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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혈의 재벌-458화 (외전 완결) (458/458)

458 외전 12화. 마지막 포문 (完)

외전 12화. 마지막 포문.

SKY 항공우주국.

천제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흡수하고, 카타르를 흡수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존의 SKY 항공우주국이라는 이름에서 천국 우주방위사령부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변경이 된 그곳.

오늘도 그곳은 바쁘게 움직이는 연구원들로 한 밤중에도 대낮처럼 밝았다.

"드디어!"

몇년동안 SKY그룹이 벌어들이는 돈과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판돈을 쏟아부어서 완성한 우주선을 바라보는 보리스.

씨익 입꼬리를 들어올리며 자신 있다는 듯 전화기를 귓가로 가져간다.

-오늘도 야근입니까?

"폐하."

-말씀 하세요.

"완성하였나이다."

-... 진짭니까?

"예, 틀림 없이 완성 되었습니다."

전화기 너머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의 은인이자 황제인 천우진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마지막, 마지막 실험이 필요하죠?

"예, 폐하."

-실험날짜 언제입니까?

"폐하께서 승인해주신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상관 없습니다. 이미 우주선에 탑승할 조종사들까지 결정되었습니다. 지금 한창 훈련중에 있습니다."

-실력은 충분하고요?

"5년동안 준비해온 대계가 아닙니까?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좋네요, 기자회견 준비하세요. 내가 직접 나갈테니.

"황공하옵니다 폐하."

***

탁.

전화기를 테이블에 내려놓는데 루시가 속이 훤히 비치는 프릴을 입고는 나타나 뒤에서 스륵 나를 껴 안는다.

"기분 좋아보이네?"

"티 났어?"

"응. 갑자기 일어나서 몰래 전화 받으러 가길래 바람이라도 피나 했더니 또 사업이구나?"

루시의 농담에 픽 웃음이 흘러나왔다.

전 세계 모두가 내 얼굴을 봐도 고개를 조아리는데 바람은 무슨.

사랑이라는 감정을 나를 황제가 아닌 한 명의 남자로 봐주는 루시가 아니면 이제는 불가능 할 지경이다.

"우주선 개발이 끝났데."

눈을 동그랗게 뜬 루시.

"정말?"

"응, 이제 달로 날아가기만 하면 될 것 같아."

"헤에."

뭔가를 생각하더니 입을 벌리고는 고개를 우로 절레절레 흔드는 루시.

"당신 정말, 세상을 정복하겠네... 우주까지."

"큭, 내가 말했잖아? 내 꿈은 세계 정복이라고."

"그냥 야망이 큰 남자의 치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까 좀, 믿기지 않는다."

멍 때리고 있는 루시를 확 끌어와서 무릎에 앉히고는 그녀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래서 싫어?"

루시가 도리도리 격하게 고개를 젓는다.

"아니, 너무 좋아."

"그렇지?"

"응, 그럼 당신이 했던 얘기 있잖아."

"얘기?"

"곧 우주 여행이 가능한 세상이 올 거라고 했었잖아?"

"아아, 그랬지. 멀리는 가기 힘들어도 지구를 한 눈에 내려다 보는 정도는 가능 할 거야."

"와아, 생각만 해도 막 설렌다."

"첫 고객은 우리 황후마마로 해줄 게."

"애기들이 좋아하겠다."

아쉽지만 난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아이들한테는 무리야, 대기권을 벗어나려면 훈련을 좀 받아야 하거든. 중력을 버텨야 하니까."

"아아, 아쉽겠다."

"우리 다섯째가 나올 때쯤이면 어쩌면 아이들도 우주여행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

루시가 팍 인상을 찌푸렸다.

"설마 또?"

씨익 입꼬리를 들어올리고는 루시를 번쩍 안아 들었다.

"가시지요 황후마마, 다섯째 만들러."

"꺄아악!"

***

전 세계가 항상 천제국의 소식에 집중하고 있었다.

인구수 20억의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는 천제국.

게다가. 인도 차이나 반도의 대부분을 영향권에 두고 있고, 동유럽 국가들 역시 포괄적으로 발 아래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전 세계가 천제국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였다.

또한.

여러 산업에서 천제국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었고, 그중 단연 으뜸은 미사일과 로켓, 그리고 우주산업에 관련된 기술이라 할 수 있었다.

전신이었던 SKY항공우주국과 중국, 러시아의 항공우주국이 합쳐지며 만들어진 천제국 우주방위사령부의 기자회견 소식에 당연히 어마어마하게 많은 취재진이 몰려올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정말 특이하게도, 천제국이라는 새로운 황정이 수립되고 '황제'라는 존재인 짐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많아, 언제나 내가 참석하는 공식행사에는 구름과 같은 관중들이 몰리고 있었다.

"황제~~~ 폐하~~~ 납시오!"

저것 좀 안 했으면 좋겠다니까, 후진다오는 천자께서는 마땅히 본인의 걸음을 알려야 한다면서 항상 앞에서 저렇게 세계 최고의 성악가를 모셔다가 저걸 시키고 있었다.

내가 등장한다는 말에 취재진은 물론이거니와 천제국의 백성들은 깊게 고개를 조아리거나 절을 올린다.

처음에는 기분이 멜랑꼴리 하더니 이제는 익숙해져서 살짝 고개만 까딱이는 외신들이 가끔은 건방져 보이기도 할 정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더니 내 자리에 오르니 솔직히 많은 것이 변하고 있었다.

그래도 기득권이라고는 오로지 황실만 존재하는 천제국이 타국가에 비해 살기 좋은나라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많은 통계기구들이 부패지수를 조사하면 언제나 가장 깨끗한 나라는 천제국이니까.

또한 백성들이 사용하는 화폐 역시 SKY코인으로 그 화폐 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언제든 확인 할 수 있으니 더욱 깨끗할 수 밖에 없었다.

"고개를 들라."

내 말에 사람들이 일시에 고개를 들고, 절을 올리던 자세를 푼다.

"짐의 백성이 놀라운 물건을 개발하였으니, 이제 이 지구촌 사회에 새 시대가 열렸음을 선포 하노라."

사전에 약속된 신호를 주니, 우주선을 덮고 있던 커다란 흰색 천이 걷어지고는 천제국 우주방위사령부의 새로운 우주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와아아아.""

사람들이 그 거대한 위용에 탄성을 토해낸다.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어 최대 수용인원은 12명으로 제한한 초거대 우주선.

저 우주선이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짐은 세상에 선포하노라, 짐의 제국이 우리 백성들의 제국이 이제 밤마다 하늘을 밝히는 저 달에서 새로운 에너지원을 채취 해 올것이라고."

웅성웅성.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일반인들도, 그리고 취재진들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는 슬슬 우주에 대하여, 달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는 연구진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신물질.

절대로 지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것이 감사하게 밤하늘을 밝혀주는 달에는 어마어마한 매장량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저 달에는 여태껏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자원이 아주 풍부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었고, 우리 천제국은 짐의 백성들을 위해, 또. 지구의 환경을 위해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이고 있었다.

모두가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달에는 헬륨-3라는 신물질이 있는데, 그것 1g이라면 석탄 40톤의 에너지를 얻어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에 도달 할 수 있었다."

"마, 맙소사."

"1g이 석탄 40톤? 헤엑."

"저게 사실이야? 정말 달에 그런 자원이 있다고?"

손을 들어올려 놀라서 웅성거리는 백성들의 입을 닫게 하고는 말을 이었다.

"이제 지구는, 그리고 짐의 제국은 에너지를 걱정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짐은 확신 하노라. 해서, 금일을 국경일로 지정하고 금일을 앞으로는 우주의 날이라 부르겠노라."

""와아아아아아아아!""

"또한, 우주의 날에 천제국의 백성들에게는 우주여행권이 들어있는 복권을 나눠 줄 터이니, 당첨된 백성들은 저 먼 우주에서 우리의 지구를, 천제국을 보고 오라."

"우, 우주여행?"

"그런게 정말 가능 한 거였어?"

"엄청 비싸겠는데?"

백성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해지는 마음에 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들의 말 처럼 당연히 우주여행은 몹시 고가의 여행일테다. 유라시아 특급열차의 최고급 여행패키지보다 훨씬 더 고가의 여행일 게 분명했다.

그걸 무료로 막 퍼준다면 당연히 천제국의 재정은 어려워 질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모든 백성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었으니 반발은 없으리라 확신 하며 단상을 내려왔다.

강기태 재무대신이 서운하다는 얼굴로 날 바라본다.

"폐하."

"말 하라."

"어찌 상의도 없이 그런 결정을 내리셨나이까."

"돈이 걱정이더냐?"

"그러합니다. 폐하."

"재무대신은 근심을 내려 놓으라. 돈은 짐이 벌어올지니."

강기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날 바라본다.

"혜안이 있으십니까?"

"있지."

"그렇다면야..."

"금고에 자리를 비워 놓는 게 좋을 것이다. 재무대신."

"그 정도 입니까?"

강기태가 입을 떡하니 벌린다.

천제국의 금고 크기가 얼마나 넓은지 알기 때문이리라. 물론, 현대의 돈이란 실물이 없는 디지털 화폐지만, 디지털 화폐를 신뢰하고 쓸 수 있는 이유는 천제국이 압도적으로 많은 현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내기 하겠느냐?"

강기태가 절대 그렇지 않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아닙니다 폐하, 소신이 잘못하였습니다."

"쯧."

요즘 통 나와 내기를 하는 신하들이 없었다. 내가 매번 이겨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재무대신은 지켜보라, 짐이 어떻게 돈을 벌어오는지."

"예, 폐하. 많이 보고 배우겠나이다."

***

전 세계.

적어도 천 제국과 연을 만들고 싶은 국가의 정상들은 모조리 북경의 자금성을 개조한 천 제국 제 2궁전에 몰려들었다.

그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내가 초대했기 때문.

이미 천제국 우주방위사령부에서 했던 기자회견으로 그들 모두가 헬륨-3라는 것에 대하여 공부를 하고 왔을 것이다. 우리 천 제국이 그것을 달에서 채취해 온다면 그 파급력이 얼마나 클지 제대로 이해해야 함이 옳았다.

그러니 그 커다란 자금성이 미어터질정도로 인산인해다. 모두든 어떻게든 잘 보여 천 제국에게서 떨어질 콩고물을 바라고 있을 터.

"황제~~~ 폐하~~~ 납시오~"

어휴.

저건 진짜 들을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어쨌든.

이제는 세계 공용어가 되어버린 구 한국어, 현 천어를 당당하게 사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하나같이 외국인들은 천어를 알아듣는다. 적어도 이 자리에 모인 인물들은 천어 능통자들만 모였을 것이다.

고개를 조아리다 못해 허리가 반으로 접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각국의 정상들이 내게 커다란 예를 표하고 있었다.

"고개를 들라."

나는 그들에게 높임말을 쓰지 않았다.

지구는 천 제국 아래에 있음이 옳기 때문.

누구도 그런 나를 거만하거나 오만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는 세계 각국이 초패권국가로 천 제국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가타부타 길게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으니 짧게 얘기를 하고 연회를 즐겼으면 좋겠군."

"예, 폐하. 뜻대로 하시지요."

미국의 대통령이자.

나의 장인께서 가장 먼저 대답하신다.

다른 국가의 정상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동조하고 있었다. 이곳에 모인 이유는 천 제국이 가져올 헬륨-3에 대한 콩고물 쟁탈전이니까.

"첫째, 전 세계가 협의한 달은 그 어떤 국가도 소유할 수 없다는 국제협의법안을 삭제하라. 이제부터 달은 짐의 소유이니라."

곳곳에서 인상을 찌푸리는 국가정상들이 보인다.

"짐이 단언컨데, 그대들의 기술력으로는 감히 달에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니라."

장인어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폐하의 뜻대로 하시지요. 우리 미 연방은 천 제국의 우방국으로서 폐하의 뜻을 존중합니다."

"고맙소 록펠러."

미국이 먼저 선빵을 치고 나왔다.

자연스럽게 세계 패권국가를 자처하는 국가의 정상들 역시 뜻대로 하란 의견을 전해온다.

사실상 이제 달은 천 제국의 것이 되었다.

굳이 이런 공식적인 과정을 거칠 필요도 없이 '이거 이제 내꺼' 하면 아무도 건드리지 않겠지만 뒷 말이 나올 여지는 만들어 놓지 않는 게 좋았다.

"그대들 모두, 헬륨-3를 얻고자 함이고, 거기서 생산되는 핵융합 에너지에 대하여 관심이 많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하옵니다 폐하."

"짐은 친히, 생산되는 에너지를 그대들에게 저가에 공급할 용의가 있느니라."

"폐하의 자비에 감읍할따름입니다."

장인어른이 계속 내 말을 받아주니 다른 국가정상들은 불만들이 많은 모양.

그러나 감히 그것을 내 앞에서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한다.

"예부터 안 좋은일은 서로 조금씩 나눠가지면 그 무게가 가벼워진 바. 헬륨-3 채취를 위해 짐의 제국의 국고가 가벼워졌으니, 누군가는 그곳을 채워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장인어른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미 연방은 1조 달러를 지원 하겠나이다."

"영 연방 역시 1조 달러를 지원 하겠나이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연신 얼마를 지원하겠다 외치는 각국의 정상들.

나는 슥 고개를 돌려 강기태를 바라보았다.

강기태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멍하니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재무대신은 뭐하느냐? 어서 적지 않고?"

그리고는 눈으로 말했다.

'어떻하냐? 금고가 널널 하겠더냐?'

'열심히 넓혀 보겠나이다 폐하.'

바야흐로.

천 제국은 우주정복의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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