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아이돌의 1군 가이드-165화 (165/235)

165. 방송 어그로

이서혁이 자기 옆에 있는 경비원에게 질문했다. 카메라 앵글이 경비원을 잡자 흐릿했던 화면이 선명해지더니, 그곳엔 이든이가 있었다.

-??????

-언제 이든이가 박물관 밖으로 나온 거야

[주이든 : 아니요. 모릅니다.]

[이서혁 : 한 번도 못 봤습니까?]

[주이든 : 네… 제가 달려가니 이미 청룡자기는 도둑맞은 후였습니다.]

이서혁은 이번에도 허탕이라는 듯이 허리에 손을 얹었다.

[이서혁 : 또!]

이서혁이 하늘을 쳐다보는 순간이었다. 카메라가 위로 올라가면서 하늘을 찍었다.

[이서혁 : 저게 뭐야?]

하늘에는 독수리 모양 로고가 박혀 있었다. 이서혁이 저기로 가자고 외치자 모든 경찰차가 박물관을 빠져나갔다. 그러자 이든이가 바닥에 있는 카메라를 보면서 손을 흔들었다.

[주이든 : 여러분, 도둑 게임을 시작하시겠습니까?]

박랜서는 너튜브에서 나가지도 않고 멍하니 화면만 쳐다보고 있었다.

“끝난 거 맞지?”

라이브 방송이 끝났는데 아직도 채팅창에는 댓글이 올라오고 있었다.

-도둑 게임?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박랜서도 모니터 화면을 보면서 눈을 껌뻑였다.

“도둑 게임.”

그리고 너튜브에 짧은 티저 영상이 떴다. 도둑 GAME이라는 독수리 모양 로고가 떠오르는 10초짜리 영상이었다.

마지막 부분에는 ‘도둑 GAME 정규 앨범 30일’이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30일?

-큰 거 오나?

-정규 앨범!?!?!?

-독수리가 이번 앨범 로고인 듯

-이렇게 정규 앨범을 홍보하네

-돈 냄새 난다 ㅅㅂㅅㅂ

노래 선공개도 아니고. 라이브 방송으로 어그로를 끄는 방법을 선택하다니. 그제야 박랜서는 현실 감각이 돌아오면서 헛웃음을 터트렸다.

“…이야.”

사실 다음 앨범이 나온다는 떡밥은 있었지만, 언제 앨범이 나올지는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앨범 홍보를 하다니? 박랜서는 기쁨의 아우성을 내지르고 싶었다.

“으아아악!”

박랜서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라이브 방송의 여운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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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트] 작은 떡밥이 아니라 큰 떡밥이 터져서

허겁지겁 다 먹는 중임 ㅅㅂ

그것도 새벽에 터져서 밤새울 듯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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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하필 새벽 2시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직장인은 죽어요

└ 뭐 하루 밤새운다고 죽는 건 아니니까

-다행히 금요일이라서 잘 수나 있지 휴 심장

└ 금요일 아니었으면 울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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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트] 도둑 GAME이 정규 앨범 타이틀인가

독수리는 무슨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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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앨범 컨셉이고 독수리는 애들 컨셉인 듯?

└ 이거다 ㄷㄷ

└ 이거네

-왜 한글로 게임이 아니라 GAME일까?

└ 나도 이거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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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트] 이거네라는 말밖에 못 하는 사람 나임

넹들이 주는 떡밥 해석 보면서

이거네 이거네 하면서

주워 먹기 일쑤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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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야?

└ 너두?

└ 나두~

-넹들 해석 플라워 때부터 엄청났지

└ 그때 해석본 보면서 미친 줄 알았다니까 ㄷㄷ

└ 플라워 해석 돌았음

└ 거의 맞혔잖아

-벅차올라서 이거네밖에 못 하는 중ㅋㅋㅋ

└ ㅇㅈ

└ 벅차다 얘들아ㅠ

박랜서는 네스트의 컴백 떡밥만으로도 심장이 떨렸다.

‘…몇 개월 만이야.’

런엑스런을 낸 후로 6개월 동안 떡밥이 없어 심심했다. 멤버들의 개인 방송 활동만 있어서 굶주렸던 나날.

“이제부터다.”

박랜서는 분주하게 다이어리를 펼쳐 30일에 빨간색 동그라미를 쳤다. 이날이 네스트의 정규 앨범 컴백이다.

* * *

라이브 방송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 나는 침대에 눕지 않고 팬들의 반응을 확인했다.

-드디어! 드디어! 정규 앨범!

-몇 곡이나 들고 올까

-라이브 방송 갑자기 재밌다ㅋㅋ

-이런 라이브 방송은 언제나 환영이야

팬들의 반응은 확실히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와 이런 신박한 어그로 괜찮네

-ㅋㅋㅋㅋㅋㅋㅋ오~ 존잼~

-뭔가 팬들은 좋아할 것 같다

이번 라이브 방송이 재밌다는 반응이 열렬했다.

-억까들도 깔 만한 게 없는 듯함ㅋㅋ

└ 그나마 국뽕?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 어디서 국뽕을?

└ 청룡자기인가 ㅋㅋㅋ 우리나라에서 만든 도자기라고ㅋㅋㅋㅋ

└ 억지 국뽕 만들기ㅋㅋㅋㅋㅋㅋ

청룡자기를 국뽕으로 엮어서 욕을 하긴 했지만.

-원테이크임?

└ ㅇㅇ

└ 헐 원테이크인 줄 몰랐음

└ 라이브 방송 끝나고 설명에 ‘원테이크’라고 적혀 있더라 ㅋㅋㅋ

원테이크로 진행된 만큼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이든아, 다시 봤는데 잘했더라.”

“나 아직도 심신 미약 상태잖아.”

옆에서 주이든의 말을 정요셉이 받아쳤다.

“싱싱한 미역 같은데.”

“아니거든. 진짜 심신 미약 상태라고.”

주이든은 바닥에 드러누워 말을 쏟아냈다. 너무 부담감을 줬나 싶었더니 주이든은 원테이크를 해냈다는 해방감에 눈물이 났다고.

“싱싱한 미역 씨,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정요셉이 주먹을 쥔 손을 주이든에게 갖다 댔다.

“원테이크로 이루어진 라이브 방송을 한 소감 말입니까……? 이걸 실패하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한 채로 임했거든요. 근데 눈을 뜨니까 성공적으로 끝나 있어서 안심했죠.”

“멋지다! 멋지다!”

정요셉이 큰 소리가 나도록 박수를 쳤다. 주이든이 우쭐한 표정을 짓자 이정진이 주이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이든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잘 보여서 좋았어. 특히 이든이가 채팅창을 잘 보더라. 나는 뮤비 감독님이 채팅창을 보여줘도 정신이 없어서 눈에 잘 안 들어왔어.”

“크흠… 내가 채팅창을 좀 잘 보긴 하잖아.”

“그때 느꼈지. 역시 이든이가 이번 정규 앨범에 제격이라고.”

칭찬 폭격에 주이든의 광대가 불그스레해졌다. 나도 이정진의 말에 동감했다. 그래서 주이든을 칭찬하려고 대화에 끼어들었다.

“이든 형.”

내 목소리에 주이든의 눈썹이 까딱였다.

“어? 왜? 이 기분을 즐기고 싶은데.”

“잔소리하려는 건 아니고. 잘했다고요.”

“…뭐야.”

“잘했다는데 반응이 영 싱거운데요?”

“…고맙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이번에는 정요셉에게 일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 물어보았다.

“내일 드라마 촬영하러 간다면서요. 컨디션은 괜찮아요?”

“컨디션은 괜찮지.”

이정훈이 나온 분량을 다시 찍는다고 알려진 순간, 대작이라고 소문이 났던 THE END에 흠집이 났다는 기사가 떴었다.

이정훈이 연기를 잘해서인지 그 분량을 그대로 쓰자는 말도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황민 감독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배우는 쓰기 싫다며 강경하게 나왔다.

“안 힘들어요?”

“힘들긴~ 나는 오히려 좋아. 서혁 형이 왔으니까.”

“아, 그렇긴 하죠.”

“서혁 형이 연기를 잘하더라. 연기 합을 맞추는데 내가 좀 밀리는 기분도 들었어.”

이서혁이 나온 드라마는 본 적이 없어서 연기를 얼마나 잘하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정요셉이 연기를 잘한다고 하는 거라면 꽤 잘하겠지.

“드라마 덕분에 서혁 형이랑 뮤직비디오 계약도 했잖아~”

플렉스 드라마 시리즈와 동시에 영화까지 계약하는 바람에 이서혁한테 출연을 부탁할 수 없었다. 김연호도 이서혁은 시간이 없어 뮤직비디오 출연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지만.

정요셉이 이서혁과 대화를 한 뒤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서혁은 바로 승낙했다고.

화목현이 정요셉의 등을 토닥이며 엄지를 들었다.

“요셉이가 해냈지.”

“그렇지. 이 내가 해냈지~ 목현 형이 뭘 아네.”

그래서 우리는 이서혁의 스케줄에 맞춰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문제는 컨디션 조절이 아닐까.

“그런데 나비야…….”

“네?”

화목현의 말에 멤버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했다.

“너도 몸을 챙겨야지.”

“저요? 저는 괜찮은데요.”

“얼굴이 안 좋은데?”

“…제가요?”

“거의 못 쉬지 않았어?”

내가 못 쉬었다고?

“하긴 우리 막내가 제일 못 쉬었지~”

“…에이, 그래도.”

‘쉬었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기억을 곱씹었는데.

‘안 쉬긴 했네.’

러브 오버 뮤비를 만들고 나서 일들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Bee 듀엣 무대도 하고, 연말 무대도 하고, 연말이 끝나자마자 이정진과 정규 앨범을 만들었다.

‘틈틈이 운동도 했는데.’

체력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아서 화목현과 같이 헬스도 다녔다. 그렇게라도 해야 일에 지장이 안 갈 것 같아서.

“범나비, 쉰 적은 있냐?”

“…어, 숙소에서는 쉬었는데.”

숙소에서는 쉬긴 했다고 생각했는데,

“안 쉬었어.”

이정진이 아니라며 태클을 걸었다.

“내가 룸메이트였잖아. 맨날 멤버들 개인 예능 활동 체크하다가 자던데. 잘 시간도 부족해서 밤새운 적도 많지 않아?”

“…그랬나요.”

사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모른다.

“다크서클 봐.”

화목현이 검지로 내 다크서클을 가리켰다. 다크서클이 심한가? 근처에 있는 거울로 다가가서 눈 밑에 있는 다크서클을 확인했다.

“…오, 심하네.”

마치 그림자처럼 까맣다. 심하긴 심하네… 이러니까 화목현이 걱정하지.

“막내가 잠을 잘 안 자.”

“…어.”

“불면증이 있는 거 아니야?”

“원래 잠은 잘 안 자서.”

잠은 죽어서 자는 거라는 말도 있지 않나.

“범나비! 잠은 제대로 자!”

“괜찮아요.”

“저 고집불통!”

…뭐, 고집불통?

“인정해요.”

“인정하면 사람 말 좀 들어.”

어차피 죽지도 않는데, 뭘. 그렇게 멤버들의 잔소리를 들으면서 몸을 일으키는데,

“어?”

갑자기 몸에 힘이 빠지면서 코에서 뭔가가 주르륵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범나비!”

“코피가 흐르잖아!”

“코피요?”

거울을 보려는데 몸에 힘이 빠져서 일어나기가 버거웠다.

“막내야…….”

이정진이 나에게 다가와 몸을 확인했다. 잠깐만, 그러고 보니 이정진의 트라우마가 나잖아?

“…형, 저 괜찮…….”

“너…….”

이정진의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손가락을 떨었다.

“코피부터 닦자…….”

하긴 이정진은 멤버들이 아픈 것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긴 했지.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시스템창이 나타났다는 거였다.

「문제 26, 이정진의 우울함 낮추기! (97%)

페널티:동생에 관련된 트라우마로 작곡을 그만둠

정답 풀이:미래의 힌트 4조각」

…페널티를 보고서 인상을 찌푸렸다.

‘동생에 관련된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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