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가 망캐 마법사로 살아가는 법-85화 (85/124)

제85화

대부분 파티는 전방을 맡아줄 탱커, 딜을 담당할 검사와 마법사, 서포터 해줄 사제로 구성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파티는 상당한 오합지졸이라 볼 수 있다.

근접전만 3명, 원거리 한 명.

뒤라곤 조금도 보지 않는, 오로지 돌파만을 위한 조합!

하지만 다행인 점은, 내가 이미 이런 파티에 익숙하다는 것.

촤르르르륵!

또한, 내 역할은 근접전도 원거리도 아닌 ‘서포터’라는 것이었다.

길게 휘두른 쇠사슬이 근처의 나무들을 휘감았다.

자연스럽게 정면이 아닌 측면으로 파고 들어오려던 화이트 스네이크의 움직임이 멈칫거린다.

동시에 옆에서 공주가 마법을 영창했다.

“치솟아라!”

쿠구우우우!

엘프 고유의 마법. 대부분의 마법사가 그렇듯 타고난 속성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자연의 마력을 빌려와 사용한다.

이 대기에 흐르는 속성은 ‘어둠’.

시꺼멓게 변한 거목이 치솟았다.

-!!!

화이트 스네이크가 괴성을 내지르며 치솟은 거목을 피했다.

하지만 이미 어디로 피할지는 예상한바.

화이트 스네이크가 피할 곳에 있는 나무를 휘감은 쇠사슬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우지끈!

-!!!!

나무가 쓰러지며 피하는 화이트 스네이크의 머리를 강타한다.

나무를 부수고 나올 정도로 단단한 외피이나, 이런 충격이라면 내부까지 흔들리기에 아무런 고통도 없을 수가 없다.

잠시 스턴을 먹은 그에게 다시 공주가 손을 뻗었다.

“꿰뚫어라!”

치솟은 거목에서 수십 개의 나뭇가지가 솟아올랐다.

마치 창처럼 뾰족하게 솟은 나뭇가지가 그대로 외피를 뚫고 속살에 박혔다.

화이트 스네이크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키아아아악!

뒤이어 데자트가 움직였다. 바닥에 크레이터가 생길 정도로 강하게 벅차고 나간 데자트의 몸에서 마력이 치솟는다.

이를 느낀 것인지, 화이트 스네이크가 혀를 낼름거리며 그녀를 노려보려 했다.

능력 중 하나인 석화(石化).

능력이 발동되기 직전. 낼름거리던 혀가 잘려 나갔다.

-!!!

“지금이에요!”

혀를 베어낸 아벨라가 바락 외쳤다.

데자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장검에 마력을 응축시켰다.

화이트 스네이크가 마지막 발악으로 꼬리를 휘둘렀지만.

“뚫는 데에만 집중해.”

<포착>

내 쇠사슬이 먼저 꼬리를 붙잡는 것이 빨랐다.

꼬리를 붙잡은 쇠사슬이 나무에 턱 걸린다.

덕분에 꼬리를 휘두르지 못한 화이트 스네이크의 목에 기다란 붉은 실선이 생겨났다.

……푸화아아악!

-키이이이익….

피가 치솟으며, 화이트 스네이크가 옆으로 쓰러졌다.

화이트 스네이크 뒤에 서 있던 데자트가 피에 묻은 검을 털어낸다.

그녀는 개운한 표정으로 후우, 만족스러운 숨을 터트렸다.

“진짜 오랜만에 제대로 움직여보네요.”

“그러니까.”

“그보다 아벨라. 정말 많이 늘었네요.”

“헤헤… 그래?”

“네! 나름 가르친 보람이 있달까? 나중에 가면 다른 공격도 알려줄게요. 일단 그림자밟기부터 마스터하죠.”

“헤헤. 네, 스승님!”

아벨라가 전투폼을 해제하며 헤헤 웃어 보이자, 마주 웃어 보인 데자트가 이번에는 내게로 시선을 돌렸다.

“오빠… 마력이 흔들리는데….”

“이 정도는 괜찮아.”

걱정하는 스칼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날 바라보는 데자트와 눈을 마주친다.

왜인지 모르게 어색한 표정을 지은 그녀는 내 쇠사슬을 가리켰다.

“그 쇠사슬, 엄청 유용하네요.”

“이거 빼면 시체라.”

“설마 그걸로 서포터까지 가능할 줄은……”

사실 나만 쓸 수 있는 기술이긴 하다.

이 쇠사슬 자체가 다른 쇠사슬과 다르게 내 뜻대로 움직이기 쉽기는 했지만, 그걸 또 다루어서 지금처럼 활용하는 건 다른 범주였다.

이렇게 활용하는 데에만 5년이 걸렸다. 아마 다른 유저라면 더 걸리거나 이전에 포기하지 않았을까.

“내 노력이지. 그보다 이제 저거 도축해.”

“……네?”

“써먹을 때가 있어.”

화이트 스네이크의 둥지.

지금도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안에 스칼라에게 도움이 될 만한 불이 깃든 정령석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도축하고 빼낸 화이트 스네이크의 심장에 화기를 불어넣어 인의적으로 만들어도 되고.

“…진짜 저희가 도축해요?”

“그럼 스칼라를 시킬까?”

난 스칼라를 내려다봤다.

순진무구한 눈을 한 스칼라가 야무지게 양 주먹을 꽉 쥐었다.

“잘할 수… 있어…!”

“…제가 할게요….”

“그래. 네가 체력이 제일 남잖아.”

결국 데자트는 코를 훌쩍이며 혼자 스네이크를 도축했다.

결국 할 거면서 튕기기는 왜 튕겨.

속으로 혀를 쯧쯧 차면서, 피가 묻은 아벨라의 머리를 닦아주었다.

“괜히 피에 물들면 골치 아프니까 전투 끝나고 바로바로 닦아.”

“앗. 네, 네에….”

다 됐다. 그녀의 머리에 피가 조금도 묻지 않은 걸 확인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이 해체를 끝낸 데자트가 내게 심장을 내밀었다.

심장 같은 물품을 보관하는 데에 사용하는 주머니 안에 보관한 나는 근처를 둘러보았다.

“다 됐지?”

“네!”

“…응…!”

“다 됐어요….”

“저도 다 됐어요.”

얼마나 몬스터가 더 나올지는 모르지만.

얼마나 더 나와도 상관없을 것 같아. 이들이라면 절대 꺾이지 않고 헤쳐나갈 수 있을 테니까.

이게 진짜 ‘파티’지.

난 즐거움을 느끼며 씨익 웃었다.

“그럼 가자.”

* * *

화이트 스네이크가 나타난 뒤로, 몬스터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우릴 습격하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이미 모두 예상하고 있었기에 습격에 당하는 일은 없었고.

오히려 그동안 부족했던 성장을 여기서 다 채울 수 있었다.

촤아악!

“아벨라! 오른쪽!”

“네!”

몬스터를 죽이면 죽일수록 경험이 쌓이고, ‘업’이 축적된다.

축적된 업은 몸에 깃들어 더 보다 무거운 걸 들고, 더 가볍고 빠르게 움직이게 할 수 있으며, 아직 마력이 없는 이조차 체내에 마력이 쌓이게 만들어준다.

그래. 요약하자면 그냥 능력치가 오르는 것이다.

다만 게임 시스템은 나에게만 보이는 것이라, 실질적인 수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지치기는커녕 움직임이 빨라지고 베어내는 힘이 강해지는 걸 느끼면서 성장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들 성장이 빨라.’

데자트야 이미 상급 기사에서도 완숙한 경지, 겨우 이 정도 몬스터들을 죽인다고 업을 쌓이는 경지는 아니다.

하지만 아직 성장이 제대로 되지 않은 아벨라는 다르다.

본래 그녀의 경지라면 잡기 어려운 수준의 몬스터들을 베어내면 베어낼수록, 그녀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게 보인다.

<그림자 밟기> 또한 보다 정교해지고 빨라지며, 더 은밀해지고있었다.

‘바로 다음 아이템을 얻으러 가도 되려나?’

원래라면 다음 아이템을 얻으러 가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성장을 하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이 정도 성장세라면, 굳이 돌아서 가지 않고도 가능할 것 같았다.

물론 더 성장해야겠지만.

두근, 두근, 두근-

난 내 심장 박동 소리를 들었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심장 박동이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단순히 지쳐서가 아니다.

[대기의 마력이 새로운 마력의 접근을 거부합니다!]

이 산이 나를 거부하고 있다.

특히나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이 산의 탁기(濁氣)가 점점 진해지고 있었으니.

저 위에 더 강한 몬스터가 살고 있다는 것.

‘어쩌면 지성을 가진 그놈들과 만지도 몰라.’

인간과 짐승의 차이인 ‘지능’을 뛰어넘어, 지능과 힘을 가진 우두머리.

만약 만난다면 지지는 않겠지만, 상대하기 까다로운 상대들이다.

웬만하면 만나고 싶지 않지만….

‘그럴 생각은 없어 보이네.’

하기야, 그들의 시점에서 나는 불청객이다.

심지어 마력이 너무 많아서 이 산 전체를 덮고도 남을 정도의 수준.

당연히 이 산을 지배하고자 계속해서 세력 다툼을 해오는 놈들에게 거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임에서도 한 번도 피하지 못한 놈들인데, 지금이라고 달라졌을까.

“스칼라.”

“응…?”

“내 손 놓지 마. 아직 마력 더 먹을 수 있지?”

“응….”

난 스칼라의 손을 꽈악 잡았다.

속이 슬슬 울렁거리고, 심장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폭주도: 60%]

폭주도가 조금씩 오르기 시작한다.

“괜찮… 아…?”

“어. 네가 손만 안 놓으면.”

내 말에 스칼라가 최대한 손을 강하게 잡았다.

그녀가 빨아들이는 마력량이 아까보다 조금 더 늘어났다.

평소라면 무리하지 말라고 말리겠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지금 최대한 진정시켜놔야, 내가 죽지 않는다.

“데자트, 공주, 아벨라.”

“응?”

“어?”

“네?”

“난 잠시 전투에서 빠진다. 다치지 말고 최대한 안정적으로 전투해.”

“왜….”

내게 왜 빠지냐고 물어보려던 데자트이지만.

내 안색을 보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는 빨라서 좋네.

“후우우….”

난 포션을 하나 꺼내어 들이켰다.

체내의 마력이 빠져나가며 조금씩 안정궤도를 찾는다.

아마 5분 정도만 더 있으면 내 마력도 지금 상태에 어느 정도 적응하여 안정 상태에 들어갈 것이다.

“괜찮… 아…?”

“어. 괜찮아.”

문제는, 저 성질 급한 우두머리들이 그 안에 날 습격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아마, 빠르면 3분.

느리면 4분.

데자트가 최대한 막아준다고 해도, 드문드문 날아오는 공격은 막아야 하는데, 안 움직이는 건 불가능하다.

‘진짜 라온 리그벨토가 망캐긴 망캐야.’

이건 대비할 수가 없다.

대비하려면 미리 저 마력의 폭풍에 진입을 해놔야 하는데, 진입하는 순간 저 우두머리들이 날 인지한다.

즉,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와도 다를 바 없었다.

게임에서도 이거 때문에 얼마나 까다로웠던가.

데자트가 최대한 잘 막아주는 걸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

그땐 덜 성장한 동료들한테 기대었어야 했는데, 지금은 적어도 초반 깡패인 데자트가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여차하면 다른 방법을 써야…….’

쿠구구구구!

그 순간, 지진이라도 난 듯 땅이 흔들렸다.

엄청난 흔들림과 바닥 아래로 다가오는 거대한 마력.

‘문지기?’

…아니, 문지기는 아닌가.

마력이 지나치게 맑고 정순하다. 오랜 시간 공간에 갇혀 썩어가는 마력 속에서 살아가는 문지기는 절대 가질 수 없는 농도.

다만, 내가 순간적으로 문지기라 착각할 정도로 강력했다.

이전에 리그벨토 영지에 나타난 고위 던전의 문지기였던 웜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룡, 테라가 등장하였습니다.]

짤막한 메시지와 함께.

쿠구구구구!

땅거죽이 뒤집히며 거대한 지룡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니, 잠만.

‘저게 지룡이라고?’

지룡(地龍).

거창한 이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냥 좀 커다란 지렁이다.

다만 우리 앞에 있는 지룡은 절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이마에 박힌 보석이 영롱한 빛을 뿜고 있었고 몸 또한 지렁이보다는 뱀에 가까운 비늘로 뒤덮여 있다.

따지자면… 지렁이보다는 이무기에 가까워 보이는 모습.

이대로 말만 한다면 정말 이무기라고 착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대는 누구인가?]

이걸 말하네.

‘게임할 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이런 놈이 있었다면 내가 모를 리가 없다.

원래 게임에서는 없던 놈인가?

도대체 왜?

“라온!”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대화할 의지가 보인다는 것.

난 다가오려는 데자트를 손을 들어 제지하고, 지룡 테라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그저 물건을 찾으러 왔을 뿐이다.”

[물건? 어떤 물건을 말하는가.]

“이 산을 무단점거한 삿된 것의 주인이 만든 무기.”

[‘천마’를 말하는 건가?]

난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천마를 어떻게 알았지?

[놀랍다는 표정이구나.]

테라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천 년을 살다 보면 많은 것을 알기 마련이지. 하물며 ‘천마’를 모시는 것들과 맞닿아있는데, 설마 내가 그 존재를 모르겠는가.]

난 테라의 말에, 원래 게임에선 왜 없었던 것인지 대충이나마 짐작할 n 있었다.

‘사냥당한 건가.’

아직 제대로 대화를 나눠보지는 못했지만, 테라는 천마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모양이었다.

그저 천마신교라는 이름 때문에 천마를 아는 느낌이 아니다.

그 이상의 정보를 알고 있는 지성체.

그런 존재라면 충분히 천마신교에서 토벌을 나설 만했다.

“그럼 말이 편하겠군.”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런 지룡 하나의 목숨까지는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천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거야 내가 해야 할 일을 끝내고 나서 할 일이다.

“길을 열어라. 그럼 조용히 물건만 가져가겠다. 그대가 저 우두머리들의 왕인가?”

[그렇다.]

“피해를 주지 않고 물러나길 약속하지. 내가 원하는 것만 얻으면 된다.”

만약 이 대화가 통한다면, 천마신교와 충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몬스터들도 상대하지 않고 지나갈 수 있다.

시간뿐만 아니라 체력까지 아낄 수 있다.

‘급성장은 못하겠지만…….’

그건 다른 데에서 하면 그만이다.

제일 중요한 건, 성장보다도 안전.

살아남아야 미래를 꿈꿀 수 있으니까.

[저들은 나와 생각이 다른 모양이지만… 나는 그대와 싸울 생각이 없어. 그대와 싸운다면 최소한 세력이 절반은 날아가겠지. 그만한 부담을 짊어질 생각은 없다.]

다행히도 내 강함을 착각한 거 같다.

아무래도 천 년을 산 지룡이라고 한들, 내가 마력을 다루지 못하는 하자가 있다고는 못 본 모양이다.

하긴, 대부분 내 마력에 가려졌을 테니 알아차리는 것도 이상한가.

“그럼…….”

[하지만, 그대가 가고자 하는 곳에 불청객이 있어서 말이야.]

“불청객? 누구?”

[아홉 꼬리의 여우.]

테라가 골치 아프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홉 개의 꼬리를 단 존재가 갑작스레 튀어나와 우리들의 영역을 빼앗았다. 자신이 문지기니 뭐니 하면서. 덕분에 그대가 쓰러트린 그 아이도 보금자리를 잃었지.]

‘구미호가 문지기였어?’

하필이면…….

난 눈살을 찌푸렸다.

구미호(九尾狐). 게임 영웅의 문에서도 보기 드문 상위 몬스터이며, 나타날 때마다 유저들의 원성을 자아내는 악명 높은 난이도의 몬스터다.

9개의 꼬리를 통해 수십 가지의 마법을 다루고 고유의 여우불을 통해 자신에게 걸린 상태 이상은 해제하고, 적에겐 상태 이상을 걸어버린다.

그뿐이랴. 웬만한 여캐보다도 아름다운 외형을 가진 탓에, 유저가 조금이라도 사심을 품어버리면 ‘상태 이상: 매혹’에 걸려 전투에서 즉시 패배해버린다.

심지어 서비스신도 없는지라 모두가 싫어했었지.

‘그 양반은 왜 말을 안 해줬데?’

그 양반 입장에선 별로 안 위험하니까?

아니면.

‘나한테 별로 안 위험해서?’

대체 날 얼마나 고평가한 거야?

‘이길 수는 있지만.’

어렵다. 존나게 어렵다.

패턴이야 다 꿰고 있지만, 일단 패턴이 정형화되어있지 않다는 게 문제였다.

‘…그래도 잡긴 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천마신검, 아니 천마로브를 얻을 수 있다.

그건 반드시 얻어야 하는 아이템이다.

없다면, 나는 절대 메인 이벤트에 돌입할 수가 없으니까.

‘잡아야 하긴 해….’

잡는다고 그냥 쌩고생하는 건 아니다.

합당한 보상이 있다.

우선, 구미호를 잡는 것만으로 신체 능력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오른다.

그만한 업을 품은 몬스터니까.

뿐만 아니라.

‘잘하면, 스칼라를 각성시킬 수도 있어.’

구미호의 정기나 그런 건 관심 없다.

내가 주목하는 건 그녀가 다루는 여우불이 담긴 7번째 꼬리였다.

구미호를 죽인 다음, 그 꼬리를 정수로 만들어 스칼라에게 먹인다면, 불꽃을 다룰 수 있는 통제권이 생겨난다.

설령, 바로 통제권이 생기지 않는다고 해도.

‘나중에 다룰 수 있는 불꽃 종류를 늘릴 수 있어.’

이제 문제는 어떻게 잡느냐다.

구미호는 상급 기사 여럿이 붙어야 겨우 이길 수 있는 놈이다.

여기서 상급 기사 수준이라고 해봐야 데자트 한 명뿐인데,

저걸 어떻게 잡지?

“…….”

난 눈앞의 지룡을 쳐다보았다.

정확히 상급 기사 수준인지는 모르겠지만… 얘 정도면 될 거 같은데.

“지룡.”

[?]

“더 강해지고 싶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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