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FG 엔터
진짜로 줬는데 팬들은 믿지 못하는 모양이다. 하긴 나 같아도 안 믿을 것 같았다. 그러자 새로운 글이 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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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트] (진짜 인증) 진짜로 교카를 줬다니까?
(나비_셀카_사진_jpg)
(나비_싸인_포카_jpg)
(나비가_택시에_올라타는_사진_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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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네? 어그로인 줄 알았는데?
└ 나비야…
└ 교카 주는 아이돌? 흔하지 않다…
-멤버들이 나비 이상하다고 하더니 정말로 이상하네… 팬한테 교카를 줘?
└ 약간 똘끼가 있나 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
-사실 마늘 축제에서 생마늘 준다고 했을 때도 거짓말인 줄 알았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ㅇㅈ
└ 나도 ㅋㅋㅋㅋㅋㅋㅋㅋ
└ 누가 믿겠냐고요
└ 마늘 주는 아이돌 귀하다
-생활에 밀접한 부분까지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나비야 인정한다 대체 어디까지 줄 생각이니?
└ ㅇㅈ
└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비 이러다가 자기 모든 걸 주겠다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거 괜찮을지도?
└ ㅋㅋㅋㅋㅋㅋㅅㅂ
사실 반응이 괜찮아서 안심하고 있었다. 살짝 어그로는 있지만.
-다른 팬들은 섭섭하겠다ㅠ
└ 뭐가?
└ ㅋㅋㅋ 너 팬 아니지
└ 누가 섭섭해요 이런 거에ㅠ
└ 진짜 어그로ㅋㅋㅋㅋㅋ
└ 우리 아이돌 팬섭 최고라고 생각하지 섭섭하다는 생각 안 함ㅠ
-역시 팬섭은
└ 나비지
└ 나비
└ 울납
섭섭하게 안 느꼈으면 좋겠는데. 커뮤니티에 열중한 탓인지 택시가 정차한 사실도 몰랐다.
“도착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FG 엔터에 도착했다는 말에 택시비를 내고 택시에서 내렸다. 그리고 앨범이 담긴 종이 가방을 꽉 쥔 채로 FG 엔터 앞에 섰다. 곧 FG 엔터 문 앞에서 나한테 손을 흔드는 이남주를 발견했다.
“왔어요?”
“네, 이거.”
나는 이남주한테 앨범이 담긴 종이 가방을 건네주었다.
“꽤 묵직하네요. 들어와요.”
FG 엔터 주변에는 크래프트의 팬들이 있었다. 그분들을 보며 작게 고개 인사를 하면서 이남주가 FG 엔터로 들어갔다.
FG 엔터는 전체적으로 깔끔했다.
“어디로 가는데요?”
“제가 자주 이용하는 라이브 방송 진행하는 공간이요.”
라이브 방송 진행하는 공간이 따로 있네. 그곳에 도달하자 이남주가 문고리를 잡고 나에게 말했다.
“근데 저 혼자 있는 거 아니에요.”
“누구랑 있는데요?”
“윤도랑 같이 있어요.”
“…윤도?”
“네, 크래프트 막내.”
이윤도……?
“괜찮아요?”
“상관없어요.”
이윤도가 있어봤자 그때 그 이윤도가 아닐 테니 딱히 상관은 없었다. 이남주가 문고리를 내리고 들어가자 이윤도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든 채 기다리고 있었다.
“어!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윤도라고 합니다.”
“…저는 범나비라고 합니다.”
“와! 와!”
이윤도가 나한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건네주면서 말했다.
“이거 드세요!”
“감사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받아 들면서 마시려는데 이윤도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마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 것처럼.
“이번에 새로 앨범 나와요?”
“…왜 그걸?”
우리 엔터의 비밀을 빼돌리려고 그러나.
“아! 죄송해요! 실례되는 질문이었나요? 제가 노래를 자주 듣거든요.”
“…아, 그런 거였어요?”
“정말 잘 듣고 있는데 새로운 노래가 또 나오나 싶어서…….”
“나오겠죠. 크래프트는요?”
“저희는 곧 나와요!”
크래프트는 곧 나온다…….
“바쁘겠네요.”
“엄청 바빠요!”
“얼마나 바쁜데요?”
노골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에 이윤도가 눈을 껌뻑였다.
“어떤 노래로 컴백하는지 물어봐도 돼요?”
“…어! 안 돼요!”
“그래요?”
아쉽네. 잘 안 넘어온다.
“제가 우리 앨범 드려도?”
“…절대 안 되죠!”
“제 번호를 줘도?”
“…어? 네?”
…잠깐 망설이는데? 더 파고들까.
“남주 형!”
“놀리지 마요.”
유유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안 그런 척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혼자서 라이브 방송을 준비하고 있던 이남주한테 질문했다.
“나도 라이브 방송에 나와요?”
“아니요. 안 나와도 돼요.”
“그럼 옆에서 구경만 할게요.”
이건 이남주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을 위한 콘텐츠다. 내가 라이브 방송에 나올 만큼 친하다는 티를 낼 필요가 없었다.
“방송 준비 끝났어요.”
라이브 방송 준비를 끝낸 이남주가 나를 보며 말했다.
“목소리는 나와도 괜찮아요. 제가 팬들한테 말해놨거든요.”
…어? 벌써?
* * *
김올팬은 너튜브 알고리즘으로 크래프트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냥 의미 없이 새로고침을 하다가.
“뭐야.”
《네스트 앨범깡! 깜짝 손님이 있어요.》라는 제목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김올팬은 크래프트의 라이브 방송을 눌렀다. 무언가에 홀린 듯이.
잠시 후 채팅을 통해 범나비가 왔다는 소식을 알게 되고는 눈이 커졌다.
“나비가?”
왜? 카메라에 잡힌 이남주가 인사를 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남주 : 오늘 초대 손님이 왔거든요.]
-누구?
-진짜로 네스트는 아니지?
-나비인가?
-남주야 누구야?
-진심?
-헐
그러자 이남주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말했다.
[이남주 : 옆에 나비가 있어요.]
나비가 왔다는 말에 김올팬은 눈을 껌뻑였다.
-진짜?
-앨범을 진짜로 나비가 사줬어?
-OHHHHHH~~
-so cute :)
팬들이 얼굴만 보여달라고 하자 나비는 마스크를 벗으면서 인사했다.
[범나비 : 안녕하세요, 크크분들. 네스트의 범나비라고 합니다. 남주 형의 초대로 여기에 오게 되었습니다.]
“와, 잘생겼어.”
화면에 꽉 차는 나비의 얼굴을 보자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그러자 나비가 왜 이남주의 라이브 방송에 초대됐는지 궁금한 팬들이 물었다.
-둘이 친구야?
-어떻게 된 거야
-와
-미친
-존잘남 둘 있으니까 기분이 좋아진다
나비가 이남주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해명했다.
[범나비 : 남주 형이 출연해 달라고 했어요.]
[이남주 : 제가 부탁했어요. 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어서.]
나비는 안 좋은 말이 나올까 싶어서인지 못을 박았다. 이남주도 말을 덧붙여 주었고.
-남주가?
-어쩌다가
-엥?
-뭔데 궁금하게 말 좀 해줘
이남주가 종이 가방을 책상 위로 올리더니 말했다.
[이남주 : 사실 앨범깡 콘텐츠를 하려고 하거든요.]
[범나비 : 남주 형이 네스트 앨범깡을 하고 싶다고 했거든요. 저도 흔쾌히 좋다고 말했고요.]
[이남주 : 이거 나비가 사 왔어요. 거의 앨범 100장은 될 것 같은데.]
[범나비 : 무거워 죽는 줄 알았어요.]
-뭐야 둘이 사이좋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티격태격 재밌다
돌아온 연습생 프로젝트에서 둘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종종 보이기는 했으나 요새 만나는 일은 없어서 루머가 도는 중이었다.
[이남주 : 우리 둘 사이가 안 좋다는 말도 많았잖아요.]
[범나비 : 아, 그랬죠. 이상한 소문은 워낙 잘 퍼지기 마련이잖아요.]
[이남주 : 그거 보자마자 얼마나 속상했는지.]
이남주가 대놓고 말하네. 이남주 팬들이 풀어놓은 루머인데.
-아 ㅋㅋㅋㅋㅋ
-아 ㅎ
-둘이 사이좋잖아?
-그치 둘이 친하지
-누가 루머를 만들었는지 ㅋㅋㅋㅋ
루머가 퍼진 이유는 그야말로 어이가 없었다. 둘이 같이 찍힌 사진이 없다는 이유로 이남주의 팬들이 루머를 퍼트린 것이다.
렉카들은 그 루머로 영상을 제작했다. 이남주와 범나비가 싸웠고, 둘이 친하지 않다. 그리고 돌연프에서 친한 척을 했다는 내용까지. 그러다가 나중에 살아남아라 동반 출연이 확정되면서 루머가 사그라들긴 했지만.
그래도 루머는 계속 돌았다.
“이렇게 하면 루머가 사라지겠다.”
둘이 노는 영상이나 사진이 없으면 끝까지 싸웠다는 소문에 휘말렸을 것 같은데.
이남주가 범나비를 보며 자연스럽게 장난을 치는 걸 보니 생각보다 친한 사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나비 : 크크분들, 그리고 우리 네온들도 왔을 것 같은데. 이제 저는 카메라 뒤로 사라지겠습니다. 남주 형의 네스트 앨범깡 많은 사랑 부탁드리고요. 우리 네온들은 나중에 제 개인 라방에서 봬요.]
나비가 이남주의 팬들한테 인사를 하며 사라졌다.
-헐
-개인 라방!
-기다릴게 나비야ㅠㅠ
나비가 사라진 사이 이남주는 종이 가방에 있던 앨범을 책상에 부었다.
[이남주 : 나비가 사준 앨범을 꺼내볼게요.]
와르르 쏟아지는 앨범을 보면서 김올팬은 궁금했다.
“뭘 뽑으려고 저러나.”
그 궁금증을 이남주가 곧바로 풀어주었다.
[이남주 : 제 목표는 딱 하나. 나비 포카를 얻고 싸인까지 받을 겁니다. 플라워 앨범과 런엑스런 앨범을 섞어서 깔 겁니다.]
이남주는 작은 칼을 꺼내서 앨범 비닐을 벗기며 앨범깡을 시작했다. 속전속결. 앨범을 많이 까봤는지 이남주의 손은 빨랐다.
[이남주 : 요셉 형!]
처음 나온 포토 카드는 정요셉이었다. 그런데 앨범을 까면 깔수록 나비의 포카는커녕 중복만 계속 나오고 있었다.
[이남주 : …아니, 요셉 형이 저를 너무 좋아하는데요?]
어이없는 이남주의 한숨에 채팅창은 웃음으로 도배가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상황을 내 최애가 겪으니까 웃기네ㅋㅋㅋ
-ㅋㅋㅋㅋㅋ역시 신도 이남주한테 운까지 주지는 않았네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남주야 남은 카드는 어떻게 쓸 거야?
이남주가 앞머리를 뒤로 넘기면서 웃었다.
[이남주 : 남은 카드는… 댓글 추첨을 통해서 드릴 계획입니다.]
그러나 이남주의 포토 카드는 여전히 정요셉이었다.
[이남주 : 요셉 형, 우리 이제 조금 멀어져도 될 것 같은데.]
어느새 네온들도 들어왔는지 포토 카드에 대해서 말했다.
-그거 반포자이!
-그거 개 비싸요!
-미친 저게 나오네
-실상 몇 개 없는 포카라고 하는 정요셉 포카 아님?
-그거 진짜 비싼 건데 ㄷㄷ
안경 쓴 정요셉 포토 카드가 인기가 많다는 듯한 채팅에 나비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범나비 : 진짜로? 요셉 형 포카가 반포자이예요?]
-나비야 네 포카는 더해
-왜 모르는 척하니?
-나비 포카가 더 비싸지 않나?
-미공개 포카가 32만 원까지 함
-나비야 네 외모를 좀 알아라
-lollollollollollollollollol
이남주는 채팅을 보면서 눈이 커졌다.
[이남주 : 나비 포카가 32만 원 한다는데?]
[범나비 : 어떤 포카요?]
-플라워 때 교복 입고 찍은 포카 있잖아 ㅇㅇ
-그게 32만 원이라고? ㄷㄷ
-이런 거 말해도 됨?
-…흠
[이남주 : 교복 입고 찍은 포카라고… 무슨 사진인데요?]
[범나비 : …플라워 앨범에 있는 포카예요.]
김올팬도 이 포카는 알고 있었다.
초반에 플라워 앨범이 잘못 나오는 되는 바람에 앨범을 새로 찍었다. 그러면서 포카가 하나 사라졌는데, 그게 바로 나비가 교복을 입고 찍은 포카였다.
그 포카가 유명한 순정만화 남주와 비슷하다는 말이 돌자, 커뮤니티에 ‘순정 포카’라는 이름이 붙여지면서 포카의 가격이 날로 올라갔다.
“이걸 나비가 알아버렸네…….”
그러자 나비가 지갑을 꺼내더니 말했다.
[범나비 : 그 포카, 저한테 있어요.]
어? 그 구하기 어렵다는 포카를 가지고 있다고?
-헐 미친 나비야
-뭔데?
-나 실물 보고 싶어 나비야 보여줘!
그리고 나비가 포카를 보여주었다.
-헐 맞아
-ㅁㅊ
-진짜다
-이걸 어떻게 가지고 있어?
[범나비 : 이거 제가 가지고 있어요. 첫 앨범 포카라서 그 기념으로?]
“진짜로 가지고 있었네.”
부르는 게 값인 포카를 방송에서 볼 줄이야.
[이남주 : 이제 이건 가질 수 없는 거죠?]
[범나비 : 그렇죠. 회사에서 재발행을 안 해주고 있거든요.]
[이남주 : 왜요?]
[범나비 : 앨범을 다시 발행하면서 포카를 하나 뺐는데, 그게 바로 이거였어요.]
-왜 ㅠㅠㅠㅠㅠㅠ
[범나비 : 이 포카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저 포카가 별로라는 나비를 매우 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스트 팬들 오열하네 나 같아도 오열하겠다 ㅎ
[이남주 : 저건 얻을 수 없으니까… 다른 나비의 포카를 얻어야죠.]
그러나 이남주는 나비와 인연이 없는지 앨범을 확인하는 족족 나비 포카를 얻을 수 없었다.
[이남주 : 이제 마지막 앨범만 남았는데…….]
이남주가 고개를 들어 억울하다는 듯이 나비를 쳐다보았다.
[이남주 : 어쩌죠?]
[범나비 : 제 기라도 넣어드려요?]
[이남주 : 네.]
냉큼 마지막 앨범을 꺼낸 이남주가 나비한테 앨범을 건네주었다. 나비는 자세를 잡고는 앨범에 기를 넣었다.
[범나비 : 얍.]
김올팬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터졌다.
“아,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ㅇ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 개그해?
기를 받은 마지막 앨범을 나비한테 받은 이남주는 천천히 앨범을 열었다. 그리고 포카만 뒤집어서 책상에 올려둔 뒤에 천천히 호흡을 토해냈다.
[이남주 : 과연 나비가 나올까요?]
-진심 나온다
-안 나오면 억까
-남주야 나올 거야
[이남주 : 제발…….]
나비 포카였다. 드디어 정요셉 포카의 늪에서 벗어난 이남주가 나비 포카를 들고 일어났다. 이남주도, 나비도 서로의 눈을 보면서 소리를 질렀고 뒤에서 구경하던 이윤도도 일어나서 축하해 주었다.
[이윤도 : 형! 저 그 포카!]
[이남주 : 어?]
갑자기 책상이 넘어지는 우당탕 소리가 나더니 라이브 방송이 꺼졌다.
“어?”
그 후에 이남주가 너튜브 커뮤니티에 죄송하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윤도가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카메라를 건드리는 바람에 라이브 방송이 꺼졌습니다. 죄송합니다. -남주》
* * *
“아이고.”
이윤도가 일어나면서 기둥처럼 세워놨던 앨범을 건드리는 바람에 카메라가 바닥에 추락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
“…….”
조용한 연습실에서 나는 가방을 챙겼다.
“이제 제 포카도 나왔겠다, 저는 이만 가볼게요.”
나갈 구실이 생겨서 이제 가려고 했더니만, 이남주가 나를 붙잡았다.
“잠깐만요.”
일은 한꺼번에 일어난다고 연습실 문이 열렸다.
“뭐야, 너희들.”
크래프트의 리더이자,
“뭐야. 범나비가 왜 여기에 있어.”
이남주를 싫어한다고 했던 멤버였다. 이름이 뭐였더라.
“…학 형!”
아, 그래. 이름은 홍학이었다.
“너희들, 아육대 준비 안 해?”
홍학은 인상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분명 내가 말했는데…….”
“…이남주? 뭐라고?”
“아무 말도 안 했어.”
“형한테 존댓말 안 써?”
“아, 예. 쓸게요.”
싸우려는 분위기를 보면서 나는 한 발 뒤로 물러났다. 무슨 아육대가 국가대표 선발전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 홍학을 보면서 나는 고개를 기울였다.
“아니, 형들! 나비 형도 있으니까 싸우지 마세요!”
그러자 홍학이 나를 쳐다보았다.
“야, 너 스파이 짓 하려고 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