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가 망캐 마법사로 살아가는 법-21화 (21/124)

제21화

‘생각보다…… 강한데.’

웜이 뿜어내는 기운에 손끝이 저릿저릿하다.

대기 중의 마나가 더러운 것으로 물들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실제로 시공간이 뒤틀려 독립된 공간에서 몇 년, 몇십 년의 시간 동안 묵혀져 썩어 버린 마력이 대기에 흩뿌려지는 것이니, 더럽게 물들어지는 게 맞았다.

‘체내의 마력은 다행히 자극받지 않아.’

겨우 저런 더러운 것에 자극받을 정도로 나약하진 않다는 듯이, 체내의 마력은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저, 저건…….”

아벨라가 웜을 보면 벌벌 떨었다.

난 그녀에게 가볍게 턱짓했다.

“아벨라. 뒤로 가 있어.”

“도, 도련니이이이임…….”

아벨라는 내게 같이 가자는 듯, 팔을 붙잡았지만.

“비켜.”

난 그녀와 함께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내 이런 뜻을 알아차린 것일까.

아벨라는 눈가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을 쓱쓱 닦고 뒤로 물러나면서도 내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꼭…… 살아 오셔야 해요……!”

우르르르르!

“어째서 고위 던전이!”

역시 치안이 좋은 도시답게 금세 경비원이 도착했다.

경비원을 이끄는 기사는 급히 상황을 파악하고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너, 너, 너! 사람들을 대피시킨다! 그리고 나머지는 저 웜을 제압한다!”

“예!”

‘이 정도 인력으로도 충분은 하려나.’

제압 자체는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경비원 한 명이 가문에 알리기 위해 통신구를 들어 올렸다.

“어서 연락을!”

‘그건 안 되지.’

만약 형제에게 연락이 간다면 1초 만에 이곳에 도착할 것이다.

그래선 내가 이 던전의 보상을 독식할 순 없다.

‘물론 이걸로 피해를 끼칠 순 없지만.’

예비 통신구가 있을 것이고, 또 그전에 저 문지기를 제압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난 쇠사슬을 잡고 카우보이처럼 빙빙 휘둘러, 정면으로 집어던졌다.

휘리리리리릭! 촤르르르르륵!

쇠사슬은 묘한 묘기를 부리며, 급히 통신구를 잡고 있던 기사의 손을 후려치고 이어 마구 날뛰려는 웜의 뼈에 휘감겼다.

[마력을 흡수합니다!]

그리고 쇠사슬을 두 손으로 잡고 온힘을 다해 잡아당겼다.

꾸어어어어어어어어!

웜은 내 존재를 인식한 듯, 날 향해 몸을 치켜세우며 뒤로 쭉 밀려났다.

난 두 다리에 힘을 단단히 주며 나도 그를 끌어당겼다.

웜과 인간의 힘겨루기.

물론 힘 자체는 내가 이기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내겐 쇠사슬이란 무기가 있었다.

으드드드드득! 꾸드드득!

웜의 뼈는 마력으로 구성된 것.

쇠사슬은 닿은 뼈를 탐욕스럽게 탐하여 으스러트리기 시작하고, 아예 휘감은 뼈와 이어진 뼈들까지 단숨에 끌어내렸다.

꾸어어어어어어어엉!

강제로 몸이 뜯겨져 나가며 체내의 마력이 줄어들자 웜이 울부짖으며 발버둥 쳤다.

끼기이익! 끼기익!

내 몸이 버티지 못하고 앞으로 질질 끌려가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되는 광경에 잠시 넋이 나가있던 기사가 빠른 판단을 내렸다.

“……어서 도련님을 붙잡아!”

“뒤에서 지탱해!”

우르르르르!

끌려가던 몸이 기사와 병사들에 의해 지탱되고.

몇몇 병사는 아예 내 쇠사슬까지 붙잡으며 함께 당겨 주려 했다.

난 쇠사슬을 붙잡으려는 이들을 보며 친절히 말해 주었다.

“잡지 않는 게 좋을 텐데.”

“예? 무슨…… 커헉.”

“오, 온몸에 힘이…….”

쇠사슬을 붙잡은 병사들이 자리에 엎어지는 사고가 있긴 했지만.

이 정도는 사소했다.

“버티기만 해.”

난 뒤의 기사들과 병사들에게 나지막이 말하며, 두 팔에 힘을 더 주었다.

우드드득!

쇠사슬은 완전히 웜의 뼈를 으스러트렸다.

붙잡았던 뼈뿐만 아니라 이어진 뼈들까지 한 번에 뽑아내어 뼈가 장기처럼 줄줄이 튀어나왔다.

꾸어어어어어어엉!

웜의 고통 어린 비명 소리.

난 완전히 끝낼 생각으로 되돌아온 쇠사슬을 잡고 빙빙 돌렸다.

“다들 비켜.”

내 말에 모두가 물러서고.

난 아까처럼 쇠사슬을 빙글빙글 돌리며, 아까보다 더 강하게 집어던졌다.

휘리리릭!

마치 뱀처럼 쏘아진 쇠사슬이 웜의 머리통을 붙잡았다.

머리에 쇠사슬이 휘감아진 웜이 뿌리치기 위해 마구잡이로 몸을 비틀었지만.

꾸어어어어어어!

“당겨!”

꾸드드드드드드드드득!

여러 명의 힘으로 끌어당기고, 마력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는 이상.

우리가 질 일은 없었다.

쩌어어억-

뼈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웜을 이루는 마력이 불안전하게 흔들린다.

‘지금.’

“흡.”

난 작게 숨을 몰아쉬며 몸을 빙글 돌렸다.

쇠사슬이 여러 겹 몸에 휘감겨지고, 강제로 거리가 좁히며 강한 힘이 으스러지려는 뼈를 압박하고.

으득!

쇠사슬이.

아예 웜의 몸을 반으로 쪼개 버렸다.

반으로 쪼개진 웜이 울부짖으며 옆으로 엎어지고, 급히 병사들이 달려들어 웜을 구속했다.

“잡아!!!”

“자, 잡았습니다!”

“봉인구 사용해!”

“사용했습니다!”

몸이 반절로 갈라진 이상, 웜은 더 이상 이들에게서 반항하지 못했다.

난 쇠사슬을 회수하며 현 흡수량을 확인했다.

[현 흡수량: 71%]

신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필립이나, 다른 이들의 마력을 한 번에 흡수해도 늘어나지 않던 수치가.

1%가 늘어나 있었다.

‘뭐, 문지기는 고위 던전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마력이 제일 많은 걸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은 수준.

난 고개를 끄덕이며 쇠사슬을 다시 몸에 휘감았다.

‘1분 있으면 어차피 방출되니까.’

쇠사슬은 단순히 마력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었다.

흡수 후에 방출.

지금 내가 당연히 해야 할 기능을 대신하여 해 주고 있는 것.

그러니, 지금 당장 마력이 쌓였다고 해서 그리 걱정할 건 아니라는 것이다.

‘더 중요한 건, 이제 저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거지.’

그때, 기사가 내게 굳은 표정으로 다가왔다.

이미 나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던 것인지 온몸에서 긴장감이 줄줄 흐른다.

그는 내게 경례를 취하고, 내 기분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어떻게 아신 겁니까…?”

난 무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냥 보고 있었는데.”

“아… 그러시군요.”

“그리고.”

난 희미한 틈을 발견하지 못한 듯, 서 있던 병사 한 명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거기.”

“예?”

“나와.”

“……저요?”

내가 말없이 손가락을 까딱거리자, 무슨 의도라고 생각한 건지, 그는 기대감에 찬 눈으로 내게 다가왔다.

“잘했다고 칭찬해주시려는…….”

“아니.”

난 헛된 희망을 품은 그의 말을 단칼에 잘라내고 쇠사슬을 들어 올렸다.

“거기서 비키라고.”

“예?”

난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입구’를 통해 흘러나오는 거대한 존재감.

망설임 없이 쇠사슬을 정면으로 쏘아냈다.

휘리리릭!

“힉!”

병사가 기겁하며 옆으로 구르며 쇠사슬을 피했다.

덕분에 방해물 없이 날아간 쇠사슬은, 입구에서 갑작스레 튀어나온 거대한 손을 튕겨 냈다.

촤르르륵! 쾅!

단순히 튕겨낸 것에 불가함에도 마치 폭탄이라도 터진 것마냥 소리가 난다.

뒤늦게 뒤를 보고 상황을 파악한 기사와 병사가 기겁했다.

“뭔……?!”

둘은 거대한 손을 처음 본 듯, 기겁했지만.

난 이미 저 손의 정체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끌어들이는 자.’

고위 던전은 시공간이 뒤틀리며 생겨난 공간으로.

안에는 어떤 생명체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떤 생명체든.

시공간이 뒤틀려 시간도, 자신도 인지할 수 없는 존재는 조금이나마 외로움과 공포를 해결하고자 근처의 존재를 끌어들였다.

그게 바로 끌어들이는 자다.

“…….”

뭐, 외로움이나 고독함, 공포감에 대해선 이해를 한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선량한 사람을 끌고 가려는 건 안 되지.

‘그런 걸 인지할 만한 지능이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크르르르르-

동료를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것에 잔뜩 화가 난 듯, 짐승의 으르렁거림이 입구에서 흘러나왔다.

‘화났네.’

바로 달려 나온다.

난 내 앞을 가리는 병사들에게 손을 내저었다.

“전부 비켜.”

“예?”

“또 나오니까.”

“잠깐만!!!”

내가 대놓고 명령을 내리는 모습이 아니꼬왔던 것일까.

제일 늙어 보이는 병사가 앞으로 나서 입에 침이 튀도록 버럭버럭 외쳤다.

“아무리 당신이 웜을 잡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해도, 당신은 외부인입니다! 이건 저희 경비원들이 해결할 일이니, 더 이상 개입하지 마십시오!”

“비키라니까. 말 참 안 들어.”

난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불쑥-

입구에서 튀어나온 손은, 망설임없이 날 막고 서 있던 병사를 붙잡았다.

원래는 막을 수 있었으나.

병사는 본인의 무지와 조금의 자존심 때문에 기회를 잃어버렸다.

덥석!

거대한 손이 그대로 병사의 몸을 붙잡고.

히히히히.

마치 악귀처럼, 손이 미친 듯이 광소를 터트렸다.

-이히히히히히!

-이제, 이제 나 혼자가 아니야. 넌, 넌 내거야. 내거야. 내거야!!!!!

-내거야, 내거야, 내거야, 내거야. soRJㅑ. 내ᄁᅠᆼㄴ마임ㄴ아!!!!!

광기로 가득한 목소리가엉망으로 뭉개졌다.

병사의 얼굴에 공포라는 감정이 깃들었다.

“사, 살려-!”

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

우드드득!

손은 병사의 몸을 사정없이 우그러트렸다.

병사의 몸이 축 늘어진다.

손은 만족한 듯, 병사를 질질 끌며 입구로 되돌아갔고.

그 모습을, 기사와 병사는 굳은 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공포>

끌어들이는 자가 뿜어내는 부정적인 기운은, 동료가 끌려가는 상황에서조차 반응하지 못하게 막은 것이다.

물론.

내게는 조금의 영향도 없었지만.

“뭐해?”

휘리리리리릭!

내가 날린 쇠사슬이 손을 휘감았다.

“안 막고.”

끼기이이이익!

쇠사슬을 잡아당기자, 손의 움직임이 멈춤과 동시에 몸이 질질 끌려가기 시작했다.

내 모습에 그제야 부정적인 영향에서 겨우 벗어난 기사가 내 몸을 붙잡고.

이어 다른 병사들까지 매달려 쇠사슬에 닿지 않게 조심하며 날 붙잡아 주었다.

쿠우우웅!

몸이 그제야 멈춘다. 손이 강제로 끌고 가려는 듯, 강렬한 힘이 느껴졌다.

내 몸이 끌려가지 않게 잡아주면서도.

병사와 친한 친구였던 듯, 한 병사가 울먹거리며 외쳤다.

“당신이!”

“그만!”

그 기사는 유일하게 내 정체를 아는 이였다.

동시에 가장 강하기도 했기에.

더 이상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버럭 외쳤다.

“이분은 리그벨토 가문의 직계시다!”

“!!”

“!!”

내 말에 병사들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믿을 수 없다는 감정과 공포라는 두 감정이 휘몰아친다.

하기야. 그 괴물 같은 양반과 같은 핏줄이 여기서 이 고생하고 있는데 이상한 걸 느끼지 못하는 게 이상하다.

“기껏 살려 줬더니 은혜를 몰라.”

“죄, 죄송…….”

“시끄럽고 내 눈앞에서 꺼져.”

병사는 고개를 푹 늘어트렸다.

난 기사를 바라봤다.

“야.”

“예!”

“밀어.”

주어고 뭐고 다 생략한 말에.

기사는 내게 감히 대든 병사의 뒷목을 잡아 들어 올렸다.

“……이 아이를 말씀이십니까?”

“히이이익! 사, 살려만! 살려만 주세요!”

“시끄러워.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난 손가락으로 날 가리켰다.

“나를 밀라고.”

저 끌어들이는 자의 손에게로.

“……예?????”

* * *

“라온은 뭐 하고 있지?”

탁-

서류를 정리하고 있던 벨 리그벨토가 펜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에게 서류를 건네주던 직속 집사가 말했다.

“아주 열심히 움직이고 계십니다.”

“열심히?”

“네. 오신 날, 도련님을 만난 이후로 하녀들의 기강을 잡고, 마벨 도련님을 뵙고, 가주님을 뵌 이후 영지를 시찰하시고, 무료로 하는 마법 수업에도 참여해보시고…….”

“…….”

생각 의외다.

방에 처박혀서 수련하거나 할 줄 알았는데.

영지를 돌아다닌다고?

“그 뒤로는 카페에 앉아서 가만히 있기만 한다고 합니다.”

“무슨 목적처럼 보이지?”

첫날 그리 돌아다니던 이가, 갑자기 그리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심지어 생활 패턴까지 모두 동일했다.

즉. 저기에 가는 것도 모두 계획이라는 것이다.

벨 리그벨토의 질문에 집사가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아마도, 관찰이 아닐까 싶습니다.”

“관찰이라…….”

그가 다시 직계임을 인정받으며, ‘권한’을 되찾고.

후계자 경쟁에 참여하면서.

승리했을 때, 혹은 살아남았을 때 가주가 되거나 원로가 될 걸 대비해서 미리 영주민들을 관찰해 두는 건가?

‘자신감이 대단하구나.’

자신이 어떤 시련을 내릴 줄 알고 그리 여유롭게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건가.

그는 그게 참으로 궁금했다.

“…….”

어떤 시련을 내릴까.

이제 그가 말한 시련 시작 일정이 시작되기까지 일주일 남은 시점이지만.

그는 아직 뚜렷한 시련을 정하지 않았다.

라온에 대해 더 알아보아야 할 뿐더러.

무언가, 지금 시련을 정해선 안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벨님!”

덜컥!

그의 호위 기사가 다급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수준 높은 기사임에도 땀을 흘리는 걸 보면 상당히 중요한 사안인 모양이다.

“무슨 밀이지?”

“지금, 고위 던전이 열렸습니다!!!”

“어디에?”

벨은 당황하지 않았다.

강자들이 지내는 곳에 유독 잘 출몰하는 고위 던전 특성상.

이미 몇 번이고 토벌해봤기 때문이었다.

“마도의 석상 바로 앞입니다……! 분수대가 무너지고 근처의 건물 3채가 무너졌으며, 인명 피해는 없다고 합니다.”

“누가 막았나?”

고위 던전이 출몰하면 무조건 튀어나오는 ‘문지기’에 의한 피해가 저 정도밖에 없을 리가 없다.

그건 누가 막았을 거라는 말.

그의 예측대로, 호위 기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온 리그벨토 님이 막으셨습니다.”

“……라온이?”

그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호위 기사는 잠시간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말을 내뱉었다.

“던전 안에. 들어가셨다고 합니다.”

“…….”

이건 예상 밖이다.

막는 거? 뭐, 그럴 수야 있다 치자.

라온의 수준이 그 정도라는 것에 놀랍기야 했지만, ‘원래’라면 그게 정상이었으니.

하지만, 안에 들어갔다고?

‘…끌려들어 갔을 리는 없다.’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정체불명의 손.

그 손에 잡혀서 끌려갔을 리는 없으니, 아마 스스로 들어갔을 것이다.

‘왜?’

잠시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이미 도시는 정리가 끝났다.

인명 피해는 없고, 혹여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사제들까지 파견했으며.

부서진 건물을 다시 세울 인부들까지 동원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남은 건.

라온이 클리어하고 나와야 하는 고위 던전만이 남았다.

“구출대를 보낼까요?”

“아니. 구출대는 보내지 않는다.”

“예?”

호위 기사가 당황한 듯 반문했지만.

벨 리그벨토는 판단을 마쳤다.

“그게 내 시련이다.”

고위 던전은 어떤 변수가 존재하고 어떤 생명체가 살고 있는지 모르는 미지의 세계.

그 장소는.

그가 내리려는 시련보다도 훨씬 더 난이도가 높은 것이었다.

‘뭘 얻으려는 지 몰라도.’

감히 시련에서 무얼 얻으려고 하는 그 의도가 괴씸하지만.

그만큼 난이도가 올라갔으니, 눈감아줄만했다.

‘살아남아 보아라.’

그렇다면.

‘네 자리를 되돌려주겠다.’

1년만 늦었어도, 가주가 직접 개입하지 않는 한.

절대로 돌려주지 않았을 그 자리를.

‘살아남는다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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