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57화. >
거대한 부채와 부실 덩어리 타타다우를 감히 먹겠다 달려드는 그룹은 없었다. 몇몇 외국계 기업들이 타타다우의 알짜들을 먹어보겠다 달려들지만, 대한민국 법원과 정부는 그래도 SKY가 먹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했기에 ‘우선협상’대상자에 SKY가 뽑혔다.
오래전부터 찰리 박과 준비했기에 아주 순조로운 인수합병 과정이었다. 타타다우의 ‘머리’가 구치소에서 ‘형량’을 기다리고 있으니 더욱 쉬웠다.
김유중이 해외로 빼돌린 자금은 정호석이 정보부를 돌려 수집해 온 정보를 검찰에 넘겼으니 이제 김유중 회장은 전 삶처럼 추징금의 0.5%만 내는 상황 따윈 없을 터.
물론 대통령 특사로 풀려나는 과정도 없을테다. 빈털털이가 된 노구를 신경 쓸 정치인은 없을테니까.
“자, 여기까지 하죠? 내일 출국 예정이라 피곤하네요, 나머지는 찰리 박과 우리 실무진의 처리과정을 보고 받는 정도로 정리합시다.”
“예, 확실하게 처리하겠습니다 보스.”
믿음직스러운 찰리 박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짐 쌀 일은 없지만 그래도 장시간 비행은 ‘피로’를 동반하니,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내가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는, 더이상 대한민국과 전 세계에 ‘타타다우’라는 사명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SKY’라는 사명이 자리 잡을 것이라 확신했다.
***
L.A에 도착하자 우리를 반긴 것은 외국 경호업체들이 아닌, SKY PMC의 직원들이었다.
“사전에 묶게 되실 호텔부터 이동경로까지, 모든 안전을 완벽하게 확보하였습니다.”
정호석에게 보고하는 젊고 냉철해 보이는 사내.
호석은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그의 어깨를 두들겨 준 뒤 나와 할아버지를 안내했다.
철웅은 자신이 한 일도 아닌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차량에 올라 정호석에게 물었다.
“래리나 세르게이, 철수는요?”
“금일은 피로도를 생각해 익일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내일 런치를 함께 하시지요?”
“그러죠.”
고개를 돌려 할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연신 창밖을 구경 중이셨다. 어쩐지 마음이 약간 들떠 보이는 표정으로.
“컨디션 괜찮으세요?”
“오냐, 피곤했는데 새삼스럽게 옛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는구나, 옛날 이민 1세대 2세대들과 어울렸었던 곳들이 그리워.”
“오~ 그래요? 저도 궁금하네요 할아버지가 미국에서도 생활하셨다니.”
“다 돈이 웬수지.”
맞은편에 앉아 있던 철웅이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백부님이 말씀하셨던 식당 중, 한 곳이 아직 영업하기에 금일 저녁은 그곳으로 예약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아직도 남아 있는 곳이 있더냐?”
“예, 다행히 단골이 많아 아직도 장사가 잘되는 모양입니다.”
“허허허, 그 집 매쉬드포테이토가 참 맛이 좋았지.”
놀랍게도 할아버지는 일제시절 막바지에 미국에서 생활하셨다고 말씀하셨다. 당시 10대 후반의 나이에 일본 순사들을 피해 미국으로 들어오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마도, 언뜻 얘기했었던 ‘순사를 때려죽였다.’라는 사건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저도 오늘은 카지노에 가서 돈놀이 좀 하다 와야겠네요 통일만 해서 머리 좀 식힐 겸.”
“이놈이 할애비 앞에서 대놓고 노름을 하겠다고 하는구나.”
“같이 홀덤이라도 한 판 하실까요?”
“하! 도전인게냐?”
“앞 다이 백만불로 가시죠.”
“오냐! 돈 다 잃고 울지나 말거라.”
***
피곤도 잊고 할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 과거의 삶을 회상하며 돌아다니기를 한참, 마지막 카지노에 들러 텍사스 홀덤 테이블에 앉은 나와 할아버지.
“먼저 올인 나는 놈이 뭔가를 해 줘야 더 재미있지 않겠더냐?”
오랜만에 할아버지가 먼저 내기를 제안해 온다.
안타까운 건 더는 내가 할아버지에게 바랄 게 없다는 것. 어쩌면 할아버지는 그것이 서운해 내게 굳이 내기를 제안하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뭔가를 해 주고 싶은데 잘난 손주놈을 딱히 도울게 없어 그럴지도 모르겠다.
“좋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모르는게 있다.
홀덤과 같이 ‘심리전’이 가장 중요한 ‘도박’에서 나는 거의 무적을 자랑한다는 것을 말이다.
모르는 코쟁이들, 제법 어디서 돈 좀 있겠다 싶은 졸부들부터 부자들, 어쩌면 프로포커플레이어들까지 한 테이블에 앉았다. 그도 그럴게 기본 시드가 100만 달러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올인.”
한 놈이 올인을 박았다.
나는 그에게 질문했다.
“뻥카지?”
“글쎄? 자신 있으면 들어오던가? 내가 오늘 런이 좋거든?”
붉은색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텐 파켓을 들고 있는 난 입꼬리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오케이, 콜.”
몇 시간 뒤.
마지막 선수 할아버지가 올인 되며, 테이블의 승부는 끝이 났다. 최종 승자는 당연히 내가 되었다. 오늘 내가 딴 돈만 무려 600만 달러.
“이놈, 타짜도 울고 가겠구나··· 쯧쯧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와서.”
“하하하하.”
“그래, 내기는 네 놈이 이겼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냐?”
“이번 여행에 할아버지가 여자친구 만드시는 거요.”
“이놈이!”
“왜요? 유창한 영어에 미국 여인네들이 눈에 하트가 뿅뿅이던데.”
“쯧···”
내심 싫지는 않으신 모양.
첫날은 그렇게 보람찬 ‘효도’로 마무리하고 밤늦게까지 할아버지의 ‘이상형’에 관해 백철웅, 정호석, 할아버지까지 넷이서 심도 있는 토론을 이어가며 마무리했다.
***
원래는 래리와 세르게이, 철수가 날 찾아오기로 했지만 전날의 숙취도 없는지 오전 8시부터 기상하신 할아버지의 강제로 인해 호텔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나니 잠이 깨 버렸다.
본래의 약속 시각은 오후 1시.
그러나 오전 11시가 되니 몸이 찌뿌둥했다.
그래서 결국, 구골의 본사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궁금해 깜짝 방문을 감행했다.
“오, 제법 준수한데요?”
우리가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았지만, 회사를 안내해주는 리셉션 여성은 매우 친절했으며 ‘인종차별’은 전혀 없는 프로패셔널 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평소 직원들의 교육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방증이리라 생각했다.
게다가 보이는 사무실마다 웃음과 열정이 가득했다. 자유분방한 모습에 ‘창의력’이 샘솟는 직원들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괜히 내가 다 뿌듯했다.
리셉션을 속여 미안하지만, 이제 이 1시간 동안의 구골 투어를 끝낼 시기가 왔다.
“산드라.”
“네.”
“속일 생각은 없었는데 미안해요, 나는 사실 구골의 최대주주 우진 천입니다.”
정호석이 명함을 건네자 두 눈을 크게 뜨는 그녀.
“아! 안녕하세요.”
“오늘 산드라 덕분에 좋은 구경 했습니다. 래리와 세르게이에게 말해 오늘은 리셉션들의 식사비라도 지원하겠습니다. 흔히들 보너스라고 하죠?”
“오! 우리 직원들이 정말 좋아하겠어요!”
긴장도 하지 않는다.
한국이라면 단숨에 굳어 ‘죄송하다는’말을 연발했을지도 모를 일.
그녀가 능숙하게 안내하더니 ‘개발실’이라 쓰인 곳 앞에 날 데려다주었다.
“여기는 노크가 필요 없어요, 어차피 안 열어주거든요 컴퓨터 괴물들은 문 열시간도 없다더라고요.”
그러더니 벌컥 문을 열었다.
그녀가 왜 ‘괴물’이라 표현했는지 알 것 같았다.
여기저기 새집진 머리, 언제 씻었는지 모를 손.
때가 잔뜩 낀 검은 손톱을 자랑하며 연신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는 ‘좀비’들.
“이봐요 보스! 우진 천이 왔어요!”
크게 소리를 지르자 파바박, 고개를 돌리는 세 인물.
순서대로 래리, 세르게이, 철수였다.
철수가 벌떡 일어나 달려오며 말했다.
“고마 살려주이소!”
***
한 시간 뒤,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난 삼인방.
며칠은 굶었나 싶을 정도로 노천카페의 브런치 메뉴를 마구 흡입한다.
폭풍 식사가 끝나고.
“그래서, 뭐가 문제야?”
내 질문에 래리와 세르게이가 말했다.
“아직 수익을 낼 이렇다 할 부분이 없다 보니 자꾸만 돈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년도 까지, 수익을 낼 모델이 없어요, 점유율 늘리기에 치중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현재는 그렇다.
“그래서 IPO를 통해 출자하겠다?”
“그렇죠, 천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출자라면 내가 해줄수도 있어, 그런데 그렇게 되면 래리와 세르게이의 지분이 더 줄어드는데 괜찮겠어?”
래리와 세르게이가 잠시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래리가 말한다.
“경영권은 여전히 우리가 갖나요?”
“역시 그 부분이 불안한 거지?”
“미안합니다. 천, 당신은 우리를 신뢰해주는데, 우리는 당신을 신뢰하지 못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욕심과 야망이 있어 ‘사업’을 시작했을 터, 나는 당연한 생각이라고 본다. 앞으로 성공가도가 기다리고 있다. 둘은 확신할테다. 실제로 구골은 다른 검색엔진들과 다르다는 것으로 꾸준히 점유율을 증가시키고 있으니까.
“이러면 어때?”
둘이 침을 꿀꺽 삼키며 내 얘기에 집중한다.
“너희는 아직 모르겠지만, 내가 대한민국에서 SKY그룹을 설립했어.”
“얘기는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11위 정도의 순위를 가진 그룹사로요.”
“아직 업데이트가 느린데? 이제 SKY는 대한민국 재계 랭크 1위야, 얼마전 3위의 타타다우를 완벽하게 흡수했거든.”
“아아··· 그, 그렇군요.”
SKY그룹의 성장세에 당황한 듯한 모습이었다.
“SKY그룹의 계열사 중, SKY SOFT를 알아?”
“네, 알고 있습니다.”
“그곳과 인수합병을 하는 것은 어때? 물론 구골이란 이름은 그대로 가지, 독자적인 사업성을 인정하고, 구골의 CEO와 CFO는 너희가 원한다면 너희의 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유지한다는 계약과 함께.”
둘이 잠시 고민에 잠겼다.
나는 서둘지 않았다. 그들이 고민하는 것은 당연했으니까.
“구골이 출자하거나, 우리 SKY와 함께하거나 선택은 너희들이 해, 만약 우리 SKY와 함께한다면 평생 경영권은 물론, 지분 역시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지급할 것을 약속하겠어, 뉴욕과 워싱턴을 다녀올테니까 그때까지 고민해 보라고.”
래리와 세르게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둘이 있기에 철수에게 한국말이 아닌, 영어로 물었다.
“그래, 네가 요즘 개발하고 있는게 있다고?”
“네, 보스. 래리와 세르게이도 획기적이라며 적극 협조하고 있습니다.”
등에 메고 있던 백팩에서 두꺼운 서류를 꺼내 내게 내민다. 천천히 서류를 읽고 있는데 감탄이 튀어나왔다.
“호오.”
내 감탄에 뿌듯했을까 철수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득의양양한 표정이다. 내심 래리와 세르게이도 뿌듯해하는 것 같았다.
“과연.”
철수의 아이디어는 미래에 ‘블로그’라 불리고 ‘개인 홈페이지’라고 불리는 것들의 시초격들이었다.
품에서 고급스러운 만년필을 꺼내, 서류에 이것저것을 적었고, 글로 설명이 어려운 것은 그림으로 설명을 이었다.
30분 정도, 철수가 내민 서류를 다시 정리해서 돌려주었다.
철수와 래리, 세르게이는 컴퓨터 괴물이라 불리는 사람들 답게 내가 전해준 글과 그림을 빠르게 살펴보더니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오 마이 갓! 천은 미래에서 온 게 분명해! 맙소사, 천이 제시한 이 아이디어라면 ‘수익성’도 대단하겠어!”
“인터넷 보급에 맞춰서 정말 엄청난 놈이 나타나겠군.”
“여기에 우리 검색엔진의 ‘정확성’까지 더한다면, ‘친구 찾기’라는 이 기능에 날개를 달게 될거야!”
“잊었던 친구를 찾아드립니다는 어떻고?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 연락이 닿지 않는 첫사랑! 맙소사!”
내가 제시한 아이디어는, 적당히 미래의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했던 소셜 네트워크의 꽃, 얼굴 책과 과거 우리나라에서 대유행했던 ‘미니홈피’라는 것을 적당히 짬뽕 한 것이었다.
꽤 지지부진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저들의 표정을 보니, IPO문제는 문제도 아니었던 모양이다. 어서 빨리 사무실에 들어가 키보드를 두들기고싶어하는 표정들이다.
“들어가서 일들 보라고, 나는 관광이나 하다가 아까 말했던 것처럼 뉴욕과 워싱턴에 들렀다 올테니.”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철수와 함께 래리, 세르게이가 빠르게 떠나갔다.
***
늦은 밤.
불이 켜져 있는 ‘괴물들의 방’
식은 피자를 씹던 세르게이가 말했다.
“이봐 래리.”
“왜.”
“아무래도 말이야, 천의 제안 그거 받아들이는게 좋지 않겠어?”
“으음···”
“우리가 종일 피자가 식는 것도 잊은 채 집중했던 이 ‘스몰 홈페이지’말이야.”
“그래, 미친 대단한 아이디어지.”
“이런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을 하는 기업가가 만든 소프트 회사, 과연 우리가 따라잡을 수 있을까?”
“제길···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다?”
“그래, 차라리 그의 밑에서 지분과 월급을 받으며 성장하는게 더 빠른 성공의 지름길일지도 몰라.”
조용히 피자만 씹던 철수가 말했다.
“이봐요 래리, 세르게이 여기 SKY그룹의 첩자가 버젓이 앉아 있습니다만?”
“아, 철수. 맞아 SKY에는 우진만 있는게 아니라고! 이 망할 괴물 천재 놈도 있어!”
“제길! 스몰 홈페이지의 베이스를 이놈이 생각해 낸 것이지.”
“거봐 래리, 아무래도 받아들이는게 좋을 것 같아.”
“정확히는 SKY SOFT의 자회사로 들어가자는 말이지?”
“그래, 독립성과 경영권을 영구보장 해주겠다는데 얼마나 좋아? 게다가 믿을 만한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SKY그룹의 유동성 자금이 최소 80억 달러 이상이란 얘기가 있다고.”
“쯧, 확실히 투자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건 알겠지만, 아직 우리가 꿈꾸던 야망을 포기하기엔 이른 타이밍 아니겠어?”
래리의 말에 세르게이 역시 고개를 끄덕이고, 철수도 고개를 끄덕인다.
“넌 왜 긍정을 하는거야 철수!”
“오래도록 고민해도 돼, 나의 보스께서는 래리와 세르게이에게 무엇을 선택하든 적극 협조하겠다고 하셨으니까. 그 말은, 보스는 언제든 너희 둘을 품에 안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제기랄, 철수의 말을 듣고 더 흔들려··· 역시 우진 천은 우리 같은 골수 공돌이들과는 배포 자체가 다른 사업가라고!”
래리도 긍정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도 고민은 해보자고, 우리의 꿈을 위해서 말이야.”
“그래, 신중하게 결정하자.”
***
굳이 뉴욕까지 할아버지는 함께 하지 않았다.
내가 다시 L.A로 돌아가야 하니 그곳에서 ‘여자친구’를 만들고 있겠다는 농담으로 홀로 다녀오라 말씀하셨다.
사실 나도 뉴욕에 오래 있을 생각이 없었다.
꼭 만나야 할 인물들이 있어서 왔을 뿐이다.
내가 왔다고 그들에게 전하니, 굳이 ‘파티’라는 것을 열었다. 그럴듯한 수트를 빼입고 도착한 파티장은 확실히 미국의 기득권들 파티 답게 고급졌다.
“오 미스터 천! SKY그룹의 총재!”
체이스가 날 반겼다.
오늘의 파티 주체이기도 한 그.
이어서 그의 곁에서 멋들어지게 시가를 태우던 삭스가 고개를 돌려 씨익 웃으며 날 반긴다.
“젊은 천재가 들어오니 노땅들만 있던 파티가 핫해지는 것 같구만, 저기 보라고 노땅들의 딸들이 눈을 번뜩이고 있어.”
체이스가 삭스의 농담에 한 수 거든다.
“하하 우리 천이 손녀사위가 된다면, 나도 당장에라도 손녀딸을 데려오겠어.”
“진정하라고 미친 노인네, 체이스 네 놈 딸은 이제 열넷이야!”
“옛날이면 아이를 낳았을 나이지.”
삭스가 고개를 저으며 다가와 악수를 건낸다.
“잘 왔어 천, 꼭 소개해주고 싶은 친구가 있었네 그도 아마 자네를 보면 좋아할걸?”
삭스가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고 안내하기 시작했다.
“자, 저기 분위기 잡고 있는 노인네가 보이는가?”
“네, 보이네요.”
“저 노인네 성이 ‘록펠러’야.”
“호오.”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 제 57화.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