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철혈의 재벌-406화 (406/458)

< 제 406화. >

전 세계 언론이 난리가 났다.

이제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어가 통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과 함께, 동북아의 새로운 상임이사국이 된 대한민국의 국력이 미국을 압도할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기사도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변화무쌍 동북아! 동북아연맹의 세계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한글, 이제 공용어가 된다?’

‘세계 기축 통화에 ‘원화’를 넣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 강세.’

대한민국의 언론들은 연일 국뽕에 젖어 국민들이 좋아할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었고, 연예인들도 프로그램에서 한글의 위대함을 알린다는 명목하에 시끄러웠다.

덕분에 할아버지의 지지율은 천장을 뚫고 하늘까지 뚫어버릴 기세였다.

‘미국의 우방국 대한민국, 동북아의 기둥으로 우뚝서다.’

‘더이상 옛날의 한국이 아니다. 50년만에 믿을 수 없는 발전을 이룩한 한국, 그들과 우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1000번의 침략, 그리고 현재의 한국의 이모저모.’

‘우리 연방은 이제껏 무엇을 했는가? 앞으로의 한국과의 관계는?’

‘대한민국의 SKY. 정권의 뒷배경으로 암약하다?’

‘SKY의 영향력 아래 대한민국, 동북아연맹의 수장 역할을 맡은 대한민국의 앞으로의 행보는?’

‘아시아는 이제 SKY의 것.’

외국 유수의 언론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자극적인 기사들을 쏟아냈다. 자연스럽게 대한민국과 SKY그룹의 이름값이 높아지고 있었다. 좋은 반응이던 부정적인 반응이던 어쨌든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뜻이었다.

동북아연맹이란 조약기구가 탄생하기 전까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SKY는 알아도 SKY의 뿌리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번 조약기구의 출범으로 이제 대한민국을 모르는 사람은 무식한 사람이 되는 진귀한 광경까지 펼쳐지고 있었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 데이비드 록펠러 2세. 그의 사위는 대한민국 SKY그룹의 오너?’

‘날로 강해지는 아시아 나라들의 국력, 그러나 우리 미 연방은 걱정이 없다. 아시아의 수장은 미국 대통령의 사위.’

부정적인 여론을 한방에 잠재워줄 기사였다.

나의 장인어른이 대통령이 되면서 사위인 내가 SKY그룹의 오너라는 게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구골 인터넷 기사 포털에는 많은 댓글들이 빗발치고 있었다.

ㄴ와, 이정도면 SKY가 미국도 먹었다고 봐야되는거 아님?

ㄴ미국 전자시장은 어차피 SKY가 먹었었음, 게다가 IT로는 전 세계적으로 따라올 기업이 없고, 오죽하면 마이크로 소프트도 머리를 조아리겠음?

ㄴ빌 게이트가 머리를 조아릴 정도라고?

ㄴ몰랐음? SKY전자에서 나오는 컴퓨터에 독자적인 OS들어가잖슴? 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의 경쟁자가 SKY임.

ㄴSKY가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잘팜.

ㄴ와, 빌게이트를 이겼구나··· 전혀 몰랐네, 근데 왜케 SKY는 안 유명함?

ㄴSKY그룹은 비상장이라 그럼, 몇개 계열사 빼고는 전부 비상장임. 지분구조가 엄청나게 탄탄하다는 뜻임.

ㄴ아니 얘들아, 이거 심각한 문제야 봐봐, SKY그룹이 전 세계 1등이지? 비공식 시가총액? 거기에다가 미국 대통령이 장인어른이고, 한국 대통령이 할아버지임. 미국은 세계 초 강대국이고, 지금 한국도 아시아 최고의 패권국가가 되어버림. 그럼 전 세계의 초강대국 2개가 SKY의 영향권에 있는거임.

ㄴ홀리 쉣, 그렇게 얘기하니까 이거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ㄴ게다가 이제 한국어가 아시아에서 공용어처럼 사용될 예정임··· 이거 보통일 아니다··· 어마어마한 일이다 진짜, 조용한 곳에서 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제법 눈치빠른 사람들이 마치 음모론인 것 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그들은 알고 있을까? 실제로도 그런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말이다.

ㄴ제일 놀라운건 중국이랑 일본이 결국은 우리 대한민국한테 고개를 숙였다는 거임··· 이거 진짜 미친거임, 중국 그 자만심 가득한 놈들이랑 일본의 가식적인 놈들이 대한민국을 얼마나 좆밥으로 보고 있었는데, 그런 놈들이 한국한테 머리를 숙인거임··· 이거 보통일 아니다 진짜, 앞으로 난리날거임.

ㄴ대한민국 사람인걸 행운으로 여기면 되는거임?

ㄴㅇㅇ 사실 우리는 그냥 굿이나보고 떡이나 얻어먹으면 됨, 어차피 천우진이랑 천혁수 대통령이 다 알아서 해줌, 대한민국 걍 킹왕짱!

ㄴ감히 대통령님이랑 회장님 조남 함부로 쓰지마라 버릇없게.

ㄴㅋㅋ 어쩔건데, 인터넷에서? 뒤에서는 대통령도 욕한다는데 네가 어쩔거임?

ㄴ멍청한 놈, 네가 지금 댓글달고 있는 이 인터넷 기사 포털이 SKY그룹거라는 걸 모르는거임?

ㄴ엥? 구골이 SKY거임?

ㄴㅋㅋㅋㅋㅋㅋ 멍청한 새끼, 왜 SKY가 IT계열 전세계 1위겠음? 구골, 마이튜브, 마이홈피. 전부다 SKY soft 계열사임 멍청한 새끼야, 그러니까 여기서 천우진 회장님이나 천혁수 대통령님 함부로 욕하면 네 로그부터 아이피까지 싹다 털려서 콩밥 먹을 수도 있음, 조심하셈.

ㄴ헐··· 이거 완전히 SKY독재네.

ㄴ독재면 어떰? 대한민국이 전 세계 씹어먹고 있는데?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 올라서는거임! 대성해라 SKY! 대성해라 대한민국! 가즈아아아아앗!

간간히 SKY. 정확히는 나에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전문가들이나 네티즌, 여론이 있었지만 그들은 우리를 칭송하는 여론에 파묻혀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들의 의견처럼 사실 누군가의 독재체재는 굉장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여태까지 보였던 행보와는 다르게 나날히 국력이 상승하고,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키우고 있었고, 그런 국뽕에 취해서 위험성을 인지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였다.

실제로 할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의 복지수준과, 이후의 복지수준이 최고 400퍼센트 상승했다는 논문과 통계자료가 있을 정도이니, 현재의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의질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똑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호석이 들어왔다.

“아, 오셨어요 대표님.”

“예, 회장님.”

“그래, PMC에 인원을 늘려야 한다고요?”

“그렇습니다. 회장님.”

“어째서죠?”

“회장님이 준비하시는 초호화 실버 타운 때문에 그렇습니다. 남해의 섬들의 도로가 완공되는 시기가 대략 5년 후로 알고 있습니다.”

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부터 직업군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와 일반 특수병과 징집병들에게 홍보를 해 둬야, 그들이 제대할 때 데려올 수 있으며, 지금부터 조금씩 인원규모를 늘려야 완성된 타운의 경비 인력의 관리자급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군인들 좋아하겠네요, 우리 SKY에 취직할 수 있는 가산점이라니.”

호석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SKY는 대한민국 내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리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임금과 더불어 복지수준까지 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입사 경쟁률이 어찌나 심한지 평균 10배수의 이력서를 받는다고 하지만, SKY의 모든 계열사 신입사원 채용에는 300배수가 넘는 이력서가 몰리는 진귀한 광경까지 펼쳐졌다.

“그 부분은 PMC인사과에서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세요.”

“예, 회장님.”

“초호화 실버타운은 한국땅에 지어지지만, 태평양이나 지중해 등, 세계의 아름다운 자연을 고스란히 지키고 있는 많은 무인도들을 구입할 겁니다. 그곳에도 타운이 생길거고요.”

“명심하겠습니다.”

“인력충원은 적정선을 유지하면서 계속 진행하시고, 특별 채용이란 명목하에 북한인들과 연변의 조선족들도 채용하세요, 한국인 8명에 북한인 1, 조선족 1정도 수준이면 될 겁니다.”

“오, 벌써부터 미래를 준비하시는 겁니까?”

“그들도 결국은 SKY의 국민일테니까요.”

마치 나라라도 만든양 얘기하는 내 모습에 호석은 전혀 개의치 않고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이제 대한민국은 SKY공화국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물론 국민들의 입에서 그러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 사이에서 말이다.

“섬 구입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겠죠?”

“마침 곧, 찰리 박과 강기태 본부장이 오겠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아, 그럼 같이 보고 들으면 되겠네요.”

“예, 회장님.”

똑똑똑.

누가 호랑이들 아니랄까봐, 이름이 거론되자마자 노크와 함께 찰리 박과 강기태 본부장이 내 집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회장님, 저희 왔습니다.”

“고생들 하셨어요 앉으세요.”

누가봐도 한가롭게 태평양일대를 여행한 사람들 처럼, 하와이언 셔츠를 입고 등장한 찰리 박과 강기태.

“가신일은 잘 됐습니까?”

강기태 본부장이 활짝 웃으며 품에서 두꺼운 서류뭉치를 꺼내고, 그에 질 세라 찰리 박 역시 두꺼운 서류뭉치를 꺼낸다.

“오우야···”

“발전소 부지로 섬 30개를 구매했고, 타운 부지로 섬 10개를 구매했습니다.”

“저는 발전소 부지로 18개, 타운 부지로 11개를 구매했습니다.”

“비용은 얼마나 소요 됐죠?”

강기태 본부장이 먼저 서류 한장을 보여주며 말했다.

“총액 1억 4천만 달러입니다.”

“저는 총액 9천7백만 달러입니다.”

“생각보다 지출이 크진 않네요.”

둘은 잠시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보이다 이내 고개를 주억거렸다. 호석 역시 마찬가지의 표정을 짓다가 조심스럽게 내게 물었다.

“2008년에 들어서면서 SKY항공우주국에서 개발비 명목하에 12억 달러를 추가 요청했습니다 회장님.”

돈이 물처럼 줄줄 새고 있다는 뜻이었다.

강기태 본부장을 바라보며 그에게 물었다.

“인베스트먼트 유보금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고정적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할 20억 달러를 제외하고 현재 바로 사용가능한 유보금은 13억 달러입니다. 회장님.”

“오랜만에 곳간이 말라붙어가고 있네요.”

“예··· 곧 대출이라도 받아야 하나 싶습니다.”

픽 웃으며 소파에 등을 기댔다.

SKY자존심이 있지 대한금고나 록펠러 뱅크에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았다. 여태껏 그랬듯 나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자금 흐름에는 문제가 없죠?”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곳, 황색불이 켜질 겁니다. 회장님.”

“PMC에도 인력 보충을 하고··· 곧 지어질 중국의 공장들에서도 많은 자금이 빠져나갈테니 확실히 문제가 있을 수 있군요.”

강기태 본부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투자 해 놓았던 지분들 중 일부를 현금화로 돌릴까요?”

난 고개를 저었다.

조금만 더 묵혀두면 아주 맛있는 김치처럼 알맞게 익을 투자처들이었다. 우리는 항상 그런 곳에만 투자를 해왔고, 큰 이득을 걷어왔다.

전에는 그 이득들로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미래의 더 큰 투자처로 만들 수 있었는데 이제는 아닌 모양이었다. 워낙 덩치가 커지다 보니 한번에 목돈이 훅훅 빠져나간다. 어지간한 국가의 1년 세금보다도 많은 돈들이 말이다.

짝!

박수를 치며 호석에게 얘기했다.

“철수 좀 들어오라고 하세요, 오랜만에 회식하면서 회의좀 해야겠습니다.”

“예, 회장님.”

***

지글지글.

SKY의 주축들.

정확히는 SKY의 기둥들이 회식하는 자리라고 보기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허름한 뒷고기 집.

충분히 1인분에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코스 요리를 먹어도 이상하지 않을 인물들의 회식이라고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하하하, 역시 이집 소주가 제일이라니까?”

“이거 참이슬 32년산 아니야? 왜 이렇게 달아?”

“자, 우리 김철수 대표, 한잔 해.”

그러나 누구 하나 싫은 표정을 짓지 않는다.

원래 회식이라는 게, 안주가 무엇이냐 그런 것 보다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즐기느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싶었다.

심지어 이곳 식당의 주인조차 이제는 우리를 엄청 편하게 대한다.

“천 회장! 오늘 내가 특별히 파절이 엄청 담아놨어, 맛있게 드시고 가, 술 많이 먹고! 나도 먹고 살아야지!”

“하하하, 알겠습니다. 사장님 우리 직원들 덩치 보이시죠? 고기 모자랄 일 없게 부탁드립니다.”

“천 회장 온다는 소리 듣고 내가 마장동 돼지고기는 싹다 털어왔어! 걱정 붙들어 매!”

“예!”

이미 식당 안에는 나와 식당 주인이 찍은 갖가지 사진들이 가득하다.

심지어는 내 사인과 더불어 강기태 본부장, 찰리 박, 호석과 철웅의 사인도 즐비하다. SKY그룹의 중역들에게도 이 뒷고기집은 유명한데 덕분에 이 뒷고기집은 원래 있던 건물을 살 정도로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뒷고기 집이 뒷고기 집이 아닌 느낌이랄까?

어쨌든.

술이 몇 순배 돌다 보니 어느새 모두의 얼굴이 제법 기분좋게 붉게 물들었다.

“철수야.”

“예, 형님.”

“일 좀 하나 하자.”

철수가 팍 인상을 찌푸렸다.

“아 형님, 나도 연애 좀 하고 그렇게 삽시다 예?”

“새끼, 은퇴시켜줄까?”

“아 놔, 또 협박하시네.”

이제는 경상도 사투리를 완전히 버린 철수.

나를 제 친형처럼 따르기 때문에 녀석의 투정이 마냥 싫지는 않았다. 그가 내게 진심을 다해 존경하고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난 잘 알고 있었다.

이제는 정말 내가 ‘죽어라.’라고 명령하면,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형님.’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만큼 충성을 다하는 녀석이었다.

“무슨 일인데요?”

“기축통화 하나 만들자.”

적막.

시끄럽고 왁자지껄하던 회식자리에 적막이 내려앉았다.

< 제 406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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