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가 망캐 마법사로 살아가는 법-32화 (32/124)

제32화

‘재의 영웅?’

보통 영웅들은 세계에 ‘업’을 인정받아 칭호를 받게 된다.

제아무리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다고 한들.

세계는, 승자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역사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그들이 쌓은 ‘업’만을 인정하기에.

운이 좋지 않아 역사에 이름 한 줄 남기지 못한 영웅이라 한들, 세계로부터 칭호를 받게 된다.

‘이름 같은 경우는 기록되지 않을 수 있지만.’

세상은 이름 자체를 그리 중요히 여기지 않기 때문에, 칭호는 남되 이름은 잊혀질 수도 있다.

……라는 정보를 역사책에서 본 적이 있었다.

‘나름 재미있었지.’

《패자조차 기록하는 세계》라는 특이한 제목의 역사책은 내게 많은 정보를 주었다.

비록 책의 저자는 역모로 몰려 사형을 당하게 되었으나.

수많은 서적을 비교해 본 결과, 안에 담긴 내용은 사실적이면 사실적이지, 잘못된 정보가 기록되어 있진 않았다.

‘……다만. 문제는 내가 저놈을 처음 본다는 거지.’

처음 보는 걸 넘어서.

재의 영웅이란 칭호 자체를 처음 들어 본다.

전투 방식이나 패턴은 물론, 기초적인 정보 자체가 부족한 상황.

만약 전투를 벌이게 된다면.

전투에 정보가 상당수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자칫하다간 내가 죽을 수도 있었다.

아예 독립적인 세계를 만든 걸 보면.

최소한 중반부에나 나오는 던전 난이도 이상일 테니까.

‘그래도 추측할 수 있는 건, 능력 정도인가.’

대체로 호칭에 걸맞은 능력을 갖췄을 확률이 높으니까.

혹은.

‘그냥 미친놈처럼 깡그리 불 질러서 재라고 불리는 거 아니야?’

능력이고 뭐고 성격이 너무 개판이라서 그러는 걸 수도 있고.

[뭐야? 다들 표정이 왜 그래? 시끄러워서 조용히 하라고 한 건데, 뭔 문제 있어?]

문제 있지, 미친놈아.

아주 많지.

[뭐, 어때? 여긴 내 집인데. 안 그래? 응?]

“…….”

[뭐야. 왜 대답 안 해? 왜 대답 안 하냐고.]

회색빛의 형체가 화가 난 듯, 입을 틀어막은 신자에게 다가갔다.

이윽고, 손가락으로 추정되는 부분을 편 그가 신자의 상처 부위를 들쑤셨다.

“끄,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시끄럽다니까 참.]

“끄으읍! 흡! 끄흡!”

고통에 비명을 내지르자, 무형의 기운이 입을 틀어막는다.

눈물이 질질 새는 눈을 부릅뜬 채 막 버둥거리는 그를 보며.

재의 영웅이 낄낄 웃음을 터트렸다.

[으하하하하! 그래! 그런 표정, 보기 좋잖아! 시끄러운 건 싫지만 그런 표정은 좋아. 그러니까 둘 다 표정은 더 지어줄래? 너무 기분이 좋거든?]

개또라이 아니야?

왜 역사에 안 남은 줄 알겠다. 저딴 게 역사에 남아서 칭송받으면 그건 그게 잘못된 거다.

난 속으로 푸슈엘을 욕했다.

‘하필이면 저딴 놈을 소개시켜 줘?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진짜 친밀도만 높았다면 바로 쌍욕을 박았을 텐데!

진짜 두고 보자, 망할 노인네!

[뭐야. 너흰 안 웃어? 너희도 웃어. 보기 좋잖아. 스마일-]

재의 영웅은 공중에 둥둥 뜬 채로 몸을 빙글 돌리며 양 입을 손가락으로 쭉 찢었다.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반응하지 않았다.

아니, 반응을 하긴 했다.

아벨라가 내게 작게 속삭였다.

‘……도련님.’

‘왜.’

‘미친놈 같아요.’

‘미친놈 맞아.’

상처가 건드려지지 않은 다른 신도도, 두 눈으로 ‘미친놈이야…….’를 말하고 있었으니.

영 반응이 시원치 않자, 재의 영웅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안 웃으면 어쩔 수 없지.]

그 순간.

내 시야에서 회색빛이 사라졌다.

다시 회색빛이 보인 건.

그 어디도 아닌, 바로 내 등 뒤였다.

[그보다.]

재의 영웅이 흥미롭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신기한 친구가 두 명이나 왔네?]

텁.

불투명한 손이 내 어깨를 짚는다.

감각은 평범한 인간의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다만, 마치 시체의 것처럼 차갑기 그지없었고.

필요하다면 그대로 내 뼈를 으스러트릴 힘이 담겨 있었다.

‘저항하는 건…….’

비록 처음 보는 상대지만, 방금의 접촉으로 대충 수준을 가늠했다.

‘가능하다.’

신체는 차갑기 그지없는 것이 생자의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즉.

이미 영웅은 ‘죽은’ 상태라는 것이다.

애초에 저런 불투명한 형체를 가지고 있는 것에서부터 알 수 있었다.

‘언데드와 같은 형태.’

즉.

나와 완전히 상성이라는 것.

다만 문제는 얼마나 마력이 많은지 모르니, 쇠사슬이 얼마나 감당이 가능할지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비록 이름은 잊혀졌으나, 칭호를 받은 영웅이며.

자그마한 세계 하나를 통째로 통제할 수 있는 실력자의 마력이라면.

이 쇠사슬 하나로는 감당하기 어려울지도 몰랐다.

‘우선 공격보단 방어에 집중해서 전투 방식을 파악한다.’

싸우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친구야. 넌 어떻게 여기에 왔니? 나한테 알려 주지 않을래?]

살기가 뚝뚝 떨어지는 말투와.

호승심인지, 아니면 짜증인지 모를 감정으로 이글거리는 두 눈은.

어떤 일이 있어도 나와 한판 붙을 거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걸 알아서 뭐 하게.”

[뭐야, 그 배짱은? 방금 못 봤어? 너 그러다 나한테 죽어.]

“네가? 나를?”

‘어차피 살살 대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이런 놈을 대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착하게 대하든, 싸가지 없게 대하든.

결국 최종적으로 보이는 반응은 똑같다는 것이었다.

진상과는 경우가 조금 다르다.

나름의 대처법이 있고.

그냥 시끄럽게 떠들고 짜증만 나게 하는 것들과 다르게.

이놈들은 깽판을 치는 걸 넘어서 대형 사고를 일으킨다.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말이다.

특히나 저런 미친놈들은.

내가 착하게 대해 준다고 한들, ‘아! 넌 착한 아이구나!’하고 사근히 대해 주기는커녕.

‘아, 호구다’라며 오히려 갈굴 게 분명했으니.

차라리 비슷한 놈처럼 보이는 게 훨씬 편했다.

그래야 대형 사고를 치기도 전에, 살살 긁어서 제압하는 것이 가능했으니까.

“넌 날 못 죽여.”

[이거 재밌는 친구네. 너, 보니까 ‘상위’에도 오르지 못한 거 같은데. 대체 어디서 나오는 자존심이니? 저 쇠사슬로부터 오는 자존심인가?]

재의 영웅은 내 근처를 빙글빙글 돌았다.

난 무시하는 척하면서 재빠르게 그를 자세히 살폈다.

인간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흐릿하고, 그저 얼핏 ‘형체’만 보여.

정체는 물론 전투 방식 또한 조금도 짐작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본 걸로는 마법사에 가까워 보이지만.’

공간을 조작하는 것 정도야.

자신이 구축한 세계라는 가정하에, 이는 검사라 할지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니.

확신은 금물이었다.

[뭐, 마력을 많이 품고 있긴 하네. 그런데 말이야.]

내 앞에 멈춰 선 영웅이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내 어깨를 짚은 영웅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동시에.

회색빛의 기운이 방출되었다.

[이까짓 도구 하나로 날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

내 쇠사슬에 담긴 마력을 짓누를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운이 공간을 짓누른다.

옆에 웅크리고 있던 아벨라가 큽, 소리를 내는 게 들렸다.

두 눈으로 보일 정도로 강렬한 기운.

하지만.

‘……?’

난 슬슬 이상함을 느꼈다.

‘왜 이리…… 약하지?’

이 공간을 짓누르고, 두 눈으로 보일 정도로 강렬한 기운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위험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날 공격할 듯이 넘실거리지만.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날 찌르려는 모습은 보이질 않으니.

‘저 성격이면 바로 공격할 텐데 그것도 하지 않아.’

그뿐이랴.

날 압박하려 드나, 공격하지는 않는다.

특히나 쇠사슬에 대해선 몇 번이고 언급해 놓고.

진짜 마력이 들끓고 있는 내 몸 상태는 조금도 언급하지 않고 있었다.

‘설마…….’

내 머릿속에 두 가지의 가설이 떠올랐다.

‘내 마력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약하거나 하자가 있거나.’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온전한 상태가 아닌 유령 상태이니.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혹은.

‘모든 힘을 쓰지 못하는 상태인 건가?’

이런 세계를 유지할 정도라면, 압도적인 힘을 유지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오로지 본인의 힘만으로 독창적인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우연에 우연이 겹쳐 만들어진 것이라면?

그걸 유지하느라 힘을 다 빼고 있는 거라면?

[이제야 네 처지를 알겠어?]

내가 고민에 빠진 걸 보고 착각한 듯 재의 영웅이 하하 웃었다.

[뭐, 그래도 가진 건 충분하네. 네 몸 안에 그 넘쳐 나는 마력들.]

‘후자네.’

[원래는 저 친구들까지 써먹으려고 했는데. 너 하나면 내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겠어.]

그 말과 동시에.

공간 전체에 휘몰아치던 에너지가 한 곳으로 응축됐다.

뭔가 불길함이라도 느낀 것인지.

조용히 있던 아벨라가 두 눈을 부릅뜨며 내게 손을 뻗었다.

“도련님!”

[반전 세계.]

쿠우우웅!

재의 영웅이 나지막이 읊조림과 동시에.

세상이 격변했다.

쏴아아아아아아-

맑은 빛을 띠던 해변의 모래사장이 검게 물든다.

달과 별이 비추어져 아름답게 보이던 바다가 타르처럼 끈적끈적하게 변하며 곳곳에서 기포가 들끓었다.

게다가 앞은 자욱한 검은 안개로 가득 차 있었으니.

그뿐이랴?

밤하늘에 떠다니던 별은 보랏빛으로.

마치 우리를 쳐다보듯이 고고히 떠 있던 달은.

비스듬히 기운 채, 불길함을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반전 세계.’

말 그대로, 세계 자체를 반전시킨다.

그 증거로 아까까지만 해도 따뜻하고 아름답던 곳이 순식간에 부정함을 담은 어두운 곳으로 반전되었으며.

단지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부정적인 에너지가 몸 안으로 흘러 들어오려는 게 느껴진다.

공기라 여겨도 이상치 않을 만큼의 에너지가.

아예 이 공간을 지배하고 있던 것이었다.

반전 세계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다.

몇 년을 이 게임만 했는데, 모르는 게 더 이상했다.

다만 의문이 드는 게 있다면.

‘대체 어디서 이런 에너지를 쌓아 온 거야?’

‘세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는 하나.

본질적으로는 ‘마법’인 만큼, 필수적으로 마력이 필요하며.

이런 세계 같은 경우는, 마력보다 더 본질적인 ‘에너지’를 필요로 했다.

인간의 본질적인 악(惡)으로 인해 쌓이는 부정적인 에너지.

만일 여기가 노예 시장 부근이었다면 이해를 하겠으나.

여긴 관광 명소, 많은 이에게 행복함과 추억을 주는 장소였다.

부정적인 에너지보다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더 쌓여야 정상.

‘원래 이런 곳에 나타나는 반전 세계는 보통 다른 곳에서 에너지를 끌어오는데.’

그렇다면 끌어온 이미지의 일부가 겹쳐야만 하건만.

이곳의 풍경은, 해변의 풍경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정말 뒤집히기만 한 것 같은 풍경.

이는 이곳에서 에너지를 얻었다는 증거였다.

[궁금하지? 왜 이런 세계가 만들어졌는지.]

내 의문을 알아차린 재의 영웅이 히죽 웃었다.

[본래 부정적인 에너지가 가장 짙은 곳은. 절망으로 가득한 곳이 아니다. 바로 누구나 행복해 보이는 곳이지.]

“……?”

[질투라는 감정을 아느냐? 허탈이란 감정을 아느냐? 열등이란 감정을 아느냐? 그 감정들이 어디서 가장 많이 나오는 줄 아느냐?]

아까까지만 해도 흐릿했던 재의 영웅이.

어느샌가, 뚜렷한 형상을 구축하고 있었다.

평범한 인간.

[바로 남이 보기에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곳이다.]

아니, 너무나 불행해 보이는.

하얗게 세어 버린 밝은 회색 머리카락 아래로 드러난 색이 바랜 눈이.

날 지그시 응시했다.

그 눈은…….

‘라온 리그벨토’의 원래 눈과 닮아 있었다.

바스라지고 으스러져, 결국 본래의 색조차 잃어버리고 바래져 버린.

두 눈.

[행복한 모습은, 잘 나가는 모습은, 잘 살아가는 모습은- 되레 인간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지. 아무리 행복한 사람이라도. 아무리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도, 조금도 이와 같은 감정들을 가지지 않을 순 없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저 말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을.

전생에서 두 눈으로 봐 왔으며.

그곳에서 돈을 벌며 살아왔다.

‘SNS.’

얼핏 보면 화려하고 행복한 모습들만 보이는 인터넷 세계를 보고 사람들은.

그 일부가 거짓된 모습에 불과하다는 걸 알면서도.

일부인 진실에, 그리고 자신은 그러지 못한다는 것에.

그리고, 조금 더 잘난 듯한 모습에 느끼는 추한 열등감과 질투심을 느끼곤 한다.

일부의 사람은 이에 환멸을 느끼고 떠나게 되거나.

혹은 아무런 감정조차 느끼지 않지만.

많은 사람이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는 건 사실이었다.

이로 인해 자살이나 우울증 등의 병이 사회적 문제로 발전하기도 했었으니까.

[현실이란 그런 것이다.]

이러한 곳에서 비롯된 감정은.

화려한 면모만큼이나 거대해.

‘반전 세계’라는 마법을 발동시킬 수 있을 만큼의 양을 내뿜었으니.

[그러니 난 이 현실을 바꾸겠다.]

“뭐로?”

[그 누구도 행복도 절망도 느낄 수 없는 ‘재’로 뒤덮인 세상으로.]

재의 영웅이 광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 누구도 부정적인 감정도, 행복한 감정도 느낄 수 없도록 싸그리 불태워 재로 만들어 버리겠다!]

멋진 말이라도 하는가 싶었지만.

역시 쓰레기는 쓰레기인 모양이다.

문제는 그 쓰레기가 진짜로 일을 벌일지도 모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영웅이 이래도 돼?”

[내가 아직도 영웅으로 보이나?]

재의 영웅.

아니.

[지금의 난, 널 납치한 납치범일 뿐이지.]

쓰레기가 말했다.

[배운 적 없나? 납치범에게서 살아남고 싶으면 최대한 요구를 들어주라고. 그러니 넌 얌전히 당하면 된다. 그럼 모든 게 끝나 있을 거야.]

“나로 뭐 하려고?”

[네가 가진 마력.]

쓰레기가 내 가슴의 정중앙을 쿡 찔렀다.

[보니, 네가 제대로 다루지 못할 정도로 많은 양인 거 같은데. 그걸 대신 써 주마. 어때. 네게도 이득이지?]

즉.

반전 세계를, 이 공간에 극한시키지 않고.

완전히 세계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데에 내 마력을 사용한다는 이야기였다.

당연하지만 그 과정에선 상당한 부작용이 동반되어, ‘소드마스터’급 정도의 신체가 아니고서야 절대로 버틸 수 없었다.

“지랄하네. 내 목숨도 같이 날릴 거면서.”

[그게 너의 운명인 것이지. 너의 운명이 이리 흐르도록 만든 세상을 원망해라.]

그의 손가락이 까딱하고 움직였다.

스르르륵!

발아래에서 솟은 미역 줄기 같은 것이 내 몸을 칭칭 감는다.

두 팔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단단히 봉쇄되었다.

[자. 이제 너의 마력을 내놓거라.]

“지랄하네.”

반전 세계가 어떤 배경으로 나타난 지 알겠다.

재의 영웅이 지금 이 세계 전체를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태란 것도 알았다.

그렇다는 건 전투 방식이 무조건 고정되어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납치?”

반전 세계는 그의 공간이지만.

오히려 좋다

여기라면 누구의 시선도 뭣도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납치는 네가 당한 거야.”

……뚜두두두둑!

내 몸을 둘러싼 줄기가 강제로 뜯겨져 나가고.

난 그를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공략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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