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아이돌의 1군 가이드-18화 (18/235)

18. 돌연프 2화 팬 반응

최근에 돌아온 연습생 프로젝트 정주행을 마친 나비 개인 팬 박랜서는 기사 제목을 보며 눈을 비볐다.

“이게 뭐야?”

[[단독]돌연프, 무인도로 떠나요~]

[갑자기 떠나는 무인도?]

무대 기사가 아니라, 무인도 기사라니? 박랜서는 일하다 말고 돌연프를 검색했다. 난데없이 왜 무인도에 간 건지 궁금했기 때문에.

-그러게? 왜지? 제대로 된 정보도 없어; 오늘 돌연프 2화 하는 날인데?

└ 진짜 놀랍다 돌연프…

└ 우리 애들 다치는 건 아니겠지…

-프로들아, 내가 나쁜 걸까? 무인도 가면 다칠 수도 있는데 왜 존잼일 것 같냐ㅠ

└ 잘생긴 녀석들이 구른다고 생각하면 짜릿하지

└ 벌써 존잼각

└ 2화 언제 해; 5분 남았네…

박랜서의 눈이 커졌다. 무인도에 간다고? 오늘 오후에 두 번째 무대를 하지 않았나. 무리한 스케줄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박랜서의 입꼬리는 올라갔다.

이러나저러나 잘생긴 남자들이 구르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하지만 나비가 구르는 건 마음이 조금 아팠다.

“우리 나비 구르겠네.”

잘생긴 녀석들을 보는 재미는 밤에 맥주를 까는 맛과 비슷했다. 목으로 넘어가는 탄산의 맛. 나비가 우는 모습도 보여주면 좋을 텐데.

그러다가 박랜서는 무대 순위를 알려준다는 커뮤니티 글을 눌렀다.

“우리 나비 몇 등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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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돌연프 엔터 무대 순위 못 본 사람 댓글로 말해줌 ㅇㅇ

누구 보고 싶은지 댓글로 달아봐

(돌연프_방청객_인증_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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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 FG 몇 등?ㅠㅠ

└ 당연 1위

└ ㅅㅂ ㄱㅅㄱㅅ 개떨렸네 우리 남주 1위 아니면 짜증 났을 텐데

-AA 엔터 순위 알려줘

└ AA 2위

└ 진심? 2위? ㅅㅂ 꼴찌일까 봐 괜히 쫄았네

└ 근데 이건 온라인 투표 안 넣은 순위임 오로지 무대 순위

└ ??? 온라인 투표 넣으면 순위 달라질 수도 있겠네

└ ㅇㅇ 완전 달라질걸

-누가 제일 잘생겼음?

└ 개인적으로 이남주랑 화목현

-사실 이남주한테 묻혀서 그렇지 화목현 인기 많을 상이긴 해…

└ ㅇㅈ 흑발 미남이잖아 모델 해도 됐을 듯

└ 나 얼굴 잘생기면 노래나 안무 못해도 안 까는데 목현이는 얼굴도 잘생김ㅠ 까방권 주라

└ 목현아… 제발 사고 치지 마라…

└ 얘 사고 치면 아이돌 절대 안 좋아할 거임

└ ㅅㅂ 목현아… 제발…

AA 연습생 중에서 제일 인기 순위가 높은 건 화목현이었다. 쌍커풀 있는 큰 눈에 피부는 눈처럼 하얀 데다 남자다우면서도 청순한 외모. 거기에 반전으로 성격이 진중한 편이라 많은 팬들이 좋아했다. 박랜서는 나비만 좋아했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한동안 화목현 얼굴이 성형빨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화목현 중학교 동창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화목현의 중학교 졸업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잘생겼었지.’

곧 시작하는 돌연프 2화를 틀어놓고 박랜서는 닭다리를 뜯었다. 돌연프는 역시 치킨을 뜯으면서 봐야 제맛이지.

[MC : 돌아온 연습생 프로젝트의 테마곡을 공개합니다! 테마곡 제목은 ‘돌아온 연습생’입니다.]

[드디어 나오는 돌아온 연습생 테마곡!]

“으… 작명 센스 개구려.”

왜 저래? 돌아온 연습생 프로젝트 홍보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긴 한데. 제작진의 무리수에 박랜서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프로님들 사랑합니다!

그대로 나를 뽑아줘! 뽑아줘!

기대하게 해줄게!]

“…미쳤어?”

오글거림의 극치를 맛본 박랜서는 닭살이 돋은 팔뚝을 문질렀다. 저런 노래를 듣고서도 웃지 않는 연습생들한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표정 관리 하는 연습생들]

표정 관리 하는 모습이 진정한 프로 같았다. 나였으면 이게 무슨 노래냐고 실컷 비웃었을 텐데.

[MC : 연습생분들은 3일간 연습을 한 뒤, 너튜브에 올라갈 춤 평가 동영상을 찍게 됩니다. 그 평가 동영상의 실시간 조회수를 합산하여 센터에 설 연습생을 뽑겠습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 조회수 타령을 하는 것 같은데, 조회수는 절대 공정한 평가가 될 수 없었다. 조회수 싸움은 곧 개인 팬덤 싸움을 부추기는 거였으니까.

“공정은 무슨.”

[AA 범나비 : 다 외웠어요?]

[HOR 이서혁 : 글쎄~]

HOR 연습생들의 분량이 사라졌다는 글을 본 것 같은데. 예상과는 다르게 나비와 이서혁이 함께 돌아온 연습생 안무를 외우는 장면이 나왔다.

“역시 어그로였나.”

이상하게 이번 화에는 HOR 연습생들의 비중이 많았다. 그런데…….

[HOR 이서혁 : 범이는 내가 싫지?]

[AA 범나비 : 네, 싫어요.]

[HOR 이서혁 : 나도 너 싫어.]

나비와 이서혁이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서로 도와주는 모습이 웃겼다.

-둘이 친하네?

└ 안 친한데?ㅋㅋㅋㅋ

└ 원래 저러면서 친해짐

[HOR 이서혁 : 범아, 안무 가르쳐 줘~]

[AA 범나비 : 지금 가르쳐 드리고 있는 건데…….]

[HOR 이서혁 : 응?]

톰과 제리도 아니고 싸우다가도 안무랑 가사를 외울 때는 진중했다.

[HOR 이서혁 : 나는 베짱이라서 개미 같은 범이한테 배워야겠어.]

[AA 범나비 : 예? 저도 베짱이인데요.]

[HOR 이서혁 : 넌 개미지. 난 베짱이고. 일은 개미가 다 하렴.]

[AA 범나비 : (눈빛으로 욕하는 중)]

둘이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이다가, 이서혁이 개인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

[Q : 범나비 연습생이 이서혁 연습생을 싫어하는 것 같은데.]

[HOR 이서혁 : 그래 보여도 사실은 절 많이 좋아하죠.]

이서혁은 나비라는 단어만 들어도 웃었지만,

[Q : 이서혁 연습생이 그런 말을 했어요. 범나비 연습생이 자기를 많이 좋아한다고.]

[AA 범나비 : (진지)진짜로 그런 말을 했나요?]

나비는 그렇지 않았다. 오로지 무표정을 짓고 있을 뿐.

[Q : (웃음)이서혁 연습생이 그렇다고 하던데요?]

[AA 범나비 : 저는… 제 자신을 더 좋아하는데요?]

그리고 기겁을 하면서 인상을 썼다.

-ㅅㅂ 둘이 뭐 함?

-범나비 진짜 진지하게 말해서 무슨 말을 못 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

└ ‘이 형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 있지만 그걸 말할 수는 없다’라는 전투 태세 같음

└ 저러면 또 당할 수도 있어서 저러는 듯

└ 둘이 티격태격 싸우면서 뭐 하는 짓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

이서혁이 달라붙으려고 애를 쓰면 나비가 왜 이러냐고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웃겼다. 그게 통했는지 이서혁을 앓는 사람들도 조금씩 생겨났다.

-둘이 웃기네 아 HOR 엔터만 아니었으면;

└ ㅠㅠㅠ

└ ㄹㅇ HOR 엔터가 정상이었으면 둘의 케미 많이 봤을 텐데 ㅠ

특히나 이서혁 팬들이 아깝다는 댓글을 많이 달았지만, 박랜서는 아이돌 친목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제발 이대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쎄함 레이더를 가지고 있는 자칭 쎄믈리에 박랜서는 처음부터 이서혁이 쎄했다. 언젠간 사고 칠 녀석이라는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장면이 교차편집 되고 나비가 홀쭉한 상태로 정요셉에게 투정을 부렸다.

[AA 범나비 : 형들……. ]

[AA 정요셉 : 우리 막내, 무슨 일이야?]

[AA 범나비 : 원래 멘토 멘티가 이렇게 힘든 건가요? 조언받으러 왔어요.]

하지만 나비의 고민은 그리 심각한 일이 아니었다.

[AA 화목현 : 네가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야.]

[AA 범나비 : 그래요?]

[AA 주이든 :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지.]

[AA 이정진 : (끄덕)그래, 맞아.]

1화에 비해 많이 친해진 것 같은 모습에 박랜서는 미소를 지었다. 그나마 이번에는 나비가 덜 욕먹겠네.

-멤버들이랑 많이 친해졌네

└ 범나비 노력 많이 했잖아 ㅇㅇ

└ ㅠㅠ 이런 서사랑 관계성 존나 좋다

└ 범나비가 노력을 ㅋㅋㅋ 쉴드 기가 막히다

-솔직히 우리 이든이가… 막내인데…

└ ㅇㅈ

└ 범나비는 어른스러운 컨셉 잡으려고 일부러 저런 진지 빠는 컨셉 잡은 거잖아; 존나 싫음

-우리 이든이 막내 포지션 돌려줘…

-;; 범나비 막내 포지션 언급될 때마다 게시판 ㅈㄹ이다

└ 그러니까 꼴 보기 싫음; 솔직히 주이든이 막내도 아니었잖아? 정요셉이랑 동갑이면서 무슨 막내; 개꼴갑 떨어 주이든 팬들;

└ 솔직히 나 같아도 싫을 듯 저런 형들 사이에서 막내였는데 막내가 들어온다? 흠…

└ 님이 주이든이세요? 과몰입 작작 하셈;

└ 그럼 님은 범나비세요~? 과몰입 작작 햬섐~!

여전히 주이든과 범나비 팬들의 막내 포지션 쟁탈전은 이어지고 있었다. 어쩌면 주이든 개인 팬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범나비를 싫어하는 타 팬이 아닐까 하고 박랜서는 생각했다.

[MC : 그럼 돌아온 연습생 무대가 시작됩니다!]

곧 돌아온 연습생 무대가 시작됐다.

-ㅁㅊ 이남주 얼굴 뭐임?

-???도랏 돌연프 처음 보는데 쟤 이름 뭐냐

-얼굴이 최고다

-목현아 웃지 마

-범나비 제일 뒤에 있네?

-?????????

박랜서는 무대를 보고 얼굴이 싹 굳었다. 나비가 뒤에 있었기 때문이다. 얼굴도 잘 안 보이고. 닭다리를 뜯다가 문득 방금 전 개인 인터뷰가 떠올랐다.

[AA 정요셉 : 데뷔… 꼭 하고 싶어요.]

[HI 이금금 : 데뷔요? 데뷔는 꼭 하고 싶어요!]

[FG 이남주 : 돌연프로 성공하고 싶어요.]

희망찬 포부도 살짝 오글거렸지만, 문제는 인터뷰 뒤였다.

[-돌아온 연습생 is come back]

“아… 미친…….”

누가 저딴 노래에 시그니처 사운드를 넣으래?

-ㅅㅂ? 제작진 저딴 노래 내고 싶어서 돌연프 만들었다고 본다… 근데 나중에 흥얼거릴 내 모습 생각하니까 짜증 나네;

-누구냐 이딴 노래 만든 사람;

└ ㄱㄴㄲ 시발 가사 때문에 귀가 썩는다

-가사 진짜 싫다…

-애들 목소리 때문에 듣고 싶긴 한데…

-숨어서 들어야 할 삘…

초반엔 가사 때문에 듣기가 거북했으나,

-역시… 이남주… 센터…

-센터가 이남주네?

└ ㅇㅇ 개인 순위로 함

└ 울 아들 귀엽지

-나비야 데뷔하자ㅠ 시발

잘생긴 얼굴을 보자 가사는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역시… 아이돌은 얼굴이 무기라는 말이 맞았다. 무대가 끝나고 엔딩이 나왔는데.

[-기대해 줘.]

센터인 이남주가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주었다. 연습생들을 한 명씩 보여주면서 화면이 넘어가는 순간.

“…나비야?”

거의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나비가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지었다. 그러더니 카메라에 손바닥을 펼치고는 새빨간 하트를 보여주었다. 그것도 귀엽고 작은 하트를.

-나비야?????

-하트… ㅁㅊ

-ㅅㅂ… 하트… 짤 구합니다…

도대체 누구한테 저런 걸 배운 거야……? 그 장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박랜서는 하트 짤을 얻기 위해 커뮤니티에 들어갔다.

-범나비 하트 짤 구합니다

-누가 제발 좀…

-범나비, 아이돌이었다…

└ 누가 우리 나비 아이돌 아니래…

박랜서는 생각했다. 범나비는 어떻게 저 얼굴로 하트 보여줄 생각을 했을까? 역시 막내는 막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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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돌연프 무대 비하인드 영상 떴다

다른 건 몰라도 진심 비하인드는 빨리 푼다니까

소속사별로 있음

일단 난 나비 하트 보러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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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글 보고 들어왔는데 돌연프가 뭐야?

└ 좀 찾아봐

└ 돌아온 연습생 프로젝트라고 각 소속사 연습생들이 서바이벌 통해서 데뷔하는 방송임

└ 무슨 혜택이라도 있음?

└ 단독 예능이랑 1억. 이번에 QTQ 방송국에서 나오는 애니메이션 OST…

└ 1억……?

-비하인드 보고 왔는데 나비가 팬들한테 보내는 하트래

└ 미친 귀엽네;;

└ 범나비 싫었는데;; 아이돌처럼 구니까 좀 마음에 들기도 하고;;;

나비야… 치킨을 먹지 않아도 배불러서 치킨이 입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건 문제가 많았다.

“…맥주가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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