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나의 트라우마는 뭘까?
스칼라가 가진 최대의 고민이었다.
본래는 오늘 저녁은 먹을 수 있을까가 제일 큰 고민이었지만.
‘왜 더 안 먹어.’
‘응…?’
‘더 먹어.’
‘이거… 오빠 건데….’
‘원래 어린 애가 더 많이 먹는 거야.’
부족하다 싶으면 계속해서 음식이 추가되고, 또 부족하다 싶으면 라온이 제 몫까지 덜어주는 덕에 저녁은 고민거리가 되지 않았다.
애초에 그녀는 음식으로 영양분을 섭취하지 않는다. 마력을 통해서만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으므로, 라온 자체가 그녀의 식사이자 행복이었다.
다만…… 자꾸만 소식하고 잠을 적게 자는 라온이 걱정되긴 했다.
저러다가 큰일 나는데…….
매일 멋지고 강한 모습을 보이는 오빠이긴 하지만, 그래도 걱정되는 건 걱정되는 거였다.
그래서 직접 말해보고 먹여보려고 하긴 했지만.
‘난 이미 다 먹었어.’
‘뭐야. 일부러 일찍 일어난 거야? 그래. 자, 아.’
‘?’
‘나도 먹었으니까 너도 먹어야지.’
진작에 식사를 끝냈거나, 받은 음식만큼 입에 밀어 넣어줘서 더 할 수가 없었다.
치사하게…….
그래서 그녀는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이런 쪽으로는 도움을 못 준다면, 다른 쪽으로 주면 된다.
‘내 재능을 발휘한다면…….’
그녀의 재능은 뛰어나다. 물론 그녀 본인은 전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근처에서 뛰어나다가 치켜세워주었고, 라온이 자신을 굳이 선택한 이유 또한 재능임을 안 이후로는 재능이 뛰어난 걸 인정했다.
하지만… 문제는 재능이 있음에도 속성을 전혀 다룰 수 없다는 것이다.
속성을 다룰 수 없다는 건, 마력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된다는 이야기였다.
속성이 없어도 마력 자체는 다룰 수 있다.
다만, 이는 속성 개방 이전의 이야기이며, 마력 자체에 속성이 깃드는 특이 체질인 이상, 그녀는 반드시 속성을 다루어야 했다.
‘만약… 이대로 실망하면 어떡하지?’
물론 그는 자신이 제대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함에도 뭐라 하지 않고 오히려 다정히 대해줬다.
정말 그녀의 재능만을 노렸다면, 다루지 못하는 순간 실망하거나 압박하거나 할 텐데, 그는 오히려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안심을 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불안감이 피어올랐다.
‘만약 내가 평생 속성을 다루지 못하면?’
그럼 아무리 자애로운 라온이라도 화를 내거나 실망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녀는 데자트가 말한 원인에 대해 집중했다.
그녀가 말하길, 자신이 속성을 다루지 못하는 건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했다.
그럼 대체 자신의 트라우마는 뭘까?
자신의 트라우마를 자기가 모른다니.
정말 이상한 일이긴 했지만, 어쩌겠는가.
정말로 기억이 나지 않는걸.
이에 대해 같이 고민해주던 라온은 의견 하나를 꺼내었다.
‘아마도… 네 부모겠지. 물론 추측일 뿐이지만.’
부모라.
물론 그녀가 부모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진 건 맞다. 조금은 원망스러운 게 맞았다.
하지만 트라우마까지는 아니었다.
이는 그녀를 버린 부모를 만났을 때 직접 느꼈다.
‘트라우마… 아닌 거 같은데….’
본능적으로 부모임을 알아차리고 조금은 놀라긴 했지만, 딱 그뿐.
원망스럽다거나 증오스럽다거나 그런 감정은 들지 않았다.
-부모란 말이야. 너를 낳는 순간 의무는 다한 거야. 내 동족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밀림에서 생존을 시작하지. 그게 당연한 자연의 이치인 거야.
그녀를 가르친 숲의 수호자이자 짐승, 데가가 그리 말하기도 했고, 그녀 본인도 정말 별 감정이 없었다.
물론 자신이 아이를 낳으면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으니.
‘그럼 어떻게 트라우마를 지울 수 있지……?’
대체 본인도 모르는 트라우마가 어디에 있어?
그게 너무나도 원망스러워서, 눈물이 찔끔 흐를 정도였다.
라온이 있는 곳에서는 울 수가 없어서, 세수할 때 몰래 물었다.
자는 척 침낭 깊숙이 들어가 눈물을 흘려도, 용케도 알아차리고 다가와 슬쩍 다가와 눈물을 닦아주곤 하니.
‘나는 왜 이리 무능한 걸까…….’
그래서 데자트와 열심히 연습했다. 쉬는 시간에도 계속 숨쉬듯이 마력을 다루려 노력했고, 속성을 끌어올리려 노력했다.
그래서, 한 번 정도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 한 번이라면.
나도 도움이…….
-나는 도련님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나도….
-그러니까, 우리 이번에는 해내자. 적어도 팔 한 짝은 잘리는 거야. 이번에는… 그냥 도망가지만 않을 거야.
그래서, 누가 봐도 강해 보이는 적을 상대로 목숨을 건 도박을 한 것이다.
하지만 도박은 실패했다.
살아남긴 했지만, 아벨라는 크게 다쳤다. 정말 조금만 상처가 깊었다면 죽었을 거라고, 데자트가 말했을 정도였다.
자신의 마법이 성공했더라면.
아니, 적어도 속성만이라도 다룰 수 있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그녀는 훌쩍거리면서 아벨라의 붕대가 풀리지 않도록 단단히 묶어주었다.
‘나도…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아니.
정확히는.
‘나도… 지키고 싶었는데.’
소중한 사람이 된 둘을, 아니 셋을 지키고 싶었다.
그러니까 제발…… 불꽃아, 피어 올라줘.
그런 그녀의 간절한 소원이 닿은 것일까.
-저걸 먹어.
‘?!’
데자트가 내민 신비로운 돌을 본 순간, 목소리가 들렸다.
이건….
-먹어서 너의 몸에 화기를 쌓아. 계속해서 쌓아서, 때를 기다려.
그녀가 속성을 다룰 때마다 들리던 ‘싫어’의 목소리.
언제나 부정적인 답변만을 들려주던 목소리는, 이번에는 다른 방향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너의 신체가 다 자라날 때까지.
아.
그렇구나.
그녀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속성을 다룰 수 있을 때를 알 수 있었다.
1년 후.
묘족 돌연변이인 그녀의 신체가 빠르게 성장하여, 완전히 성장기에 돌입했을 때.
그때, 불꽃을 다룰 수 있음을.
* * *
설마 속성을 다루는 방법을, 화정석을 먹고 나서 알아낼 줄은 몰랐다.
‘천재에게 상식을 바라면 안 되긴 하지.’
천재란 본래 정해져 있던 상식을 뒤따라 성장하는 존재가 아니다.
본인이 직접 상식을 새로이 뒤바꾸는 것.
그런 기적은, 오로지 신이 내린 재능을 타고난 이만이 벌일 수 있었으니.
‘최소한 성인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벌써부터 그 길을 깨우칠 줄이야.
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건.
‘……각성 시기가 정해져 있다.’
스칼라 본인은 잘 모르는 듯했지만, 난 그녀가 한 말의 뜻을 알 수 있었다.
때를 기다리라는 건, 그녀의 몸이 불꽃을 감당할 수 있을 때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즉. 1년 후면, 그녀의 신체가 충분히 불꽃을 감당하고 속성을 다룰 수 있도록 성장한다는 이야기였다.
본래라면 불가능한 성장 속도이지만…… 마력을 먹고 자라는 돌연변이인 그녀인 만큼 가능한 속도였다.
‘그보다 화정석을 먹어서 화기를 쌓는다라…….’
그게 되는 거였어?
물론 해본 적이 있다. 마력 통제에 도움을 주는 돌을 직접 먹으면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어서 해봤던 미친 짓거리.
다만, 내 시도는 시스템에 의해 막혔었다.
[이건 먹을 수 없는 물건입니다]
너무 단호한 나머지, 문의도 10번밖에 안 했었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걸 설마 그녀가 성공시킬 줄이야.
“미친 세상…. 아니… 어떻게 무슨….”
데자트는 상식이 뒤틀린 여파로 아예 기절 직전까지 갔다.
엘프 수호자로 오랜 시간을 산 그녀가 보기에도 말이 안 되는 일이기는 한 모양이다.
“아픈 데는?”
“없… 어…. 그냥… 배 안이 따뜻해….”
“그래?”
난 몇 번 그녀의 몸을 살폈지만, 돌을 삼킨 주제에 별문제는 없었다.
하긴. 평범한 돌이 아니라 마력으로 이루어진 돌이다.
강도는 감히 평범한 돌 따위가 비견할 수 없는 것이나, 이런 경우엔 아마 마력으로 화해 녹아내렸을 터.
‘이건 조금 부럽네.’
라온도 저런 걸 먹고 강해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실상은 쥐기만 해도 그냥 몸이 터지지만…….
“속성은 쓰지 말자. 지금 상태로 쓰다간 큰일 날 수도 있으니까.”
“응….”
스칼라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난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눈동자는 전혀 얌전하지가 않았다.
열망이 느껴지는 눈동자.
“더 먹고 싶어?”
“…응.”
그래서 물어봤을 때, 스칼라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해지고 싶어….”
“왜?”
“오빠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서….”
“…….”
난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
강해지는 목표가 나 때문이라.
솔직히 좋은 현상은 아니다.
남을 위해 힘을 키우는 건, 결국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힘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서 쌓아야 한다.
‘나는 좀 예외이긴 하지만.’
10년 동안 꾸준히 해온 일이고, 또 라온이 살아남아야 나도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니 나는 완전히 배제해두고 말하는 게 옳았다.
지금 상황에서도, 남을 위해 힘을 쌓는 게 옳지 않다고 말하는 게 맞긴 하지만…….
‘날 위해서라고 하니, 뭔가 좀.’
이거 가지고 뭐라 하면 그게 나쁜놈 아닌가?
누군갈 가르쳐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그래도 아무리 나를 위함이라고 해도 남을 위해 힘을 쌓는 건 좋아보이지 않는다.
애초에 그녀가 성녀와 어울리는 성격도 아니고.
그래서 입을 열려고 할 때.
“…….”
너무나도 이글거리는 눈동자에 입을 닫았다.
저 눈동자를 보니 가진 걱정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호구처럼 당하지는 않겠어.’
그럼 괜찮지 않을까?
‘그래. 우리 애가 강해지고 싶다는데.’
그럼 내가 도와줘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나에 대한 의존도가 올라가면 곤란하지만, 아직 어리니 어쩔 수 없다.
마음이 아프지만, 사춘기가 오면 좀 바뀌겠지.
“…그래. 나중에 더 구해줄게.”
“으응…!”
“대신에 약속. 과하지 않도록 하기. 몸 상하면 절대 하지 않기. 그리고 남을 위해서 막 쓰지 않기.”
“약속….”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맺자, 그나마 마음이 편안해졌다.
옆에서 데자트가 뭐 하는 거지? 하는 눈빛을 보내긴 했지만 무시했다.
자식 교육엔 외부인 끼우는 거 아니다.
&
조금 시간이 지나자, 기절했던 놈이 깨어났다.
놈의 목 부근에서 작은 진동이 일어났다.
폭탄 같은 건 아니고…… 작게 빛이 반짝이는 걸 보면, 수정구라도 되는 거 같다.
연락이 온 건가?
“뱉어.”
“켁, 컥!”
그의 목을 부러트릴 듯이 쥐자, 덜덜 떨며 진동의 범인을 뱉어냈다.
자그마한 수정구다. 보고용으로 쓰는 듯, 이곳저곳에 다양한 버튼이 달려 있었고 이름이 적혀 있었다.
침으로 더럽긴 했지만, 대충 보조 마법으로 씻어내고 들어 올렸다.
보고 버튼을 누르자, 수정구에 빛이 들어왔다.
-임무를 끝냈다면 복귀해라. 위치는 천관산. 보고는 복귀 이후에 해도 좋다.
다급한 일이라도 있는 모양이다.
바로 연락하자마자 보고를 나중에 해도 된다는 소리를 듣다니.
‘그보다 이거 쓸만하려나.’
내가 수정구를 이리저리 살펴보는 사이, 한참을 컥컥대던 그는 눈치를 보며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정수리가 보일 정도로 고개를 조아린 그가 덜덜 떨며 말했다.
“사, 살려 주십시오. 나으리.”
“내가 왜? 이제 너한테 얻을 건 다 얻었는데.”
“뭐, 뭐든지 시키셔도 됩니다! 워, 원하신다면 천관산으로라도 모시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나 위치 아는데.”
“?!”
천관산은 천마신교의 본부가 숨겨져 있는 곳으로, 1년 중 딱 한 달만 해가 드는 특이한 장소였다.
마경은 아니고, 꽤 유명한 관광지다.
자연 보호라는 명목으로 황실에서 직접 보호하는 장소이며,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기 때문에 숨어들기만 한다면 숨어있기 좋은 장소.
그곳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다.
왜냐하면, 거기에 천마신검이 있기 때문이었다.
천마신교에서도 대략 2년 뒤의 시점에서 겨우 찾는 물건이니, 아직은 찾지 못했을 터.
그러니 찾는다면 지금이 제격이었다.
‘이놈은 쓸모가 없다 이 말이지.’
난 그를 내려다봤다.
내 서늘한 시선에 그가 조금 더 고개를 조아린다.
아예 이마로 땅을 파고들어갈 기세이지만…….
“그리고 내가 좀 PTSD가 있거든.”
난 그를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분명 위험하지 않고 써먹을 구석이 있다고 다 설명했는데, 적을 살려놨다는 이유 하나로 온갖 욕을 다 처먹어서 말이지.”
“무슨-”
“넌 모를걸.”
서걱.
“알 필요도 없고.”
데자트가 내 손짓에 대신해서 머리를 잘라냈다.
잘린 머리통을 대충 근처에 있는 구덩이에 걷어찼다.
발에 묻은 피를 툭툭 털어내자, 검에 묻은 피를 닦아내던 데자트가 내게 물었다.
“괜찮아요?”
“뭐가.”
“그… PTSD….”
“괜찮아. 극복한 지 오래야.”
그냥 한 말이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내 말에 다행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거린 그녀는 궁금증이 생긴 듯 내게 다시 물었다.
“그런데 욕을 그리 많이 먹었다고 하면서, 그 여자는 왜 살려둔 거예요?”
“그걸 감수할 만하니까.”
딱 한 번이지만, 그녀로 인해 반드시 일어나는 사건이 있다.
다른 이로 대처할 순 있지만, 그랬다간 내가 아는 흐름이 꼬였다.
그 역할은 반드시 그녀만이 해내야 한다. 괜히 죽여서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었다간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예측도 할 수가 없었다.
“참 못 알아들을 말이네….”
“알아들으면 네가 이상한 거야.”
“그런가요? 그보다, 결국 공주님은 여기에 안 계셨네요.”
데자트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애초에 나를 끌어들이기 위해 만든 마을이기도 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고문해서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데자트가 피라미드에 갇히기 이전, 절반의 세력을 날렸고, 그 여파로 아예 공주를 놓쳤다고 한다.
한마디로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셈.
“그보다 네 검, 빛나는데.”
“네?”
내 말에 울적하던 데자트의 표정이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제 검엔 발광 효과 따위는 없…….”
그리 말하던 그녀지만,
“어? 이게 뭐지?”
“네 검인데 왜 네가 몰라?”
“이건 저도 선물받았던 거라…… 으으음…….”
잠시 머리를 쥐어 싸매고 고민하던 그녀는 검신의 빛을 알아차린 듯 자리에서 퍼뜩 일어섰다.
“아아! 기억났다!”
“그래서 뭔데?”
“제 검신에 공주님이 통신을 보낸 걸 확인할 수 있게 해놓았어요! 그리고 이건 통신을 받았을 때 나오는 반응이고!”
“……그걸 왜 이제 기억해내?”
“설치한 지 50년이 넘었는데, 공주님이 한 번도 사용하질 않으셔서…. 원래는 망가졌을 텐데, 뭐가 기폭제가 된 모양이네요. 저 수정구 때문인가?”
다른 통신에 영향을 주다니.
엄청 중요한 물건인 모양인데?
난 이 수정구를 챙기기로 했다.
내 위치가 추적되거나 그런 게 걱정되긴 하지만… 대체로 나와 접촉해 있으면 그런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아마도,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마력의 영향으로 보내지지 않는 게 아닐까… 싶었다.
‘언젠간 써먹겠지.’
“어디 보자…… 메시지를 보내셨네요. 음, 어제 보낸 건가?”
“그게 왜 지금 떠?”
“이게 조금 구식이라서요. 하루 정도 시간이 걸려요.”
‘읽씹이 난무하겠네.’
전생에서 저런 통신이 있었다면 온갖 욕을 다 처먹지 않았을까.
“같이 보실래요?”
데자트가 검신을 보여주었다.
검신에 적힌 자그마한 글자들.
알아보기 어렵긴 했지만, 그래도 집중해서 보니 대충이라도 알아볼 수 있었다.
-나 이거 있는 거 이제 기억했어!!
-넌 괜찮아, 데자트?
-난 지금 사막에서 벗어났어. 그런데 가다가 숲의 정령과 놀다가 이상한 곳에 왔거든?
-이름이…… 응! 천관산이란 곳이다!
“……왜 얘가 거기에 있어?”
“그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