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아이돌의 1군 가이드-49화 (49/235)

49. 범나비 라이브 논란

불안한 마음은 역시나를 외치게 되었다. 쥐락펴락 무대 리허설 직캠이 올라오면서 커뮤니티에는 ‘범나비 립싱크?’라는 글이 올라왔다.

-예고편 다시 보니까 나비 리허설만 몇 번 했더라?

└ 목이 갈 수도 있는 상황인데; 박정후가 계속 틀림 ㅇㅇ

└ 억측 ㄴㄴ

└ 억측이 아니라 팩트잖아 무대 리허설 직캠에 나왔음

-근데 HOR 연습생도 립싱크하지 않았음?

└ 립싱크했음?

└ ㅇㅇ 리허설 때 메인보컬 멤버 목소리가 안 좋아서 립싱크했다고 하던데?

└ 그렇다고 범나비 목소리가 안 좋은 건 아니잖아? 좋던데?

-HOR 연습생도 그랬다면 범나비도 립싱크했을 가능성 있네 ㅋㅋㅋㅋ

└ 라이브 아니면 밑에 립싱크라고 밑에 자막 달아줌

└ 솔직히 범나비가 사기야~ 리허설만 6번 했다며ㅠ

└ 리허설 보니까 빡센 안무던데 그만큼 노래도 잘 부르면 범나비 본업 존잘 인정함

-그만해; 박정후 리더 자격 얘기하다가 갑자기 범나비 립싱크로 가냐 ㅋㅋ 속 보임;

└ 프로립싱크러일 수도 있는 거잖아?ㅋㅋ

└ 무섭다 무서워 립싱크라고 못 박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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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예고편과 무대 리허설 직캠에 나온 범나비 립싱크 논란 정리

리허설을 6번이나 했음에도 불구하고 라이브 강행

이번 개인 무대 하이라이트 고음 파트→범나비가 다 했음

어떻게 리허설을 6번 하고 라이브 할 수 있는지 논란 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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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비가 이거 보면 속상하겠다…

└ 라이브에 자부심 있던데…

-음… 립싱크 논란 나올 만했음… 너무 잘하긴 함

└ ㅋㅋㅋㅋ 노래는 존나 잘 부르잖아

└ ㅋㅋㅋㅋ 고도의 돌려 칭찬인가?

└ 맞는 말이긴 함 ㅎㅎ

-진심 무슨 온갖 억까가 범나비한테만 있냐? 뭔 문제만 나면 범나비 물고 늘어져

└ 억까가 아니라 논란이 있으니까 글을 쓰는 거지

립싱크 논란이라…….

“…내가?”

보컬 실력이 좋다는 뜻이겠지. 돌연프는 목에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거의 라이브를 하고 있었다.

커뮤니티에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논란이 있어서 놀라긴 했다. 너튜브에 검색을 하니 렉카는 이미 내 립싱크 문제를 거론해 놓은 상태였다.

‘자극적으로 계속 뽑네.’

렉카의 특성 중 하나가 자극적인 썸네일과 자극적인 제목이었다.

[라이브 장인 범나비의 라이브 논란?]

[AA 엔터 범나비 MR 제거를 해보았습니다!]

[황당한 범나비의 라이브 실체]

한 번도 라이브 문제로 의견이 분분한 적은 없었는데.

[범나비가 립싱크인 이유?]

그중 이 영상의 조회수가 제일 높았다. 왜 조회수가 높은지는 초반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어? 범나비 연습생의 무대는 라이브가 아닌 것 같은데요?”]

영상에서 이런 발언을 한 탓이었다.

‘…흐음.’

대중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줬네. 어차피 대중들은 믿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만 믿으니까. 보통 대중들은 스쳐 지나가는 정보만 믿고 진실을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방금 전 영상은 보면 볼수록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예고편과 무대 리허설 직캠만 보고 라이브인지 아닌지 알 수 있나?

-고작 예고편으로 저걸 알 수 있나?

└ 저 너튜버가 예고편 입모양으로 알 수 있대

└ 엥; 입모양으로? 저 사람이 음향감독임? 그걸 어떻게 알아

└ 알 수도 있지

└ 오 그러면 내 마음도 알아봐

-저 사람이 괜히 그랬겠음? 전에도 범나비가 립싱크했으니까 이런 말이 나오는 거지

└ 응? 계속 라이브로 했는데?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 그땐 라이브로 했겠지

└ 와 개억지를 부리네

-돌아온 연습생 프로젝트는 고등학생 이하인 연습생도 있어서 목 보호 차원으로 립싱크한다고 들었는데…

└ 나도 이렇게 들음

-아니 이게 왜 문제가 되는 일이야? 나비가 라이브 한다고 직접 말한 적도 없는데? 고작 예고편에 나온 무대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오는 거임?

└ 돌연프 측에서 라이브 한다고 해서 그럼

└ 그런 말이 어디에서 나왔는데

└ 포털사이트에 돌연프 PD 라이브라고 검색해 봐 바로 나옴

-ㅠㅠㅠ 아니 나비를 나쁘게 몰아가는 영상들이 문제라고

└ ㅋㅋ

└ 립싱크하는 자체가 문제

└ 22

└ 립싱크 아니라고;;

-억지 논란임 고작 렉카들 영상 하나가 엄청난 증거라도 되는 양 글 올리는 자체가 역겨움 그리고 립싱크 같다는 말은 예고편에 나온 무대라며

└ 22 ㄹㅇ 다른 애들도 립싱크할 수도 있잖아

└ 범나비 쉴드 친다고 다른 애들 이야기 나오죠? 뻔하죠?

이미 사실로 간주하고 있잖아? 어차피 돌연프 6화가 나오지 않는 이상 계속 추측성 글이 올라올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막내 라이브 잘한다고 커뮤에 글 많이 올라왔잖아 그건 다 까먹고 라이브 잘한다는 영업 왜 하냐는 듯이 댓글 달리는 기분 나쁨;;

└ 22 ㄹㅇ 기분 나빠 팬들이 그러면 말도 안 꺼내요 고작 예고편에 나온 장면 하나 가지고 립싱크라고 까이는 거 맘 아파

└ 33 ㅠㅠㅠㅠ 노래 잘 부르는 게 죄임

└ 딱 봐도 라이브인데;ㅎ 44

-립싱크 아니면 어쩌려고 이럼?

└ 아니면 아닌 거지

└ 보면 항상 입막음하려고 아니면 어쩌냐는 식으로 댓글 싸지르더라? 이 커뮤가 팬커뮤도 아니고ㅋㅋ

└ 그럴 거면 팬들만 있는 공간 가셈 여긴 올 공간이잖아

결국 팬들만 속상하게 된 셈이다. 이렇게 되는 건 좀 싫은데…….

-일단 기다려 보자 중립 기어 박아

└ 그때는 욕해도 상관없음 ㄹㅇ

이미 내가 립싱크를 했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개인 무대에 방청객으로 왔던 팬들이 글을 올려봤자 이미 자기들끼리 확정을 지어놓은 상태라 믿지 않을 거다.

-범나비 이미지 X망 ㅇㅈ?

└ 이미 망하기 일보 직전임ㅋㅋ

└ 뭔 범나비가 망해

흠… 그렇다면 최종 무대에서 라이브 하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줘야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안 그러면 계속 내 무대에 억측하는 댓글이 올라오겠지.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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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개인 무대 방청객으로 갔던 사람 인증

(방청객_사진_jpg)

(범나비_사진_jpg)

원래 인이어로 하는데 쥐락펴락 무대에서 멤버들 라이브로 부름

어떻게 오디션 프로그램에 립싱크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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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청객 인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직접 보고 듣지 않는 이상, 계속 오해를 할 것이다.

-범나비가 잘하는 이유:립싱크해서ㅋㅋ

└ 왜 그렇게 살아?

└ 난 이렇게 안 살아야지

속이 갑갑해서 그만 봐야겠다.

***

단체 연습실. 구석진 곳에 앉으니 정요셉이 내 옆에 앉았다.

“우리 막내, 혼자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

“아, 요셉 형. 오셨어요.”

“아까 왔는데 인사도 안 하더라.”

“죄송해요. 뭐 좀 생각하느라 형이 온 줄 몰랐어요.”

“어디에 정신을 팔고 있어서 그래. 오늘 I.P 선배님 오신다고 했으니까 기다리자. 카메라도 오고 있고.”

정요셉은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계속 내 옆에 앉아 있었다.

“우리 막내가 기운이 없네?”

“그건 아닌데.”

“무슨 일이 있구나?”

“…네.”

사실 이런 논란이 처음 생긴 거라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럴 땐 어떻게 마음을 잡는지도 모르겠고.

차라리 내 행동 때문에 일어난 논란이라면 괜찮았을 텐데.

“뭔데?”

“라이브 논란이 있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라이브 논란이 있다고……?”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정요셉은 팔짱을 낀 채 벽에 등을 기댔다.

“네가 진짜로 립싱크를 한 건 아니잖아.”

“그렇긴 하죠.”

“대중들도 눈치가 있으니 바로 알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네.”

정요셉은 팔짱을 풀고서 상체를 앞으로 당겼다.

“우리 막내, 속상했어?”

“…그건.”

“얼굴에 적혀 있는데? ‘저 속상해요’라고.”

몰랐다. 속상하다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몇 번 없었으니까. 내가 시선을 내리자 정요셉이 내 머리를 헝클였다.

“당연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야. 대중들이 그 장면만을 보고 너를 판단해서 속상한 거야. 네 노력은 보려고 하지도 않으니까.”

알고 있는 거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들으니 쑥스러웠다. 괜히 쓸데없는 곳에 감정을 쓴 것 같아서.

“요셉 형, 제 말 들어줘서 고마워요.”

“나도 이럴 땐 형 노릇을 해야지?”

정요셉의 입에서 나온 ‘형 노릇’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그만 웃어버렸다.

“방금 웃었지?”

“아뇨, 안 웃었어요.”

“웃었는데…….”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면서 속상했던 마음을 가볍게 털어냈다. 이런 걸 길게 담아두는 건 좋지 않으니까.

“형은 언제나 형 노릇을 해줬는데 새삼 그런 말을 하는 게 신기해서요. 고마워요, 요셉 형.”

“내 귀가 먹었나. 잘 안 들리네?”

내가 작게 인상을 쓰자 정요셉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럴 땐 형이 있다는 게 다행인 건가.

단체 연습실로 들어온 화목현이 박수를 쳐서 멤버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얘들아, I.P 선배님이 오신대.”

곧 단체 연습생 유리판 너머로 저 멀리서 걸어오는 I.P가 보였다.

“인사 똑바로 하자.”

I.P가 들어오는 순간, 멤버들은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놀란 I.P가 어깨를 으쓱하며 들어왔다.

“이제 얼굴 많이 봤다고 인사도 먼저 해줘서 기분이 좋네요.”

I.P는 의자를 끌고 와 우리 앞에 앉았다.

“이런 우연이 있나. 내 노래를 고를 줄은 몰랐는데.”

“보자마자 이건 최종 무대 곡이라고 생각했어요.”

내 말에서 진실성을 느꼈는지 I.P가 미소를 지었다.

“오래된 노래인데 잘 알고 있네요?”

“힘들 때마다 자주 들었습니다.”

“자주? 그러면 이 노래를 잘 알고 있겠네요.”

만족스러운 대답이었는지 I.P는 가방에서 서류를 꺼냈다.

“오늘은 제가 평가하는 날이 아니라 도와주는 날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죠?”

“아니요?”

주이든이 냉큼 대답했다.

“아, 돌연프 제작진이 깜짝 이벤트로 말을 안 했나 봐요. 제가 졸업식 가사를 AA 연습생들의 상황에 맞게 바꿔봤는데 괜찮을까요?”

가사를 바꿨다고?

“원래 졸업식이라는 노래가 잊고 있었던 꿈을 되찾자는 의미로 쓴 거라서. AA 연습생들이 꿈을 되찾는다는 뜻으로 쓰면 좋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와, 너무 좋은데.

“선배님, 감사합니다.”

화목현의 인사에 멤버들도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

“그렇게 고마우면 1위 해야죠?”

“네!”

우렁찬 멤버들의 대답에 I.P가 가사지를 넘겨주었다.

“이건 내가 고친 가사예요.”

곧바로 바뀐 가사를 확인했다.

-있잖아

우리가 처음 말했던 꿈을

종이에 접어 통에 넣었잖아

이제 꺼내보자

“가사에 있는 ‘아이들’을 ‘우리’로, ‘소원’을 ‘꿈’으로 바꿨어요.”

완벽하게 우리의 시점으로 가사가 바뀌었다. 이러면 이정진이 편곡할 때도 효율이 오를 것이다. 편곡도 힘든데 가사까지 바꾸려면 시간이 모자르니까.

“그리고 돌연프 측에서 노래 일부분을 불러서 운스타에 업로드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어떤 부분을 부르면 될까요?”

화목현 중심으로 모이자 I.P가 노래를 틀었다.

“…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고음이라서.”

졸업식의 고음 부분은 웃으면서 부를 수 있었다. 그만큼 힘든 파트는 아니었는데.

“제가 범나비 연습생 고음을 들어보고 싶거든요.”

터놓고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니, I.P도 지금 내 상황을 아는 듯했다.

“할 수 있어요?”

“네.”

아까 목도 풀었고.

“부를 수 있어요.”

나는 이미 이 노래를 부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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