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서바이벌(3)
탁성수를 거쳐 간 아이돌 그룹이 그동안 몇 팀인가.
새파란 신인부터 원로취급 받는 1세대 아이돌까지.
다섯 시즌 동안 아이돌은 충분히 겪어봤다고 생각했는데.
'솔라는 매번 예측을 벗어나네.'
탁 피디는 함께 온 조연출에게 조심스레 귓속말을 건넸다.
"지금 녹화 잘 되고 있지?"
"네. 문제 없습니다."
처음부터 비주얼 그룹으로 섭외한 신인 걸그룹 솔라.
너튜브 떡상과 컨셉, 운빨로 성공했다고 확신했는데.
"피디님, 김예지가 원래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지 몰랐습니다."
"그러게. 음색 미쳤네."
솔라의 데뷔곡 <나만 봐>.
분명히 같은 곡을 부르는데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원래 악기 하나만으로도 확 바뀌는 건 알고 있었지만.
"원곡보다 더 좋아질 줄이야."
"이건 무조건 뜨겠네요."
"당연하지."
감미로운 반주에 타고난 음색이 더해져 곡을 완성했다.
마냥 활기찬 비트는 어쿠스틱 음악과 조화를 이루었다.
조연출과 달리, 탁성수 피디는 보컬보다는 다이애나의 디렉팅에 집중했다.
전반적으로 메인 보컬을 부각시키는 프로듀싱 실력.
처음부터 예지를 위해 완벽하게 구성된 비트 메이킹.
"저 친구 천재였구나."
"맞아요. 김예지 보컬은 진짜 장난 아니네요."
"...."
김예지도 좋지만, 다이애나는 진짜 천재야.
기타 스트링 한 음, 드럼 한 박자만으로도 음악의 분위기가 바뀌는데.
어떻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김예지를 곡의 '주인공'으로 만들었을까.
'어디에 저런 괴물이 숨어있었지?'
편곡을 통해 곡의 분위기와 그룹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키 메이커.
다이애나는 가야 할 길을 정확히 잡고 멤버들의 방향을 이끌었다.
"아예 감성곡으로 바뀌었군."
"아이솔레이션을 고른 게 신의 한 수가 되겠네요."
"아....!"
그날, 대기실에서 솔라에게 선택을 제안한 사람.
그땐 이해가 안 됐지만 이제는 완전히 이해했다.
'정수호.... 당신은 대체.'
현대판 제갈량이 있다면 저런 인물이 아닐까.
단숨에 4세대 걸그룹의 정상을 누르고 판도를 뒤흔들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
역시, <탑아이돌>은 처음부터 저 사람이 솔라를 키우려고 만든 필드였구나.
뒤통수를 긁적이면서 쓴웃음을 짓고 있는 정수호 매니저.
그는 저 완벽한 프로듀싱도 만족할 수 없다는 듯 다그쳤다.
"다이애나, 원곡을 너무 파괴하면 곤란해."
"네? 저는 지금도 좋은데."
"아니, 음원이랑 너무 다르면 음원 차트가 안 오를 테니까."
"아 그러네."
"그리고, 저기 도입부 건반 파트 말인데...."
여기서 얼마나 더 완벽해야 만족하려고!
세계적인 거장이 아니라, 고작 스무 살짜리 소녀 아닌가.
욕망의 화신에게 만족이라는 단어는 사치인 모양이었다.
'역시, 정수호였어.'
탁 피디는 얼마 전에 있었던 텀블 인베스트먼트 투자사와의 미팅을 회상했다.
일부러 편파적으로 진행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솔라에 대한 악마의 편집은 자제해달라는 요청.
이미 <탑아이돌> 출연부터 그가 계획한 큰 그림의 일부가 아니었을까.
드르륵─
그때, 문이 열리고 솔라의 서브매니저가 작업실에 들었다.
"안녕하세요, 피디님."
"아, 그, 성함이...."
"솔라 매니저 엄지유라고 합니다!"
"그래요. 반가워요."
이 어린 소녀, 스무 살 남짓의 매니저는 알고 있을까.
직장 상사가 텀블 투자사도 움직이는 거물이라는걸.
'알 리가 없겠지.'
자신처럼 눈썰미가 뛰어난 전문가도 겨우 알아차렸는데.
그것도, 십수 년간 연예계에서 쌓은 경력 덕분에 간신히.
"엄 매니저, 잘 들어요."
"네?"
탁 피디는 멍청한 표정을 짓는 소녀에게 조언을 건넸다.
"앞으로 정수호 매니저 옆에 계속 붙어있으세요."
"네? 왜요?"
"저 사람, 보통 야심가가 아니거든."
"???"
이렇게 말해줘도 못 알아듣는 사람은 어쩔 수 없었다.
말을 호수까지 데려갈 순 있지만, 물을 먹일 순 없거든.
"원래 우리 친한...."
"조용."
탁성수 피디는 지유의 말을 끊고, 다시 촬영에 집중했다.
* * *
아, 피디님이 자꾸 힐끔 거리는 거 졸라 부담스럽네.
집에 가고 싶다.
퇴근하고 싶다.
치킨 먹고 싶다.
빌어먹을 걸그룹 매니저는 배우 매니저보다도 더한 것 같아.
여긴 쉬는 날도 없이 스케줄 아니면, 연습실 아니면, 숙소네.
'언젠가 드림 에이전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일단, 솔라가 잘 나가니까 어떻게 비벼보면 가능할지도 몰라.
오늘처럼 윤성현 작곡가님이 지시한 디렉팅만 잘 전달하자고.
"다이애나, 곡이 너무 많이 바뀌네."
"네에. 바꿀게요."
".... 아니, 너무 고친다고."
"제가요? 뭘 쳐요?"
"...."
윤성현 작곡가님이 원하는 방향이랑 멀어지고 있잖아.
여기서 더 간섭하면 피디님이 한소리 하실 것 같다.
프로듀싱은 걸그룹 멤버가 직접하는 게 룰이었으니.
'왜 자꾸 고음이 없어져.'
안 그래도 고음이 없었는데, 이걸 통으로 날려버리냐.
보통 서바이벌 방송은 고음에서 감동을 느끼지 않나.
가려운 뒤통수를 벅벅 긁으며 한숨을 내뱉었다.
"후우, 어쩌겠어."
이번에도 내 촉이 틀렸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겠지.
원래 예술이라는 게 언제나 주관적인 영역이니까.
"저기요, 매니저님."
"아, 네. 피디님."
그때, 탁 피디님이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말을 건넸다.
프로듀싱에 너무 간섭하지 말라고 하시려나 싶었는데.
"아직 만족 못하셨나요? 한숨을 다 내뱉으시고."
"아뇨, 그럭저럭 만족합니다."
".... 이게 그럭저럭?"
"뭐, 그렇죠."
일단 윤성현 작곡가님이 지시한 내용은 다 전달했으니까.
"후우, 저는 엔넷에 있으면서 솔라 같은 팀을 처음 봤어요."
"네....?"
칭찬인지, 욕인지 전혀 구분이 안 된다.
보통 처음 봤다는 말은 안 좋은 뜻인데.
"피디님, 혹시 다른 팀은 어땠나요?"
"글쎄요. 이런 실력은 절대 없었습니다."
"???"
이런 실력이 없었다는 게 무슨 말일까.
그래서 잘했다는 거야, 못했다는 거야.
"음, 우리 애들이 실력이 많이 부족하죠?"
".... 대체 얼마나 더 잘해야."
"네?"
내가 음알못이라 평가할 깜냥이 안 되니까.
그냥 직설적으로 물어봐야 알 수 있겠는데.
띠리리링─
그때, 걸려 온 벨 소리를 듣고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피디님, 죄송한데 통화 좀 받아도 될까요."
"그럼요."
"감사합니다."
곧장 조용한 곳으로 이동해 박 팀장님께 온 전화를 받았다.
"네. 팀장님."
-어떡하냐. 다이애나 관련 기사 떴다.
"네?"
-링크 보내줄게.
전화를 끊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해 기사를 확인했다.
다짜고짜 전화해서 무슨 말을 하시는 건가 싶었는데.
[솔라 멤버 다이애나, <탑아이돌> 첫 방송 전부터 실력 논란!? 고작 6개월 연습생 기간의....]
'뭐여 시봉.'
기사를 확인하자마자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 뭐예요 이 기사?"
-그러게. 첫 방송 앞두고 이게 뭐냐.
"어휴."
얼마 전에 예고편이 나오고, 첫 방송만 목 빠지게 기다렸건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솔라를 공격하는 기사를 올릴 줄이야.
-실장님께서 지금 호출하셨다.
"저도요?"
-아니. 나랑 홍보팀장님만.
"...."
아직까진 크게 이슈가 되거나 퍼지지 않았지만.
'뭔가 수상해.'
드림 에이전시 매니지먼트 1팀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
가끔 상도덕 없이 동종 업계를 물 먹이려는 인간이 있어서.
동시간대 경쟁 작품 배우 측 소속사의 모함.
매니지먼트 4팀이 한창 나락에 떨어지고 있을 때.
뒷공작으로 작품을 통째로 말아먹은 적이 있었다.
"홍보팀장님도 미리 예상하지 못하신 거죠?"
-그렇지.
그러면 진짜 거의 100프로겠지.
누군가 의도적으로 뿌린 기사야.
-일단, 실장실에 가야 하니까. 좀만 있다가 다시 얘기하자고.
"네. 팀장님."
전화를 끊고, 관련 뉴스 기사를 하나씩 찾기 시작했다.
"후우, 뒤통수 간지럽네."
지금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경연 때는 실력 논란이 더 커질 텐데.
첫 경연 때 실력으로 증명할 수 있으려나.
그럼 오히려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데.
사실, 다이애나는 처음부터 노래와 춤 실력으로 데뷔조에 들지 않았다.
흔하지 않은 혼혈 미인.
제법 괜찮은 편곡 실력.
아이돌상 외모와 몸매.
아까운 인재를 방출할 수는 없어서 데뷔조에 낀 셈이었다.
그 와중에 루나에 속하지 못하고, 솔라의 멤버에 속했으니.
'어쩌면 실력 논란을 예상했을 수도 있겠어.'
연습생 반년 차를 데뷔시키고 나서 아차 싶었던 거겠지.
9명을 솔라와 루나로 찢을 때는 루나가 더 유망주였기에.
잠시 후,
박 팀장님은 실장실에서 나오자마자 내게 말을 건넸다.
"수호야. 일단 우리 팀이 알아서 처리하기로 했다."
"그래요?"
"뭐, 아직 크게 이슈가 되진 않았으니까."
"...."
박철민 팀장님은 천천히 자신의 생각을 꺼냈다.
"적당히 친한 기자분들께 기사 몇 줄 부탁하는 게 좋겠어."
"아."
누군가 의도적으로 솔라를 흠집 내려는 시도였다면.
이런 정석적인 대응으로 불이 꺼질 것 같지 않았다.
'당장 확실하게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홍보팀장님도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과거, 드림 에이전시 때 경험한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서.
"네 생각은 어떠냐?"
"저는...."
"일단은 네가 조영수 기자님이랑 친분이 있으니까 연락을 한번 해 봐."
"아뇨. 잠깐만요."
순간, 익숙한 간지러움이 뒤통수에 밀려들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싸한 '그' 감각에 휩싸였다.
"팀장님."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상념이 스쳐 지나갔다.
논란을 확실하게 잠재우고 갔으면 좋겠지만.
".... 아예 무대응으로 가죠."
"뭐?"
내 입에서는 정반대의 말이 튀어나왔다.
"어차피 소극적으로 반응할 거면 그냥 무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내 똥촉을 무시하기엔 너무 멀리 왔다.
이제는 역배각도 자연스럽게 나오니까.
"전혀 반응하지 말고 내버려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괜찮겠어? 재수 없게 네 책임으로 몰릴 수도 있어."
".... 괜찮아요."
주변에서 느껴지는 직장 동료들의 시선을 애써 떨쳐냈다.
"제가 책임질게요."
"...."
마음 같아선 찌라시의 근원을 뿌리째 뽑고 싶었지만.
오히려 입에서는 정확히 반대되는 말이 튀어나왔다.
"조만간 제작진 측에 떡값이라도 돌리죠."
"그래야지."
이번 방송은 솔라에게 가장 중요한 기점이었다.
원래 멤버 본연의 매력보단 컨셉으로 성장했지.
"너는 당분간 애들 연습만 신경 써."
"네. 팀장님"
갓 데뷔한 신인 중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
<탑아이돌>에서 실력 외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지.
"내일이 드디어 탑아이돌 첫 방송이지?"
"네, 맞아요."
"제작진에서 촬영한다더라. 애들이랑 같이 모니터링 해."
"알겠습니다."
* * *
다음 날.
우리는 엔넷 측에서 설치한 카메라 앞에서 첫 방송을 기다렸다.
"5분 남았어요!"
"으아, 떨린당."
기대감에 부푼 아이들을 보며 실소를 터트렸다.
사실상 첫 번째 경연부터 진짜 서바이벌이니까.
"어차피 첫 방송은 워밍업이라고 생각해."
"저희도 알아요."
"그래도 떨린다아."
"저기, 매니저님."
"응?"
예지는 언제나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방청석 초청은 어떡할까요?"
"가족 부르는 거?"
"네!"
얼마 전에 작가님께서 요청한 내용.
이번에 치르는 첫 번째 경연부터 가족을 초청할 수 있었다.
우리 멤버 가족분들 중에서도 몇 명은 모셔야 할 것 같아서.
"다들 가족분들께 오실 수 있는 여쭤 봐."
"네에!"
이내, 넷째는 조금 우울한 음색으로 말을 이었다.
"우리 부모님은 미국에 있오요."
".... 힘내."
다이애나처럼 해외에 있으면 불가능하겠지만.
다른 멤버들은 편하게 초청할 수 있었으니까.
"저는 할머니 부를게요."
순간, 손을 슬쩍 들고 나지막이 입을 여는 둘째.
은서의 발언과 함께 주변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그, 그럴래?"
"네."
과거에 부모님을 여의고 할머니의 손에서 자란 장은서.
어릴 때부터 독립적이고 까칠한 성격이었다고 들었으니.
'괜히 말했나.'
예지의 생각으로는 힘들 게 살았을 거라고 하던데.
어쩌면 분노조절장애도 어떤 계기가 있지 않았을까.
"흐음, 첫 정산 받으면 할머니 뭐 사드리지?"
"...."
은근히 효녀였네.
"오오! 방송 시작한다!"
그때, 소미는 호들갑을 떨며 <탑아이돌> 방송 시작을 알렸다.
각자 나름대로 서사를 풀어내는 초반부.
화려한 무대 위의 빛나는 걸그룹 아이들.
오프닝부터 예쁜 친구들이 계속 나와서 눈은 즐거운데.
방송이 진행됨에 따라 묘한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거 뭔가...."
이상할 정도로 솔라에 초점을 맞춘 기분이야.
첫 번째 경연에서 누가 캐리할지 어떻게 알고.
"우왕, 첫 방송부터 완전 우리 독무대네?"
"그러게."
"이거 우리가 피디님 픽인가 봐!"
"...."
아마 대형 기획사 아이솔레이션과 대립구도에 있어서가 아닐까.
그 와중에 양주희가 힘으로 주목받았으니.
이러면 시청자는 솔라에게 관심을 두겠지.
'만약에 첫 무대부터 조지면....?'
다이애나 실력 논란만 제대로 직격탄 맞겠지.
이러고 경연 때 말아먹으면 역적 되는 거잖아.
'아오....'
진짜 이러다가 내가 다 책임지게 생겼잖아.
이럴 줄 알았으면 실력 논란부터 잠재울걸.
"저기, 매니저님."
이내, 예지는 카메라를 의식하며 조그마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우리 넷째 실력 논란 기사 보셨죠?"
"아, 너도 봤구나?"
"다이애나 실력을 꼭꼭 숨겨두려고 일부러 대응도 안 했잖아요."
"...."
숨기긴 뭘 숨겨.
"매니저님이 다 책임지신다고 했다면서요. 1팀 직원분들 앞에서."
"그랬지."
그러지 말걸.
"역시 우리를 믿어주는 사람은 매니저님뿐이네요."
"에이, 그렇지 않아."
"진짜예요!"
미안해, 나도 안 믿어서 그래.
"우리가 꼭 이겨서 기대에 부응할게요!"
".... 부디."
그때, 소미는 혼자 커뮤니티를 보면서 키득키득 웃었다.
"이거 보세요. 주희 언니만 인기 엄청 많아요."
"응?"
곧장 소미가 건넨 스마트폰으로 커뮤니티 댓글 반응을 확인했다.
아직 방송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주희 딱밤 장면은 굉장히 핫했다.
-청순 걸그룹 멤버가 힘캐라니, 이거 귀한데요?
ㄴ그냥 인간 자체가 강함 ㅋㅋㅋㅋ
ㄴ아육대 나가자
ㄴ오 아육대 기대된다
ㄴ남자도 이길 듯 ㅋㅋㅋㅋㅋ
-딱밤으로 뚝배기 깨잖아
ㄴ이게 진짜 걸(그룹)크러쉬지
ㄴㅋㅋㅋㅋㅋㅋㅋㅋ
ㄴ소녀를 크러쉬해버렸다곸ㅋㅋㅋ
ㄴ팬가입하러 간다 ㅋㅋㅋ
-다이애나 실력 논란 돌던데?
ㄴ억까입니다. 채택 부탁드립니다. 내공냠냠
ㄴㅋㅋㅋㅋㅋ
ㄴ다음 주 방송 봐야 알 듯
ㄴ나는 중립
대충 댓글을 보다가 멈추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냥 댓글 그만 읽어."
"우리 이러다가 월드스타 되면 어떡해요?"
"소미야, 아직 방송도 안 끝났어."
"헤헷."
설레발도 이 정도면 병이야.
"아, 드디어 방송 끝났네요."
"시청률 얼마야?"
이내, 소미는 대표로 집계 사이트에 접속해 시청률을 확인했다.
"오....?"
매번 형평성 논란을 몰고 다니는 엔넷.
그래서 절대 출연하고 싶지 않았지만.
"3프로 찍었어요!"
"대박 났구나."
결국, 이번에도 역배가 정답이었다.
엔넷이 잭팟 제대로 터트렸네.
이제는 전 국민이 주목하겠어.
"매니저님, 조영수 기자님 인터뷰도 올라왔네요."
"대박, 포털 메인!!!"
"제목 장난 아니네."
"거의 걸스온탑이야."
"한번 보자."
그냥 확인하지 않는 편이 나을 뻔했다.
[4세대 걸그룹을 대표하는 솔라, 큐앤지 레이블이 낳은 괴물 신인 걸그룹.]
'.... 제목 무엇?'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실력 논란에 불을 지피는 조영수 기자님.
이 정도면 아이돌에 전혀 관심 없는 사람도 관심을 갖게 생겼다.
그냥 조용히 넘어가면 안 되나.
왜 굳이 불씨를 키우고 계세요.
뒤통수 간지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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