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피라미드의 왕. 역사에조차 기록되지 못한 머나먼 과거, 고대에서 한 대륙을 다스리던 왕이며.
세계로부터 몇 안 되는 ‘왕’이란 칭호를 직접 부여받은 괴물 중 하나다.
‘하지만 이놈은 그 잔재에 불가하다.’
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이런 괴물이 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온전한 상태가 아닌, 영혼이 갈기갈기 찢어져 사막 드문드문 자리 잡은 피라미드에 자리 잡고 있었고.
이놈 또한, 찢어진 잔재 중 하나였다.
인간의 모습을 했으나, 왕좌에 앉은 동상의 모습을 한 게 그 증거였다.
너무나 거대해서 이 넓은 동공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올려다보기만 해도 목이 아플 정도였지만 말이다.
[…….]
피라미드의 왕은 내가 달려들었음에도 곧바로 대처하지 않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여유로운 눈빛을 보이며 데자트를 상대하고 있으나, 지금은 차분한 눈으로 날 내려다본다.
쇠사슬을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 길게 내뻗어진 쇠사슬이 목을 휘감기 직전까지 다가간다.
하지만 모래바람이 바로 목 앞에서 휘몰아치며 쇠사슬을 튕겨냈다.
손가락도 까딱하지 않고 모래 자체를 통제하는 모습은, 왕이란 이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너는… 이상한 놈이로구나.]
“내가 조금 이상하기는 하지.”
왕이 입을 연다.
[어찌 짐의 이 공간으로 들어왔지. 너는 진정한 마법사가 아니다. 네게선… 진짜 강자들이 쌓아온 ‘벽’이 보이지 않아.]
“궁금해?”
이런 놈을 상대로는 까다로운 건, 내가 가진 힘을 속일 수 없다는 것이다.
제아무리 잔재라고 한들, ‘왕’의 칭호를 벋은 고대의 괴물.
현재 내 수준에선 상대하기 까다롭다.
당연히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 어쩌냐.”
다만, 지금 나는 그를 홀로 이기려는 게 아니었다.
몇 번 합을 맞춰보지 못하긴 했지만, 나름 분석이 끝났다고 자부할 수 있는 데자트와 함께 있다.
중후반부에나 함께 할 수 있는 동료가 함께하는 전투.
아무리 불리한 싸움이라고 한들, 나는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 자신이 있었다.
“네가 허접해서 틈이 다 보이는데, 못 들어오는 게 이상한 거 아니야?”
[감히 건방진…….]
“왜. 무례를 못 참겠어? 하긴. 왕에게 너무 무례했네. 그런데, 왕도 왕다워야 왕 취급을 해주지. 이딴 곳에 갇혀있던 동상이 무슨 왕이야? 너 사실 왕 아니지? 그냥 짭퉁 아니야? 아니면 자식한테 발려서 폐위라도 됐나?”
빠직!
너무 거대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제대로 열받은 게 보인다.
[……좋다.]
쿠우우우우-
왕좌의 팔걸이에서 팔이 떼어진다.
저대로 자리에서 일어나면 꽤 위험하지만, 잔재에 불가한 저자는 일어날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미 데자트가 그의 힘을 상당수 빼내어 패턴도 단순화된 상태.
팔 하나만이 온전히 팔걸이에서 벗어나 날 가리켰다.
[원래라면 직접 이야기를 들어볼 생각이었거늘. 필요 없다. 내 친히 너를 미라로 만들어보고 들으면 그만이니!]
“봐. 벌써부터 흥분하잖아. 그러니까 왕 취급을 못 받지.”
난 씨익 웃으며 자세를 잡았다.
콰과과과과과과!
날 가리킨 손가락에서 모래바람으로 이루어진 소용돌이가 쏘아졌다.
내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내 정면으로 하나, 양옆으로 두 개가 날아온다.
키이이잉!
난 쇠사슬에 저장된 마력을 일부 빼냈다.
가장 바깥쪽에 자리 잡던 냉기를 품은 마력이 밀려 나오자, 그대로 <응축>을 사용하여 길게 빼낸다.
날카로운 창의 형태를 한 얼음의 창이 두 개 완성되고, 둘 다 붙잡고 날아오는 소용돌이에게 쏘아냈다.
푸슉-!
창이 소용돌이를 뚫고 지나갔다.
제대로 핵이 찔린 두 소용돌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하지만 아직 내 정면에 남아있는 소용돌이는 여전히 휘몰아치며 날아오고 있었다.
난 품에서 미리 준비해놓았던 휴대용 단창 하나를 꺼내었다.
“흡.”
그리고 그대로 소용돌이를 향해 정면으로 내질렀다.
크가가가가가각!
강한 소용돌이의 힘과 모래에 의해 단창이 갈려나가기 시작했다.
난 눈을 부릅뜨고 팔찌에 다시 마력이 저장된 걸 느끼면서 마법을 발동시켰다.
<압축>
꾸그그그긋……!
내 몸뚱어리만 했던 소용돌이가 강제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더 깊숙히 찔러넣자, 사라지기보다는 점차 단창을 휘감으며 내 팔마저도 집어삼킨다.
이대로 팔을 온전히 삼키기 전.
자세를 붙잡고 피라미드의 왕 가슴팍을 향해 쏘아냈다.
쒜에에에엑!
[!!]
분명 닿지 못했어야 하나, 단창은 정확히 가슴팍을 찔러넣었다.
단창을 휘감은 모래바람이 주인을 배반하고 가슴팍을 강하게 후려친다.
소용돌이가 사라졌을 땐, 꽤 긴 자상이 가슴팍에 남아있을 때였다.
‘좋아. 힘은 똑같고.’
씨익!
내가 웃어 보이자, 제대로 열이 받은 듯 왕의 눈에 붉은빛이 들어왔다.
지이이이잉!
그대로 양쪽 눈에서 광선이 쏘아졌다.
난 크게 점프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내가 있던 자리를 레이저빔이 쏘고 지나간다.
얼마나 강한 열기를 품고 있던 건지, 바닥에 그을린 수준이 아니라 아예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있었다.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바로 옆으로 뛰며 점프한다.
지이이이이이이잉!
다시 내가 있던 자리를 레이저빔이 긁고 지나갔다.
왕의 눈동자가 다시 본래 색으로 돌아온다.
원래대로라면 이때 후속타를 날릴 때이지만.
“크아아아아아아앙!”
“쿠어어어어어어어!”
레이저빔에 갈라진 틈 사이로, 모래로 이루어진 골렘 하나와 창을 꼬나쥔 리자드맨 두 마리가 일어섰다.
그리고 머리 위에 생겨난 박쥐 한 마리.
난 몸을 뒤로 회전시켜 생겨난 박쥐의 머리통을 쇠사슬로 박살냈다.
퍼걱!
머리가 박살 난 박쥐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그대로 사라지지 않았다. 점차 모래가 머리로 모여들며 재생을 시도한다.
그대로 아예 후속타를 날려 박살을 내려했지만, 이전에 골렘이 총알처럼 쏘아져 내게 주먹을 휘둘렀다.
“후읍!”
난 숨을 들이켜며 날아오는 주먹을 향해 쇠사슬을 휘둘렀다.
쇠사슬이 주먹부터 시작하여 팔까지 단단히 휘감는다.
마치 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는 먼지처럼 모래들이 쇠사슬에 빨려 들어가며 사라지고.
온전히 드러난 골렘의 가슴팍을 향해 손바닥을 펼쳤다.
으득!
정확히 핵을 붙잡아 끄집어냈다. 핵을 잃고 무너지는 골렘 사이로 리자드맨 두 마리가 창을 치켜든 채 달려들었다.
핵을 쥔 손에 힘을 꽉 준다. 핵을 쥔 채 리자드맨의 창에 들이 내밀었다.
창이 핵을 꿰뚫기 전.
……쿠우우웅!
핵이 큰 소리를 내며 급히 모래로 이루어진 갑주를 만들어내었다.
창이 갑주에 틀어박혔다.
난 리자드맨이 창을 갑주에서 빼내기 전에, 창대를 강하게 틀어잡고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쿠당탕!
중심을 잃고 넘어진 리자드맨에게서 창을 빼앗아 머리를 터트렸다.
핵도 바닥에 떨어트려 완전히 짓밟아 부러트리고, 유일하게 남은 리자드맨과 대치한다.
쉬이이익-
모래로 이루어진 혀를 날름거리던 리자드맨이 창을 찔러넣었다.
찔러넣는 창을 마주 보며 찔러넣는다.
아주 잠깐의 힘겨루기 끝에, 흐름을 가져와 창을 쳐내고 목을 부러트려 완전히 끝냈다.
모래로 화해 사라지는 리자드맨을 뒤로하고 바로 쇠사슬을 크게 휘둘렀다.
<포착>
휘리리리릭!
쇠사슬이 피라미드 왕의 목을 노리고 쏘아졌다.
팔걸이에서 떨어진 팔이 움직여 내 쇠사슬을 붙잡았다.
강한 힘에 몸이 허공으로 쑥 빨려 들어갔다. 허공에서 급히 자세를 잡고 리자드맨의 창을 단단히 붙잡았다.
그리고, 날 찍어누르기 위해 떨어지는 손바닥의 정중앙에 창을 찔러넣었다.
[!!!]
번-쩍!
짧은 빛무리와 함께 손바닥에 아주 작은 금이 남았다.
손에 든 창이 바스라진다.
더 이상 반응하기도 전에, 옆에서 휘몰아친 모래바람이 몸을 덮쳤다.
한 10초만 더 노출되어도 온몸을 갈가리 찢을 것 같은 강한 바람에 이가 악물린다.
그 순간, 어디선가에서 쏘아진 검기가 바람을 흩뜨렸다.
탁!
“괜찮나요?”
날 바람에서 끄집어낸 데자트가 물었다.
난 입가에 흥건한 모래를 닦아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충분히 쉬었나 보지?”
“네. 충분히 싸울 수 있어요.”
“이제부터 합동 공격이다.”
우리들처럼 제대로 싸움을 하려는 듯.
다시 눈을 붉게 빛내는 피라미드의 왕을 올려다보며 쇠사슬을 고쳐 쥐었다.
“네가 알아서 싸우면 내가 맞출게. 이왕이면 숨어들지 말고, 암살 쪽으로 싸워줬으면 좋겠어.”
“네?!”
“그럼 시작.”
“아니, 설명을……!”
지이이잉!
내게 항의하듯이 외친 그녀이지만.
피라미드의 왕에게서 레이저가 쏘아지자, 입을 꾹 다물고 동시에 점프했다.
몇 번의 점프로 레이저를 피한 그녀가 자세를 잡았다.
두 손으로 쥔 롱소드가 붉게 빛난다. 강하게 횡으로 휘두르자 풍압과 함께 검기가 왕의 몸을 거칠게 긁고 지나갔다.
훙!
이어 후속타로 날아오던 모래바람이 검풍에 날아간다.
그 틈을 노려 쇠사슬을 휘둘렀다. 왕의 팔이 다시금 움직인다. 하지만 이번에 휘두른 건 공격을 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
휘리리리릭!
쇠사슬이 팔을 단단히 휘감는다.
난 두 발로 단단히 몸을 지탱하고, 팔을 움직일 수 없도록 잡아당기며 데자트를 향해 외쳤다.
“다음!”
“흣!”
유일한 걸림돌이던 팔이 묶이자, 데자트의 몸이 한층 가속화되어 왕과 거리를 좁혔다.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지자, 롱소드를 치켜든다.
아까와 같은 검기가 검신에 덧씌워졌다. 검기가 위에서 아래로 내리그어지며 큰 흉터를 남겼다.
하지만 이 정도로 끝내기엔 부족했다.
난 슬슬 힘이 달리는 걸 느꼈다. 자리에서 강하게 점프한다.
쿠구우우!
방금까지 내가 있던 자리에 돌기둥이 치솟았다. 내 몸을 꿰뚫다 못해 박살낼 크기의 돌기둥 위에 아슬아슬하게 착지하고, 데자트에게 쇠사슬을 휘둘렀다.
“!!!”
데자트의 몸을 휘감자, 망설임 없이 내 쪽으로 잡아당겼다.
방금까지 데자트가 있던 자리에 돌기둥이 추락했다.
몸을 휘감은 쇠사슬이 떨어지자, 데자트가 의외라는 시선을 내게 보낸다.
하지만 겨우 저런 거에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난 버럭 외쳤다.
“왼쪽!”
“!”
그녀가 급히 몸을 숙였다.
스각!
방금까지 그녀가 있던 자리를 모래바람의 칼날이 스쳐 지나갔다.
데자트는 더 이상 내게 시선을 두지 않았다.
내가 완전히 서포터하는 것이 가능하단 걸 느낀 그녀가 검을 쥔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니 내 마음에 왠지 모를 불편함이 올라왔다.
‘아무리 봐도 롱소드는 지금 상황에 맞지 않아.’
지금 우리가 필요한 건, 왕이 더 많은 패턴을 보이기 이전에 속전속결로 끝내는 것이다.
속도를 중시하여 싸워야 하는 지금, 롱소드는 맞지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롱소드가 아닌 단검으로 이곳을 탈출했다.’
즉. 이 장소에서 더 걸맞는 무기는 단검이라는 것.
난 품에서 단검을 하나 쥐어 그녀에게 던졌다.
턱!
반사적으로 단검을 받은 그녀는 잠시 놀란 눈으로 단검을 보다가, 이내 피식 웃으며 롱소르를 허리춤에 집어넣었다.
스르르릉!
“진짜… 당신은 너무 이상한 인간이야.”
동시에, 그녀의 몸이 아까보다 배로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파바바밧!
<그림자 밟기>
마치 그림자에 녹아들어 움직이듯 빠른 움직임으로 피라미드의 왕 어깨에 도착한다.
왕이 그녀를 눈치채고 모래바람을 불어오게 했으나, 이전에 내가 쇠사슬을 휘두르는 게 빨랐다.
쇠사슬이 모래바람을 가르고 마력을 빨아들인다.
덕분에 방해할 거리가 사라진 그녀가 단검을 역수로 쥐고 크게 점프했다.
“흐으으읍!”
크기이이이이이익!
단검으로 어깨를 크게 긁으며 아래로 내려갔다.
긴 자상을 보니, 마치 내게 저기로 쇠사슬을 휘두르라 인도하는 것 같다.
회수된 쇠사슬을 다시 크게 휘둘렀다. 마치 선이 그어지듯이 만들어진 자상을 정확히 쇠사슬로 후려친다.
쿵!
[크.]
왕이 짧게 침음을 뱉었다.
하지만 몸이 크고 육중하며, 단검이라는 범위가 작으나 아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그녀를 잡을 방법은 없었다.
<그림자 베기>
<그림자 숨기>
두 가지 기술을 중심으로 그녀가 피라미드 왕의 온몸을 난도질한다.
난 그녀가 제대로 공격할 수 있도록 드문드문 들어오는 방해를 쳐내며, 옥좌의 팔걸이를 자세히 주시했다.
‘3페이즈.’
이미 데자트가 2페이즈나 체력을 뺀 상태이기에 팔 하나만 움직이고 있었지만.
이제는 슬슬 다음 차례로 넘어갈 때가 됐다.
이전에 내가 상대할 때 단순한 공격만을 해온 건, 오로지 지금만을 위함.
쿠우우우우우-
내게만 들릴 소리에 고개를 든다.
어느샌가 천장엔 수많은 대검이 수놓아져 있다.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바닥엔 언제든 입을 쩍 벌려 레이저를 쏠 거 같은 거대한 ‘틈’이, 조금씩 벌어지고 있었다.
아마 저 옥좌가 부서지고 팔걸이에서 팔이 떼어지는 순간.
그대로 저게 모두 추락하여 모두를 꿰뚫으리라.
후둑, 후두둑-
부서진 옥좌의 파편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제 아예 팔을 지탱하던 팔걸이의 존재가 의미가 없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순간.
‘지금이다.’
휘리리리릭!
잠시간 무방비 상태가 된 피라미드 왕의 목을 쇠사슬이 휘감았다.
왕은 이번에 어디 한 번 묶어보라는 듯 피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쇠사슬에 과하게 마력을 불어넣기 시작한다. 쇠사슬이 미친듯이 울부짖으며 마력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손이 뜨거울 정도로 과열되는 걸 느낀 난 데자트를 불렀다.
“데자트!”
내 외침에 데자트가 모습을 감췄다. 그녀가 어느샌가 허공에 나타난 어둠의 구체에서 튀어나온다.
어둠의 구체가 흩어지며 단검에 모여들고, 구체를 이루던 마력이 단검이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 같이 흔들릴 정도로 강렬한 오러로 화했다.
오로지 왕의 목을 한 번에 베어내기 위한 오러!
동시에, 왕이 입을 열었다.
[추락하라, 나의 검들이여!]
천장을 가득 매운 거대한 대검들이 그녀를 노리고 쏟아져 내렸다.
그 순간.
난 팔찌가 부서질 각오를 하며 입을 열었다.
“방출.”
[현재 당신의 쇠사슬에 저장된 마력을 일부 방출합니다.]
[현재 저장된 마력: 85%]
[최대치로 마력을 방출합니다. 보유 마력량이 40%로 하락합니다.]
[강한 부담감에 2일 동안 팔찌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쇠사슬로부터 뿜어진 거대한 마력의 파장이 공동을 가득 메웠다.
순간 숨쉬기 힘들 정도로 휘몰아치던 모래바람이 전부 젖히고, 피라미드 왕의 마력이 조금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정도로 강렬한 마력의 파장!
동시에, 바닥에서 열린 입구에서 뿜어져 나올 거대한 마력이, 내 마력에 짓눌려 강제로 입구가 틀어막혔다.
쿠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
[말도 안 돼……!]
왕의 잔재에 불가한 하찮은 마력은 더 흉포한 마력에 마구잡이로 찢겨나가 모습을 감추었고.
온전히 드러난 목을 향해, 데자트가 검을 내리그었다.
스각!
피라미드의 왕의 목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