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로 오해받는 연예계 생활-44화 (44/200)

[44] 넥스트 레벨(6)

추석 명절을 앞둔 8월의 어느 날.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이돌의, 아이돌에 의한, 아이돌을 위한.

아육대 촬영 현장에 DK 뮤직의 아이돌 그룹들이 입장했다.

-와아아아아─!!!

<탑아이돌>의 또 다른 수혜자, 아이솔레이션.

"나수린, 또 보네."

"저분 중학생 때 육상부였다던데."

"그래?"

그녀들은 팬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천천히 걸었다.

확실히, 요즘 가장 핫한 걸그룹 중 한 팀이었으니.

"와아, 인기 많구나."

"쟤들도 많이 떴지."

"솔라만큼?"

"아니. 그랬으면 오늘 예지 대신 선서단에 올랐겠지."

"그치."

나는 지유와 한가하게 잡담을 나누며 솔라의 차례를 기다렸다.

운동장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코치석.

타 그룹 매니저들과 어색하게 떨어져 앉았다.

이후, 빅 4의 대형 엔터 출신 그룹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오, 엑스레이도 나왔네. 저기 용섭이 원툴이잖아."

"아직도 아육대라니, 짬이 안 되나."

"전 여친 보러 나왔겠지."

"전 여친?"

"몰랐냐. 쟤랑 주리랑 작년에 깨졌잖아."

"으아, 용섭이 팬이었는데."

아육대를 동물의 왕국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그냥 쟤가 이상한 거야."

"그래?"

아육대에 참가하는 아이돌은 전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다.

금메달을 노리고 열심히 연습한 친구들.

운동 잘하는 이미지를 쌓으려는 아이돌.

하다못해 팬서비스가 목적인 녀석들까지.

고교 선출이거나 체대 나온 경쟁자들도 드문드문 보였다.

"오빠, 보이그룹 나올 때는 목소리가 다르네."

"보통 그렇지."

업계에서 보이그룹과 걸그룹은 시장성이 완전히 달랐다.

보이그룹은 대중성보다 극소수의 헤비 팬을 지향했기에.

"엑스레이 팬들은 거의 정예 특수부대야."

"여기 군대냐."

"근데 우리 솔라랑 루나, 내년에도 나올까?"

"설날까진 참석해야지."

고참 아이돌은 아육대를 졸업하니까.

내년쯤 솔라도 인기 덕에 졸업하려나.

-와아아아─!!!

엄청난 함성으로 아이돌 그룹을 응원하는 팬클럽들.

대형 엔터 이후, 중소 엔터 출신의 차례가 돌아왔다.

"드디어 우리 차례네."

제트킥을 필두로 솔라와 루나 멤버들이 들어섰다.

좋소기업 중 화제성으로는 단연코 1등이 아닐까.

-우오오오오─!!!

그때, 종합운동장 객석에서 우렁찬 고함이 들려왔다.

"뭐냐, 어디서 짐승 소리가 들리는데."

"오빠, 저쪽에 태양빛."

"그러네."

지유가 가리키는 방향엔 태양빛 회원들이 다닥다닥 앉아있었다.

"와, 준비성 무엇."

운동장 객석 한쪽에 펼쳐진 엄청난 크기의 플래카드.

[무적의 태양 여신, 솔라의 아육대 우승을 기원합니다!]

정확히 아이솔레이션 팬들의 문구를 저격했다.

비슷하면서도, 화려한 색채와 크기로 압도했다.

"오빠, 태양빛 때문에 요즘 엄청 피곤했거든."

"뭐, 라이트 한 팬들은 오히려 저쪽이 관리해 줘서 편해."

"그래도 내가 오늘은 회장이랑 다이다이 하러 간다."

"아니, 그냥 가지마."

"왜?"

거기서 니 오빠 얼굴 보면 서로 민망하잖냐.

재하 덕분에 팬카페 관리 쉽게 해서 좋던데.

"좋은 날이잖아. 우리 솔라 응원하러 오신 분들이고."

"그건...."

지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뱉었다.

"아, 오늘 놓치면 언제 또 봐."

"언제든 볼 수 있을걸. 고개만 돌리면 쌉가능."

"응?"

나는 지유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 솔라 멤버들을 확인했다.

"양주희는 무슨 동네 마실 나왔나."

모래 주머니를 벗고, 가볍게 몸을 푸는 양주희.

타 걸그룹의 비실비실한 몸매와 많이 비교됐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지."

"팀전도 혼자 이길 것 같아."

안 먹고 굶는 게 일상인 걸그룹 멤버들.

삐쩍 마른 몸매가 미덕인 세상이었으니.

"리듬체조는...."

"그쪽은 됐어."

아무리 가르치려 해도 몸매에서 탈락이었다.

승모근이 불끈한 어깨로는 그림이 안 나와서.

곧이어, 예지는 아이돌 대표 선서단 중 한 명으로 걸어 나왔다.

진짜 많이 크긴 했네.

4세대 중 원톱이니까.

"선서! 추석특집 아이돌 육상 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우리 선수 일동은 경기 규칙을 준수하겠습니다."

"심판의 판정과 상대 선수를 존중하고...."

2세대 중견 아이돌 출신 MC들이 선서단의 외모를 찬양했다.

승부 앞에 평등한 선수가 된 아이돌 멤버들.

곧이어, 첫 번째로 달리기 경기를 시작했다.

* * *

육상 60m 경기가 펼쳐지는 종합 운동장.

아이솔레이션의 리더, 나수린은 주희를 보며 전의를 불태웠다.

"언니, 선출이시라면서요?"

"어. 작년에 내가 해외 일정만 아니었으면...."

"그냥 금메달이었겠네요."

"당연하지."

리포터와 대화를 주고받는 양가의 딸.

자신감에 가득 찬 모습이 눈꼴 시리다.

"하하. 어떻게, 달리기는 자신 있으신가요?"

"그냥 적당히 런닝하는 속도의 70프로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농담도 잘하시고. 하하하."

".... 농담 아닌데요."

앙큼한 것, 딱 봐도 전력을 다하겠구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달리기는 안 진다.

"후우, 내가 오늘 무조건 금메달 목에 건다."

"언니 화이팅!"

수린은 함께 예선 60m 경기를 앞둔 지인과 대화를 나눴다.

"양주희, 저거 물 근육이야. 알지?"

"그럼요."

"내가 전성기 폼이 돌아왔거든."

"오 진짜요?"

"이 정도면 거의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봐야지."

"오오....!"

한때, 양씨에게 딱밤을 맞고 나서 미친 듯이 운동에 매진했다.

그녀의 앞에서는 언제나 작아지는 자신.

팔만 올려도 움츠러들던 과거의 나날들.

'저 헬스 근육으로 달리기도 잘하겠어?'

힘 쓰는 종목은 몰라도 속도전에서는 절대로 밀리지 않으리라.

"자, 준비하시고!"

스타트 라인에선 걸그룹 멤버들은 각자 자세를 취했다.

타아앙─!!!

경쾌한 총성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예선 참가자들.

"자, 잠깐만."

그 녀석, 강한 친구는 순식간에 자신을 앞질렀다.

보통 헬스장 폐인들은 저런 속도가 안 나올 텐데.

"하아, 하아!"

찰나의 시간이 흘러, 간신히 피니시 라인에 들어오고.

믿을 수 없는 결과에 그저 허망하게 기록을 바라봤다.

[1위 양주희(솔라) 기록 8.97]

[2위 나수린(아이솔레이션) 기록 9.21]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그녀의 운동 재능에는 닿을 수 없었다.

'.... 양주희, 달리기도 잘해?'

작년 추석 아육대 걸그룹 챔피언과 타이기록.

심지어, 숨도 전혀 안 찬 듯 차분해 보였으니.

'아오, 그냥 괴물이었네.'

운동으로는 저 사람을 이길 방법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아니, 솔직히 무대 위에서도 솔라를 이길 자신이 없었다.

"후우...."

잠시 후,

아육대 최고의 스타가 탄생하는 60m 단거리 달리기 본선 경기.

남자팀 못지않게 치열한 접전 끝에 새로운 레전설이 탄생했다.

[1위 양주희(솔라) 기록 8.85]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기록.

냉큼 뛰어와 승리를 축하하는 솔라 멤버들.

나수린은 공허한 눈으로 그녀들을 바라봤다.

"주희 씨! 소감 한 말씀 해주세요!"

"아이고, 수린 씨랑 종이 한 장 차이였네요."

"승자의 아량인가요? 하하."

기록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나는데....!?

"장거리는 제가 진심으로 런닝 해볼게요."

"그, 그럼 지금은요?"

"보통 런닝?"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은메달은 아무 의미도 없었다.

"수린 씨, 시상식 마치고 바로 다음 경기하니까 준비해 주세요."

"다음 경기는 뭔가요?"

"장거리 달리기입니다."

".... 안 할래요."

단거리, 장거리 달리기는 시작에 불과했다.

* * *

각자의 체력과 매력, 끼를 발산하는 기회의 장.

아육대 최고의 인기 종목은 육상과 양궁이었다.

특히, 걸그룹 멤버는 하루에 한 끼 먹는 게 일상이라.

극소수의 운동 캐릭터가 반짝반짝 빛이 날 수 있었다.

"주희 언니, 완전 괴물이야."

"...."

최근 보름 정도 멤버들끼리 양궁 연습을 하긴 했는데.

양주희가 양궁까지 제일 잘하는 건 너무 사기 아닌가.

"비걸즈가 작년 양궁 우승팀이랬나?"

"어. 근데 지금 비등비등해."

이 정도면 양주희는 그냥 반칙이네.

"오빠가 아이돌이 아니라 태릉 선수를 키웠나 봐."

".... 쟤는 원래 선수였어."

솔라는 비걸즈를 상대로 여자 양궁 결승전을 치렀다.

절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다.

피융─!

양궁 선수 출신 MC는 주희의 완벽한 자세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주희 선수는 왜 아이돌을 하죠!? 선수로 키웠어야죠!

-이민선 위원님, 흥분 좀 가라앉히시고.

-놔 봐요, 지금 흥분 안 하게 생겼나.

-팬들이 보고 있어요.

남자팀, 여자팀 구분 없이 주희의 괴물 같은 피지컬을 감상했다.

"와, 저분한테 PT 받고 싶다."

"솔라가 PT 해주면 어떤 기분일까."

"...."

다 들려요, 매니저님들아.

PT는커녕 본인 운동할 시간도 없을걸.

-오, 다시 9점! 주희 씨가 제대로 맞췄어요!

-와아아아─!!

순간, 체육관에 팬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지유야, 이거 역전각 나오냐."

"아직 모르지."

"이번 경기만 이기면 금메달인데."

"지고 있잖아."

[솔라 230 vs 비걸즈 232]

어느새 마지막 라운드까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솔라 양궁팀 3인방은 환상적인 밸런스를 자랑했다.

주희의 운동신경은 걸그룹 최상위권.

노력파 김예지와 재능러 신소미까지.

각자 마지막 라운드를 남기고, 비걸즈의 에이스가 나와 활시위를 당겼다.

"지유야, 저기 다이애나한테 가서 말해."

"뭐를?"

"솔라가 오늘 양궁 금메달 따면 회식이라고."

"주희 언니가 회식을 좋아할까?"

".... 프로틴 한 달 자유이용권."

"오케이, 콜."

지유는 진행요원들 사이에 껴서 쪼르르 달려가 멤버들에게 보상을 전달했다.

그 사이에 비걸즈의 최종 점수가 결정되었는데.

하필이면 9점 세 번을 쏴서 점수가 더 벌어졌다.

[솔라 230 vs 비걸즈 259]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점수는 30점.

전부 10점을 맞춰야 이길 수 있었다.

"오빠, 주희 언니가 입력 완료래."

"그래?"

아무리 그래도 10점을 전부 맞힐 수 있을까.

단순한 근력 종목이면 충분히 가능했을 텐데.

"아우, 언니는 역도나 유도했으면 다 이겼을 거야"

".... 대신 팬은 다 떨어져 나갈 듯."

"왜? 걸크러쉬 멋있는데."

"...."

엄지유는 가끔 솔라의 컨셉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아니, 솔직히 이제는 나도 그냥 반쯤은 내려놨으니.

"태양 여신이 유도로 상대방 조지고 나서 포효한다고 생각해 봐."

"우와, 개멋짐."

당신의 취향은 존중합니다.

-양주희 선수, 전부 10점을 맞힐 수 있을까요?

-바람은 계산하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거죠.

-.... 여기 실내인데요?

-그래도 바람 불어요.

MC들의 가벼운 농담을 끝으로, 주희가 활대를 들었다.

곧이어, 심호흡을 내뱉더니 과녁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

타 그룹 팬들도 매너를 지키며 숨을 죽인 상황.

시위를 당긴 주희의 승모근이 불끈 솟아올랐다.

피융─!

순간, 쏘아진 화살이 멈추지 않고 그대로 과녁에 꽂혔다.

-10점입니다! 이제 남은 화살은 두 대!

-주희 선수, 정말 탐나는 인재예요.

-자, 그럼 다음 화살.

육상 종목을 전부 점령한 양주희의 두 번째 도전.

이어지는 두 번째 화살도 주저 없이 시위를 당겼다.

피융─!

이내, 태양빛 팬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와아아아아─!!!

안정감을 찾은 주희는 두 번 연속 10점을 맞췄다.

마지막 화살을 들고 입으로 뭔가를 웅얼거렸는데.

-주희 선수가 지금 기도하는 건가요?

-입 모양을 보니까 계속 뭔가를 반복적으로....

-.... 프로틴?

이내, 주희의 손을 떠난 마지막 화살이 과녁에 꽂혔다.

-에, 엑스 텐! 카메라를 맞혔어요!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양주희 선수는 무려 6관왕이에요!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죠.

-다음 경기는....

MC는 양주희가 출전할 다음 종목을 밝혔다.

-여자 씨름이네요.

* * *

아육대 현장, 혼자서 미친 포텐을 터트리는 양주희.

타 그룹 멤버들은 그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저 괴물을 씨름으로 어떻게 이겨."

"에이, 씨름은 기술이야."

"저 성난 끈육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

주변에 있는 걸그룹 멤버들의 볼멘소리를 듣고.

엑스레이의 서브댄서, 로이는 눈살을 찌푸렸다.

"용섭아, 걸그룹 중에 6관왕이 대수냐."

"그러게."

"걸그룹 얘들 빼빼 마른 몸이니까 다 이기는 거지."

"맞아."

로이 본인은 남자 씨름부 우승자.

분명히 금메달을 땄는데 왜 아무도 관심이 없는 것 같지.

시시하고 재미도 없는 걸그룹 멤버가 관심을 독차지했다.

"아씨, 짜증 나네. 여성부 재미도 없잖아."

"맞아. 로이 니가 훨씬 잘했지."

아육대에서 스타가 되고 싶다.

그래서 운동도 열심히 했는데.

용섭이처럼 얼굴 천재면 난봉꾼이라도 팬들이 커버해 주니까.

'아오, 60m때 막판 스퍼트만 했어도.'

단거리 육상에서 은메달에 그쳐서 그런가.

금메달을 땄으면 무조건 스타가 됐을 텐데.

엑스레이 정도면 충분히 인지도 있는 그룹이긴 했지만.

자신처럼 비인기 멤버에겐 아육대가 소중한 기회였다.

'이번에 무조건 떠야 하는데....'

여자 씨름부, 양주희는 파죽지세로 걸그룹 멤버들을 정리했다.

이대로면 눈 감고 샅바를 잡아도 금메달까지 스트레이트겠지.

순간, 주희는 멤버를 대충 넘기며 미소를 지었다.

"와씨, 한 손으로 드는 거 실화냐."

"아니, 저게 걸그룹?"

"악마의 재능이야."

양주희를 위해 준비된 판 위에 준비된 가녀린 희생양들.

이전 종목들도 그랬지만, 씨름은 더욱더 압도적이었다.

".... 내가 한 손으로 이기면."

걸그룹 멤버에게 한 손으로 해도 질 일은 없겠지.

제작진에 이벤트성 번외 경기를 제안하면 어떨까.

"용섭아, 우리 매니저 형 어딨어?"

"응? 저쪽에."

당찬 발걸음으로 매니저들이 모여있는 대기석으로 걸어갔는데.

'어라, 솔라 매니저....?'

저쪽 이름이 정수호 팀장이었나.

혼자 솔라를 키운 대단한 인물.

대형 엔터들도 스카웃할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정수호 팀장님이시죠?"

"아, 네. 로이 씨가 어쩐 일로...."

그래도 업계 관계자라 자신의 얼굴을 알아봤다.

비인기 멤버지만 엑스레이의 인지도는 있으니까.

"양주희 씨랑 씨름 한판 하고 싶어서요."

"네?"

"황당하신 건 아는데요."

방송에 원샷 한 번 더 받고 싶어서 그래요.

"로이 씨, 남성부 우승자잖아요."

"제가 그만큼 절박합니다. 도와주십쇼!"

"글쎄요. 제작진이 허락하려나."

"그건 걱정 마세요!"

대형 엔터의 힘이면 이벤트 경기 하나쯤 성사시키는 건 일도 아니었다.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매니저의 표정을 보니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흐음, 괜찮으시겠어요?"

"네?"

순간, 상대는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주희가 너무 쉽게 이길 텐데. 한 팔로 괜찮으시겠어요?"

".... 저 남성부 씨름 금메달인데요?"

"저도 알아요."

지금 장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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