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끄으으으으윽-!]
설마 벼락을 내리게 할 줄은 몰랐던 것인지, 구미호는 그대로 직격타를 허용했다.
한순간에 시야가 밝게 번쩍였다. 기다리지 않고 손에 뇌기를 응축해 정면으로 쏘아낸다.
뇌기의 구가 그대로 구미호가 있던 자리를 터트려버렸다.
파지지지지지지지직-!
폭발과 함께 연기가 잔뜩 피어올랐다.
이 한 방으로 완전히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안에서 뚜렷한 생명과 열기가 느껴졌다.
애초에 여우불이 모두 꺼지지도 않았으니 다를 바 없기는 했지만.
‘여우불이 있어도 뇌기는 다룰 수 있다.’
하늘을 덮긴 했으나, 이는 영역의 표시일 뿐 실질적으로 하늘을 덮은 건 아닌 모양이다.
만약 하늘까지 통제 아래에 넣었다면 뇌기를 다루지 못했을 테니까.
어느 정도 상정 범위 이내다. 구미호가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신이 하늘을 내려다보는 창문과 같은 하늘을 완벽히 통제할 순 없을 터니.
‘그리고…….’
쏴아아아아-
하늘에서 내리는 이 비에는.
[현무의 비에 맞았습니다.]
[신체 능력이 일부 향상되었습니다.]
현무의 마력이 듬뿍 담겨 있었다.
지금 현무는 엘프 공주에게 힘을 빌려준 상태이니, 나를 아마 ‘아군’으로 인지하고 구미호를 ‘적’으로 인지할 것이니, 구미호에게 충분한 디버프를 걸어줄 것이다.
현무란 모두 성장한다면, 구미호처럼 꼬리에나 업을 담는 몬스터가 아닌 진짜 신수(神獸)이니.
“아벨라.”
“……네. 공주를 데리고 숨어. 철저하게 보호해. 그리고 데자트.”
“……네. 준비됐어요.”
“간다.”
쇠사슬에 뇌기를 두르고 자세를 잡았다.
데자트도 숨을 고르고 자세를 잡았다.
하나, 둘.
파직-!
셋.
우리 둘이 동시에 돌진했다.
푸확!
연기가 걷히며 구미호가 얼굴을 드러냈다.
시꺼먼 검댕이 덕지덕지 붙고, 얼굴 부분 부분에 여우의 털이 돋아나 있다.
그녀는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잔뜩 화가 나 있는 표정이었다.
하늘을 덮은 여우불을 자신에게로 회수한 그녀가 분노로 얼룩진 괴성을 내질렀다.
[감히 인간 따위가 천기를 건드리느냐!]
“천기고 지랄이고.”
난 잔뜩 그녀를 비웃으며 쇠사슬을 휘둘렀다.
“천기가 그리 잘났으면, 이거부터 막아내 봐.”
촤르르르륵!
구미호가 눈을 부릅뜬 채 손톱을 날카로이 세워 내게 휘둘렀다.
카아아앙!
뇌기를 두른 쇠사슬과 손톱이 맞닿는다.
상위 몬스터의 신체는 그 존재만으로 고위 아티팩트의 재료가 된다.
구미호의 발톱 같은 건, 현재 최고의 검이라 불리는 성검의 재료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수준.
그런 만큼, 마력을 흡수하는 쇠사슬과 맞닿음에도 손쉽게 마력을 내어주지 않았다.
파직, 파지직-!
하지만 쇠사슬과 닿는 그 순간순간마다 흘러 들어가는 뇌기 전부를 막을 순 없었다.
조금씩 뇌기가 축적되고 누적되며 그녀의 몸에 스며든다.
처음에는 조금도 티가 나지 않았지만, 가면 갈수록 뇌기가 보다 그녀의 몸에서 튀고 경직되는 순간이 많아지는 게 보였다.
화르르르륵-!
이를 파훼하기 위해 여우불이 치솟으나, 동시에 벼락을 내리꽂아 불을 지워버렸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자연 그 자체보단 강할 수 없으니.
[거슬리게…!]
“본녀니 뭐니 그러더니 이젠 할 여유도 없나 봐?”
난 그녀에게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도발을 날렸다.
“여우 구슬을 좀 꺼내 보지 그래?”
[시끄럽다! 감히 유물에 의존하는 주제에!]
“그 유물에 의존하는 놈에게 밀리는 주제에. 왜. 못 꺼내겠지?”
내가 뇌기를 다룬다면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이유가 바로 이거다.
구미호의 신체 능력만 따라잡을 수 있다면, 구미호 대부분의 능력을 봉할 수 있다.
구미호의 능력은 주로 신체 활용과 여우 불을 통한 수많은 마법, 그리고 여우 구슬로부터 비롯된다.
하지만 내 쇠사슬은 그 모든 것의 근원인 마력을 흡수할 수 있다.
특히나 그녀의 근원이나 다름없는 여우 구슬에 있어서 내 쇠사슬은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내가 그녀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이유. 구미호는 싸우면서도 쇠사슬이 내게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즉, 상황적으로 내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럼 뒤져야지.”
파지직-!
내 손에서 뇌기가 튀었다.
뇌기를 다룰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벼락만 내릴 수 있게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빗방울과 함께 내려와 대기를 새롭게 채우는 마력들을 ‘뇌(雷)’ 속성으로 다룰 수 있다는 이야기다.
즉. 지금만큼은, 난 마력을 다루지 못하는 망캐가 아닌, 번개 관련 속성을 다룰 수 있는 평범한 캐릭터와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였다.
<천둥의 창>
쿠르르릉!
하늘에서 떨어진 벼락이 내 손에 잡혔다.
옛날에 많이 읽었던 신화 속의 신처럼 벼락을 잡고 자세를 잡는다.
구미호는 내 근처로 수십 개의 여우 불을 피웠다.
하지만 그 전에 뇌기가 내 몸을 감싸 안고, 여우불이 전혀 접근하지 못하자 방식을 바꾸려는 듯 꼬리로 몸을 감싼다.
“지금이다.”
그리고 저걸 노렸다.
<그림자 밟기>
그림자 속에서 튀어나온 데자트의 검이 빛을 뿜었다.
그녀가 쓸 수 있는 기술 중, 가장 강한 위력기.
그리고.
파즈즈즈즈즈즛-!
내 뇌기까지!
[……!!]
위험함을 느낀 구미호가 다급히 꼬리를 회수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녀의 검이 꼬리를 베었다.
[끄으으으으으으으-!]
본래라면 이리 쉽게 베이지 않을 터이나, 데자트가 공격에 힘을 치중한 점, 내 뇌기, 그리고 하늘에서 내리는 현무의 비로 인해 약화된 상태.
덕분에 그녀의 업이 담겨 제일 단단했어야 할 꼬리가 잘려 나갔다.
구미호가 격통에 울부짖으며 근처를 아예 여우불로 휩쓸어버렸지만.
파지지지직-!
<천둥 걸음>
쿠르르으으으으-!
뇌기를 이용한 가속, 아니 일종의 공간 도약이라 봐도 되는 기술을 이용해 이미 데자트는 안전 범위인 하늘로 올라와 있었으니.
저 우두머리들이 구미호를 이기지 못한 이유는 단순하다.
구미호의 약점이 어디이고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모르니까.
‘그나마 마법을 다루지 못하는 게 다행인가.’
여우불이 너무나 강력하다 보니, 마법을 전혀 수련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래. 그거까지 하면 너무 사기지.
안 그래도 시간을 계속 소비하면 지는데, 이 정도 패널티는 있어야지.
-…당신. 얼마나 버틸 수 있어요?
-짧으면 10분. 길면 15분.
뇌기는 나 같은 허약한 몸이 오래 다룰만한 게 되지 않는다.
겨우 몇 번 다루었다고 벌써 온몸이 삐거덕거리고, 눈이 뻐근했다.
뇌기가 아예 내 몸에 침투하려고 하는 것이다.
당연히 내 마력이 있으니 스며들진 못하겠지만, 그 여파로 내 몸이 계속해서 약해지는 게 느껴졌으니.
‘이것만 했다면 괜찮았겠지만…….’
아까 구미호의 공격으로부터 튀긴 불꽃을 몸으로 막아내었을 때 생긴 등의 흉터.
단순한 흉터가 아니었던 건지, 뜨거운 열기와 함께 몸에 화기가 스며들고 있었다.
마력을 건들지 않고 순수 육체만을 파괴하는 지독한 저주.
‘없애는 거야 스칼라에게 넘기면 되지만.’
그 전에 목숨이 끊어져 버린다면 아무런 의미 없는 가정이다.
그러니 한다면 10분, 길어도 15분 이내로 이 싸움을 끝내야 했다.
내 대답해 데자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10분 안에 끝낼게요. 저 구미호, 생각 외로 힘이 좀 빠진 거 같으니까.
-우두머리들이 쓸모가 없진 않았군.
-아뇨, 없었죠. 꼬리 하나 정돈 가지고 갔어야지.
그런가?
-…빠르게 끝내려면, 저희가 피라미드에서 싸웠던 방식이 제일 좋겠죠.
-아니. 그보다 좀 더.
-좀 더?
-방어는 포기하고 공격에만 집중해. 뒤는 내가 알아서 한다.
-……좋아요. 믿을게요.
파직!
내 몸에서 뇌기가 한 번 튀었다.
데자트는 고개를 끄덕이고 장검을 집어넣고 단검을 꺼내 들었다.
-그럼.
-간다.
팟!
우리 둘이 동시에 움직였다.
그와 동시에, 온몸에서 여우불을 폭사시킨 구미호가 우릴 향해 여우 불을 쏘아냈다.
마치 드래곤이 뿜는 브레스마냥 거대한 불꽃이 우릴 덮쳤다.
파즈즉-!
뇌기를 정면으로 방출한다. 마치 다리를 놓듯이 정면으로 쭉 내뻗어져 길을 만든다.
트인 길을 통해 데자트가 돌진했다.
파지지지직-!
뇌기로 길을 만들긴 했으나, 여우불이 계속해서 침범한다.
드문드문 뿜어지는 불길은 쇠사슬을 휘둘러 치워냈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아 불안전하게 불길이 드문드문 아가리를 벌렸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이 자신을 공격하지 않으리라 믿는 건지 움직이는 데에 망설임이 없었다.
저 모습을 보니 예전 생각이 났다.
‘예전에도 한 번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었지.’
정확히는 데자트가 제정신이 아닌 채로 등장하던 게임 속에서다.
그것도 초창기.
그때의 나는 미숙했고, 어찌어찌 호감도를 올린 데자트와 함께 싸울 때, 제대로 보조하지 못해 상처를 잔뜩 입혔다.
다시는 그렇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걸 위해 수십 번 연습했다. 그러니, 지금 그걸 발휘할 때다.
파즈즈즈즉-!
내 뇌기가 데자트의 발에 깃든다.
데자트의 몸에서 뇌기가 한 번 크게 튀기며 순식간에 가속했다.
<버프 – 가속>
쒜에에에에에엑!
아예 불길을 가를 정도로 빠르게 이동한 데자트가 단검을 치켜들었다.
구미호의 얼굴과 맞닿을 정도로 가까워진 위치에서 서로가 서로를 향해 발톱과 단검을 휘둘렀다.
카가가가각!
순식간에 수십 개의 불똥이 튀었다.
구미호는 내가 상대가 아니니 쇠사슬을 전혀 주의할 필요가 없어 어느 때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고, 데자트 또한 오로지 그녀의 목을 베어내기 위해 집중하고 있었다.
아주 잠깐 틈이 벌어진 사이, 뇌기를 얇은 선처럼 뿜어내어 구미호의 머리 앞으로 날렸다.
[!!!]
구미호가 아주 살짝 고개를 틀었다.
지금이다.
나와 데자트의 눈이 빛을 뿜었다.
<그림자 베기 – 참수>
쓰카아아아아악!
데자트의 검이 마치 참수하는 망나니의 것처럼 드러난 구미호의 목을 베었다.
아니, 베어낸 것처럼 보였다.
여우불이 치솟으며 베어낸 목이 다시 붙는다. 아니, 붙는 게 아니었다. 애초에 베어낸 적이 없었다!
환각!
덥석!
구미호의 여우불이 손의 형태를 한 채 데자트의 손목을 붙잡았다.
이제는 아예 인간의 모습을 거의 벗어던지고, 여우의 머리를 한 구미호가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감히 본녀의 목을 베어내려 한 죄, 달게 받…….]
“병신 같은 년.”
파직-.
[!!!]
난 구미호의 등 뒤에서 쇠사슬을 휘둘렀다.
“잡았다.”
급히 등이 노려진 걸 알아차린 구미호가 여우불을 둘렀으나.
파즈즈즉-!
쇠사슬이 여우불을 이루는 마력들을 흡수하고, 뇌기가 여우불이 빨려들어 드러난 틈을 억지로 벌린다.
그리고, 뇌기가 쇠사슬에 깃들었다.
<절단>
파지지지직-!
절삭력을 가진 채, 쇠사슬이 꼬리를 베어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구미호의 고통 어린 비명이 울려 퍼졌다.
하늘을 가득 채운 여우불들이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아무래도 내가 베어낸 꼬리가 여우비를 통제할 수 있던 모양이다.
[내, 내 꼬리를! 감히 나의 꼬리를! 끄으아아아아아아아!!!]
화르르르르륵!
아예 다루지 못하는 건 아닌지, 여우불이 다시 피어올랐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은 확실했다.
이 공간을 지배하던 여우비가 사라졌다는 것을.
원래 패턴 중 하나에는 여우비가 말 그대로 피가 되어 쏟아지는 패턴이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다행이었다.
[마력 폭주도: 48%]
마력 폭주도도 안전 궤도다.
[죽여, 죽여버릴거야-!]
완전히 이성을 잃은 구미호가 고개를 훽 돌렸다.
분노로 일그러진 여우불로 눈이 물든 상태.
내 얼굴을 불태우기 위해 입을 쩍 벌린 순간-
“난 왜 자꾸 무시하는지 모르겠네.”
[-!!!]
피가 튀었다.
[끄륵-!]
목 옆을 붙잡은 구미호가 다급히 여우불로 몸을 감싸 안았다.
급히 다른 데로 이동하려고 한 것처럼 보이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비의 영향인지 몇 번 불꽃을 튀기고 말았다.
“많이 약해졌네.”
[닥쳐라……!]
구미호는 아예 전투 방식을 바꾸기로 한 듯, 여우불을 크게 둘러 거대한 불기둥으로 만들었다.
불기둥이 하늘을 노리고 날아가기 전.
쇠사슬을 크게 휘둘렀다.
푸확!
“어디서 개지랄을 하려고-”
불기둥을 내뻗어 하늘을 건드린다면, 비를 그칠 가능성도 있고 다음 페이즈로 넘어갈 수도 있었다.
무조건 이번 페이즈에 끝낸다.
그리 다짐한 순간, 눈앞에서 불꽃이 폭사했다.
“!!!”
폭사한 불꽃에 몸이 휩쓸리기 전, 몸을 뇌기로 급히 휘감았다.
시퍼런 불꽃 사이에서 손이 튀어나와 내 얼굴을 잡으려 든다.
급히 고개를 젖혀 손을 피하고, 아래로 손을 내뻗어 뇌기를 응축시켰다.
파즈즈즉-!
뇌기가 사방팔방으로 빠져나가며 불꽃 속에 숨은 구미호를 찾아냈다.
찾아낸 방향으로 쇠사슬을 휘두르자, 분명히 느꼈던 기운이 온데간데 사라졌다.
다시 드러난 건, 바로 내 등 뒤.
하지만 동시에 데자트가 나타났다.
캉! 카그아아아악!
다시 손톱과 칼이 마구잡이로 부딪혔다.
서포터하기 위해 뇌기를 내뿜으며 쇠사슬을 휘둘렀으나, 이전에 내 팔을 노리고 불꽃이 쏘아졌다.
급히 뇌기를 틀어막았지만, 움직임이 봉쇄되었다는 건 달라지지 않았다.
콰아아아아아앙!
어떻게든 다시 움직이려는 순간.
불의 꽃이 피어났다.
말 그대로였다. 폭발하는 불꽃이 사방팔방으로 튀지 않고, 한 곳에 곱게 모여 꽃으로 새롭게 피어난다.
방금까지 데자트와 구미호가 싸우던 자리.
탁!
데자트가 내 옆에 착지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저 구미호….”
“마법을 다루네.”
왜 꼬리가 줄었는데 더 강해진 거지?
아무리 영구적인 손실은 아니더라도 일시적인 손실은 됐을 텐데…….
[이제야 꼬리가 사라지고 나니 머리가 차분해지는구나.]
‘설마, 이때까지 꼬리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던 건가?’
구미호로 거듭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동안 새롭게 쌓인 업에 휘말려 제정신이 아니었던 거라면?
혹은 마법을 사용할 수 없던 제약에 걸렸던 거라면?
그리고 내가 베어낸 지금, 힘의 총량 자체는 줄었을지라도 활용도 자체는 올라갔다면?
[나의 꼬리는 돌아온다.]
구미호가 여유롭게 웃었다.
[하지만 너희의 힘은 완벽하지 않지. 거기 수컷아. 넌 비가 올 때부터 그 뇌기를 사용했지. 그렇다는 건, 비가 와야만 힘을 쓸 수 있다는 거겠지?]
“…….”
[이 비는 인조적인 것 아닌가. 그렇다면 내가 꺼질 때까지 버티면 그만. 내가 그까짓 것 하나 못할 거 같으냐?]
틀린 말이 아니다.
장기전으로 가면 우리가 무조건 진다.
이미 새로운 구미호가 그들보다 완전한 상위의 존재임을 인지한 우두머리들은 덤벼들지 않을 것이고.
시간이 끌면 끌수록, 힘이 회복되는 구미호와 달리 우리는 힘이 계속 빠질 터.
‘빠르게 끝내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나서게 만들어야 해. 그래야 틈을 만든다.’
수비적으로 움직일 그녀가 공격적으로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데자트.
-네?
-내가 틈을 만들어줄 테니까, 그때 저년 몸을 묶어. 딱 몇 초면 돼.
-네?!
-실수하면 죽는다.
이길 방법은 단 하나.
그걸 위해선 목숨을 걸어야만 한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가?
[돌발 이벤트 발생!]
[‘천마’의 무기가 잠든 던전을 지키는 문지기, 구미호를 사냥하십시오.]
[보상: 마력 제어력 1.0 상승]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