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아이돌의 1군 가이드-161화 (161/235)

161. 안무 특훈(2)

“목현 형에게 미션을 주는 거죠.”

“오~ 눈썰미가 좋은 우리 막내 씨의 대답이었습니다. 왜 미션을 주자는 생각을 한 걸까요?”

1시간 동안 연습한 안무를 보고 심사하겠다는 미션에 화목현은 실수가 없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화목현 씨는 선생님이 있어야 하는 타입 같다고 느껴서요.”

“와! 그걸 알아내시다니. 통찰력이 대단하시네요?”

“그런가요?”

옆에서 정요셉이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감탄했다.

“목현 씨가 연말 무대에서도 단기간 숙제라고 했더니 안무를 빠르게 외우긴 했잖아요?”

화목현도 그 말에 인정했다.

“어, 맞아. 그랬어…….”

그래서 연말 무대 안무를 잘 외웠구나.

“그리고 목현 씨! 연말 무대에서 실수도 없었잖아?”

이게 다 타임 어택이 있어야 하는 거였군.

“나비랑 요셉이 말처럼, 나는 진짜 제한 시간을 줘야 하는 타입 같아…….”

깨달음을 얻은 화목현의 얼굴에서 미소가 번졌다.

【화목현의 예민함이 낮아집니다. (8%)】

낮아져서 다행이네.

정요셉이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우리 막내, 수고가 많아.”

“…제가 돈을 받아야 할 것 같은데요.”

“어, 그것도 많이~”

다시 노래를 틀어달라는 화목현의 부탁에 노래를 틀었더니 화목현이 혼자서 춤을 췄다.

“어! 거울 앞에서 춤을 추니까 안무가 기억나….”

예민함이 점점 낮아지면서 화목현의 얼굴에 자신감이 붙었다.

【화목현의 예민함이 낮아집니다. (4%)】

벌써 4%만 남은 시점에서 나는 정요셉의 손목을 유심히 살폈다.

“형은 팔찌 꼈어요?”

“어, 누가 주셨는데~ 당연히 꼈지~”

정요셉이 소매를 위로 올리자 바로 화목현의 어머니가 준 은색 팔찌가 나타났다.

“드라마 촬영이 있을 때 빼고는 항상 차고 있어~ 이걸 차고 있으면 혼자 있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차고 다닐 땐 힘들지 않아?”

“힘들긴. 팔찌가 무슨 10kg도 아니고.”

서서히 화목현의 기분이 좋아지는지 올라갔던 입꼬리가 돌아오고 있었다.

【화목현의 예민함이 낮아집니다. (1%)】

드디어 1%만 남은 상태에서 나는 은색 팔찌를 꺼냈다.

“목현 형도 보여줘요.”

“자, 나도 보여줄게.”

그대로 사진을 찍어서 팬들에게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목현 형, 이 모습 네온들한테 보여줘도 될까요?”

“우리가 팔찌 끼고 있는 사진?”

“네.”

“마음대로. 나는 좋지.”

그때였다. 연습실의 문이 열리더니 이정진과 주이든이 등장했다.

“뭐야! 나 빼고 뭐 해!”

“진짜로 뭐 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우리를 보면서 무슨 계략이라도 꾸미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주이든은 씩씩거리면서 다가오고, 이정진은 노트북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우리에게 다가와 팔찌를 쳐다보았다.

“팔찌는 왜?”

“아, 팔찌 사진 찍으려고 그랬어요. 팬들한테 보여주려고요.”

“그럼 나도 같이 찍어.”

이정진도 왼손 손목에 팔찌를 꼈는지 손목이 반짝였다.

“어! 나도 꼈어! 나도!”

뒤늦게 주이든도 팔찌를 보여줘서 나는 카메라를 켜서 자세를 잡았다. 팬들한테 이런 팔찌도 맞췄다고 하면 좋아하겠지.

‘각도 조절하고 팔찌가 잘 보이도록…….’

팬들한테 알려줘야지. 이런 팔찌가 있다고. 이런 거 하나하나 알려주면 팬들도 좋아하니까.

카메라에 다섯 명의 팔찌를 찍으며 공식 SNS에 올릴 준비를 했다. 사진을 올리기 전 김연호에게 먼저 톡을 보낸 뒤 컨펌을 받았다.

(김연호) 올려도 돼.

곧장 이대로 공식 SNS에 팔찌 사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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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트]

#네온 #언네사

언제나 사랑하는 #네온

오랜만에 사진을 올립니다.

얼굴 사진이 없어서 미안해요.

(단체_팔찌_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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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네온의 반응이 올라왔다. 대부분 팔찌가 예쁘다는 댓글이었다. 그 반응에 화목현의 입가에 완벽한 미소가 그려졌다.

“안무 빨리 외울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요?”

“응.”

몇 초 뒤, 시스템이 완벽한 0%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화목현의 예민함이 낮아집니다. (0%)】

예민함이 낮아지면서 화목현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화목현의 예민함이 낮아졌습니다.】

【정규 앨범 활동이 끝날 때까지 화목현의 안무 습득 능력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화목현의 상태:(-`д´-) 리더 모드 ON】

리더 모드가 발동한다고?

【미래의 힌트 2조각을 얻었습니다.】

[정답, 화목현의 예민함을 낮췄습니다!

풀이:화목현은 어머니에게 제안을 받을 뻔했습니다.

그 제안은 바로, 계약이 끝나자마자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가는 것.

내일까지 화목현의 예민함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어머니는 화목현의 목소리로 기분을 알아차려 이러한 제안을 했을 것입니다.]

…허, 내일까지 예민함을 낮춰야 했군. 안 그랬으면 다음 계약은커녕 네스트는 뿔뿔이 흩어질 뻔했다.

“자, 이제 다 모였으니까 안무 외울까?”

“어?”

오늘은 안무를 외우는 날이 아닌데? 잠깐만.

“내가 안무 다 외웠잖아.”

“형, 잠시 쉴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주이든이 내일 하자고 제안을 했으나 화목현은 강경했다.

“너희들이 왔으니까 안무 디테일을 잡아야지.”

이건 아니다. 쉬고 싶다.

“형, 나 방금 일하고 왔어! 내일 한다며!”

“우리 맨날 음악 방송 촬영하고 와도 안무 외우잖아.”

“그거랑 이거랑은 다르지!”

리더 모드 ON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이번 주는 힘들다. 안 된다. 쉬는 시간도 있어야 하기에 나는 손을 들어 말했다.

“…목현 형, 오늘 룸메이트도 뽑는다고 그랬잖아요.”

“아, 그랬지. 룸메이트.”

화목현이 고민에 휩싸이자 나머지 멤버들이 나한테 잘했다는 신호를 보내주었다.

“그래도 시간은 많지 않아?”

“이번 주에 뮤직비디오도 찍잖아요.”

“아, 맞네. 뮤직비디오 찍지. 그럼 시간이 없긴 하네.”

제발 화목현의 입에서 쉬자는 말이 나오면 좋겠지만,

“그러면 더 빡세게 맞춰야지.”

내가 원하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아~ 목현 형~! 쉬엄쉬엄하자.”

정요셉이 뒤에서 손바닥을 비비면서 부탁했지만 이미 굳게 다짐한 화목현의 마음은 꺾이지 않았다.

“한 번이라도 해보자.”

“아아!”

“이든아, 앙탈 부리지 말고.”

라디오 방송이 끝나자마자 달려온 주이든은 힘든 표정을 숨기지 않고 중앙에 앉았다.

“그럼… 얘들아, 안무 빨리 맞추고 끝내자.”

이정진의 말에 나는 노래를 틀고 앞에 섰다. 자신감이 붙은 화목현이 소리쳤다.

“조금만 디테일 잡고 시작하자!”

쉬고 싶다.

* * *

멤버들은 얼추 각도를 맞추며 춤을 췄지만 화목현은 그게 아니라서 30분만 하면 되는 걸 2시간이 걸렸다.

‘몸이 녹초가 됐어.’

거의 파김치나 다름이 없는 몸을 일으켜 소파에 앉았다.

“이제 나 거실에서 벗어나는 건가.”

주이든이 소파에 등을 기대더니 아련한 눈으로 거실을 둘러보았다.

“이제 거실을 독차지할 수 있는 주이든의 시대는 갔지~”

“뭐래, 정요셉. 원래부터 내 시대가 아니었다니까.”

“맨날 거실에서 TV로 영화 봤잖아~”

“너도 보면 되잖아.”

“이든이가 보는데 어떻게 봐~”

또, 또 싸운다.

화목현이 종이에 숫자를 적으면서 설명해 주었다.

“나랑 요셉이가 있는 방이 1번, 정진이랑 나비가 있는 방이 2번, 거실은 3번. 자! 뽑아!”

화목현이 숫자가 적힌 종이를 바닥에 던지자 멤버들이 종이를 하나씩 가져갔다. 나는 마지막으로 종이를 가져왔고.

제일 먼저.

“…어! 나는 1번!”

주이든은 1번.

“이든아, 나도 1번.”

이정진도 1번.

“정진이랑 이든이는 1번 방에서 자면 되겠네.”

그리고 정요셉이 종이를 펼치자 눈이 커졌다.

“뭐야~ 나는 2번이네.”

“2번?”

그리고 나랑 화목현은 동시에 종이를 펼쳤다.

종이에는 2번이라고 적혀 있었다.

‘…2번?’

짐을 뺄 이유가 없었는데? 괜히 뺐다.

“나는 거실이네.”

화목현은 거실로 짐을 옮기면 되고.

“드디어 우리 막내랑 같은 방을 쓰네?”

“그러게요.”

“왜 기가 팍 죽었어.”

“짐을 다시 넣어야 하는 게 귀찮아서요.”

“아하~”

그러면서 정요셉은 내 어깨에 팔을 두르며 자신만 믿으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형은 잠꼬대도 없고 조용히 자는 편.”

“…예?”

“그렇다고.”

저건 거짓말이다.

차에서 이동하는 내내 정요셉이 코 고는 소리가 제일 컸었다. 잠꼬대도 심한 편이라서 화목현이 힘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귀를 막고 살아야 할 것 같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다시 짐을 옮겼다.

“얘들아, 내일 안무 한 번씩 더 잡고 안무가 선생님이 오셔서 확인해 준다고 했으니까 준비하고.”

화목현은 핸드폰으로 다른 스케줄이 없는지 확인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번 주에 뮤직비디오 찍을 때, 요셉이가 제일 먼저 찍고 빠진다고 했는데 맞아?”

“어, 드라마 촬영이 있어서. 근데 빨리 끝내고 다시 올 것 같아.”

“얼마나 남았는데?”

“한 2화?”

오래 찍긴 하네. 일단 모든 짐을 옮기고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나도 피로를 풀고 싶어서 침대에 누워 이불을 얼굴 끝까지 올렸다.

자려고 했는데 옆 침대에 누운 정요셉이 나를 불렀다.

“우리 막내~”

“왜요?”

“형이~ 고민이 하나 있거든.”

“무슨 고민이요?”

“드라마 촬영, 안 하고 싶어도 해야겠지?”

…응? 이건 무슨 말인가.

잠이 확 깬다. 나는 이불을 내리면서 고개를 돌려 정요셉을 바라보았다. 드라마 촬영 초반 때보다 사람이 초췌해 보이긴 했다.

정요셉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기습적으로 나한테 말할 줄은 몰라서 표정 관리를 하지 못했다.

“…요셉 형, 촬영장에서 무슨 일 있어요?”

“아니, 그게… 드라마 촬영하니까 조금 외롭더라고.”

외로운 게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정말 외로워서 그런 거예요?”

“어?”

“다른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문제였다면 나한테 벌써 말하고 남았다.

“에이, 다른 문제는 없지~”

“다른 문제가 없다면… 형이 외롭다고 할 때마다 전화할게요.”

“…어? 그렇게 해준다고?”

“아니면 인형이라도 드릴까요?”

“내가 무슨 애야?”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러면 뭔데요?”

정요셉이 외로움을 탈 성격은 아닌데 말이다. 내가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보자 정요셉이 두 손으로 얼굴을 쓸며 답했다.

“한 배우가 나한테 이런 말을 하더라고.”

“…네?”

“이건 배우도 아니고 아이돌도 아닌 거 아니냐고.”

정요셉을 갈굴 수 있는 건 우리뿐인데.

“…그때 이후로 NG를 낼 때마다 그 말이 떠올라서.”

“누가 그랬어요?”

“누가 그러긴…….”

“혹시 이정훈?”

어떻게 알았냐는 듯이 정요셉의 눈이 커졌다.

“그 사람이 첫 만남 때 그런 말을 하긴 했거든요.”

“뭐?”

“그래서 이름이 뇌리에 박혔어요.”

“미친 새끼네. 나한테만 그러지, 너한테는 왜 그래?”

나는 정요셉한테 물었다.

“왜 그런 말을 한 거예요?”

“저번에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잠깐 만났거든. 그런데 나한테 대화를 시도하더라고.”

“그랬어요?”

“그때부터 계속 대화가 이어지더니 진지하게 조언해 준다면서 내 정체성을 잘 모르겠다고 말하더라고~”

“정체성이요?”

갑자기 정체성이라니.

“어, 아이돌은 아이돌만 하면 된다면서~”

“그래서요?”

“나 같은 애가 연기에 발을 들이면 자기들은 먹고살 길이 없다면서.”

“…….”

“웃기지.”

연기자는 연기만 잘하면 된다. 드라마에서는 연기력이 곧 개연성이고 재미다. 감독도 정요셉의 연기가 마음에 들어서 출연을 부탁한 건데.

“그냥… 피곤한데 저 말까지 들으니까 기운이 쭉 빨리는 기분이 들더라고.”

“…….”

“나만 혜택을 받는 건 아닌가 하고.”

내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정요셉이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리고 이정훈이 나한테 이걸 줬는데.”

정요셉이 이정훈에게 받았다는 물건은 약통이었다. 이건?

“갑자기 약을 주더라.”

“약을요?”

…촉이 날카롭게 섰다. 저번에 들었던 ‘마약’.

그때 눈앞에 시스템창이 나타나면서 내 촉이 맞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문제 25, 정요셉의 연기력 높이기!

페널티:THE END에서 하차

정답 풀이:미래의 힌트 3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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