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로 오해받는 연예계 생활-58화 (58/200)

[58] 태양 여신(4) - 여기까지 무료입니다.

통장에 차곡차곡 모은 1억 원가량의 자본.

작품 하나 터질 때마다 성과급이 쌓였는데.

그동안 업무가 바빠서 돈 쓸 시간도 없었다.

"대출금은...."

외동 아들이라고 부모님께서 내게 물려주신 경기도 소재 아파트.

집을 팔 수는 없고,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대출을 확인했다.

".... 따서 갚는다!!!"

김춘수 감독의 시나리오를 읽으며 두 번, 세 번 재확인했다.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니야.'

청순 걸그룹에 느와르 액션이 어울리겠느냐고.

읽을 때마다 뒤통수에서 간질간질한 감각까지.

'이건 무조건 된다.'

액션 영화면 최소 100억 단위로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내 돈이 티가 안 날 정도로 작진 않았다.

'대본도 중요하지만....'

내가 할 일은 매니저로서 아티스트를 케어하는 것.

우리 은서랑 주희의 연기도 대본 이상으로 중요했다.

톡, 토톡─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톡을 보냈다.

[먼저 가서 기다릴게요]

김춘수 감독님과 액션 스쿨에서 보기로 했으니.

솔라 숙소 근처에 밴을 세워놓고 시간을 보냈다.

"매니저님!"

이내, 밖에서 들려오는 미성의 목소리.

이어서, 은서와 주희가 문을 열고 같이 탑승했다.

액션 스쿨 가는 날이라 편한 복장으로 오라니까.

"얘들아, 뒷자리에 츄리닝 준비해놨어. 거기 가서 갈아입어."

"오늘은 팀장님이 운전하시네요."

"응. 지유는 소미 챙기러."

"아! 소미 내년에 고등학교 들어가잖아요."

"그치. 예고 간다며."

얼마 전, 플립나인에서 학폭이 터진 멤버.

"도라희였나, 걔가 다니는 예고에 간다더만."

"네. 서광예고."

"괜히 도라희랑 엮이진 않겠지?"

"지금 멘탈 나가서 학교 안 다닌대요."

".... 아무튼."

수많은 연예인들이 다니는 학교라 경쟁률은 센 편이지만.

소미도 과학, 수학 성적은 좋아서 입학시험만 잘 치르면.

'혹시 모르지.'

어쩌면, 수석 입학을 노려볼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 애가 노력을 안 해서 그렇지 머리는 좋아.

"팀장님, 소미 중학교 졸업식 때 멤버들이 깜짝 방문하기로 했어요."

".... 자꾸 스케줄 너희 맘대로 잡지 말아줄래?"

"아, 이건 인정해 주셔야죠."

소미 졸업식 때 기자들도 많이 오겠지.

사이 좋은 모습 나가는 건 나쁘지 않으니까.

"스케줄 한번 빼볼게."

"오케, 감사해요!"

"감사는 무슨. 내가 고맙지."

"???"

내 피 같은 투자금을 불려줄 배우님이신데.

이런 거 사자성어로 많지 않나.

일석이조, 도랑가재, 누이매부.

끼이이익─

어느새 액션 스쿨에 도착해 밴을 세웠다.

"얘들아, 가서 옷 갈아입고 대기하고 있어."

"네에."

강남에서 네 번째로 유명한 액션 스쿨.

이곳을 찾은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무술 감독님!"

나는 체육관 구석, 감독실에 노크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 누구시오."

"정수호요."

"어쩐지, 기가 안 느껴지는군."

"...."

말투만 들어보면 또라이 같기는 한데.

불안하면서도 뒤통수 간지러운 사람이니까.

"모쪼록, 은서랑 주희 좀 잘 부탁드립니다."

"맡겨주시오."

감독님 말투를 보니 무협 영화를 자주 보시나 봐.

"저기, 계약금은 김 감독님이 오시면...."

"어허! 무도인 앞에서 어찌 속물처럼!"

"...."

역시, 무술 하는 사람이라 그런가.

스님처럼 돈에 초연한 느낌이었다.

"그럼 김춘수 감독님 통해서 경리분이랑 대화를 해보겠습니다."

"고객님, 내일 우편으로 계약서 보낼 겁니다."

".... 아하."

"흠흠, 일단 수료생들을 확인해 보겠소."

"그래요."

중요한 건 양주희의 스턴트 연기.

이번 영화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다.

드르륵─

나는 감독님과 함께 문을 열고 체육관을 확인했다.

멀뚱멀뚱 서 있는 두 소녀.

은서와 주희는 편한 복장으로 우리를 기다렸다.

"그럼 검을 다루는 법부터...."

"목검이요?"

양주희는 바닥에 있는 목검을 들고 씨익 웃었다.

무술 감독은 그 모습에 흠칫 몸을 떨면서 말했다.

"유단잔가."

"네."

진짜 유단자였냐.

"검도는 셋째 삼촌한테 배웠어요."

"오케이, 그러면 권투 기본자세를 먼저...."

"아, 복싱은 넷째 삼촌한테 배웠어요."

".... 걸그룹 맞아?"

"네."

아니, 근데.

양주희는 삼촌이 몇 명이야.

* * *

무명 생활 10년쯤 되면 포기할 법도 했지만.

끝까지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감독으로서 남아있는 일말의 자긍심.

원하는 영화를 찍고야 말겠다는 일념.

김춘수 감독은 수호의 안내에 따라 액션 스쿨에 방문했다.

"정 팀장님, 감사합니다."

"네?"

"은서 씨를 캐스팅하니까 투자사들이 줄을 지어서 방문해요."

"다행이네요. 촬영 준비만 열심히 하십쇼."

"저기, 팀장님."

정수호 팀장님의 개인투자도 기분이 좋았지만.

투자에 탄력을 불어넣어 준 사람은 따로 있었다.

"혹시 청담동 방 마담이라고 아십니까?"

"처음 들어봐요."

"이 바닥에서 유명한 개인 투자자거든요."

"그래요?"

"네. 그분이 투자한 영화는 전부 성공한다는 썰이 있습니다."

"오, 그럼 그분께....?"

"우리 영화에 크게 투자하신다고 합니다. 하하."

"잘됐네요."

촬영이나 캐스팅에는 일절 관심이 없는 개인 투자자.

넥플렉스처럼 돈만 받고 알아서 잘 찍으면 그만이었다.

'액션 스쿨에서 석 달 정도 잡고....'

영화 크랭크인은 앞으로 석 달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액션 연습에 시간이 많이 필요할 거로 생각했는데.

챙, 채챙─

순간, 체육관에서 들려오는 칼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벌써 액션 배우들과 합을 주고받는 양주희.

김춘수 감독은 그 모습에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정수호 팀장님."

"네. 감독님."

"주희 씨, 스턴트 액션 배운 적 있어요?"

"아뇨. 오늘 처음입니다."

"???"

무슨 소리야.

적어도 1년 이상은 배운 느낌인데.

"주희가 워낙에 운동신경이 좋아서요."

"운동 신경 수준이 아닌데요?"

"원래 운동 잘합니다."

"아, 원래."

역시, 정수호 팀장이 미리 연습시킨 건가.

처음부터 액션 영화를 찍을 생각이었구나.

'.... 연습생 때부터 준비했다고!?'

부드럽게 미끄러지면서 액션 배우들을 물리치는 양주희.

누가 보면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사람을 패는 줄 알겠.....

"아악! 뼈 맞았어!"

"아오, 왼쪽으로 돌았어야죠!"

".... 아, 그러네."

"다시!"

"넵! .... 근데 내가 가르치는 건데?"

"빨리요."

이게 그 청출어람인가 뭔가 그거냐.

액션 배우보다 액션 배우 같은 걸그룹 멤버라니.

걸그룹 중에 액션 연기가 되는 사람은 처음 봤다.

'아마 솔라는....'

처음부터 연기를 시키려고 준비한 걸그룹이 아닐까.

수업 첫날에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은 절대 아니었으니.

"정수호 팀장님."

"네?"

김춘수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수호에게 질문을 건넸다.

"제 작품을 선택하신 기준이 뭔가요?"

"갑자기요?"

"네. 투자도 하시고, 이유가 있을 것 같아서요."

"흐음."

정수호 팀장은 씨익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느낌이 안 좋은 작품이요."

".... 안 좋은?"

"아뇨, 느낌이 좋은 작품."

"...."

느낌이 좋은 작품이라.

기분 좋은 칭찬이었다.

* * *

며칠 뒤.

큐앤지 레이블의 한 작업실.

나는 멤버들과 함께 새로운 편곡 버전을 감상했다.

"다이애나, 이거 두 곡 섞은 거지?"

"네. 합동 무대 버젼."

솔라의 와 루나의 를 섞은 편곡.

원래 두 곡을 섞으면 어울리는 경우가 극히 드물지만.

'.... 너무 좋은데?'

이렇게 잘하면서 슬럼프는 무슨 슬럼프야.

그동안 내가 다이애나 실력을 몰라줬구나.

"이거 완전...."

"완전 별로예요?"

"응?"

솔라 멤버들은 눈치를 살피며 한 마디씩 거들었다.

"매니저님, 원래는 잘해요."

"다이애나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요."

"언니, 다시 쓰자."

"후에엥."

아니, 나는 아직 한마디도 안 했는데.

".... 편곡 좋았어."

"하아, 매니저님 차라리 혼내요."

"???"

예지는 슬쩍 소매를 잡고 내게 말했다.

"그렇게 반어법으로 나무라지 않아도 괜찮아요."

"반어법이라니."

솔직히, 뒤통수만 안 가려우면.... 가렵네.

미세한 감각을 느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다시 편곡하자."

"그럴게요."

곧이어, 멤버들과 함께 트레이닝 룸으로 이동했다.

루나랑 합동 무대 오르려면 연습 많이 해야지.

양측 팬들도 기대하는 모습이 있을 테니까.

"매니저님."

슬쩍 뒤로 빠져서 나와 걸음을 맞추는 다이애나.

먼저 앞서 간 멤버들 눈치를 살피며 말을 걸었다.

"팀장님, 이건 그냥 아무렇게나 제 마음대로 편곡한 버전인데."

"그래?"

곧장 이어팟을 귀에 끼고 음악을 감상했다.

같은 사람이 작업했나 싶을 만큼 차이가 컸다.

'진짜 마음대로 대충 편곡했나.'

멤버들 앞에서 들려준 음악은 깔끔하게 정리했다면.

지금 들려주는 음악은 대충 어지르고 안 치운 느낌.

".... 어때요?"

당연히 별로지.

그걸 말이라고.

'근데 내 촉이 맞을까.'

순간, 이번에도 어김없이 뒤통수에서 그 녀석이 신호를 보냈다.

"장난 아니네, 앞으로도 이렇게만 해."

"진짜요?"

"응. 도하나 씨, 이걸로 가자."

"대박!"

원래 하고 싶은 음악을 못했던 건가.

이름 한 번 바꾸니까 효과 제대로네.

"앞으로는 도하나 이름으로 저작권 등록할게."

"그래도 돼요?"

"어. 그래야 곡이 잘 나온다며."

"고마워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꾸벅 인사하는 다이애나.

이내, 호다닥 뛰어가는 모습이 아이처럼 해맑았다.

"나는 복도 많지."

똥촉을 100% 활용할 수 있는 아이들을 만났으니.

덕분에 커리어도 쌓고, 돈도 벌고, 진급도 했구나.

"솔라 멤버들도 같은 생각일걸요?"

"아, 구현식 씨."

뒤에서 구 매니저가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요즘 솔라 스케줄을 많이 잡으시네요."

"네. 많이 잡아야죠."

이제는 내 똥촉이랑 상관없는 스케줄도 종종 잡아야 했다.

<아는동네형님> 같은 메이저 예능을 계속 거절할 순 없지.

"방송국에 밉보이면 우리만 손해잖아요."

"밉보이다뇨? 솔라 인기가 요즘 얼마나...."

솔라 인기 많은 건 나도 알지.

SNS를 키면 코냥이춤 챌린지부터 나오니까.

"연예인 인기는 거품이죠. 그래서 조만간 연습생도 뽑는 거고."

"크으, 안목 천재의 겸손이란."

"...."

그쪽은 하이엔드 캐스팅도 관여했잖아요.

월드스타를 만들었으면서 무슨 그런 말을.

"정 팀장님, 지금 솔라 너튜브 채널에 영상 올리고 있습니다."

"좋네요."

<태양빛> 팬들은 2차 창작물을 계속해서 양산했다.

리액션 영상, 안무 커버, 오리지널 영상 편집본까지.

"하이엔드 초창기에 거의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음, 너튜브로 컸죠? 솔라는 3년 정도 보고 있어요."

"3년이요?"

"네."

앞으로 3년 동안 준비해야지.

그전까진 국내 활동 위주로만.

"솔라 계약기간이 3년이던데, 설마....?"

"네? 아뇨. 그런 거 아닙니다."

그땐 솔라가 금방 망할 줄 알고 그렇게 했겠지.

나중에 회사가 재계약을 하든지 알아서 하겠죠.

"진짜 회사를 차리시려는 거군요!"

"아니라고, 요."

"넵."

돈이 있어야 회사를 차리든가 말든가 하지.

그래도 영화만 잘 터지면 돈 좀 불릴 텐데.

'김 감독님께서....'

방 마담이라는 분께 투자를 받는다고 했던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작품 보는 안목이 좋네.

* * *

드림 에이전시.

권무혁 상무이사는 부하 직원이 건넨 보고서를 확인했다.

"이거 확실해?"

"네. 확실합니다!"

"...."

본사의 제안을 전부 거절했으면서 액션 영화라니.

그것도 10년 차 무명 감독의 말도 안 되는 작품에.

'정수호 팀장이라....'

작년 이맘때쯤이었나.

매니지먼트 4팀을 해제하면서 자신은 실세로 떠올랐다.

그 팀에서 튕겨 나간 매니지가 쭉 잭팟을 터트린다던데.

'다시 감 떨어졌나 봐.'

내용을 들으면 들을수록 가관이었다.

장은서 단독 주연의 액션 영화가 가당키나 한가.

심지어, 스턴트우먼으로 같은 걸그룹 멤버라니.

"슬슬 눌러줄 때가 되긴 했지."

"지당하십니다!"

권 상무는 눈살을 찌푸리며 부하 직원을 바라봤다.

큐앤지 레이블에서 쫓겨난 감석태 전 1본부장.

능력은 없으면서 욕심만 많은 전형적인 꼰대였다.

'이런, 쓸모없는 인간 같으니....'

적당한 때에 정리하고, 새로 판을 짜야겠다.

오히려 정수호 같은 젊은 친구가 훨씬 도움될 수도.

이번 영화는 모르겠지만, 솔라를 키운 건 확실하니까.

잠시 후, 대표실 문 앞.

권 상무는 크게 심호흡하고 노크를 두드렸다.

연예계 정점에 오른 몇 안 되는 인물이었으니.

"들어오게."

대표실 내부에는 먼저 온 손님이 있었다.

"다음에 다시 오겠습니다."

"아니, 됐어. 늙은이는 그만 일어나야지."

"...."

하얀 모시옷을 펄럭이며 몸을 일으키는 할머니.

권 상무는 익숙한 얼굴에 눈을 크게 치켜떴다.

'바, 방 마담!'

가끔 대표님보다 오히려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

권 상무는 방 마담을 마주하고 침을 꿀꺽 삼켰다.

"권 상무, 많이 컸네.."

"아닙니다. 하하."

"처음 회사 세울 때 실장이었나?"

"아뇨, 팀장이었습니다."

"그래?"

할머니는 슈퍼카 열쇠를 달랑달랑 흔들며 사라졌다.

"다들 수고하시게."

"들어가십쇼."

대표님을 제외하면 그녀의 위에 서 있는 사람은 없었다.

드림 에이전시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대주주였으니.

드르륵─

권무혁 상무는 문이 닫히고 나서 다시 입을 열었다.

"대표님, 저분이 어쩐 일로...."

회삿일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는 사람이 아닌가.

큐앤지 레이블 합병 건 이후, 오랜만에 방문했다.

"작품 하나에 투자하겠다고 하시네."

"방 마담께서?"

"그렇지."

이 바닥에선 한국의 워렌 버핏으로 통하는 인물.

무려, 드림 에이전시의 초창기 투자자가 아닌가.

"대체 무슨 작품이길래....?"

"이게 그 시나리오인데."

"오오."

권무혁 상무는 대표님의 손에 펄럭이는 종이를 확인했다.

슬쩍 제목만 확인하면 쏠쏠하게 용돈을 챙길 수 있을 터다.

"아무튼, 자네는 어쩐 일로 왔나?"

"아, 그게."

권 상무는 방문 목적을 상기하고 생각을 정리했다.

큐앤지 레이블, 배우 장은서의 작품.

대표님께선 항상 연기에 진심이니까.

"우리 회사 배우가 별 시답잖은 영화에 나온다고 해서 말입니다."

"배우 누구?"

"그러니까...."

순간, 권 상무는 대표님의 손에 들린 작품을 확인했다.

「복수 소녀」, 저 시나리오를 왜 대표님이 가지고 있지.

"아, 그니까요. 제가 왜 왔느냐면."

"말을 해."

".... 까먹었습니다."

"뭐야, 싱겁게."

하필이면, 장은서가 출연한다는 그 작품이 아닌가.

"저기, 혹시 그 작품이 방 마담께서...."

"어. 맞아."

"음, 저는 그만 일어나 보겠습니다."

"그래, 가서 일 봐."

문을 열기 전, 대표님은 굳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근데 이 작품 투자는 막차 떠났어. 나도 숟가락 못 걸쳤네."

"아, 예."

정수호 팀장, 그 인간 대체 정체가 뭐야.

어떻게 방 마담보다 먼저 작품을 알아봐.

'.... 우연일까.'

장은서는 「재벌가 시집가기」를 오디션까지 보면서 붙었잖아.

그동안 신경 쓰지 않았는데, 마음속 경고등이 신호를 보냈다.

'정수호 팀장은....'

어쩌면, 쉬운 상대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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