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철혈의 재벌-160화 (160/458)

< 제 160화. >

부쉬의 몸 주변에서 뿜어져 나오는 녹색연기.

저것은 틀림없이 내게 우호적이라는 표시였다. 그러니 정말 대수롭지 않게 물어온 것이라는 추측이 뒤를 따른다.

“예, 여러가지 준비할 것이 있어 뉴욕에서 며칠 머물렀습니다.”

부쉬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한다.

“로스차일드가의 아들도 뉴욕에서 일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자세한건 아직 조사결과를 봐야겠지만 확실하게 타살이라고 하더군요. 그것도 진한 원환관계에 의한 살인.”

부쉬가 입꼬리를 스륵 올리며 삭스와 체이스, 대비할아버지와 나를 쳐다보며 말한다.

“그러니까, 아마도 로스차일드가의 분위기가 어수선 하지 않을까싶군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한다.

확실히 후계자가 사라졌다 하니 가문의 분위기가 좋을리 없었다.

“쯧, 장례식에 참여해야겠군.”

대비 할아버지의 혼잣말에 모두가 씁쓸하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너무 이른 나이에 갔군요, 로이드 로스차일드면··· 미스터 천과 비슷한 나이가 아닙니까?”

체이스의 물음에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는 답했다.

“네, 맞습니다. 같은 나이였을겁니다.”

삭스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듣기로는 방탕했다던데, 약물 문제도 몇번 있었고, 그쪽에 관련된 원환인가 싶군요.”

곧 메인 디쉬가 테이블에 서빙되고.

“자, 우울한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시고, 식사하시죠? 이집 송아지 스테이크가 아주 훌륭합니다.”

대비 할아버지의 말에 모두가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는 과연 훌륭하다는 눈으로 스테이크를 바라보았다.

“겉으로만 봐도 훌륭해 보입니다.”

“하하, 맛은 더 좋으니 함께 즐깁시다.”

나는 내 접시에 얹어진 스테이크와 대비 할아버지의 접시를 번갈아 쳐다보고는 말했다.

“큼··· 몇 덩이 더 주문하도록 하겠습니다.”

내 말에 테이블 위에 웃음꽃이 피었다.

“하하하, 역시 한창 때라 그런지 과연.”

“사이드 디쉬도 몇개 주문해주시오 천, 나도 조금 모자라군요.”

부쉬가 손을 들자 웨이트리스가 다가온다.

다시 내게 시선을 던진 부쉬.

“얼마나 시킬까요? 미스터 천.”

“음, 두개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부드럽게 웃은 부쉬가 3인분의 스테이크와, 사이드 디쉬 몇개를 더 시켰다.

어째서 3인분의 스테이크인가 싶어 부쉬를 쳐다보는데 그가 씨익 입꼬리를 올리며 말한다.

“나도 좀, 많이 먹는 편입니다.”

픽 웃으면서 말했다.

“원래 정열적인 사람들이 많이 먹죠, 식욕과 성욕은 비례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내 농담에 대비 할아버지와 삭스, 체이스의 눈썹이 꿈틀 거린다. 번쩍 손을 들며 외쳤다.

“나도, 나도 추가!”

“여기도!”

“크음, 나는 두덩이 추가 하지.”

곧, 테이블이 웃음바다로 변했다.

식욕과 성욕이란 말 한마디로, 너도나도 폭식을 하려하니 웃기지 않을수가 없었다.

“우리도 아직 쌩쌩하다고!”

대비 할아버지의 농담에 체이스와 삭스가 ‘그럼그럼’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무수히 많은 수의 빈접시가 올려진 테이블 위.

서로의 성욕이 아직 대단하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전쟁같은 식사가 지나가고.

“디저트에 샴페인을 곁들이시죠? 소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

내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누가 많이 먹나 대회라도 하듯, 경쟁적으로 먹다보니 일이 이렇게 벌어졌다. 성욕이란 한 마디에 어린아이들처럼 경쟁하는 모두가 퍽, 귀엽게 느껴졌다.

물론, 내가 1등이다.

샴페인을 벌컥벌컥 비워내고 다시 잔을 받는 사람들. 이제 슬슬 일 얘기를 꺼내야 할 타이밍이었다.

“하하하, 이 모임을 자주 갖고 싶어지네요, 이렇게 격식없는 자리라니··· 이런 고급 레스토랑에서 말입니다 도대체 얼마만인지, 오늘처럼 많이 웃은 식사를 손에 꼽을 것 같습니다.”

부쉬의 긴 말에 모두가 잔을 앞으로 내밀며 살짝 부딪히며 건배한다.

전부 같은 생각인 것 같았다.

“미스터 천 덕분에 우리의 파트너쉽이 더 돈독해진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부쉬가 정치인답게 분위기를 더 좋게 만들어주니, 일 얘기를 꺼내기에 적절한 타이밍이다. 애초부터 나와 대비 할아버지, 삭스와 체이스의 목적은 같았으니, 부쉬의 기분만 좋으면 될 일이었다.

“대통령께서 좋은 말씀을 하시는데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미안하군요, 이제 슬슬 일 얘기를 조금 꺼내볼까 싶은데요?”

부쉬가 손사래치며 말했다.

“하하, 아닙니다. 충분히 즐겼으니 얼마든지.”

“일 얘기가 끝나고, 2차로 술자리로 갈까요?”

삭스가 번쩍 손을 들며 말한다.

“찬성.”

“나도 찬성.”

마지막으로 대비 할아버지가 하하 웃으며 찬성을 표한다.

“이거, 내가 빠질수가 없겠군요, 내일 정무가 있으니 살살 부탁드립니다.”

대통령의 엄살에 모두가 고개를 주억거린다.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뭐, 일 얘기라고 해봤자 대단한 건 아닙니다.”

모두가 디저트는 관심이 없는지 샴페인만 홀짝이며 내 얘기를 경청한다.

“이제 적절한 발표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발표는 9월 9일이 어떨까 싶습니다.”

부쉬가 슬쩍 손목시계의 날짜를 확인하고는 말한다.

“오늘이 8월 20일이니, 약 20일 남았군요.”

대비 할아버지가 어딘가에 손짓 하더니 자신의 비서에게서 준비해온 서류를 대통령에게 건넨다.

“삭스와 체이스, 그리고 여기 우진까지 머리를 맞대고 만든 예산안입니다.”

나도 호석에게 손짓해 서류를 받고는 대통령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것은, 주택보급 사업이 시행되지 않았을 때, 10년뒤를 예측한 서류입니다.”

부쉬가 내가 내민 서류를 재빨리 읽더니 입을 벌리고는 말했다.

“맙소사, 정말 이렇게 된다는 예측을 했습니까?”

믿을 수 없는 결과인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모기지가 장기 활성화 될 경우, 시민들의 가계부채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엄청나 질 겁니다. 돈을 빌려준 은행만 돈을 버는 구조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겠죠, 그리고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겁니다. ‘집’은 대출로 사는 것이다.”

“믿을수가 없군··· 빈부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니 애초부터 빈부 격차를 해소하고자 만든 장치인데.”

부쉬의 말은 맞았다.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하다는 ‘의, 식, 주.’

그 중 주거공간은 필수라고 부를 수 있었다. 그리고 필수인 만큼 비쌌다. 대부분의 도시들이 중심지에 일자리가 몰린다. 그만큼 중심지의 집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비싸질 수 밖에 없었다.

대한민국같은 좁은 땅덩이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는데, 미국처럼 방대한 땅덩이를 가지고 있다고해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파산자가 이렇게 많이 발생할 거라는 예측··· 정확한겁니까?”

나는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서브프라임 사태로 파산자가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니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확신합니다.”

“여기 계신분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사업이라는 소리군요.”

나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주택보급사업.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는 사업이지만, 미국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하는 것이 이익인 사업이다.

이번엔 대비 할아버지가 건넨 서류를 펼쳐 읽어보는 부쉬.

“과연, 도심지 중심에서 외곽으로 빠지며 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감안하셨군요.”

“잘 먹고, 잘 살자는 취지에서 하는 일인데, 도심지 중심으로 한다면 또 다른 부익부, 빈익빈을 야기 할 뿐이지요.”

“현명한 판단이십니다.”

서류를 다 훑어본 부쉬가 날 빤히 바라본다.

“예언자가 하는 말이니, 믿겠습니다. 이 길이 미국을 위한 길이라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이 예산안··· 최대한 여러분께 유리한 쪽으로 진행하겠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말.

모두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부쉬가 우리에게 얼마나 유리한 조건을 줄 것인지 모르지만, 줘도 그만 안 줘도 그만이라는게 이 자리 모두의 생각일테다.

우리는 부쉬가 굳이 챙겨주지 않아도, 알아서 어마어마한 것들을 얻어 낼 수 있으니까. 로스차일드의 붕괴, 그것 하나만으로 미국의 자본시장에서 얻어갈 이득은 막대하다.

그러니 부쉬의 호의는 굳이 어렵게 얻어낼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훗날, 부쉬는 자신이 어떻게든 호의를 베풀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테니 말이다.

“여러분의 뜻 대로, 9월 9일날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차피 건네주신 서류들도 검토해야 하고, 또 우리로서도 예산이 얼마나 필요할지 검토해야 하니 말입니다.”

“좋습니다.”

대비 할아버지가 부쉬와 악수를 하는 것을 끝으로 일 얘기는 끝났다. 이미 우리에게 우호적인 부쉬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다.

미국 금융시장을 손에 넣고 있는 록펠러, 모간, 글러브. 부쉬로서는 당연히 OK할 수 밖에 없는 일이기도 했다.

“자! 그럼 2차 가시죠!”

***

무릎을 꿇고, 양손을 뚫고 바닥까지 박힌 칼 때문에 자리에 쓰러지지도 못하고, 머리에 구멍이 뚫려 사망한 로이드 로스차일드.

그리고 그 광경을 맞은편에 철썩 주저 앉아 바라보고 있는 윌리엄 로스차일드.

“어째서··· 이렇게 뭣 같은 모습으로···”

세바스찬이 서둘러 윌리엄을 일으키려 하지만 그 손을 뿌리치는 윌리엄.

“필요없어!”

세바스찬과 더불어 FBI조사관들이 서둘러 윌리엄을 일으켜 현장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털썩 소파에 주저 앉은 그의 앞에 차디찬 냉수를 내미는 세바스찬.

단숨에 냉수를 비워낸 윌리엄에게 묻는 FBI조사관.

“평소 아드님에게 원한을 품을 인물이 있습니까?”

눈썹을 꿈틀 거리는 윌리엄.

“원한에 의한 살인이란 말입니까?”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야 알겠지만··· 보시다시피 고문의 흔적이 보입니다.”

윌리엄의 머릿속에 많은 인물들이 스쳐지나간다.

망나니 같은 자신의 아들이 패악질을 부리고 다닌게 어디 한 둘이던가, 그의 머릿속에는 수없이 많은 인물들이 스쳐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 감히 자신의 아들을 해할 수 있는 놈들이 아니었다.

로이드 로스차일드는 비빌 언덕을 알아보고 비비는 아이였기 때문이었다. 적당히 비슷한 수준의 ‘부’를 가지고 있다면 끌어안는 아이였지, 척을 지는 아이가 아니었다.

만약 척을 졌다면 철저하게 부술 줄 아는 아이였기에 자신이 후계자로 삼았더랬다.

“없소.”

“수사 진척을 위해, 부탁드립니다.”

“부수면 부쉈지, 결코 살려 놓을 아이가 아니오.”

살벌한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윌리엄의 모습에 조사관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 어떤 세상보다 자본주의에 가까운 로스차일드 가문은 부수거나, 부숴지거나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삶을 강요 받는다.

약육강식이 살아 숨쉬는 자본주의 세상은 그랬다.

자신의 후계자는 아직 힘을 거머쥐기 전에 부숴졌을 뿐이었다. 그리고 윌리엄은 대충 자신의 아들을 부숴버린 놈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보르도··· 까드득.”

“예? 방금 뭐라고 하셨죠? 보르도?”

“그런게 있소, 부검은 하지 않겠소. 아들의 시신을 훼손하고 싶지 않군.”

당황한 조사관이 윌리엄을 만류한다.

“정확한 사인과 범인의 흔적을 찾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언성을 높인 수사관을 날카롭게 째려보는 윌리엄이 말을 잇는다.

“감히 내 저택에 침입해 서른이 넘는 무장경비를 제압했소, 죽인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제압했소, 저택의 고용된 사람들까지 총원 오십명이 넘지, 그런 놈들이 과연 흔적을 남겼을 거라 생각한다고?”

“크음···”

설득력 있는 윌리엄의 말에 조사관은 뭐라 대답하지 못했다. 사실 조사관 역시 부검을 한다고 해서 뭔가 범인에 대한 힌트를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누가 맡아도 이 저택 내부에는 프로의 진한 향기가 진득하게 풍길 뿐이었다.

또한, 절대 혼자서 처리한 일이 아니라는 확신 역시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었다.

당장 목격자인 고용인들과 경비들을 그대로 살려두었다. 그들의 입을 통해서 듣기로도 ‘군사작전’뺨치는 스케일의 집단이 벌인 일이었다.

“경비들과 직원들을 살려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놈들은 절대 걸리지 않을 확신을 가지고 있을테니까··· 굳이 우리 아들의 시신을 더럽히지 않도록 해주시오.”

결국 FBI조사관은 고개를 떨구고는 말했다.

“예, 그렇게 하지요.”

조사관이 멀어지고, 윌리엄이 세바스찬에게 말했다.

“보르도에서 있었던 일과 분명 연관이 있다.”

세바스찬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고개를 주억거린다.

“원로회에 먼저 기별을 넣어, 우리 로스차일드에 선전포고한 놈들이 있다고··· 어쩌면 내부의 인물일지도 모른다고.”

“예, 가주님.”

“서둘러서 로이드를 편하게 해줘, 너무 불편한 자세로 갔군.”

“예···”

“안톤이었던가?”

“로이드 도련님의 시종 말씀이십니까?”

“그래, 데려와.”

“예.”

***

후쿠오카 최대의 항만에 나와 있는 천혁수와 고키부리. 잔뜩 긴장했는지 침을 꿀떡꿀떡 삼키는 고키부리의 어깨에 천혁수의 손이 올라간다.

“대놓고 밀수한다 티를 내고 싶으신가? 침착하지.”

“아, 죄송합니다. 이런일이 처음이라.”

고개를 주억거리는 천혁수가 말을 이었다.

“하긴, 아랫사람들이 처리했을테지.”

김장원이 천혁수의 곁으로 다가와 꾸벅 고개를 숙이고는 한국말로 보고했다.

“처리됐습니다. 어르신.”

“문제는 없겠지?”

“흐흐, 전세계 어디든 돈과 주먹으로 해결 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완벽하다는 얘기에 고개를 주억거린 천혁수.

“어디서 확인하면 되겠더냐?”

김장원이 뒤쪽에 서 있던 직원에게 손짓해 뭐라 얘기하고는, 그 직원이 고키부리를 데리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얼마 걷지 않아 도착한 컨테이너 앞.

컨테이너 문이 열리고 덜컥 굳은 고키부리를 멀리서 바라보던 천혁수가 말했다.

“총리를 해먹었다는 놈이 간덩이가 영 작구나.”

“어차피 허수아비 아니었습니까?”

“흐음··· 저 놈을 세탁기로 사용할까 싶었는데, 가능할까 싶구나.”

“뭣허면, 지가 이쪽 야쿠자 놈들을 좀 돌려 볼까요?”

“야쿠자 따위가 세탁하기에는 사이즈가 너무 커.”

“하긴··· 조 단위 세탁은 쪼까 거시기 하죠잉.”

천혁수가 천천히 고키부리에게 다가갔다.

“제대로 확인 했나?”

“아, 예··· 금이군요.”

“현금으로 오갈 순 없는 규모지 않은가?”

고키부리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자금 세탁할 방법은 있고?”

이어진 질문에 잠시 고심하는 고키부리.

이내 씨익 입꼬리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대대로 일본에는 금이 많습니다.”

“약탈한 금들을 말하는가?”

천혁수의 말이 조금 불편했는지, 크음. 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말을 잇는다.

“어쨌든 이정도 금은 소화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꽤 자신만만한 모습에 씨익 입꼬리를 들어올린 천혁수가 말한다.

“좀 더 있네만.”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 고키부리.

“어, 얼마나?”

“저것들의 열배정도?”

고키부리도, 김장원도 입을 떡 벌리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내 고키부리의 두 눈에 욕심이 그득하게 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확인한 천혁수의 입꼬리는 더 올라갈 곳 없이 올라가 있었다.

“세탁기 한번 돌려보겠나?”

“하, 하잇!”

고키부리가 마치 군대에 입대한 훈련병처럼 절도 있게 대답했다.

< 제 160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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