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아이돌의 1군 가이드-80화 (80/235)

80. 투두 네스트 – 배추 도둑

“찍찍~!”

인간 쥐 총 다섯 마리와 도둑 잡기를 하는 중이다. 이장님한테 받은 끈으로 인간 쥐를 잡는 족족 묶었다.

그리고 나는 인간 쥐들이 도망을 못 가도록 감시자 역할을 했다. 나한테 잡힌 쥐들이 도망가려고 했기 때문이다.

“나비야! 내 옆에!”

화목현의 지시로 고개를 돌리자 냉장고 안에 숨은 인간 쥐를 잡았다.

“찍!”

힘드시겠다. 냉장고에서 빼낸 인간 쥐를 끈으로 묶으면서 고개를 드는데 인간 쥐가 나를 덮쳤다.

“찍!”

“……?”

“찍찍?”

내가 놀라는 순간 묶여 있는 쥐들을 풀려고 하는 속셈을 내가 모를까. 나는 놀라기는커녕 인간 쥐의 손목을 잡아 끈으로 묶었다.

“형들, 다섯 마리 다 잡았어요!”

인간 쥐를 다 잡자 뒤에 숨었던 이장님이 나오셨다.

“아이고! 쥐를 잡아주었구먼! 이건 보상이네.”

이장님이 준 보상은 쥐가 파먹은 옷이었다.

“이거, 오늘 배추 도둑이 흘리고 간 옷이야.”

배추 도둑이 흘리고 간 옷에서 김치찌개 냄새가 났다.

“…진짜로 김치찌개 냄새가 나요.”

진지하게 김치찌개 냄새가 난다고 하니까 화목현과 정요셉이 뒤를 돌아 웃었다.

“그럼 이 옷의 주인은 누굴까.”

“정진 형은 누구 같아요?”

“나는…….”

그나마 추리물에 익숙한 이정진이 나와 같은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장님의 아들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아들일세. 여기는 배추 도둑을 잡으려는 의로운 사람들.”

“안녕하세요. 장아들입니다.”

장아들은 저글링을 하면서 꿈틀꿈틀 움직였다. 완벽한 저글링과 혼연일체가 된 장아들은 우리가 보는 앞에서 재킷을 벗었다.

“아이고! 아들아, 안에 반팔을 안 입었니?”

“더워서요.”

장아들이 수상하다. 나는 장아들한테 다가가 장아들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너, 너무 가슴 쪽을 보시는 거 아니에요?”

어차피 방송 심의 때문에 나시를 입긴 했으니까.

“왜 반팔을 안 입으셨어요? 이 추운 날씨에.”

“저 잠시 전화 좀…….”

장아들은 나를 피해서 전화를 받았는데 핸드폰의 배경화면이 이상했다. 보통 전화가 오면 전화번호가 뜨지 않나? 그런데 왜 검은색 배경화면이지.

그때였다. 화목현이 경찰한테 연락이 왔다면서 문자를 읊어주었다.

“어! 경찰한테 문자가 왔는데 오늘 배추 도둑을 본 시민이 말하길, 배추 도둑은 나시를 입었대.”

그렇다면 도둑은… 멤버들이 저절로 나시를 입은 장아들을 쳐다보았다.

“찾았다, 배추 도둑.”

***

이로써 배추 도둑인 이장님 아들을 잡고 상황이 끝났다. 경찰이 오기 전에 이장님 아들이 배추 도둑이 된 사연은 간단했다.

김치를 김치라고 못 불러서라고.

‘홍길동 컨셉인가?’

그나저나 배추 도둑을 잡긴 잡았는데 왜 이렇게 찝찝할까… 배추 도둑이 너무 쉽게 잡혀서?

“…뭔가 굉장히.”

“정진 형도 찝찝해요?”

“어, 약간.”

배추 도둑을 잡아서 다행히 벌칙은 피했지만. 찝찝함이 은은하게 남았다.

“그럼 배추 도둑을 맞힌 네스트에게 상품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정진이 PD한테 봉투를 받고, 이제 촬영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어?”

화목현이 들고 있던 핸드폰에 진동이 왔다.

“이거 내 핸드폰 아닌데.”

아까 경찰이 주고 간 핸드폰이었다.

“PD님, 문자가 왔는데요?”

“어떤 문자가 왔는지 읽어주실래요?”

읽어달라는 말에 화목현은 알겠다는 듯이 입술을 열었다.

“사실 너희가 잡은 배추 도둑은 가짜다? 너희들을 놀려먹기 위한 하나의 컨셉이었다. 나중에 진귀한 보석을 훔쳐 너희들을 만날 것이다……?”

잠깐만, 이거 시리즈로 이어지는 거였어? PD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이정진에게 건네준 봉투를 손짓했다.

“정진 씨, 그 봉투를 열어볼까요?”

봉투에 뭐가 있나. 설마 배추 도둑이 우리 상품까지 훔쳐 갈 리는 없고.

“설마 100만 원을 빼앗으려고 하는 건 아니죠~?”

정요셉의 물음에 PD는 인자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어?!”

처음으로 이정진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건 진짜 놀란 목소리인데. 나도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려 봉투를 확인했다.

“…….”

《다음 예능 출연권》

…왜 이정진이 할 말을 잃었는지 알겠다. 그만큼 가치 있는 상품인 건 맞지만.

“이런, 괴도가 100만 원 상품권을 훔쳐 갔네요. 그러면 다음 예능도 잘 부탁드립니다?”

PD가 박수를 치면서 투두 네스트 마지막 촬영은 종료가 되었다.

***

김올팬은 FG 엔터에서 나온 크래프트 뮤직비디오와 HI 엔터에서 나온 키오의 최초 데뷔 무대 영상을 보면서 감탄했다. 대형 엔터의 돈지랄은 언제나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탈케 마렵다고 했던 엊그제의 나 바보인가?

└ 크래프트 뮤비 잘 뽑힘 방송 무대는 다음 주겠네

└ 크래프트 벌써 초동 70만 장 넘길 것 같던데

└ ㅁㅊ 돌연프가 성공하긴 했다

└ FG 엔터 이를 갈았다 ㅋㅋㅋ

크래프트는 성숙한 딜러 컨셉, 키오는 소년스러운 학생 컨셉을 내보였다. 그러나 김올팬은 다른 그룹을 더 기다리고 있었다.

“…네스트도 곧 티저가 나올 텐데.”

모두가 망할 거라고 예상하는 네스트의 앨범이 잘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노래도 얼른 듣고 싶긴 한데, 최근 범나비가 뮤직비디오를 찍다가 사고가 나서 언제 컴백할지 미지수였다.

김올팬은 하품을 하면서 투두 네스트를 틀었다. 저녁 밥 친구로 탁월했기 때문에.

[PD : 다들 공포물 좋아하세요?]

[주이든 : (냉큼)싫어하는데요?!]

벌써 시작했네? 투두 네스트 1화 분량이 많은지 방송을 20분 일찍 시작했다.

-오늘 공포지?

└ ㅇㅇ 애들 계단에서 뛰고 그러더라

└ 그런 아파트가 아직도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 투두 제작진 장소 섭외 진짜 잘한다

└ 예능도 잘 뽑혔는데 네스트도 과몰입 잘해서 좋닼ㅋㅋ

아파트가 등장하며 투두 네스트 화면 비율이 4:3으로 바뀌었다.

-어? 15세로 바뀌었다

└ 진짜네? 왜지?

└ 뭘 보여주려고 ㄷㄷ

[※15세 이하 시청 금지]

[※유혈 주의]

피가 나온다는 건가. 검은색 화면이 사라지고 채널 돌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회색 정장을 입은 기자가 나타났다.

[기자 : 이 아파트에서 괴이한 소리가 들린다고 하는데요? 어떤 괴이한 소리가 들리는지 104호로 가봅시다.]

기자가 괴이한 소리가 나는 104호에 들어가더니 집주인에게 물어보았다.

[104호 주민 : 글쎄, 어제도 괴이한 소리가 났거든요.]

[기자 : 또요? 어떤 소리인가요?]

[104호 주민 : 사실… 벽에서 사람 소리가 나요.]

[기자 : 사람 소리요?]

사람 소리가 난다는 안방에 들어서자 벽을 허물었던 자국이 보였다.

[104호 주민 : 제가 뚫어보긴 했는데 벽이 워낙 두꺼워서…….]

[기자 : 망치로 두드려도 되나요?]

[104호 주민 : 네, 해보세요.]

기자가 벽을 망치로 두드리자 벽에서 붉은 물이 튀어나왔다. 붉은 물에 젖은 기자가 손가락에 묻어 있는 붉은 물을 핥았다. 그러더니 이내 인상을 찌푸렸다.

[기자 : …이거, 피잖아!]

경찰이 들이닥치는 모습과 함께 줌아웃이 되었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는데, 화면 전환이 되면서 네스트가 차에서 내렸다.

-저기 뭐야?

-뭐?

-차 뒤편에 안 보여?

-악!

-존나 소름 돋아!

아파트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술래가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 모습이 마치 포식자의 느낌이라 김올팬은 등골이 오싹함을 느꼈다.

-투두 네스트 도대체 무슨 콘텐츠를 만든 거야?

└ ㄴㅁㅇ 영화를 만들었어

-와 갑자기 15세로 바꾸더라…

차에서 제일 먼저 내린 정요셉이 아파트를 보면서 소리를 질렀다.

[정요셉 : 놀러 왔다면서요!?]

-놀러 간다고 거짓말을 쳤음?

└ 와 지독하다 제작진도

[이정진 : 아파트에서 자는 거라면 놀러 온 건 맞지?]

[화목현 :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리얼리티 예능으로 알고 왔다가 뒤통수를 맞은 네스트는 하염없이 낡은 아파트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숨바꼭질 BGM이 켜졌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아파트 전체에 울렸다.

“미친!”

김올팬도 소름이 끼쳐서 욕설을 뱉어버렸다.

-ㅅㅂ 깜짝 놀랐잖아

-뭐야

-공포 맞네 ㅠㅠㅠㅠㅠ

-나 끝까지 볼 수 있는 거지?

-와 ㄷㄷ

화목현이 멤버들을 모았다.

[화목현 : 104호로 가자.]

-헐 104호 초반에 나온 곳 아님?

└ 그 벽에서 피가 나온?

먼저 스포를 당한 시청자들은 104호가 어떤 곳인지 알고 있기에 네스트의 행동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와씨.”

김올팬은 미리 준비한 팝콘을 입에 넣었다. 제작진이 아이돌 예능에 아주 이를 갈았다.

[범나비 : 인형 밑을 봐야겠죠?]

[주이든 : (덜덜)그래야겠지? 아, 인형이 자꾸 나를 쳐다본다고!]

[범나비 : 귀신이 인형에 빙의한 거 아닐까요?(진지)]

[주이든 : 끼아오!]

-나비야 제발 진지하게 하지 말아줘 나도 이든이처럼 끼아오 할 듯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

└ 이거 이든이 두 번 죽이는 거지

인형 밑에서 상자를 얻은 범나비와 동시에 부엌에서 쪽지를 얻은 이정진이 화면에 잡혔다.

[이정진 : 쪽지부터 확인할게.]

이정진이 쪽지를 읽는 순간 초반에 만났던 104호 주민의 목소리가 나왔다.

-술래가 이웃이라는 가면을 쓰고 아파트에서 계속 살인을 해온 거지. 그러나 사람들은 이웃한테 관심이 없으니까 그 사실을 몰랐고. 어쨌든 네스트는 이 아파트를 탈출해야 함.

└ ㄷㄷ

└ ㅁㅊ

└ ㅅㅂ 개무섭다 애들 안 무섭냐고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다음 목적지를 추리한 네스트가 2층으로 이동하는 도중이었다.

[끼익-]

술래가 1층으로 올라와 피를 두른 철 방망이를 바닥에 질질 끌고 다녔다. 그러더니 술래는 위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2층을 올려다보았다.

-저 술래와 눈이 마주친 것 같아요 ㅠㅠㅠㅠㅠ

-술래 얼굴 가려서 더 무섭냐 ㅅㅂ

또다시 화면 비율이 4:3으로 바뀌었다.

[기자 : 이번에는 괴이한 냄새가 난다는 208호 주민을 만났습니다.]

[208호 주민 : 진짜 썩은 냄새가 난다니까.]

[기자 : 어디서 납니까?]

[208호 주민 : 화장실에서 나는 줄 알고 변기를 뜯어봤는데도 계속 썩은 냄새가 나는 거야. 집값이 싸서 왔더니…….]

기자가 냄새측정기로 집 안의 냄새를 측정하는데 미간을 찌푸렸다.

[기자 : 베란다에서 냄새가 납니다. 냄새측정기를 보시죠.]

기자가 베란다로 가자 옆 베란다에서 툭, 하는 소리가 났다.

[기자 : 손! 손!]

기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면서 카메라가 바닥에 떨어졌다. 소란스러운 소리는 들리지만 화면이 꺼져서 어떤 상황인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개무서워!!!!

-무서운 사람 반 흥미로운 사람 반

208호에서 찾은 쪽지를 읽고 나비가 말했다.

[범나비 : 3층으로 가야 해요. 지금.]

[화목현(리더) : 얘들아, 내 뒤를 따라와.]

네스트가 3층으로 가려고 복도에서 나오자 숨바꼭질 BGM이 나왔다. 201호에서 술래가 손을 흔들었다.

-ㅅㅂㅅㅂㅅㅂㅅㅂ

-소름 끼쳐

-얘들아 뛰어 제발

상황의 긴박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화면이 흔들렸다. 뛰어올 것처럼 굴었던 술래가 다시 내려가면서 멤버들이 의아함을 표출했다.

-…하 왜 붉은색이야ㅠ

-술래 화면 잡힐 때마다 회색으로 화면 바뀌는데 이게 제일 무서움

하지만 김올팬은 약간 아쉬웠다.

“잠깐만, 원래라면 한 명이라도 잡혀야 하는 거 아닌가……?”

네스트 멤버들은 체력이 좋은지 한 번에 계단을 3개씩 오르면서 3층에 도착했다. 한 명도 빠지지 않고 3층에 도착하는 바람에 술래가 3층을 올려다보는, 살짝 웃긴 포인트가 나왔다.

-술래야 그렇게 됐다

-얘들이 피지컬이 좋긴 좋아ㅋㅋㅋ

-진짜 빠르다 빨라

이제 네스트는 수월하게 방을 뒤지면서 옷장을 열었다. 한눈에 봐도 수상한 옷장 내부의 테이프를 범나비가 뜯어버렸다. 그러자 위로 올라가는 통로가 나왔다.

-헐?

-뭐야?

-ㅁㅊ

촉박한 시간.

[주이든 : 우리, 죽지 말자.]

[정요셉 : 나 죽으면 안 돼. 아직 묘비명도 정하지 않았단 말이야.]

멤버들이 4층으로 올라가는 사이 뛰어오는 술래의 모습이 나왔다. 화목현이 마지막으로 통로에 들어가고 문이 닫히면서 술래가 옷장에 도착했다. 술래는 표정도 없이 소리를 지르며 옷장 통로를 두드렸다. 그러더니 술래는 뒤로 돌아가서 살짝 웃었다.

-소름 돋아

-……

-술래가 왜 웃었을까?

마네킹이 입고 있던 조끼에서 열쇠를 가져온 멤버들이 4층으로 뛰었다. 시간이 없기 때문.

그때였다. 열쇠를 얻는 순간 스프링클러에서 폭포처럼 물이 쏟아졌다.

-헉

-ㅁㅊ

-이거 괜찮겠어?

화목현의 손이 떨리는 바람에 계속 열쇠를 바닥에 놓쳤다.

-아

-헐

-제발!

다시 바닥에 떨어진 열쇠를 줍고서 화목현이 자물쇠에 열쇠를 꽂았다. 드디어 자물쇠가 열리고 옥상 문이 열리는 모습과 함께 화면이 꺼졌다.

[아나운서 : 아파트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였던 이 모 씨가 경찰서에서 도망쳐 자취를 감췄다는 소식입니다.]

-뭐?

-?????

-ㅅㅂ 소름 끼쳐

[아나운서 : 그런데 이 모 씨가 작은 쪽지를 경찰서에 남기고 떠났다고 하는데요.]

화면이 경찰서로 바뀌면서 술래가 쓰러져 있는 경찰의 주머니에 쪽지를 넣으며 여유롭게 걸어가는 CCTV 화면이 나왔다.

예고편이 뜨면서 과몰입에서 벗어난 김올팬은 의자에 등을 기댔다.

“아, 손에 땀.”

김올팬은 지끈거리는 눈을 손가락으로 비비면서 아파트편 후기를 보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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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어? 네스트 티저 나옴?

근데 제목이 그냥 티저1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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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거 회사 실수네.”

어느 엔터가 제목을 티저1로 적었겠나.

“저런.”

AA 엔터도 좆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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