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대형 신인(2)
회의를 마치고, 사내 직원들이 자리를 비운 미팅룸.
나는 실장님의 지시로 자리를 지키며 기다렸다.
조용하고 답답한 공기 속에서 생각을 정리했다.
이윽고, 실장님은 표정은 굳히고 내게 말을 걸었다.
"정수호 매니저."
"네. 실장님."
"지금까지 쌓은 실적을 한 번에 잃을 수도 있는 건 알고 있나?"
"...."
큐앤지 레이블 2본부에서 사활을 걸고 제작한 걸그룹 프로젝트.
특히, 솔라의 <탑아이돌> 출연은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었다.
'이제 와서 쫄 거 없어.'
드림 에이전시에서 쫓겨난 이후 잃을 게 없었다.
내가 질 수 있는 책임은 기껏해야 퇴사 정도겠지.
"드림 에이전시 때는 서열이 부족해서 결정 권한이 없었다면서?"
"네?"
그렇게 꽉 막힌 팀은 아니었는데요.
대체 무슨 소문이 어떻게 퍼진 거야.
"그래서 솔라를 선택한 거였어. 본인 마음대로 키우고 싶어서."
"아뇨, 그런 건...."
"이번에도 정수호 매니저의 선택을 믿어보지."
"아."
솔라의 <탑아이돌> 출연 확정.
갓 데뷔한 솔라를 띄운 실적을 인정받아 내 의견을 많이 반영했다.
물론, 이번 방송 결과에 따라 실적을 모두 잃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아, 그리고 당연히."
공 실장님은 나를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방송국 측과 출연료와 시간대를 조정하기 전까진 대외비야."
"알겠습니다."
어차피 방송국에 큰 조건을 기대하고 출연하는 경우는 없었다.
돈은 행사 뛰면서 버는 거고, 방송은 인지도 쌓는 게 먼저니까.
"그럼, 가서 일 봐."
"네. 실장님."
아침 간부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했을 때.
이미 사내에 <탑아이돌> 관련 소식이 돌아다녔다.
"선배님."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상모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혹시 실장님께 혼나셨어요?"
"아니."
"탑아이돌 나가겠다고 밀어붙이셨다면서요!"
".... 그 정도는 아니고."
오랜만에 마주친 후배는 걱정스러운 어조로 대화를 이어갔다.
"진짜 솔라도 탑아이돌에 나가는 거 아니죠?"
"글쎄."
"선배님, 야수의 심장을 가졌네요."
"...."
음,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안전한 선택은 아니야.
"루나만 신경 써. 같이 출연할 거야."
"아, 네. 선배님."
사실상, 출연 확정이라고 봐야겠지.
일단 멤버들한테 슬쩍 말해줘야겠다.
드르륵─
나는 곧장 사무실을 벗어나 트레이닝룸으로 향했다.
"어? 매니저님!"
예지는 가장 먼저 발견하고 내게 말을 걸었다.
"다들 모여봐."
데뷔를 했지만, 아직도 연습이 많이 필요한 아이들.
매일 두 시간 이상을 연습하며 실력을 갈고닦았다.
"매니저님, 혹시 탑아이돌 이야기하시려고....?"
"어떻게 알았어?"
"우리 중소기업이라 소문 금방이에요."
"...."
그래. 그런 것 같더라.
"아니, 중소기업이 아니라 소기업인가?"
"맞아. 우리 소기업이지."
"둘 다 조용히 하고."
팩폭 날리는 막내 어깨를 슬쩍 밀어내고 재차 입을 열었다.
"아직 본부장님 컨펌은 안 났지만, 그래도 연습은 열심히 해."
"만약에 출연 확정되면요? 진짜 루나랑 붙는 거예요?"
"그러겠지."
"역시, 우리를 믿어주는 사람은 매니저님뿐이에요."
"응?"
예지는 눈을 반짝이며 나와 대화를 이어갔다.
"우리가 루나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셨구나. 그쵸!?"
"아, 그게 그렇게 되나."
"그럼요!"
몇몇 멤버들은 눈에 불을 켜고 전의를 불태웠다.
"연습생 때 설움을 갚아주겠어."
"시아 언니만 좀 쿨하고, 나머진 다 고만고만해."
"그래. 보컬은 우리 예지 언니가 최고지."
"우리 인기가 증명하잖아."
"...."
얘들아, 미안하지만 그건 아니야.
내 눈에는 니들이 루나보다 약해.
아까 류시아 눈빛을 보니까 독기 품었더라.
얼마나 칼을 갈고 준비할지 안 봐도 뻔하지.
"너희는 일단 탑아이돌 신경 쓰지 말고 음방 준비나 해."
"네에."
내일부터는 고된 스케줄이 이어질 예정이었다.
새벽 2시에 픽업해서 샵에 들르고, 사전 녹화, 리허설, 생방.
모든 방송국마다 음방 PD님들을 '알현'하러 가는 일정까지.
첫 주에는 팀장님이 도와주신다고 했지만.
'한동안 바쁘겠네.'
* * *
한편, 또 다른 트레이닝룸.
루나 멤버들 역시 <탑아이돌> 관련 소식을 듣고 전의를 불태웠다.
"기회 왔다."
"대박이네."
최근 솔라의 인기는 갓데뷔한 신인 아이돌 사이에서도 독보적이었다.
운빨이 좋았는지, 매니저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연습생 시절을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솔직히 예지 언니 빼고 다 고만고만하지."
"예지 언니도 고음은 약하잖아."
"그냥 정수호 매니저님이 곡이나 뮤비 감독님을 잘 고르셨대."
"으아, 매니저 차이 무엇."
솔라 멤버들의 평균적인 실력은 루나 멤버들의 하위호환.
실력을 겨루는 경연 방송에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할 터다.
"시아 언니, 뭐해?"
류시아는 한쪽 구석에서 손톱을 뜯으며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아, 이거 그 유명한 기자분이 쓰신...."
"맞아. 조영수 기자님 기사야."
[ 쓸데없는 예술성을 지우고 아이돌의 '근본'을 지킨 걸그룹. 기획과 컨셉에 충실한....]
걸크러쉬가 판치는 시장에서 오아시스 같은 청순 걸그룹.
중독적인 곡과 화려한 컨셉은 단점을 가렸고, 장점을 부각했다.
안무와 곡이 어렵지 않아서 반복 후렴구가 귀에 속속 들어왔다.
"그냥 성공한 다음에 붙인 분석이잖아. 꿈보다 해몽이야."
".... 얼마나 유명한 기자분인지 알지?"
"그건 알지."
"옛날에 그 솔라가 아니야."
"오오...."
멤버들의 눈에 시아는 흡사 고뇌하는 책략가처럼 돋보였다.
손톱을 물어뜯는 그녀의 모습조차 달빛처럼 아름다웠으니.
"역시, 그거구나?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응?"
시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멤버들을 바라봤다.
"그러네, 솔라를 어떻게 상대할지 분석하는 거였어!?"
"당연하지. 그럼 우리 언니가 쫄았겠냐?"
"원래 사자는 토끼 사냥할 때도 최선을 다한다고."
"...."
멤버들에게 리더는 언제나 당당하고, 쿨한 사람이니까.
다리를 덜덜 떨면서 말해도 누구 하나 의심하지 않았다.
"후우."
한편, 류시아는 어이가 없는 눈으로 멤버들을 바라봤다.
'....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우리가 토끼야. 쫄은 거 맞아.
경연 방송에서 무대보다 가장 중요한 건 편집.
누가 봐도 솔라가 루나보다 주인공에 가까웠다.
'으으, 상대는 천재라고.'
솔라의 로드 매니저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재능러가 아닐까.
어떤 선택이든 100% 적중률을 자랑하는 천재 프로듀서.
아이돌을 키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안목'을 가졌다.
'실력보다 스타성을 보는 건가.'
그동안 정수호 매니저는 매번 도전해서 승리를 쟁취했다.
그러니까 실력이 떨어지는 솔라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보내지.
모든 직원이 반대해도 위기를 기회로 바꿀 자신이 있으니까.
그의 다음 표적은 아마 100% 확률로 루나가 되겠지.
"으아.... 이걸 어떻게 이겨."
"응? 뭐라고?"
"솔라를 어떻게 이기지? 흠, 고민되네."
"에이, 언니가 우리 팀인데 뭐가 걱정이야."
"아니."
니들은 걱정도 안 되냐.
"시아 언니만 있으면 우리가 무조건 이기지."
"고럼고럼."
"...."
우리 멤버들, 현실감각이 떨어지는구나.
너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 300만.
워터멜론 차트는 40위권 알박기.
꿈속에서도 바라마지 않았던 까마득한 성적인데.
'뭐가 이렇게 자신만만해?'
* * *
음원을 낸다고 아무나 방송에 나올 수 있을까.
시청률은 1도 안 나오는 음방에 내보내기 위해 헌신하는 매니저들.
그들의 노고가 없다면 보통 기획사는 출연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
"아 팀장님 왜 안 오시지."
매주 화요일 아침 10시.
엔넷 방송국 앞 커피숍은 각 기획사 매니저들의 집합 장소였다.
당연히 나도 가슴 졸이며 뮤직스타 PD님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뚜루루루─
곧이어, 박 팀장님께 전화를 걸어 위치를 확인했다.
"여보세요, 팀장님 어디세요?"
-어후, 미치겠네. 어떡하지?
"네? 왜요?"
-중요한 미팅이 너무 길어졌어. 지금 가도 늦을 것 같아.
"아."
그럼 나 혼자 PD님을 상대하라는 건가.
아무리 경력직이지만 가수는 처음인데.
-어차피 솔라 화제성이면 출연은 확정이라서 쫄 거 없어.
"그래도."
이미 출연 확정이지만, 방송 분량과 순서도 중요했다.
-그냥 적당히 분량 7분만 확보하면 되는 거야. 할 수 있지?
"네. 뭐, 저도 이론은 빠삭해요."
-그거면 충분해. 나도 그렇게 시작했어.
"...."
말은 잘하시네요.
정글에 던져놓고.
'에휴, 그냥 부딪혀봐야지.'
전화를 끊고, 담배 한 대를 꺼내 피려고 했는데.
근처에 누군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기, 혹시 정수호 매니저님?"
"네? 누구...."
"저 기억 안 나세요?"
"아, 기억난다."
전혀 모르겠다. 누구더라.
"그쵸? 요즘 솔라 잘 나간다고 들었습니다. 하하."
"아.... 네. 감사해요."
"여기, 제 명함."
회사와 이름을 보니까 기억이 날 것도 같았다.
배우 매니저 시절에 지나치듯 인사만 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친한 척을 하니까 당황스럽네.
"요즘 소문이 돌거든요."
"소문이요?"
"큐앤지에서 엔넷 탑아이돌에 나올 거라던데."
"아하하. 글쎄요."
눈빛을 보니까 슬쩍 떠보려는 심산이었다.
굳이 대답할 필요는 없이 어색하게 웃었다.
"우리 회사 아이들도 나가거든요. 그럼 가끔 볼 것 같아서."
"아, 그래요?"
"핑크레몬이라고, 얼마 전까진 차트인 했어요."
"으음.... 기억나네요."
"그쵸? 하하."
너튜브에서 우연히 한 번쯤 무대를 봤었다.
'좀 심각하던데.'
아무리 내가 역배를 좋아해도 병신은 아니라서.
가끔은 내 눈에도 망할 것 같은 그룹이 진짜 망하는 경우가 있었다.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객관적으로 심각한 음치나 박치 같은 케이스.
당연히 그런 친구들을 볼 때는 전혀 뒷목이 간지럽지 않았다.
누가 봐도 허접한 기획으로 제작한 그룹은 망할 수밖에 없지.
"핑키걸스는 무조건 뜰 것 같더라고요."
"핑크레몬인데."
".... 저만의 애칭 같은 거죠."
"오, 그럼 혹시 팬클럽도 가입하셨어요?"
"아."
그럴 리가요.
"나중에 가입하려고 했죠."
"하하. 이왕이면 유료 회원으로 부탁드립니다."
"...."
어린 친구들이 하루라도 빨리 본인 진로를 찾았으면 좋겠다.
"음, 저기 PD님 오시네요."
"그러네요."
순간, 시선이 향하는 쪽에서 붉은색 쿠퍼 한대가 접근했다.
"수호 씨, 그럼 저는 이만."
"네."
곧이어, 차에서 내리는 작은 체구의 거인.
음악방송 PD님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오셨습니까?"
"...."
각자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꾸벅 숙이는 매니저들.
마치 큰집에서 나온 형님을 뵙는 조폭을 연상케 했다.
'이게 권력인가.'
가히 드라마 감독님이나 작가님, 그 이상이었다.
이쪽은 한 주도 빠짐없이 매주 대접을 받으니까.
"네네. 다들 반갑습니다."
고개를 대충 까딱이며 인사를 받고는 커피숍에 들어서는 구 PD님.
그 뒤로 연차 높은 매니저부터 순서대로 따라 들어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매번 이 짓을 해야 하는 건가.'
음방 있는 방송국이 네 군데니까 일주일에 4번.
대형 기획사 매니저도 집합하는데 오죽하겠어.
솔직히, 현재 솔라의 인지도 정도면 무조건 출연은 보장받을 수 있었다.
방송 순서나 분량도 정말 중요하니까.
적당히 괜찮은 무대에 세워주시기를.
곧이어, 적당한 타이밍에 커피숍 안에 들어가 순서를 기다렸다.
* * *
구현석 PD는 오늘도 매니저들의 아부를 들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방송 분량과 순서를 정하는 일상적인 업무.
허나, 상대에겐 무엇보다 간절한 시간이다.
"저기, 제발 어떻게 좀 안 될까요?"
"죄송합니다. 이번 주에 샤이보이즈 출연은 어려울 것 같네요."
"아...."
모든 가수에게 음방 출연의 기회가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들의 절망 섞인 표정을 보는 건 PD에게도 고역이었다.
"PD님, 우리 애들 진짜 이번이 마지막 기회예요."
"그럼 혹시 장 대표님, 힙합스페이스에 출연 가능할까요?"
"그, 그게...."
순간, 상대방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섭외 요청을 자연스럽게 거절하는 것도 능력.
아무래도 이번 KQ 매니저는 영 아닌 것 같다.
"다음에는 꼭 출연할 수 있는 가수로 부탁해요."
"아.... 네. 피디님."
고개를 떨구고 커피숍을 벗어나는 KQ의 직원.
구 PD는 그를 힐끔 쳐다보고 작가에게 물었다.
"다음은 누구야?"
"큐앤지 레이블입니다."
"아, 솔라?"
"네. 피디님."
드디어 영양가 있는 엔터의 차례가 다가왔다.
"이건 무조건 섭외해야 해. 알지?"
"네. PD님."
같은 엔넷 방송국 선배, 탁 PD에게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청탁을 받았으니.
기수도 한참 윗줄에, 개인적인 도움을 받은 처지라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곧이어, 큐앤지 소속 매니저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솔라를 담당하는 정수호 매니저입니다."
"네, 반가워요. 구현석 PD입니다."
"만나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영광은 무슨."
구 PD는 상대와 시선을 마주하는 순간 이미 눈치 싸움을 시작했다.
솔라의 인지도면 출연은 당연히 확정.
방송 분량과 순서를 결정하는 자리였다.
'탑아이돌에 무조건 섭외해야 해.'
확답을 받으려면 어중간한 조건으로는 안 되겠지.
아예 처음부터 강한 먹잇감을 뱉어낼 생각이었다.
"엔딩 뮤비, 솔라 곡으로 틀어 드릴게요."
"???"
곧이어, 주변에서 대기 중인 매니저들 사이에 웅성거림이 발생했다.
최근에 복귀한 탑 가수가 없어서 가능한 제안이었지만.
오직 한 팀에게만 주어지는 뮤비 송출권을 내어 줬으니.
"이번 주 방송분량 10분.... 아니, 12분 드릴게요."
"아...."
역시나 쉽게 만족할 리가 없었다.
최소한 이 정도는 던져줘야겠지.
"그리고 이번 주에 오프닝 무대 서시죠."
".... 롸?"
주변의 매니저들은 갑자기 스마트폰을 들더니 각자 상사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음방 1위 후보 두 팀을 제외하면 가장 주목받는 스테이지.
갓 데뷔한 신인 걸그룹에겐 굉장히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대신, 엔넷 탑아이돌에 솔라 출연만 확정해 주시죠."
"저기, 피디님."
"혹시 부족하세요?"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오케이!"
큐앤지 레이블, 역시 쉬운 상대는 아니구나.
드림 에이전시랑 합치더니 덩치가 커졌어.
"그럼 2주 연속 오프닝 무대를 보장해 드리죠."
"???"
주변 매니저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점점 커져만 갔다.
특히, 대형 엔터의 매니저들은 그야말로 비상사태였다.
"설마 아직도 부족하세요?"
"아뇨, 진짜 그런 게 아니라."
"이게 마지막입니다."
서바이벌에 유망주를 내보내는 조건.
큐앤지가 여기서 만족할 리는 없었다.
"3주 연속 오프닝 무대, 더이상은 안 됩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좋네요. 혹시 오늘까지 공 실장님 컨펌을 받을 수 있을까요?"
"넵! 걱정하지 마십쇼."
"다행이군요."
뮤직스타에서 3주간 주요 무대를 내어주었지만.
예능국 전체를 생각하면 절대 손해가 아니었다.
'후우, 좋은 거래였다.'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안심 쿨거래.
큐앤지는 생각보다 훨씬 깔끔했다.
"저기, 피디님."
"네. 말씀하세요."
"사실은 원래 탑아이돌에 출연하려고 했습니다.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그래요."
마지막엔 자존심을 지켜주는 센스.
역시 프로끼리는 통하는 게 있었다.
"그렇게 말씀해주니까 마음이 편하군요."
".... 진짠데."
구 PD는 머리를 긁적이며 사라지는 매니저를 보면서 선배에게 톡을 보냈다.
[솔라 섭외 완료입니다 선배님 ^^]
[easyyyy~~~]
머지 않아, 매니저들 사이에서 잔잔하게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데뷔하자마자 음방에서 오프닝 무대를 차지한 대형 신인.
솔라의 첫 번째 고정 예능 <탑아이돌> 출연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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