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가 망캐 마법사로 살아가는 법-70화 (70/124)

제70화

“…….”

기절한 암살자가 축 늘어졌다. 목이 꺾인 채 바닥에 널브러진 것이 당장이라도 목을 부러트려달라고 하는 것 같았지만, 정보는 캐내야 하니 참았다.

대신에 급히 스칼라와 아벨라에게 달려갔다.

스칼라는 크게 다친 데가 없었지만, 직접적으로 상급 기사와 부딪힌 그녀의 팔은 아예 골절되어있었다.

아무 말 없이 뼈가 뒤틀리지 않도록 바르게 잡아주고, 부목을 꺼내어 단단히 묶었다.

뒤이어 피가 흘러내리는 목의 상처를 살핀다. 정말 다행히도 깊은 상처는 아니었다. 다만 어딜 잘못 건드린 건지, 피가 멈추질 않고 있었다.

포션을 더 꺼내어 천에 적시고 목에 묶어주자, 그제야 피가 조금씩 멈추는 게 보였다.

정말, 아주 조금만 더 깊었다면, 그녀는 지금 살아있지 못했을 터.

그 사실에 이가 더 빠드득 갈렸지만.

죽을 뻔한 걸 알기는 하는 것인지, 아벨라는 내게 바보처럼 헤헤 웃고 있을 뿐이었다.

“헤헤…… 저…… 막았어요…….”

“입 열지 마. 상처 벌어져.”

희미하게 보이는 웃음에, 왠지 모르게 속에서 불이 들끓었다.

마음 같아서는 왜 나섰냐고 하고 싶었다.

그냥 도망치지, 왜 굳이 덤벼들어서 팔을 다치냐고.

막아냈다면 거기서 바로 뒤로 빠져야지, 왜 멍청하게 달려들어서 죽을 뻔하냐고.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만약 그랬다면, 저기 기절한 놈의 능력에 당했을 가능성이 컸고.

공격 한 번 막았다고 날이 나가버린 단검, 반파된 골렘 핵, 박살이 난 팔,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는 목까지.

상급 기사의 공격을 한 번 막아내기 위해 모든 걸 다한 게 보이는데, 내가 어찌 무어라 할 수 있겠는가.

다만 나는…….

‘이 둘이 죽을 뻔했다는 거에 화가 나는 거야.’

죽게 만들 상황을 만든 나 스스로에게도, 이들을 죽이려 했던 이들에게도.

‘내가 너무 오만했다.’

추방자의 마을에서 크게 데여놓고서, 또 이런 일이 일어나게 만들다니.

만약 암살 기술을 미리 가르치지 않았다면, 미리 골렘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미리 무기를 만들어놓지 않았다면, 분명히 그녀는 당했을 것이다.

내가 아주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목이 잘린 채 나뒹굴었겠지.

내가 그녀에게 암살 기술을 가르친 건, 신의 한 수나 다름없었다.

정말…….

정말 잘한 일이다.

“여기에 가만히 있어. 더 다치지 말고.”

마음 같아서는 당장 어떻게 해주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

아직 10명 넘게 적이 남아있고, 모두 날 죽이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고 있기에, 지금 둘에게 시간을 내는 것도 기적이었다.

데자트가 막고 있기는 하지만, 몸이 하나니 결국 한계에 다다를 터.

캉!

날아온 검을 쳐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스칼라에게 도와주라고 눈짓하고, 반쯤 부서진 골렘 핵을 주워 발동시켰다.

쿠구우우-

상반신만 남은 골렘이 그녀의 앞을 지켰다.

반쯤 부서진 상태에서 또 사용했으니 이제 핵은 쓰지 못할 테지만, 어차피 상관없었다.

이 이후로 쓸 일 따위 없도록 만들 거니까.

“…….”

난 몸을 돌렸다.

이대로 서 있으면, 나도 무슨 표정을 지을지 알 수가 없었다.

그대로 바로 전투에 참여하려고 했지만.

“도련님…….”

“왜.”

아벨라의 목소리가 내 발목을 붙잡았다.

뒤를 돌아보자, 아벨라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 도움이 되고 싶어서….”

“넌 이미 도움이 됐어.”

“그래서… 왠지 이번에는… 도망치면… 안 될 거 같았어요….”

“…그래. 그건 잘했어.”

아마도 그녀의 본능이 말했을 것이다.

맞서 싸워야 한다고.

재능은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녀처럼 육각형으로 재능이 뛰어난 경우엔, 상황에 맞는 판단을 내리도록 도움을 주곤 한다.

바로 지금처럼.

“미안해하지 마.”

“그래도….”

“넌 이미 할 일을 다 했어. 그러니까….”

순간 목이 막혔다.

뭐라고 해야 하지?

이런 상황에 뭐가 맞는 말이지?

내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달려든 애에게 뭐라 해야 하지?

내가 뭐라 할 수 있지?

“…….”

한순간에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쇠사슬을 붙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한 몇 초 동안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나서야, 조금씩 진정할 수 있었다.

그래……. 이런 상황에서 맞는 말은…….

“……미안해할 건, 네가 아니니까.”

“…….”

“스칼라. 부탁할게.”

“으응….”

이거겠지.

난 스칼라에게 온전히 맡기고 벗어난 건물에 다가갔다.

쿠르르릉!

그 순간을 노린 듯, 내게 벼락이 떨어졌다.

중위 마법, 라이트닝.

떨어지는 벼락에 쇠사슬을 쥔 채 내밀었다. 쇠사슬이 벼락을 그대로 흡수한다.

전격이 남아 파지직- 작게 전류가 튀는 쇠사슬을 휘둘렀다. 타이밍을 노리고 날아온 수십 개의 칼날이 쇠사슬에 막힌 채 튕겨 나가고, 아까는 아벨라와 스칼라를 지키느라 사용하지 못하던 모래의 검을 만들어내어 휘둘렀다.

푸확!

피 분수가 쏟아졌다.

목이 잘린 채 떨어지는 시체 위에 데자트가 탁! 착지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상대를 상대한 탓인지, 몇 개의 생채기가 나 있고 숨이 거칠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게 원망이나 미움을 보낼 만한데도, 조금의 기색 없이 그저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낼 뿐이었다.

“둘은 괜찮아요?”

“어.”

난 그녀를 뒤로 하고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갔다.

건물 외벽에 달라붙은 수많은 천마신교가 나를 노려본다.

그뿐이랴. 여태까지 건물 안에 있어 활약하지 못하던 마법을 쓰는 이들이, 나를 보며 캐스팅을 준비하고 있었다.

저중 마법 몇 개가 아벨라와 스칼라에게 가도 괜찮다.

그걸 막기 위해 골렘을 만들어놓았으니까.

다만, 완벽하지는 않다.

“데자트.”

“…네.”

“저 둘을 지켜.”

그러니 완벽한 호위 무사를 세워둔다.

“…당신 혼자서 저들을 모두 상대하겠다고요?”

“어.”

“무리에요, 그건.”

“그래. 아직 난 한참 부족하지.”

하지만.

“그래서. 확실하게 내 역량을 키우려고.”

적어도, ‘나 자신’이 겨우 이런 놈들에게 당할 정도로 약하지는 않다.

또한, 하늘도 그를 도우려는 것 같고.

난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느샌가 해가 저물어 있다.

아니, 해가 저문 게 아니었다.

쿠르르르릉-

“비가 오네.”

먹구름이 몰려오며 하늘을 덮는다.

사막의 비는 조금의 징조 없이 한순간에 쏟아지곤 한다.

아마 많은 이들이 이 비를 원하겠지.

메마른 사막을 걷는 목마른 이들도, 동물들도, 모두.

그리고 나도, 이 비를 원했다.

쿠르르르릉-

적은 15명.

상급 기사는 2명.

이 정도면 충분히 할만하다.

난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적들이 내게 달려들었다.

수십 개의 칼날과 여러 구의 마법이 살기를 담은 채 쏘아진다.

마치 토벌당하는 보스가 된 기분.

하지만 이들은, 보스를 잘못 정했다.

나를 잡으려면, 숫자를 지금보다 두  배는 데리고 왔어야지.

난 주먹을-

“천벌.”

꽉 쥐었다.

콰르르르르르르르릉!

* * *

툭, 투둑….

비가 멈추기 시작한다. 하늘을 덮었던 먹구름이 젖히고, 모습을 숨기고 있던 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방금까지만 해도 축축이 젖어 있던 모래가 열기에 말라가는 걸 느끼며,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방금까지만 해도 사람이었던 재가 바닥을 가득 메우고 있다. 환경이 걱정되긴 하지만, 어차피 모래바람이 불면 싸그리 없어질 것들이니 무시하기로 했다.

까악, 까악-

사막을 떠돌면서 시체를 찾아다니는 사막 까마귀가 머리 위를 울면서 돌아다녔다.

유독 까마귀들이 많이 울고 모여드는 곳으로 향하자, 무너진 건물 사이로 까마귀에 뒤덮인 재…… 아니, 시체의 옆에 벌벌 떠는 사람 한 명이 보였다.

‘아직 남아있었나?’

“히, 히이익!”

날 본 유일한 생존자가 덜덜 떨며 뒤로 도망갔다. 그러자 사막 까마귀들이 푸드득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올랐다.

한 번 날갯짓 할 때마다 모래가 후두둑 떨어졌다.

새까만 재 위에 떨어져서 그런가. 모래가 유독 눈에 띄네.

“괴, 괴물…….”

까마귀들이 모조리 떠나고, 이제 옆에 재밖에 남지 않은 생존자가 날 보며 겁에 질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괴물이라니.”

이건 조금 서운한데.

누가 보면 내가 먼저 습격이라도 한 줄 알았겠어.

“날 먼저 건든 건 너희잖아.”

“어, 어떻게…… 혼자서 우리들을…….”

“먼저 건드렸으면, 싹 다 죽을 각오도 했어야지.”

난 도망가려는 생존자의 발을 거세게 짓밟았다. 발목뼈가 아예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이 터져나왔다.

“끄아아악!”

“그래도 한 명 건졌네. 살아줘서 참 고맙다.”

발목이 우그러졌으니 도망치지 못하겠지.

난 완전히 무력화된 그의 머리채를 붙잡은 채 데자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 --! -!!!!!”

“왔어요?”

한 남자의 얼굴 위에 물을 들이붓던 데자트가 반겼다.

모래랑 같이 먹을까봐 걱정이라도 해준 건지 얼굴 위에 천을 씌워주기까지 했다.

난 머리끄댕이를 붙잡고 있던 그를 그녀에게 던졌다.

툭.

“자. 다음 심문.”

“괜찮아요. 이놈, 아예 넋이 나가서 다 불고 있거든요.”

“그럼 그건?”

“혹시 모르니까 해두는 거죠.”

그렇게 한 몇 분을 더 고문을 하던 그녀는 그에게서 온전히 정보를 모두 캐내었다.

집단은 천마신교가 맞았고, 우릴 찾아온 목표는 한 여인의 의뢰였다고 한다.

여인의 이름은 모른다고 했으나, 묘족이라고 했으니 내가 생각하는 인물이 맞을 터.

이걸로 화가 난다거나 하진 않았다.

그녀가 날 습격하리라는 건, 어차피 이미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으니까.

설마 벌써부터 복수를 계획하고 천마신교를 끌어들일 거라곤 생각도 못 하긴 했지만.

‘이걸로 끝이다.’

그녀가 뒤에서 내게 몰래 수작을 부릴 수 있는 건, 지금이 마지막이었다.

아마 다음 수작을 부릴 수 있을 때 즈음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테니까.

이건 예상이 아닌 확신이었다.

데자트는 그가 끌고 온 세력 대부분이 자신을 노리던 세력이란 것에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절 노리고 있던 놈들을 모두 죽인 줄 알았는데… 설마 남아있었을 줄이야.”

“사, 살려만-”

“좀 닥치고 있어봐.”

퍽!

일단 아직 캐낼 게 있으니 기절만 시켜놨다.

눈을 까뒤집은 채로 기절한 놈을 대충 바닥에 내던지자, 피가 묻은 칼을 털어내 데자트가 내게 말을 걸었다.

“저… 한 가지 물어봐도 돼요?”

“뭐.”

“당신, 마법을 쓸 수 있었어요? 그 번개… 상위 마법사라고 해도 다루기 어려운 거였어요. 그걸 어떻게 자유자재로-”

“내 고유 능력이라 생각해. 비 올 때만 쓸 수 있는.”

“비 올 때만….”

“아니었으면 내가 아벨라를 그리 다치게 만들지 않았어.”

내 살벌한 목소리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대충 납득한 듯하니, 다음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난 덜덜 떠는 생존자의 앞에 쭈그려 앉았다.

그리고 바닥을 손가락으로 쿡쿡 찔렀다.

“마을 전이. 누가 했어?”

“제 옆에 있던… 시체가….”

“그래?”

이미 죽었나 보네.

그건 좀 아쉬운데. 정보를 좀 캐내려 했더니.

뭐… 어차피 고유 능력일 테니 내가 다루거나 그런 건 꿈도 못 꾼다.

다만, 왜 협력하고 있는지 그런 건 물어보려고 했는데, 분량 낭비라도 되는 듯 내가 학살을 벌일 때 죽어버린 모양이었다.

“숨겨둔 물건 같은 건?”

“…예?”

“작전에 쓰려고 남겨둔 거 같은 거.”

“대, 대장의 품에….”

난 대장의 품을 뒤적거렸다.

안에는 고위 아공간 마법이 걸린 아티팩트가 들어있었는데, 공간이 매우 넓었다.

지금 쓰는 보따리는 바로 버려도 될 만큼.

“비싼 거네. 쓸만하겠어.”

난 주머니를 열어 안에 보따리에 들어있던 물건을 탈탈 털어넣었다.

상당한 부피일 텐데도, 전혀 부풀지 않는다.

이게 아공간의 장점이다. 지금 이 크기 그대로 총용량만큼 물건을 들고 다닐 수 있으니까.

만족감에 로브 주머니에 다시 집어넣자,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데자트를 발견했다.

“왜?”

“안 찝찝해요?”

“물건에는 죄가 없어. 그치?”

끄덕끄덕!

생존자는 살고 싶은 듯,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음, 좋아.

“그보다 넌 가진 거 없냐?”

“……네?”

“가진 거 없냐고.”

“저, 저는 없습니다….”

“그럼 찾아와.”

그를 통해 몇 비싼 물건을 들고 있는 이들의 주머니를 압수할 수 있었다.

나머지는 싸그리 잡동사니.

그나마 검이 있긴 했지만.

“제께 더 좋아요.”

그녀가 단호히 말한 덕에 그냥 주머니에 넣었다.

사실 검의 길이도 애매하고 무게도 무거운 편이라 사용하기 애매했다.

이상한 문양이 박혀 있어서 쓰기 찝찝하기도 했고.

언젠간 쓸 일이 있겠지, 뭐.

사실 이대로 끝나면 아쉬울 뻔했다.

하지만 급습 이벤트에 보상이라도 주듯, 꽤 귀한 물건 하나를 획득할 수 있었다.

‘화정석.’

불꽃에서 태어나, 불꽃에서 바스라질 운명을 지닌 돌이다.

오로지 용암 지대에서만 발견할 수 있으며, 한 돌이 100년 이상 용암을 머금을 시 탄생하는 일종의 정령석.

돈으로 얻고 싶어도 얻기 힘든 물건인데, 용케도 이런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걸 제가 왜 들어요?”

“내가 들면 터져서.”

“돌이?”

“아니. 내 몸뚱어리가.”

“…….”

내가 직접 쥐었다간 체내의 마력이 반응하니, 데자트가 대신 들긴 했지만.

데자트는 화정석에 대해서 아는지, 아주 조심스럽게 들었다. 대처법도 아는 듯, 아예 손에 모래를 두른 채로 쥐고 있었으니까.

난 영롱한 빛을 뿜어내는 화정석을 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스칼라에게 도움이 되려나.’

불의 기운을 품은 것이니, 옆에 두고 있으면 속성 친화력이 쑥쑥 오를 것이다.

이미 스칼라의 재능은 그런 것 따위 필요치 않을 정도로 뛰어나긴 하지만, 이걸로 다룰 수 있는 흔적을 찾을지도 모르지.

트라우마를 굳이 극복하지 않아도 되도록 말이다.

“슬슬 돌아갈까.”

“그럴까요?”

“그, 그럼 저는…….”

퍼걱!

난 아벨라와 스칼라가 있는 곳으로 복귀했다.

적당한 건물 안에 있던 침대 위에 누운 채 잠든 아벨라와, 옆에 앉아있던 스칼라.

아벨라에게 다가가 확인해보니, 비싼 물약을 들이 부운 탓에 금세 상처가 아물고 있었다.

목에 흉터가 남을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안 죽은 게 어디인가.

‘다행이다.’

이 마을에 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돌발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끝낸 것이다.

안도감에 다리가 풀릴 거 같긴 했지만, 그랬다간 체면이 안 서니 다리에 힘을 꽉 주었다.

“오빠…….”

“넌 또 어디 아픈 데 없지?”

“없어….”

스칼라는 고개를 내저으며 내 품에 안겼다.

“피 냄새날 텐데.”

“괜찮… 아….”

상당한 악취일 텐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내게 착 달라붙었다.

결국 한 몇 분을 더 안겨 있다가 벗어난 그녀는 데자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언니… 그… 돌은?”

“아, 이거? 스칼라에게 주려고 가져왔어요. 자. 조심스럽게 들어봐요.”

스칼라는 잠시 멍한 눈으로 화정석을 바라봤다.

뭐지? 무슨 반응이라도 있는 건가?

잠시간 멍한 눈으로 바라보던 스칼라는 화정석에 손을 뻗었다.

망설임 없이 화정석을 쥔 그녀는, 그대로 화정석을 꿀꺽- 삼켜버렸다.

“!”

“!”

그걸 먹으면 어떡해!

난 급하게 스칼라의 등을 후려쳤다.

“뱉어!”

“으브읍…!”

스칼라는 뱉을 뻔했지만,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까지 화정석을 사수했다.

아니……!

화르르륵!

내가 더 뭐라 하기 전, 그녀에게서 불꽃이 치솟는다.

단순히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화상을 입을 거 같은 강렬한 불꽃!

특히나 그녀의 본래 속성 색깔인 붉은색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설마 속성을 개방한 건가?’

하지만 불꽃이 피어오른 건 몇초에 불가했다.

푸쉬익- 소리를 내며 불꽃이 꺼지고, 잠시간 스칼라의 눈에서 불꽃이 일렁이다 사라진다.

데자트가 경악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말도 안 돼… 어떻게… 화정석을….”

“너 목 괜찮아?”

“으응….”

스칼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이 묘하다.

화정석을 먹은 여파로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나…….”

그녀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속성을 다루는 법을 알았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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