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 산장 게임 오픈(1)
임드림은 느긋하게 침대에 누워 TV를 켰다.
“…오늘이다.”
바로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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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트] 네온들 오늘 문투 꼭 참여
#0001로 꼭!
도둑 GAME으로 1위 하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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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GAME이 활동 첫주부터 1위 후보에 들었기 때문이다. 이건 놓칠 수 없는 기회. 그래서 임드림은 열심히 투표에 임했다.
방송에서 네스트 이야기가 나오자 임드림은 눈을 부릅뜨고 화면을 쳐다보았다.
[MC : 오늘 첫째 주 1위는! 네스트입니다! 축하합니다.]
도둑 GAME이 1위를 받았다.
“헉!”
[MC : 네스트분들의 1위 수상 소감을 들어볼까요?]
종이 꽃가루가 터지더니 네스트가 활짝 웃으면서 앞으로 나왔다. 그러자 정진이랑 이든이가 울먹거렸다.
“이든이 울어…….”
임드림의 눈가에도 점차 눈물이 고였다. 이든이가 처절하게 눈물을 쏟아내며 마치 처음 1위를 한 것처럼 울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마이크를 꼭 쥐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
[주이든 : …어, 어. 우리 네온들! 정규 앨범 정말 열심히 준비했거든요… 이 상에 먹칠하지 않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네온들, 사랑해요!]
그동안 울지 않았던 정진이가 이든이의 소감을 듣고 눈물을 또륵 흘렸다.
[이정진 : 흑…….]
정진의 짧고 고운 울음에 주변 팬들이 빵 터졌다.
[이정진 : 나 대신…….]
눈물이 얼굴을 범람하는 바람에 정진의 마이크가 나비에게로 옮겨졌다.
[범나비 : …제가 대신 소감을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비는 주섬주섬 정진의 바지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냈다.
[범나비 : 이거 정진 형이 적은 소감이거든요.]
그러더니 나비가 종이를 펼쳐서 읽었다.
[범나비 : 계절이 변해도, 시간이 흘러도 우리를 지켜주는 네온이 있어 우리는 행복합니다. 1위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네온.]
마지막으로 목현이가 눈짓하자 멤버들이 팬들을 향해서 절을 했다. 임드림은 쥐어뜯을 것처럼 머리카락을 잡으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억눌렀다. 앞으로 네스트 아니면 덕질 못 해.
[와아아아악!]
네온의 환호성에 네스트는 일어나서 웃어주었다.
[화목현 : 정말 감사합니다.]
엔딩 무대가 남은 시점.
[정요셉 : 오늘은 나비 혼자 부르기로 했거든요?]
[범나비 : 제가요?]
[정요셉 : 우리 네온들, 귀 활짝 열고 들어봐요.]
또 막내몰이. 임드림은 막내몰이가 좋았다. 나비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형들을 쳐다보았다.
[범나비 : …그럼 준비 좀 하겠습니다.]
준비하겠다는 나비는 넥타이를 풀면서 마이크를 들었다.
[범나비 : 네온들, 너무 기대하지 마요. 저 못 부를 수도 있어요.]
못 부른다고 말하는 사람 중에서 못 부르는 사람이 없던데. 임드림은 기대하면서 나비의 엔딩 무대를 보려고 했는데,
“뭐야?”
그 순간 음악 방송이 끝났다. 임드림은 역정을 내며 인상을 썼다.
“미친.”
다른 네온들도 마찬가지로 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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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트] 아니; 나도 보고 싶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
나비 노래 부르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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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X같은 음악 방송
-나도 듣고 싶은데ㅠ
-현장에 간 팬들 영상만 기다려야 할 듯
몇 분이 지나고 현장에 간 팬들의 영상이 우후죽순 올라와서 임드림은 바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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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범나비 #네스트 #존나잘부름]
@범나비 노래 잘 부르는 편?
@ㅋㅋㅋ범나비 못 불러
범나비 노래 잘 불러? → 이 영상을 봐라
범나비 노래 못 불러? → 응, 제발 이 영상 좀;
(범나비엔딩_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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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이지…….”
최근 나비는 얼굴 없는 가수로 인지도를 쌓아서 그런지, 빠른 속도로 SNS에 영상이 퍼지기 시작했다.
-뭐야 오징어 아이돌이었음?
-발음 시발 미쳤네 자막 없어도 잘 들림
-ㅋㅋㅋㅋㅋㅋㅋ오 오징어다
-실제로 듣는 건 처음인데 음색 좋네
-잘 부른다 ㅁㅊ
-얘가 얼굴 없는 가수 오징어라고? 별명 바꿔라 ㅅㅂ 존잘
나비가 얼굴 없는 가수로 눈도장을 찍고 난 뒤라서 그런지, 나비의 색다른 모습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임드림이 나비의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 벅차오름을 느끼던 찰나, 갑자기 네스트 공식 너튜브에 알림이 떴다.
[산장 GAME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라는 제목으로 말이다.
“투네 나왔잖아?”
세계관에 환장하는 임드림은 저 문구를 보며 심장이 뛰었다.
“오타쿠 티 나면 안 되는데…….”
‘산장 GAME의 비밀 1화’ 영상을 클릭하니 이미 네온들이 들어와 있었다.
-뭐야?
-투두 네스트인가?
-갑자기 이 시간에 올라온다고?
네온들이 의문만 남기고 있는 와중에 공식 SNS에 하나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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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트]
안녕하세요. 리더 화목현입니다.
투두 네스트는 일주일 먼저 올라갑니다.
제작진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영상 즐겁게 봐주세요.
저희도 영상 지켜보고 있습니다! :)
이건 서비스 사진^^
(단체_사진_jpg)
(차에서_자는_요셉_정진_사진_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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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덕질인가? 임드림은 벅차오르는 감정에 심호흡을 가다듬었다.
-투네 제작진! 투네 제작진! 투네 제작진! 투네 제작진!
-(머리 박기)
-최고다! 최고다!
-투두 네스트 제작진분들 네스트랑 헤어지지 말아요
요즘 투두 네스트의 조회수는 200만 정도로 상승세였다. 공포 콘텐츠를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들어왔는지 외국인들의 댓글이 인기 댓글을 점령한 상태였다.
-투두 네스트는 완벽합니다. 네스트가 사랑스럽습니다.
-하하. 이 영상 재밌어.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화면에 하얀 글씨가 떠올랐다.
[산장 게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ㄷㄱㄷㄱㄷㄱㄷㄱ
-뭐지 저게
-????
-산장 게임?
그러더니 검은색 화면에 나비의 얼굴이 떠올랐다. 갑자기 건장한 남자 두 명이 나비의 양팔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갔다. 거친 숨소리와 거칠게 흔들리는 화면에 임드림은 눈을 껌뻑였다.
쾅!
나비가 안대를 벗으면서 자신이 도착한 공간을 확인했다.
-뭐야?
-방?
댓글창과 동시에 나비도.
[범나비 : …여긴 어디야?]
의문을 표했다. 그러자 화면이 분할되면서 다른 멤버들의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거 추리네.”
임드림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오타쿠의 본능으로. 척하면 척.
[주이든 : 살려주십쇼!]
[정요셉 : 여기가 어디야?]
[화목현 : 겜손실 오는데…….]
[이정진 : 내 카메라 어디로 갔어? 이거 찍어야 하는데.]
그리고 각자 방에서 한 번씩 말을 꺼냈다. 그때였다.
[T : 당신들을 초대한 T라고 합니다.]
“T?”
얼굴 밑으로 검은색 장갑을 낀 남자가 마이크에 대고 산장 게임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추리다
-추리 넘 좋아
T가 말했던 카드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개의 카드만 찾았는데 방문이 열렸다.
중앙에 시체가 있다는 말에 나비가 먼저 시체를 살펴보았다.
-와
-리얼한데?
-실제 사람 아님?
-ㅁㅊ
그때였다. 용의자들이 중앙으로 모였다.
[범나비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자막으로.
[용의자 : 주이든(39)
특징 : 산장지기]
-산장지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피지컬이 좋아서 등산복 아닌 줄ㅋㅋㅋㅋㅋㅋ
지팡이를 들면서 주변을 둘러보는 주이든의 표정은 순진해 보였다.
[화목현 : 프로게이머이자 스트리머입니다.]
[용의자 : 화목현(32)
특징 : 프로게이머, 스트리머]
화목현은 안경을 낀 채 댄디룩을 입고 있었다.
[정요셉 : 안녕~?]
[용의자 : 정요셉(41)
특징 : 재벌 2세의 친구]
하얀색 와이셔츠를 입은 요셉의 목에 호랑이 문신이 살짝 엿보였다.
“내 취향!”
넥타이를 푼 상태인 요셉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인사하는 모습은 임드림의 취향을 저격했다.
“…미친 거 아니야?”
저런 캐릭터가 사람 미치게 만들던데.
-요셉아ㅠㅠㅠㅠㅠㅠ
-미친
-시발 날 죽여라
이제 정진이의 차례가 왔는데.
[이정진 : 안녕하세요! 징징이 여러분!]
[용의자 : 이정진(29)
특징 : 너튜브 브이로거]
깔끔하게 후드티랑 청바지를 입은 정진이는 대학생처럼 보였다.
-징징이 실화?ㅋㅋㅋㅋ
-정에서 징으로 바뀐 건데 왜 웃기지?
-우리 정진이 귀엽다…
카메라가 없지만 정진이는 카메라가 있는 척을 하면서 인사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인,
[범나비 : 안녕하세요. 탐정입니다.]
[용의자 : 범나비(35)
특징 : 탐정 사무소 탐정]
-엥 탐정도 용의자임?
-뭐야
-탐정이 제일 수상해 보이는데?
-이러면 탐정이 제일 수상하지 않나?
임드림도 탐정이 제일 수상했다. 원래 추리 프로그램에서 탐정은 용의선상에서 벗어나 있는데 말이다.
[범나비 : 증거를 봐야 하는데. 누구 방부터 볼까요?]
네온들도 다섯 명의 용의자가 있던 방을 샅샅이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정진의 방에 재벌 2세의 일기장이 있다며 그곳으로 장소를 옮겼다.
[주이든 : 재벌 2세가 일기장도 쓰네요?]
[정요셉 : 일기장 무시해?]
[주이든 : 에이, 그건 아니죠.]
그리고 목현이가 나비에게 질문했다.
[화목현 : 그런데 탐정님도 용의자인가요?]
[범나비 :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화목현 : 그렇군요.]
자연스럽게 요셉이가 일기장을 들었다.
[정요셉 : 제가 읽을게요?]
일기장을 읽자마자 모두가 인상을 찌푸렸다.
[정요셉 : 협박 편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재벌 2세가 화내는 장면이 튀어나왔다.
[재벌 2세 : 나를 협박해? 미친 새끼가…….]
재벌 2세는 곧장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더니 화난 말투로 대화했다.
[재벌 2세 : 알겠지? 협박 편지를 보낸 이를 꼭 찾아.]
그렇다면 협박 편지를 보낸 사람이 재벌 2세를 죽였나? 보통 이런 추리 프로그램을 보면 처음에 나온 증거는 쓸모가 없던데.
임드림도 자연스럽게 산장 GAME에 몰입했다.
[화목현 : 저는 재벌 2세를 살해하지 않았습니다.]
[정요셉 : 농담이지. 그걸 굳이 믿어?]
[화목현 : …하.]
[정요셉 : 그렇게 인생 살면 재미없다~]
요셉의 방으로 가자 침대 밑에서 큰 상자가 나왔다. 그곳에는 핸드폰이 있었는데, 재벌 2세와 나비가 주고받은 문자와 영상이 나타났다.
[▲ 범나비는 핸드폰의 내용을 기억합니다.]
“오…….”
임드림은 짧게 감탄했다. 진짜 게임처럼 연출해서 영상 퀄이 좋았기 때문에.
[화목현 : 이번엔 우리가 찾은 카드를 확인해 볼래요?]
카드를 확인하자는 제안에 나비가 자신의 카드를 보면서 눈을 껌뻑였다. 자신이 카드 하나를 빼먹었다면서.
[범나비 : 제 방에 있는 노트북에 동영상이 있는데 그거 보실래요?]
그러면서 나비는 카드를 찾겠다고 했다. 나비의 방에 용의자들이 모였고, 다 같이 노트북의 동영상을 확인했다. 별거 없는 영상이라 여겼는데, 이정진의 눈이 작업표시줄로 향했다.
-어? 파일!
-파일이 하나 더 있다?
[이정진 : 작업표시줄이 이상한데?]
-컴터를 자주 쓰는 정진이가 찾았네
-ㅋㅋㅋㅋ파일이 두 개인 거 처음 앎
그리고 노트북 밑에서 질식사 카드를 얻는 동시에,
[이정진 : 여기를 주목해 주세요.]
동영상을 클릭하자 재벌 2세가 질식사하는 모습이 블러 처리가 되어 나왔다.
[▲ 모든 용의자가 재벌 2세의 죽음을 기억합니다.]
목현은 자신의 방에 있던 사망진단서를 보여주었다. 이로써 재벌 2세의 죽음은 질식사 때문인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누가 재벌 2세를 죽였는지는 알 수 없어 난관에 돌입할 때였다.
[T : 새로운 문이 등장했습니다.]
새로운 문이 등장하자마자 실시간 스트리밍 채팅창에 투표창이 올라왔다.
-[용의자 1차 투표
화목현
이정진
정요셉
주이든
범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