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로 오해받는 연예계 생활-64화 (64/200)

[64] 뉴 페이즈(2)

어느새 다가온 공중파 3사 연말 가요제.

걸그룹 솔라와 루나 모두에게 중요한 시즌이었다.

며칠간 중요한 무대를 연달아 계속 올라야 했으니.

스윽─

나는 스마트폰을 드래그하며 솔라 팬카페 반응을 살폈다.

"다들 가요제 특별 무대를 기대하네."

"당연하지."

지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무대마다 조금씩 편곡이 다르잖아."

"그야, 뭐."

"요즘 솔라 팬카페 반응 엄청 좋더라. 리그 광고 찍는다니까."

"게임 유저들은 환장하겠지."

사실, 광고보다 4인조 AI 걸그룹에 더욱더 관심을 가졌다.

게임 속에서 걸그룹을 만든다니.

그 개념은 아직 이해가 안 되지만.

"리그 회사 계약서는 받아왔어?"

"어. 벌써 대표님 결재까지 떨어졌다."

"잘 됐네."

솔직히, 뒤통수 신호를 믿고 무지성으로 수락했다.

이해는 잘 안 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거슬렸기에.

"오빠, 요즘 빅 4에서도 AI 아이돌 컨셉을 고민 중이라던데."

"그래?"

"엥, 트렌드에 맞춰서 수락한 게 아니었어?"

"....."

AI 아이돌이 뭔데 씹덕아.

"역시, 오빠는 항상 트렌드를 선도하는구나."

"됐고, 일단 예지랑 다이애나는 1월 동안 스케줄 빼놔."

"게임 유저까지 팬층으로 만들려고!?"

"어. 그런가 봄."

"좋았어."

지유는 씨익 웃으며 내게 서류를 건넸다.

"이거 봐, 군대사나이 출연 조건."

"박 실장님이랑?"

"응."

소미가 건넨 서류, 소미의 군대사나이 출연 조건.

뜬금없이 MBS 연말 가요제 순서가 적혀 있었다.

"솔라가 뒤에서 세 번째 무대라고?"

"응. 그렇게 됐어."

올해 데뷔한 신인 걸그룹이 설 수 있는 가장 뒷 순서.

사실상, 넘사벽 원로 가수 외에는 제일 마지막이었다.

"박 실장님, 완전 능력자시네."

"소미 출연 조건이니까, 엄청 세게 불렀지."

"이제 군대 무르지도 못하겠구만."

"응."

소미는 똑똑하니까 군대 가서도 잘하겠지.

"지유야, 나는 연습실 가볼게."

"응. 알겠어."

나는 대충 서류를 정리하고, 곧장 연습실로 이동했다.

솔라와 루나는 가요제 준비에 한창이었다.

내년 스케줄은 잊고 다들 연습에 매진했다.

'.... 예지는 진짜.'

소미가 나태한 천재라면 예지는 노력파 천재.

이 정도면 노력도 재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니저님!"

예지는 아직도 종종 나를 이렇게 부르곤 했다.

"아니, 팀장님!"

"응. 예지야."

"우리 연습하는 거 보러 오셨어요?"

"그냥."

영화 촬영을 앞둔 은서랑 주희도 일단 연말 무대 준비에 집중했다.

"연말 무대만 마치면 이틀 정도 휴가 줄게."

"오, 정말요?"

"응. 아티스트도 사람인데 쉬어야지."

"으음."

이내, 예지는 손을 꼼지락거리며 말을 꺼냈다.

"팀장님, 내일이 크리스마스인데."

"아 그러네."

".... 모르셨어요?"

"응. 여친 없는 사람한테는 그냥 빨간 날이야."

"아. 헤헤."

"예지야, 줄 거 있는데."

"네?"

예지와 다이애나한테는 미안하지만.

AI 아이돌 곡도 따로 연습이 필요했다.

"이거 받아봐."

나는 게임 회사에선 받은 곡과 컨셉을 전달했다.

스마트폰도 잘 못 만지는 친구라 걱정은 됐지만.

"으음, 이게 뭐예요?"

"New phase, 새로운 곡이야."

"그건 알겠는데, 컨셉이 좀...."

"일단 다이애나랑 같이 곡이랑 안무만 연습해."

"아, 네!"

내년 2월에 열리는 '리그컵' 시즌에 맞춰.

AI 아이돌 멤버로서 무대를 준비해야 했다.

"다음 달에 미국 LA 가서 녹음도 하고 모션 캡쳐도 찍을 거야."

"그럼 팀장님도 같이 미국 가요?"

"글쎄. 나는 잘 모르겠는데."

"으음."

순간, 예지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매니저 TO가 늘어도 바뀌는 게 없다니까.

"나도 스케줄 한번 빼볼게."

"정말요?"

"응."

예무룩했던 표정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밝아졌다.

'우리 리더 귀엽네.'

당분간 계속 붙어서 케어해줘야지.

내년에도 솔라는 정상에 설 거니까.

* * *

시간이 흘러, 12월 31일.

두번의 연말 가요제를 무사히 마치고.

이제는 마지막 MBS 방송국만 남았다.

솔라 멤버들은 무대 의상을 갖추고 대기실에 들어왔다.

"매니저 오빠."

"응?"

소미는 나를 부르며 기대하는 눈빛을 보냈다.

"내일 우리 쉰다면서요?"

"응. 본가에 가서 이틀 동안 푹 쉬어."

"그럼 저 집에서 맛있는 거 먹어도 돼요?"

"뭐 먹고 싶은데."

"떡볶이!"

"...."

옆에서 양주희는 극혐하는 눈빛을 보냈다.

"떡볶이가 제일 살쪄. 나트륨 덩어리야."

"아아, 계속 참았는뎅."

중학교 졸업해도 아직 애는 애구나.

집에서 뭘 먹는지 감시할 수는 없지.

"소미야."

그때, 잠자코 듣고 있던 예지가 슬쩍 끼어들었다.

"내가 살 안 찌는 떡볶이 레시피 찾아볼게."

"음, 갑자기 식욕 감퇴했어."

"아니야. 내가 진짜 맛있게 만들어줄게!"

"그러지 말아줘."

".... 내 음식 맛없어?"

"아니, 그런 건 아니고."

"흐음."

맛이 없으면 없다고 말을 하자.

안 그러면 나도 먹어야 한다고.

"매니저님, 제 음식 맛없어요?"

"으음, 나는 원래 배달 음식도 역배가 취향이야."

"무슨 말이지....?"

"맛있다는 뜻이야."

"아하."

아무튼, 1월에 팬싸도 있고 각자 스케줄도 있으니.

"먹을 건 나중에 생각하고, 무대만 생각하자."

"네에!"

"오늘 상 타는 거 아니니까 편하게 무대 올라."

"오케이, 가즈아!"

12월의 마지막 밤.

솔라 멤버들은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무대에 올라갔다.

TV 앞에 앉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우리 애들, 확실히 많이 컸네."

"응. 실력도 많이 늘었어."

"...."

'나만 봐'와 'SAS'를 연이어 부르는 멤버들.

엄지유와 함께 모니터로 무대를 감상했다.

"지유야, 복수 소녀 영화 크랭크인 하면 네가 옆에 딱 붙어서 잘 케어해."

"알겠어."

"나도 같이 도울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응."

문득, 데뷔했을 때 솔라 멤버들이 떠올랐다.

그때는 진짜 답도 안 보이고 막막했었는데.

이제 연말 가요제에서도 뒤에서 세 번째 무대에 오르네.

똑, 똑─

누군가 대기실에 노크를 두드리며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군대사나이 PD 황종철입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MBS 예능 피디님에게 꾸벅 인사를 건넸다.

"드림 에이전시 때 한 번씩 뵀었죠?"

"아, 네. 맞아요. 하하."

그땐 하늘처럼 높아 보였던 무서운 피디님인데.

그랬던 분이 멋쩍게 웃으며 내게 악수를 청했다.

"팀장님, 감사합니다."

"저요?"

"네. 다른 예능 다 마다하고 군대사나이를 컨펌하셨다고."

"소미가 출연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하하하. 동감입니다!"

황종철 피디님은 씨익 웃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렇게 착한 분이었어?'

팀장급 매니저는 사는 세계가 다르구나.

무서운 피디님도 동네 형처럼 변하니까.

"아, 팀장님."

"네?"

피디님은 은근한 어조로 내게 물었다.

"소미 씨한테 정확한 입대 날짜를 말해주셨나요?"

"아뇨. 긴장할까 봐. 무대 끝나면 말해주려고 했죠."

"오오, 다행이다. 그럼 그냥 말해주지 마세요."

"???"

순간, 황 피디는 악마 같은 표정을 지었다.

"당일에 갑자기 입대하는 컨셉이거든요."

".... 미리 안 알려주고요?"

"네! 입대 날에 차에서 영상을 찍어주시면 더 좋고."

"...."

소미가 은근히 울보라 걱정되는데.

무서운 거랑 힘든 거 다 싫어해서.

"디님, 요즘 군대에서 핸드폰 쓴다던데. 가능해요?"

"아뇨. 훈련소에선 못쓰죠. 하하."

".... 밥은 잘 먹여주는 거 맞죠?"

"그럼요.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먹어요!"

"음. 그래요."

오히려 걸그룹 표준 칼로리보다 더 잘 먹을 수도.

소미가 머리는 좋지만, 피지컬은 좀 많이 딸려서.

"아무튼, 건강하게만 잘 돌려보내 주세요."

"넵. 물론입니다!"

그때, 모니터 속에서 카운트다운을 외쳤다.

올해 마지막 순간에 솔라가 TV에 출연했다.

'내년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솔라 정규 앨범도 잘 나오고, 단독 콘서트도 개최하기를.

무엇보다, 내 투자금 들어간 영화는 대박 났으면 좋겠다.

"10.... 5.... 2, 1!"

-해피 뉴 이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와아아아아─!

가요제에 참석한 관객들의 우렁찬 함성이 들려왔다.

"올해도 꽃길만 걷자."

* * *

화려한 연말 가요제를 마치고,

이틀간 휴가 기간이 주어졌다.

장은서는 자신이 왜 양가네 집안에 있는지 한참 고민했다.

그냥 소미나 예지 언니 본가에 따라가던가, 숙소에 있을걸.

"은서야, 무슨 생각해?"

"글쎄."

하지만, 이미 지유의 밴은 떠났고.

내일모레쯤은 돼야 돌아올 터였다.

"우리집 활기차고 좋지?"

".... 그러게."

도대체 이곳이 가정집인지 헬스장인지 모르겠다.

거실부터 방구석까지 온통 헬스기구로 가득했다.

"은서야, 휴가 때는 집밥 먹어야지."

".... 나도 할머니 계셔."

"하아, 연습생 때도 본가에 안 갔잖아. 나도 눈치 있거든?"

"아니."

그냥 가기 싫어서 안 가는 거야.

집에 가면 계속 먹여서 살찌니까.

"주희, 은서! 밥 먹어라!"

"오, 나가자."

그때, 문밖에서 주희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서는 어색한 표정을 짓고 주희와 함께 나왔는데.

".... 닭가슴살에 계란찜."

"하씨, 엄마! 은서도 왔는데 이게 뭐야! 밥을 줘야지!"

"음."

주희 어머니는 성난 승모근을 뽐내며 주희를 타일렀다.

"우리 딸, 뒤지게 맞고 싶다고?"

"맛있게 먹겠습니다."

아육대 최강자도 양씨 집안에서는 꼬꼬마였다.

곧, 식사 시간에 맞춰 방문을 열고 나온 삼촌들.

"어휴, 오늘은 진수성찬이네."

".... 이게요?"

"하하. 불닭가슴살에 계란찜! 이거 귀하거든요."

"아."

곧이어 식사를 시작하는 양씨 가문.

근데 왜 식탁에 의자는 없는 건가요.

"자, 오늘도 스쿼트하면서 맛있게 먹읍시다!"

"아, 쫌."

양주희는 대체 어떤 집안에서 살아남은 것인가.

왜 자연스럽게 스쾃 자세로 닭가슴살을 먹는지.

"은서야, 밥이 별로니?"

"아, 아뇨. 저 닭가슴살 좋아해요. 헤헤."

"다행이다. 많이 먹으렴!"

"...."

주희 어머님 울퉁불퉁한 근육을 보니까.

많이 안 먹으면 물리적으로 혼날 것 같다.

'후우, 그래도 부럽네.'

부모님께서 살아계시면 뭐든 해드렸을 텐데.

이제 성공도 했으니까 제대로 효도할 텐데.

"주희야, 끝나고 헬스장 가는 거지?"

나작텔에 함께 출연했던 헬스 트레이너 삼촌.

양두팔은 이두에 힘을 불끈 쥐고 팔짱을 꼈다.

"은서랑 대본 보면서 연습하려고 했는데."

"대본 보면서 운동도 같이 하자."

"아 오늘은 좀 봐줘. 친구도 왔는데!!!"

"양쭈, 너 아이돌하고 나서 근손실이 얼마나 왔는지 알아?"

"나도 반성하고 있다고!"

양주희, 니가 반성을 왜 해!

왜 저런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어!

"히잉, 이놈의 집구석!"

"울어? 우냐? 울면 근손실 나!"

"안 울어!"

순간, 장은서는 삼촌에게 강하게 째려봤다.

"양두팔 삼촌!"

"으응?

은서가 그녀의 편을 들어준 적이 있던가.

양주희는 감동한 눈으로 은서를 바라봤다.

"어떻게 영화 촬영보다 운동이 중요해요!"

"아니, 그건...."

장은서는 주희의 손을 잡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그동안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는지 간접 체험했다.

"주희야, 괜찮아?"

"갑자기?"

"응."

은서는 동갑내기 친구를 진심으로 위로했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은서야."

"응?"

순간, 양주희는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근손실 나. 런지라도 할까?"

".... 뒤질래?"

"아니."

주희도 똑같은 이 집 사람이었다.

* * *

아티스트가 쉬면 매니저도 쉰다.

아주 짧고 달콤한 휴식을 마치고.

"오빠, 오늘 소미 입대하는 날이지?"

"응. 집에서 푹 쉬고 왔으려나."

".... 불쌍해."

날짜도 알려주지 않고 갑자기 입대를 시키겠다니.

스무 살 남자도 입대 전날엔 스테이끼 써는 법인데.

"방송국놈들, 진짜 너무하네."

"그니까."

"소미는 1월 중순쯤으로 알고 있어."

".... 내가 군대 보내기 전에 맛있는 거 사 먹일게."

"당연히 그래야지."

곧장 연습실로 내려가 멤버들을 상태를 확인했다.

영화 촬영팀과 AI 아이돌 팀.

크게 두 팀으로 나뉜 솔라 멤버들.

소미는 두 팀에 끼지 못하고 멀뚱멀뚱 서 있었다.

'걱정하지 마. 군대가 있으니까.'

나는 소미에게 다가가 친절하게 말을 걸었다.

"소미야, 개인 스케줄 들어왔다."

"오, 진짜요?"

"응."

너도 이미 아는 스케줄이야.

"무슨 스케줄이에요?"

"약간 촬영각이 중요한 방송이야."

"오 너튜브각?"

"비슷해."

군대는 '각'이 생명이지.

"어서 가자."

군대 가면 빤쓰까지 다 줌.

곧장 소미와 함께 지하 주차장에 내려와 밴을 탔다.

미리 설치한 카메라를 점검하고 대화를 이어갔다.

"와우, 진짜 너튜브 촬영이네."

"음, 그치."

거짓말해서 미안한 마음에 말을 돌렸다.

'옛날 생각난다.'

엄마가 돈가스 사준다고 해서 따라나왔는데.

치과였나 비뇨기과였나, 아무튼 엄청 울었네.

"소미야, 휴가 때 본가에서 맛있는 거 많이 먹었어?"

"살찔까 봐 안 먹었죠."

".... 기특하네."

왜 그랬어, 많이 먹었어야지.

이제 먹고 싶어도 못 먹는데.

"촬영 시간까지 조금 남았네, 밥 먹고 가자."

"뭐 먹게요?"

"저번에 떡볶이 먹고 싶다고 했지?"

"떡볶이? 먹어도 돼요?"

"그럼. 더 맛있는 거 먹어도 돼."

"오오."

이렇게 해맑은 아이를 군대에 보내려니까 마음이 아팠다.

근처 레스토랑에 가서 메뉴를 주문하고.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소미를 찍었다.

"매니저 오빠도 드셔욤."

"나는 네가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불러."

"모얌. 오늘 왤케 잘해줌."

".... 많이 먹어."

소미는 귀여운 표정을 짓고 다시 포크를 들었다.

"저 민초 아이스크림 시켜도 돼요?"

"응. 치약도 많이 먹어."

"넹."

진짜 복스럽게도 먹네.

이 아이가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알까요.

"소미야, 아이돌 힘들지?"

"아니요.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

그럼 오늘 군대 가는 것도 본인이 선택한 거네.

머리가 좋아서 과학고도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아이돌 말고 공부로 성공할 수도 있었잖아."

"에이, 노력도 재능이에요."

"서광예고, 가서 잘 할 수 있지?"

"넹. 한지아랑 같이 다니면 안 심심할 듯."

"한지아?"

얼마 전에 뽑은 연습생.

포텐이 언제쯤 터지려나.

"서광예고 홍보 모델이니까 품위 유지하자."

"그럼요."

군대 가서 너무 게걸스럽게 먹지는 말고.

그래도 솔라니까 머리는 꼭 감고 자라고.

"???"

토끼처럼 오물오물 파스타를 씹어먹는 막둥이.

나는 웃는 얼굴로 마지막 모습을 기억해주었다.

잠시 후 깊은 산 속에 들어갈 때쯤.

신소미는 수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매니저 오빠, 여기 어디에요?"

"시간 나면 멤버들이랑 면회도 갈게."

"???"

저 멀리 군부대와 빨간 모자가 눈에 들어왔다.

"고작 일주일이야. 악으로 깡으로 버티자."

"읭?"

딸깍─

나는 음악을 틀고, 다가오는 제작진을 기다렸다.

-집 떠나와, 열차 타고....

빨간 모자와 함께 천천히 걸어오는 방송국 놈들.

이내, 밴의 문이 열리자마자 조교는 입을 열었다.

"신소미 후보생, 당장 안 내리고 뭐 합니까."

".... 매니저 오빠?"

"미안하다."

조교는 언성을 높이며 소미를 닦달했다.

"신소미 후보생, 빨리 안 튀어나옵니까!!!"

"...."

아, 왜 우리 애한테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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