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물론.
인과관계가 그렇듯, 아벨라가 나를 절대적으로 따르는 게 아니었다.
‘아벨라도 날 배신하고 죽이는 루트가 있었지.’
나를 향한 호감도가 바닥을 찍고, 스트레스 지수가 극에 다다랐을 때.
가장 가까운 사람이자, 믿음과 마음을 주었던 대상인 라온 리그벨토의 등을 찌르고.
다른 하녀들까지 죽이고 스스로 자결하는 ‘배드 엔딩’ 루트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미 그건 벗어났어.’
아벨라는 극 초반부터 이미 상당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만일 이를 조금이라도 해소해주지 않는다면, 그녀는 살면서 쌓아오고 조금도 해소되지 않은 스트레스에 완전히 미쳐버린다.
그러나 이미 나는 그녀의 스트레스를 상당수 해결해주었고.
이때까지 쌓인 걸 모두 없앨 순 없지만, 차근히 없애면서 완전히 루트를 원천 봉세를 해버렸다.
‘그러니 그녀는 완전히 내 사람이야.’
아벨라는.
암살자 루트를 타지 않는 한, 언제나 라온의 곁에 남아 있었다.
무뚝뚝한 라온과 대화를 해주고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을 이해하려 들고, 무거운 쇠사슬을 들어주고.
라온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었음에도 조금도 내색하지 않았다.
‘네가, 네가 나중에 죽었을 때 나랑 다를 거 같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곳에서 쓸쓸히 죽어 남의 걸 빼앗기나 하는 내 삶이랑 다를 거 같냐고! 하, 하하! 넌 괴물이야. 괴물! 누구도 네 곁에 남아있지 않을 거라고!’
허주의 말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맞다.
정신이 흔들려 큰 피해가 올 정도는 아니지만.
짧게. 아주 짧게나마.
내가 귀환했을 때의 경우. 혹은, 내가 실수로라도 죽어버린 이후를 생각하게 되었다.
많은 걸 바라는 건 아니다.
연인도 가족도 아닌 이에게 많은 걸 바라는 건 사치니까.
그저.
만약에.
정말 만약에.
‘내가 죽거나, 원래 있던 데로 돌아간 이후에 돌아온 라온이 죽었을 때.’
나를 묻어주고 꽃 한 송이를 올려주는 것.
그것 하나면 충분하다.
-네 소망은 이게 다냐? 죽은 후에 무덤에 묻히고 누군가가 꽃을 주는 거라니…… 참으로 초라하구나.
이건.
라온의 바람이면서도.
근처에 누구도 남아있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어린 시절의 ‘나’의 바람이다.
“으으 무거워라…….”
아벨라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빨래가 가득 쌓인 통을 든 그녀가 어디론가로 뒤뚱뒤뚱 걸어가고 있었다.
난 소리가 나지 않게 쇠사슬을 품에 안은 채 그녀를 뒤따라갔다.
끼익.
“읏챠…….”
빨래가 담긴 통으로 문을 밀어 연 아벨라는 안으로 들어갔다.
아니, 들어가려고 했다.
문 앞을 막고 있는 여인이 없었다면 말이다.
웬만한 남성만큼이나 키가 큰 하녀는 아벨라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뭐하니?”
“……네?”
“뭐하냐고.”
아벨라는 손의 여유가 없어 빨래가 담긴 통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잘 보이진 않았지만, 다른 하녀가 앉아있는 곳인 것 같았다.
“저기…… 언니들이 해오시라고…….”
“우리가 언제?”
“얘. 누가 보면 우리가 아주 부려먹는 줄 알겠어. 네가 직접 해온다고 했잖니?”
“…….”
그들은 아벨라를 대놓고 갈구면서도 근처를 조금도 보지 않았다.
이곳에 하녀들 말고는 오지 않는다는 걸 확신했을 뿐더러.
그들에게 이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었기 때문일 터.
아벨라가 당황한 듯, 대답하지 못하고 있자 다른 하녀가 바늘로 찌르듯이 말했다.
“지금 우리보고 빨래 하나 못한다고 무시하는 거니?”
“네? 아니에요! 제가 설마 그런 짓을…….”
“이게 거짓말을 해?!”
퍽!
“윽!”
쿠당탕!
하녀가 아벨라가 든 빨래통을 밀어버리자, 아벨라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뒤로 넘어졌다.
그 모습에.
왠지, 과거의 기억이 하나 떠올렸다.
“요새 보이는 게 없지? 어? 너 같은 하녀, 도련님이 그리 신경 쓸 거 같아?”
“어.”
“어는 무슨 어야! 어떻게 너 같은 놈을 도련님 같은 분이……!”
흠칫.
내가 보이지 않게 가려주던 빨대 머리가 사라진 덕분에.
바락 소리치던 하녀와 내 눈이 마주쳤다.
“어, 어어…….”
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신경 쓰는데.”
“……도, 도련님께서 여기에 왜…….”
“지금 네가 해야 할 건 그게 아니지.”
난 품에 안고 있던 쇠사슬을 쏟아냈다.
촤르르륵!
이때까지만 해도 조용히 있던 쇠사슬이 바닥에서 서로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꿈틀거리고.
나는 두려움으로 가득찬 하녀의 두 눈을 마주보며 말했다.
“꿇어.”
쿵!
한순간에 하녀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저 뒤에서도 누군가가 무릎을 꿇는 소리들이 우르르 들려오고.
하녀와 마찬가지로 뒤늦게 내가 뒤에 있단 걸 알아차린 아벨라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도, 도련님?!”
‘먼저 나설 걸 그랬나.’
안 나서면 뺨이라도 맞을 거 같길래 나섰는데 말이지.
하지만 이것도 뺨 맞은 것만큼 나쁜 상황인 것 같긴 하다.
아침부터 일을 한 것인지, 두 손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고 찬물로 설거지나 빨래라도 한 듯 코끝이 붉었다.
“도련님이 왜 여기에…….”
그녀는 말을 걸려다가 이내 빨래를 하느라 엉망이 된 옷을 발견하곤, 서둘러 몸을 옆으로 돌렸다.
“보, 보지 마세요. 휴, 흉해요.”
“아벨라.”
난 무시하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일어나.”
다가가 그녀가 잡고 일어날 수 있도록.
장갑을 벗은 손을 내밀었다.
“나랑 가자.”
“……!”
아벨라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이때까지 라온은 한 번도 그녀에게 손을 내민 적이 없었다.
지나가다가 넘어져도, 혹은 다쳐도.
-의원에게 가.
라고 하거나, 의원을 불러줄 뿐.
한 번도 손을 내밀어 도와준 적이 없었다.
‘이건 또 하나의 변수.’
아카데미를 벗어난 이후로 보이는.
스토리가 아닌, ‘주요 캐릭터’를 대상으로 만들어낸 변수.
솔직히 지금도 조금은 두렵다.
만약 내가 이런 식으로 나아가서 완전히 잘못되어 기억하는 모든 게 없어져버린다면.
내가 가진 정보가 모두 헛수고가 되어버린다면.
하지만, 그런 불안감을 가라앉힌다.
‘변수를 두려워해선 안 돼.’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도전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이유 또한.
도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누구도. 제작자조차도 ‘망캐’로 지정한 이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그리고 나도 살아남기 위해.
이런 도전을,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누구보다 더 많고 공략법을 알며, ‘라온 리그벨토’를 플레이할 수 있던 이유 또한.
내가 도전했기 때문이니까.
“……도련님…….”
아벨라는 설마 내가 손을 내밀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것인지, 당황하면서도.
감동이라도 받은 듯 울먹거렸다.
내 손을 잡으려다가, 이내 빨래를 빠느라 더러워진 손을 보고 짧게 망설였다.
“손이 더러운데…….”
난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손을 내밀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처음으로 믿는 사람이 될 것이며.
처음으로, 이 세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캐릭터가 아닌.
그저 ‘인연’으로 남겨둘 수 있는 사람으로서.
나는 그녀를 저런 지옥에서 지킬 의무가 있었다.
“…….”
아벨라는 내 손을 잡으려다가, 뒤에 있는 하녀들의 눈치를 본다.
그 모습이.
“하.”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뭐해?”
난 하녀들을 바라보았다.
공포와 경악, 그리고 의문이 담긴 눈동자.
“누가 나를 봐도 좋다고 했어?”
쿵! 쿵쿵!
“죄, 죄송합니다아!”
하녀들은 소리가 날 정도로 거세게 고개를 숙였다.
몇몇은 이마를 바닥에 찧은 듯 짧은 침음성을 토한다.
‘이게, 원래 내가 보였어야 할 위엄.’
하수인들은 귀족을 무서워해야 한다.
물론 귀족이 하수인들을 마구 죽이고 핍박하고 그래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엄연히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게 있다.
그리고 이건 그 선을 넘었다.
만일 이들의 무례를 묵인하고 넘어가 준다는 건.
더 이상 ‘자애’롭거나 ‘훌륭’한 귀족이 아닌.
하수인들의 눈치나 보는 병신이나 다름 없었다.
애초에 일개 하녀 따위가 내 근처 사람을 건드릴 수 있던 것부터 잘못되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더 늦었지.’
그때엔 이미 시녀고 하녀고 나를 향한 무시가 더 뚜렷하고 강렬했었다.
아무리 지워내려고 해도 지워내지 않을 만큼.
‘하지만 지금은 한참 빨라.’
1년.
한 인간에 대한 인식이 박히기 이전이라면, 충분히 인식을 고쳐놓을 수 있는 시간.
‘고칠 수 있어.’
뜯어고쳐서 모든 걸 바르게 잡는다.
“저는…… 그러니까…….”
난 아직도 당황하면서도 날 걱정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아벨라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덥석!
난 그녀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으켰다.
“두 번 말 안 한다니까.”
“……아.”
“왜 걱정하는 거지?”
난 하녀들을 내려다봤다.
바들바들 떨리는 뒤통수를 보다가 아벨라에게로 다시 고개를 돌린다.
“난 모든 권한을 돌려받았다고 말했을텐데.”
“……하지만,”
그녀는 내가 직계로서의 모든 권한을 돌려받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하기야, 귀족이 아니고서야.
아니, 귀족이라고 해도 잘 알지 못하는 것이었으니.
‘하지만 난 이미 해봤어.’
지금보다 더 힘든 상황에서.
능력을 제대로 써봤다는 얘기다.
“너.”
“네, 네!”
“누가 시켰지?”
“…….”
하녀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었다.
그래. 당연하겠지.
애초에 누가 시켜서 괴롭힌 게 아닌.
그저 아벨라를 질투하고 시기해서 괴롭힌 걸 테니까.
“아니면 너희가 직접 했다고?”
난 고개를 옆으로 꺾었다.
“너희 따위가?”
“……!!”
“하녀 따위가 아주 배가 불렀네. 어이. 너.”
“네, 네!”
“시녀장 불러와.”
“네, 네!”
하녀는 신발도 신지 않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벨라는 의자 하나를 끌고 와 내게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도련님. 여기 의자요.”
난 고개를 끄덕이며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고 자연스럽게 뒤로 빠지려던 아벨라의 손목을 붙잡았다.
“!”
“어디가. 옆에 있어.”
결국 아벨라는 뒤로 빠지지 못하고 내 옆에 섰다.
나는 다리를 꼬고 앉아 시녀장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이게…… 무슨…….”
하녀의 부름에 찾아온 시녀장이 당황한 표정으로 근처를 훑었다.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고 있는 하녀들과.
의자에 앉아있는 나.
난 턱을 괸 채 시녀장을 불렀다.
“시녀장.”
“……네.”
“내가 분명히 말했지. 눈에 띄지 말라고.”
“저는 분명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
“하녀들의 관리는 누구의 담당이지?”
하녀들의 주인은 나와 같은 직계, 가주나 원로들이지만.
하녀들을 가르치고 교육시키는 건, 시녀들이다.
“……저의 담당입니다.”
“그럼 책임을 져야지.”
난 시녀장의 목과 손목을 훑었다.
“네 목을 부려트려야 정신을 차릴까, 아니면 손모가지를 비틀어야 정신을 차릴까.”
“……!”
“어떻게 생각해, 시녀장. 내가 너를 어떻게 해야 할까.”
“…….”
으득.
시녀장이 이를 악물었다.
두 눈동자가 두려움에 차 있고, 손끝이 부들부들 떨리는 게 보이지만.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입을 열었다.
“……제 실수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걸로 도련님이 제 목이나 손목을 꺾으실 순 없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없는 사이에 뭘 좀 공부해온 모양이다.
그 당시에는 직계라는 힘에 굴복했으나.
실상 그 직계라는 ‘힘’은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이라는 걸 말이다.
“그래. 그때는 널 자르거나 죽일 권한이 없었지.”
그러나 그것도 어제까지다.
맏이이자, 현 가주가 되리라 가장 유력한 후계자인 벨 리그벨토로부터 직계의 권한을 돌려받으면서.
원래 내 구역이어야 했던 이 저택의 빈자리를.
다시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왜 지금도 그럴 거라고 확신하는 거지?”
“……예?”
“정보 파악이 늦어. 눈치도 없고. 다른 시녀장들도 이렇게 구는가?”
흠칫.
당연하지만 시녀장은 한 명이 아니다.
본래 이 시녀장은 ‘라온 리그벨토’인 나를 모셔야 했던 시녀장.
그리고 다른 직계들에겐 각자 배정받은 시녀장들이 있었다.
다만, 내가 직계의 권한이 없기 때문에 임시로 다른 형제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말은 즉.’
‘권한’을 돌려받은 이상.
내가 그녀의 주인이며.
필요하다면 이 자리에서 갈아버리고 다른 시녀장, 혹은 다른 시녀를 시녀장으로 승격시킬 수 있다는 얘기였다.
털썩!
자리에 주저앉은 시녀장이 부들부들 떨리는 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 고개를 조아렸다.
“죄송… 합니다… 부디… 한 번만 자비를….”
“걸어.”
찰그락.
난 그녀의 앞에 쇠사슬을 집어던졌다.
“자비를 받고 싶다면 네 소중한 걸 걸어야지.”
대체로 소중한 것이라 하면 신체의 한 부위. 주로 ‘손’을 말한다.
과학이 발전하여 의수로 대처가 가능한 세계에서도.
한쪽 손목이 없다면 일상생활 하는 데에 많은 불편함을 느낀다.
마법이 발전했다고는 하나, 본인이 그 마법을 다룰 수 없다면 없는 팔을 대처할 수 없는 이 세계라면 어떨까.
아마도, 은퇴 이후에 어디서 조용히 사라질지 몰랐다.
팔이 없다면 강도나 누군가가 물건을 빼앗을 때, 막을 수도, 대처할 수도 없을 테니까.
‘다리도 있지만.’
다리는 아예 움직이지 못하니.
그건 완전히 일상생활이 불가능할지도 모르기에.
내가 선택권을 준다면, 100이면 100 손목을 걸 것이다.
“손목이랑 발목. 뭘 걸래?”
“……손목을, 걸겠습니다.”
“걸어.”
시녀장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쇠사슬을 잡아 자신의 오른손을 휘감고 위로 들어올렸다.
언제든 내가 잡아당겨 뽑을 수 있도록.
난 뽑을 것처럼 시녀장을 내려보았다가.
탈칵.
굳이 뽑지 않고, 쇠사슬을 늘어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으로 네 주인을 똑바로 알아보는 게 좋을 거야.”
“예…… 죄송…… 합니다…….”
난 시녀장을 제치고 걸어갔다.
뒤에서 아벨라가 눈치를 보다가 뒤늦게 따라온다.
시녀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난 복도를 걸으며 아벨라를 불렀다.
“아벨라.”
“……네?”
“넌 내 사람이다.”
난 자리에 멈추고, 뒤에서 조용히 따라오던 아벨라의 두 눈을 마주봤다.
“이제 이딴 걸로 걱정하지 마.”
겨우 저런 하녀와 시녀들에게 괴롭힘당하지 말라는 것과.
혹여나 내가 능력이 없을 까봐, 다칠 까봐 하는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내 말에 아벨라의 눈동자에 잠시 물결이 일었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해요, 우유부단하게 행동해서.”
“다음부터만 하지 마.”
“네에…….”
그녀의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촉촉히 젖어 있었다.
처음으로 보이는 반응이며.
이제, 이 캐릭터는 어떻게 흘러갈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겠지.’
적어도 그녀는 나의 편일 것이라는 걸.
……혹여 모르니, 나중에 정신 보호 아티팩트를 줘야 하겠지만.
그런 정신 관련 마법을 쓸 수 있는 자는 후반부, 그것도 던전에서도 상위급에서나 나오니 당장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야.’
시녀장의 굴복과 아벨라의 구원은 첫 단추일 뿐이다.
내가 살아남기 위한 첫 단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