입니다."
"브라보."
"오늘 미팅이 제일 중요합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오늘 반드시 멤버들의 마음에 들어야만 했다.
복불복이나 잠지리 미션 같은 건 일단 숨기고.
"멤버들 입에서 무조건 우리랑 하고 싶다는 말이 나와야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넵. 피디님!"
잠시 후,
정수호 대표는 네 명의 소녀들과 함께 Tvm 예능국을 방문했다.
신소미, 류시아, 남민지, 엠마.
이 얼마나 아름다운 그림인가.
나현식 PD는 날카로운 눈으로 멤버들을 분석했다.
'내가 딱 원하던....'
스카이 엔터테인먼트, 예능 캐릭터들의 완벽한 조합.
그녀들만 있으면 블루숄츠 완전체도 부럽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오하요고자이마스."
"???"
살짝 이상한 인사말이 있긴 하지만.
류시아는 맏언니답게 도도하면서도 당당한 걸음으로 앞장섰다.
'역시, 저 자신감 넘치는 태도.'
이번 방송의 히든카드였다.
신비주의를 유지하는 걸그룹 루나의 리더.
노래, 춤, 작곡까지 완벽한 재능 부자 아닌가.
"첫 미팅부터 모든 멤버를 다 데려와 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는요. 얘들도 좋아했어요."
"하하.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로."
이내, 소미는 손을 번쩍 들고 입을 열었다.
"정말이에요! 팬이에요, 피디님!"
"와, 이거 영광인데요."
나 PD는 다른 멤버들을 뒤로한 채 한 명씩 미팅을 진행했다.
"그럼 소미 씨 먼저 들어오시죠."
"좋아요!"
월드 클래스 예능계 블루칩.
이번에 고3이 된 천재 소녀.
"소미 씨, 설문조사 작성하면서 편하게 대답해주세요. 우리 방송에 원하는 거나...."
"딱히 원하는 건 없고요."
"오, 그럼요?"
"밥 먹을 때 퀴즈 푼다면서요."
"역시."
천재 소녀의 관심사는 퀴즈였구나.
"모든 멤버들이 다 맞춰야죠. 우리는 하나니까."
"우리 대표님도 퀴즈 잘 푸셔요."
"???"
소미는 회의실 밖 창을 스윽 둘러보더니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우리 대표님, 걸그룹 춤도 잘 추셔요."
"...."
정 대표와 소미의 케미는 여러 예능에서 증명했다.
"아하, 혹시 같이 출연하고 싶어서....?"
"바로 그.... 아니, 아니요. 저는 상관없지만 PD님이 원하시면 어쩔 수 없죠."
"...."
대표님 방송까지 신경 쓰는 아티스트라니. 이거 귀하네요.
"제가 말씀드렸다는 건 대표님한테 비밀이에요! 헤헤."
"아, 네. 그래요."
월드스타와 소속사 대표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대표님도 본인 입으로 말하기 민망하시겠지.
'정 대표님, 방송 욕심이....'
그동안 출연한 방송을 다 합치면 웬만한 아이돌보다 많을걸.
'소미는 마음씨도 착하네.'
소미에 이어, 남민지가 회의실에 들어왔다.
백치미 캐릭터를 맡아줄 중요한 퀴즈 구멍.
"피디님! 제 위주로 찍어주시는 거죠!?"
"그럼요! 하하."
"헤헤, 제가 뭐든 다 잘해요. 미국 해병대도 갔다 왔거든요!"
"...."
응. 아닌 거 다 알아.
"소미 씨한테 과외받으셨죠?"
"에이, 그건 그냥 방송 컨셉이에요. 이제 꼴찌는 아니고...."
"칠팔."
"네?"
설마 곱셈도 모르진 않겠지.
"7 곱하기 8, 간단한 구구단이에요."
"아잇, 피디님! 저 그 정도는 아니에요!"
"???"
눈동자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는데?
"저 지금 설문조사 하고 있잖아요. 집중해야 해요!"
"다른 거 하면서도 바로 나와야죠! 칠팔!"
"허 참, 진짜. 제가 원래 멀티 태스킹이 안 돼서 그래요!"
"오케이."
남민지는 설문조사를 냉큼 끝내고 벌떡 일어났다.
"56! 56이에요!"
"...."
엄청 오래 걸리네.
민지가 설문조사 옆에 끄적인 여러 숫자의 나열.
그녀의 깊은 고뇌가 이 종이 한 장에 담겨있었다.
"저는 진짜 피디님만 믿고 가는 거예요."
"그래요. 알겠습니다."
짧은 미팅을 마치고, 옆에서 듣고 있던 작가는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7 곱하기 8을 풀기 위해서 논문을 썼네요."
"...."
남민지는 백치미 캐릭터로 밀고 가야지.
다음으로, 남민지와 바톤 터치하는 엠마.
"니코니코니!"
이미 방송에서 여러 번 보여준 금발의 애니 덕후.
귀여운 말투를 듣고 피디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엠마 씨, 혹시 우리 방송이 어떤 예능인지 알고 오셨나요?"
"네! 퀴즈 풀어서 밥 먹는다고 들었어요!"
"오, 맞아요."
한국말도 제법 잘하네.
"저 일본 애니 OST 퀴즈 잘 풀어요!"
".... 안 해요."
"이잉."
엠마의 애교에 회의실 분위기가 풀렸다.
"그래도 생각은 해볼게요."
"오오, 요루시쿠 오네가이시마스!"
"자, 다음."
드디어 마지막 순서였다.
큐앤지 레이블 장기 연습생 출신 아이돌.
류시아는 활짝 웃으며 회의실에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피디님."
"하하. 편하게 앉으세요."
"네에."
루나가 망했을 때도 전혀 흔들리지 않은 단단한 멘탈.
스스로 실력과 스타성에 대한 자부심은 견고할 터였다.
'리듬체조 때부터 눈 여겨봤지.'
솔라의 음악을 작곡한 저작권 재벌이 무슨 걱정이 있겠어.
이번 예능에선 멤버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기를 바랐다.
"피디님, 제가 질문 리스트를 뽑아왔거든요."
"와우, 준비성까지!"
"잠시만요."
류시아는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며 말했다.
"오늘은 가볍게 251가지만 여쭤볼게요."
".... 가볍게?"
"네! 제일 걱정되는 질문만 추려왔어요!"
"...."
루나의 리더는 준비성이 아주 철저하구나.
방송 중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겠어.
나 피디는 예능에서 보여줄 멤버들의 캐릭터성을 구상했다.
'역시, 멤버 잘 골랐네.'
* * *
스카이 엔터는 매니지먼트 인력을 크게 두 팀으로 나눴다.
왕의 품격, 배우팀.
오락실 유니버스, 예능팀.
물론, 다른 아티스트를 케어하는 매니저는 따로 두었지만.
"당분간 이렇게 두 촬영 위주로 신경 쓸게요."
"네. 대표님."
루나와 이클립스를 최대한 밀어줄 생각이었다.
류시아, 남민지, 엠마 외에 다른 멤버도 그렇고.
'솔라가 단독 콘서트 열면....'
수많은 관객 앞에서 게스트로 공연할 수 있을 만큼.
"저기...."
이내, 구 팀장은 내게 무언가를 제안했다.
"다니엘 디렉터님께 보낼 기획안, 제가 초안을 작성해보겠습니다."
"구 팀장님이요?"
"네. 부디 맡겨주십시오!"
"...."
솔직히 나보다 훨씬 잘할 것 같은데.
어차피 아직 시간은 널널한 편이니까.
"그럼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제가 더 감사하죠.
"아, 그리고 또...."
예지와 은서에겐 아직 시상식이 하나 더 남았다.
왕의 품격 촬영은 오스카상 이후로 잡았으니까.
"미국은 저랑 지유가 갔다 올게요."
"네. 알겠습니다."
"사흘 정도면 충분할 겁니다. 코디는 조유미 코디님이랑...."
"네. 대표님."
현재 「로이랜드」에만 여우조연상 후보가 두 명이 올랐는데.
로이랜드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예지를 못마땅하게 보던 여배우.
"로라 배우, 얼마 전에 인터뷰한 거 보셨나요?"
"네. 예지 씨한테 안젤라 배역을 빼앗겼다고."
"...."
역시, 지구촌은 어메이징해요.
빌보드 1위 찍고, 떡상하니까 날파리가 꼬였다.
"혹시 모르니까 미국에서 경호에 신경 쓰죠."
"알겠습니다."
배우들에게 오스카상의 이름값은 어마어마했다.
이번 영화 스탭들도 수상을 기대하는 눈치던데.
띠리리링─
그때, 광고주 미팅을 하고 온 본부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수호야, 계약서 메일로 보냈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내일 보자.
"네. 들어가세요."
곧장 인터넷에 접속해 광고 계약서 메일을 확인했는데.
현재 시점 솔라의 개런티는 50억.
거의 하이엔드 완전체와 비슷했다.
평소에 광고를 거의 찍지 않아서 프리미엄이 많이 붙었다.
'어마어마하네.'
물론, 계약서에 몇 가지 조항이 있긴 했지만.
타사 스마트폰 사용 금지.
아티스트로서 품위 유지.
광고 촬영 하루에 50억을 버는 조건으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특약 조건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결과에 따라 추가 개런티 최대 15%를 지급한다.]
이전에 봤던 계약서에서는 없는 조건이었다.
우리 빡빡이 본부장님.
진짜 일 잘하신다니까.
이분, 연예계에서 일 안 하셨면 대부업 하셨을 듯.
'오스카상이라....'
드림 에이전시 시절에는 꿈에 그리던 무대였다.
내가 키운 배우가 저 시상식 위에 있을 거라고는.
꿈은 이루어진다.
똥촉과 함께라면.
* * *
며칠 뒤.
스카이 엔터 휴게실에 직원과 아티스트들로 가득했다.
미국에 간 예지와 은서를 제외한 솔라.
그 옆에 나란히 앉은 루나와 이클립스.
직원들은 중계권을 구매한 JTBS 채널에 시선을 고정했다.
"으으, 심장 아파."
"떨린다."
AMA와 그래미 어워드 신인상에 빛나는 솔라의 여배우들.
카메라는 한 번씩 스크린에 두 여인을 띄웠다.
특히, 예지는 유력한 여우조연상 후보였으니.
'과연....'
이수연 배우는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방송을 시청했다.
오스카상에 초청받은 예지와 은서.
스크린에도 한 번씩 얼굴을 비췄다.
'.... 부럽다.'
저 자리에 한 번이라도 서는 게 인생 목표였는데.
할리우드에서 제작하고, 크게 성공한 「로이랜드」.
지금도 아니고, 큐앤지 시절에 잡은 오디션이라니.
'대표님은 정말....'
그런 기회를 따낸 실력에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원래 내 매니저였는데.'
그때 더 잘해줄걸.
이제는 대표님과 밥 한 번 먹기도 어려웠다.
무슨 워렌 버퓟도 아니고, 밥도 안 먹어주냐.
악마가 되었다, 프로모션 예능도 몇 개 잡아주긴 했지만.
'.... 아쉬워.'
그가 만약 자신에게 집중할 여유가 있었다면.
한 순간의 공백기도 없이 활동하면서 정상에 올랐겠지.
대종상에서도 여우조연상이 아닌, 여우주연상을 탔겠지.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은 법이었다.
"수연 언니."
그때, 옆자리에 앉으며 인사하는 진세은.
최근에 부쩍 같이 다니는 방송이 많았다.
"우리 사석에서는 모른 척하기로 하지 않았나?"
"저 결심했어요."
"뭐를."
무슨, 또 말 같지도 않은 말이나 하려고.
"스카이 엔터에 말뚝 박으려고요."
"...."
그건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정 대표의 작품 선구안은 '천재'라는 단어도 부족했다.
어떻게 매번 성공할 수가 있는지, 상식을 벗어난 느낌.
"언니, 차기작 얘기는 나오고 있어요?"
"글쎄."
이게 또 시비 걸려고.
대종상에서 여우주연상 탔다고 은근히 멕이더만.
"저는 다음에는 드라마에...."
"나돈데."
"엥, 언니 벌써 차기작 들어왔어요?"
"글쎄. 그냥 좀 들어왔지."
"...."
부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 후배.
그 모습에 피식 미소를 지어주었다.
"서, 설마 대표님 픽?"
"당연하지."
거짓말이 점점 불어났다.
'나 지금 무슨....?'
안 되겠다. 빨리 대표님께 연락드려야 해.
진짜 대표님 픽을 추천받아야지.
거짓말이 아니면 되는 거 아닌가.
"언니, 그러면 저도 같이...."
"저기! 발표한다!"
"오오....!"
마침, TV 속의 MC는 여우조연상 결과를 발표했다.
그의 입에서 로이랜드 예지의 이름이 불러는 순간.
"와아아아아─!!!!"
"쿠오오오!!!"
스카이 엔터 직원들은 괴성을 지르며 예지의 수상을 축하했다.
"김예지! 김예지! 김예.... 장은서!"
"...."
이수연 배우는 혼자서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봤다.
결국, 정수호는 오스카상을 받아냈다.
그 천재성에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와아, 이 정도일 줄이야.'
돌아오시면 작품 하나만 추천해주세요.
* * *
대한민국 영화계의 정점에 올랐다.
물론, 내가 오른 건 아니고 예지랑 은서가 올랐다.
나란히 여우조연상과 국제영화상을 받았으니까.
그만큼 오스카상의 여운은 진했다.
띠링, 띠링─
한국에 돌아오고, 수많은 지인에게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
"얘들아."
"네?"
동시에 나를 쳐다보는 예지와 은서.
두 사람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했다.
"오늘은 쉬고, 영화 촬영 준비하자."
"네에!"
멤버들을 숙소에 데려다 주고 혼자 집에 들어왔다.
"하아."
소파에 앉아 미국에서의 일정을 회상했다.
예지와 은서, 두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
북극에서도 그렇고, 내 마음에 대한 확신이 점점 굳어졌다.
두 명 모두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 망설이고 있지만.
'내가 운이 좋았지.'
솔라 멤버들, 다섯 명을 만나서 여기까지 왔다.
똥촉이 없으면 평범보다도 못한 매니저였겠지.
띠리리링─
그때, 구 팀장님께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대표님, 공연 기획안 보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일단, 올해 최대 목표이자 우선 과제.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장과 계약하고, 성공적인 무대를 마치는 것.
일단, 목표를 이루기 전에 감성적인 생각은 잠시 내려놓기로 하고.
"감사해요. 팀장님."
-별말씀을요.
우리의 경쟁 상대는 캐피탈 매니지먼트.
키아라 뿐만 아니라, 동급의 아티스트 군단을 키운 집단.
루나와 이클립스를 그 정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었다.
'일단, 오락실 유니버스.'
「솔라빔 시즌 3」만큼 대성공하면 되는 거 아닌가.
솔라는 이미 넥플렉스의 딸이라고 불리고 있으니.
"해볼 만하지."
내 뒤통수에는 한계가 없었다.
* * *
얼마 후, 「오락실 유니버스」 제작발표회장.
제작진과 인사하고 대기실에서 멤버들을 확인했는데.
나현석 피디님은 슬금슬금 들어오더니 인사를 건넸다.
"대표님."
"네?"
나를 바라보며 씨익 미소를 짓는 피디님.
그 옆에 한 분은 카메라를 들고 있었으니.
"여기, 담당 VJ를 맡아주실 석필훈 감독님입니다."
"제 담당이요?"
"네. 사우디에 도착하면 계속 붙어 다니실 겁니다."
"???"
저는 출연자가 아닌데요.
"대표님, 사우디엔 가정집에서 호랑이도 키울 수 있다네요."
".... 그래서요?"
"그냥 그렇다고요. 하하하."
"...."
어쩌라고요.
"아직 취두부는 안 드셔 보셨죠?"
".... 평생 안 먹을 건데요."
"오오, 아직 안 드셔 보셨구나. 거의 청정 지역이시네요!"
"아니, 안 먹는다니까요."
"하하핫!"
"...."
저한테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언제 왔는지, 소미는 옆에서 배시시 웃었다.
"너는 왜 자꾸 웃어."
"그냥요. 헤헤."
"...."
뒤통수에 간지러운 감각이 서서히 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