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철혈의 재벌-429화 (429/458)

< 제 429화. >

-푸틴. 핵무기 고려중.

-푸틴, 우크라이나 반항 심하면 전술 핵 사용까지 검토 하겠다.

-유럽연합 초 긴장 상태! 격동하는 유럽!

-프랑스, 우크라이나 직접 도울 것, 세계 평화에 앞장서기 위해 외인부대 투입 고려 중.

-영국 총리와 여왕, 우크라이나를 향한 도움의 손길에대한 논의 중.

시끌시끌 했다.

말 그대로 전 세계가 들썩이는 소식들이 연일 뉴스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고 있었다.

게다가 푸틴이 핵무기 사용을 검토중이라는 뉴스는 욕망의 바다라 할 수 있는 주식시장을 출렁이게 만들기 충분케 했다.

“으아아아아!”

강기태 본부장이 머리를 싸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도 이해 못할 건 아니었다.

“왜 그러세요?”

“-8퍼센트 입니다! -8퍼센트!”

“에이, 그 정도는 마이너스도 아니고만.”

내 말에 강기태 본부장이 잔뜩 우울한 얼굴을 하고는 소파에 털썩 앉는다.

“후우··· 회장님이랑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첫 -수익입니다···”

“괜찮습니다. 그럴수도 있지, 가치가 떨어진 것들 주워 담는것에 집중 해 주세요.”

“예, 그래야죠···”

TV속 화면에 푸틴이 열심히 러시아 내의 핵무기 실험장 따위를 순방하는 장면이 송출되었다.

“쯧쯧, 무덤을 파는구나.”

아직 프랑스, 영국등과 많은 유럽 국가들이 사드배치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푸틴이 굳이 핵시설을 순방한다? 이건 나와 장인어른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될 확률을 더욱 늘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이이잉, 지이이잉.

아니나 다를까 품속 구름폰이 몸을떤다.

내게 전화를 한 사람은 다름아닌 장인어른.

“예, 전화받았습니다.”

-하하하, 푸틴이 무덤을 파주는군.

“그러게요, 어때요? 유럽친구들?”

-사드가 모자랄 지경이겠어.

픽 웃음이 흘러나왔다.

천문학적인 국방비 예산을 투입하는 미국에게 사드가 모자랄 일 따위는 없을 테니까.

이미 SKY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타클라마칸, 고비 사막등지와 흑룡강성 일대에는 사드가 배치되었다. 그곳들도 러시아와 맞닿아 있는 지역이기때문에 크게 압박이 될터인데, 지금 우크라이나의 일로 바쁜 러시아는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예상과는 다르게 큰 반발없이 설치가 끝난 상태였다.

“유럽쪽에서 사드배치 하겠다고 하면 푸틴이 입에 거품이라도 물겠네요.”

-그럴거야, 지금 우리 국무부에서는 푸틴의 전술핵 사용에 대한 대처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네.

“실제로 핵을 사용할 가능성 역시 배제 할 수 없다는 거군요.”

-그래. 푸틴이니까, 코너에 몰린 생쥐는 이빨을 들어내기 마련이지.

장인어른의 생각을 이해 못할 건 아니었다.

“그럴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만약을 대비하는 건 좋겠죠.”

-프랑스와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참전한다면, 우리 미국 역시 직접 참전해야 할까?

난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유럽 내부에서 일은 유럽 내부에서 처리하도록 두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

“예, 우리는 이득만 취하시죠.”

-커험, 알았네··· 그나저나 정말 푸틴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걱정이 크군.

“그 부분은 SKY쪽에서 어떻게 해결 해 보겠습니다.”

-음? 그게 가능한가?

“그럼요, 전쟁 억제력을 만들기 위해서 다방면에서 노력중이니까요.”

-그래? 그게 뭐지?

“에이, 미리 말씀드리면 재미 없죠?”

-하하하, 그래··· 자네 답구만, 기대하고 있지.

“예, 장인어른 쉬십쇼.”

전화를 끊자 강기태 본부장이 날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회장님! 정보좀 주십시요, 정보! 미국의 대통령께서 무어라 하셨습니까?”

작은 정보, 티끌만한 실마리 하나로도 투자는 큰 영향을 받는다. 게다가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의 대통령과의 대화는 주식쟁이들에게는 그만큼 커다란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지금 강기태 본부장이 돈독이 바짝 올라서 혀를 낼름거리는 것도 이해 못할 건 아니었다.

또, 강기태 본부장이 돈을 벌어오면 어디 그게 강기태 본부장의 것이던가, 다 SKY 인베스트먼트의 것이지.

“푸틴의 핵사용에 대해서 실제로도 대비책을 세우려고 한다네요.”

“맙소사, 푸틴이 핵을 쏜다는 얘깁니까?”

“그만큼 러시아가 코너에 몰렸다는 소리죠.”

“유가에 베팅해서 재미를 좀 보고 있는데··· 더 크게 베팅해야 할까요?”

“유가 폭등에 베팅하고 있습니까?”

내 질문에 강기태본부장이 고개를 주억거린다.

“예, 러시아 원유는 이미 많은 시장을 지배하고 있잖습니까?”

“유가는 폭락할겁니다.”

“예?”

강기태 본부장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바로 빼세요.”

“정말 유가가 폭락합니까?”

“예, 폭락합니다.”

잠시 고민하는 강기태 본부장.

내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강기태 본부장의 생각처럼 유가가 폭등했을테다. 러시아와 OPEC이 짜고 치는 고스톱 처럼 원유와 가스를 제한적으로 판매할테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공급에 의해 자연스럽게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었을 터.

그러나, SKY가 개입하고 내가 개입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공급은 처음보다 줄어들지 모르지만 수요 역시 같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러시아가 일일 생산하는 원유가 멈춰버린다면 유가는 폭등할 수 밖에 없잖습니까? OPEC의 성명문은 저 역시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증산이라는게 당장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강기태 본부장의 말이 정확했다.

아직 이란과 OPEC국가들의 증산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중이었다. 현재 진행형이고 몇개월은 있어야 증산이 시작될 것이다.

그 기간동안은 어쩔 수 없이 유가가 출렁일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씨익 입꼬리를 들어 올리고는 강기태 본부장에게 물었다.

“본부장님, 나 못믿으세요?”

강기태 본부장이 억울하다는 듯 양 손을 앞으로 내밀어 절레절레 흔든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회장님을 못 믿다니요? 회장님이 팥으로 메주를 써도 믿습니다.”

“그러니까, 유가 폭락에 베팅하세요.”

“··· 정말 그렇게 합니까 회장님?”

“예, 그렇게 하세요.”

강기태 본부장이 입술을 낼름 핥는다.

“OPEC이 증산을 아무리 빨리해도 3개월은 걸리지 않습니까?”

“예, 그런데요?”

“그럼 유가가 폭등할 수 밖에 없는데요 회장님.”

“내가 폭등시키지 않을 겁니다.”

“예?”

“내가 그 유가 폭등시키지 않을 거라고요.”

“그, 그렇습니까?”

“유가 폭락에 베팅하세요.”

강기태 본부장이 침을 꼴깍 삼킨다.

“지, 지금부터 말입니까?”

“예.”

“오우··· 도박수라서 손 떨리는데요 회장님.”

“도박수 아닙니다. 세상의 많은 정보를 가진 투자사들이 유가 폭등에 베팅하고 있겠죠?”

“예, 회장님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까요.”

“원래 자본시장에서 잃은 놈이 있으면 따는 놈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죠.”

“그런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전부 다 폭등에 베팅을 할 테니까, 잃을 놈들이 별로 없겠군요.”

강기태 본부장이 고개를 주억거린다.

“예, 그만큼 이득이 크지는 않지만, 손해만 보지 않아도 이득이라는 자본시장의 영원불멸의 진리가 있잖습니까.”

난 고개를 저었다.

“에이, 겨우 SKY가 그 정도에 만족하면 되겠습니까?”

“후우··· 그건 또 그런데.”

“투자의 신화를 써오던 SKY 인베스트먼트 아닙니까?”

“예, 맞습니다.”

“유가 폭락에 베팅하세요, 그래야 유가 폭등에 베팅했던 망할 전문가놈들 돈을 따오죠.”

“그렇습니까?”

현 자본시장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놈들.

그 놈들 모두가 본래의 기득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행운과 실력으로 그 자리에 오른 놈들도 있겠지만, 대대로 물려받은 자산을 굴리다보니 그 자리에 오른 놈들도 있을 것이다.

또한 온갖 더러운 방법을 동원해 그 자리에 오른 모피아 놈들도 역시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이번 ‘유가’가 그 놈들에게 단체 빅엿을 맥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놈들의 자본을 최소한 50퍼센트는 줄여야겠습니다.”

“······”

“우리 SKY인베스트먼트는, 모든 자금을 동원해 유가 폭락에 베팅합니다.”

“회, 회장님.”

강기태 본부장의 동공이 쉴새 없이 흔들렸다.

“어허, 나 못믿어요 본부장?”

“그, 그래도 그런 천문학적인 금액이라니···”

“먹이가 먹음직스러워야 피라냐 같은 놈들이 꼬이는 법 아니겠습니까?”

“후아······”

강기태가 크게 한숨을 몰아쉬더니 생각을 정리하는 듯 보였다.

“회장님, 그럼 시기를 조절하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당장 몇개월은 유가가 폭등할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난 고개를 저었다.

강기태 본부장의 말 처럼 유가는 폭등할 수 밖에 없었다. 몇개월은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예, 유가는 오를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폭락에 베팅을 해놓습니다.”

“손해가 바로 눈에 보이는데 굳이 그럴필요가 있습니까? 폭락이 눈 앞에 보일때 베팅해도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늦어요.”

“예?”

“잃을게 많은 놈들은 겁이 많은 법입니다.”

강기태 본부장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모양이었다.

“그 ‘겁’이라는 걸 가려버릴 정도로 탐스러운 먹잇감이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합니다. 어쩌면 자존심이 상한 놈들은 악착같이 먹으려 달려들겠죠.”

이제 좀 이해가 된다는 듯 강기태 본부장이 박수를 짝 친다.

“아하, 확실하게 따 먹을 수 있는 미끼를 물게 만든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이미 바늘에 꿰어서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그렇게 만들어야 합니다. ‘재미’를 보게 만들어야 하죠.”

“이해했습니다 회장님.”

“유가는 내가 알아서 떨어뜨릴테니까, 강기태 본부장은 유가 하락에 모든 베팅을 시작하세요.”

“유보금 50퍼센트 규칙을 깹니까?”

난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우리도 풀 베팅 합니다.”

“후아··· 시장이 출렁이겠네요.”

“강기태 본부장을 믿습니다.”

“후아··· 며칠은 참아도 되잖습니까 회장님?”

픽 웃음을 흘리며 물었다.

“왜요?”

“시작 하면 집에 못 갈거 같아서요, 오늘은 진탕 마셔야겠습니다 회장님.”

“하하, 그것도 좋죠, 다 부르세요 오랜만에 한잔 찐 하게 합시다.”

“옙!”

***

지글지글.

연탄불 위에서 꼬들꼬들한 뒷고기가 맛있게 익어가고 있었다.

“캬, 이집 뒷고기는 진짜 언제 먹어도 예술 아닙니까?”

신이난 강기태 본부장의 말에 술자리에 앉은 모두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열심히 고기를 자르는 강기태 본부장을 바라보며 찰리 박이 내게 물었다.

“회장님 한창 바쁘실 시기인데, 너무 과음하시는 거 아니신지요?”

“하하, 괜찮습니다. 강기태 본부장이 며칠은 푹 쉬고 싶다니까, 오늘은 죽을때까지 마셔 봅시다.”

“어우야, 요즘 제 간은 옛날 같지가 않습니다만.”

“하하하.”

한국인의 소울 주류, 소주가 몇 순배 돌아가고, 다들 제법 붉어진 얼굴로 시시콜콜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다른 누구보다 오늘 더 신나게 달리고 있는 강기태에게 찰리 박이 물었다.

“기태, 왜 이렇게 달려?”

“아우, 회장님 지시사항 때문에 아마도 몇달은 제대로 잠도 못 잘듯?”

“음?”

“박 대표도 마찬가지일 걸?”

“뭔데 그래?”

“회장님께서 유보금까지 모조리, 유가 폭락에 베팅하라고 하시더라.”

“뭐? 폭락?”

찰리 박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시가를 입에 물고 있는 날 바라본다. 그 뿐 아니라 장내에 앉아있는 모두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날 바라보고 있었다.

러시아가 벨브를 잠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지하자원, 그러니까 가스와 원유 값의 상승을 의미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

“회장님?”

찰리 박의 부름에는 많은 질문이 함축되어 있었다.

나는 픽 웃으며 호석에게 물었다.

“정 대표님.”

“예, 회장님.”

“원유를 제일 많이 쓰는게 무엇일까요? 현대 사회에서.”

“음, 선박이나 여객기, 자동차가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결국은 물류 이동에 가장 많은 원유가 소비된다는 뜻이군요.”

모두가 고개를 주억거린다.

“원유값이 상승하면 자연스럽게 유통비가 증가하고, 유통비 증가는 물가 상승을 불러오게 되죠.”

모두가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기에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 내연기관이 가장 많은 원유를 소모한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예, 회장님 그렇습니다.”

“그 내연기관이 휘발유나, 경유 등. 기름이 아닌 다른 것을 연료로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예?”

장내의 모두가 눈을 부릅 떴다.

단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모양이다.

“기, 기름이 필요 없는 자동차?”

나는 씨익 입꼬리를 들어 올릴 뿐이었다.

< 제 429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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