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철혈의 재벌-10화 (10/458)

< 제 10화. >

잔뜩 기대어린 눈으로 내 대답을 기다리는 철웅과 호석이 보인다.

“양껏 먹었으니 욕심을 멈추라는 말씀으로 들었습니다.”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다. 해서, 배가 찼느냐?”

“그럴리가요, 백 실장님!”

“예! 도련님.”

포크로 접시를 두들기며 말했다.

탁, 탁.

“접시가 비었습니다.”

잠시 놀란 눈을 하며 할아버지를 살핀다.

철웅은 이내 접시에 두툼한 스테이크 한 덩이를 올려주었다. 그러고는 잠시 물끄러미 내가 하는 양을 바라본다.

나는 뜨거운 김이 펄펄 나는 스테이크를 맨손으로 집었다. 한움큼 와작 뜯어내고 우물거리며 말했다.

“뭐 하십니까? 고기 더 구우세요.”

“아··· 예.”

300그램은 족히 나갈 고기를 대여섯 입에 해치우고 이어서 내온 고기도 망설임 없이 물어 뜯었다.

“그게 네놈 답이더냐?”

할아버지의 질문에 고기를 씹어삼키며 붉은 육즙이 흐르는 이를 내보였다.

이내 입 안에 고기를 꿀꺽 삼키고 크게 외쳤다.

“백 실장님! 정 실장님!”

“예! 도련님.”

“예! 도련님!”

“그리고 할아버지.”

“오냐.”

손에들린 고기를 흔들며 말했다.

“같이 드시죠? 양이 많습니다.”

백철웅과 정호석이 잔뜩 긴장했다.

그들이 보기에 할아버지의 표정은 흉신악살과 다름없으리라. 할아버지가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손에서부터 시작된 그 떨림은 팔을지나 몸으로, 몸에서 목으로, 그리고 얼굴로.

“크하하하하하하.”

동네가 떠나가라 웃었다.

정말 크게 웃으셨고 철웅과 호석은 당황을 금치 못했다.

“오냐, 어디 누가 더 많이 먹나 보자! 철웅아 고기 내와라! 아산댁에게는 샴페인을 내오라 일러라.”

“예!”

“그리고 네 놈들도 먹어!”

감히 단호한 할아버지의 명을 어길 사람은 이곳에 없었다. 약 1m가까이 되는 불판 위에는 고작 네 사람이 먹기엔 너무나도 많은 양의 소고기 덩이가 올라갔다.

우리는 경쟁이라도 하듯 수저와 포크, 나이프따위의 격식은 무시한채 손으로 집어먹었다.

샴페인들은 순식간에 빈 병이 되어 특유의 예쁜 유리를 석양에 빛내었다.

번들거리는 손과 입.

그리고 타오를 듯 붉은 동공으로 어디 누가누가 많이먹나 아무런 대답없이 고기를 씹고 또 씹었다.

탁.

할아버지가 손을 내려놓았고 나도 손을 내려 놓았다. 정호석과 백철웅은 진즉에 손을 내려 놓았다.

당장이라도 토악질이 올라올 것 같았지만 꾹 참고 말했다.

“그래도 할아버지가 한 덩이 더 드셨습니다.”

할아버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다 이내 크게 웃는다.

“이 놈이 그래도 할애비라고 챙긴 것이더냐?”

“그렴요, 제겐 할아버지가 세상에 전부입니다.”

“난 놈이구나··· 난 놈이야! 오냐, 어디 한 번 세상을 씹어 먹어 보자꾸나, 과연 네 놈이 언제 배부를까 내가 두 눈을 똑똑히 뜨고 지켜볼테다.”

“예, 할아버지가 제발 그만 먹여달라고 말씀하셔도 이 손자놈이 죽어라고 숟가락을 들이밀텝니다.”

“오냐, 나도 내 핏줄 덕 좀 봐보자.”

비어있는 샴페인 잔을 바라보다 말했다.

“할아버지, 입가심으로 맥주 한 잔 하시겠습니까?”

할아버지가 픽 하고 웃으시더니 말했다.

“아산댁, 맥주랑 콜라좀 내오게.”

“예.”

니글니글 거리는 속에 맥주가 딱이것만,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난 고작 콜라로 만족해야 하나보다.

맥주를 허락하지 않는 할아버지의 뜻.

나는 그 뜻이 감사했다.

아직은 자신의 그늘아래서 뙤약볕을 피하라는 그 마음에 태어나 처음 혈육의 정을 느꼈다.

꿀꺽, 꿀꺽, 꿀꺽.

소화제와 함께 300ml잔에 가득 담긴 콜라를 단숨에 비워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저 올라가겠습니다 할아버지.”

굳센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시는 할아버지.

웃으며 뒤돌아 집안으로 들어갔다.

***

천우진이 정원에서 사라지고.

“우웨에에엑.”

정호석이 토악질을 참지 못하고 정원의 구석에서 속을 게워냈다.

“호석이 네놈 그릇이 그 정도인게냐? 이 정도도 못 버텨? 철웅이도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는데?”

천혁수 회장의 말에 정호석이 송구하단 표정을 짓는다. 그러곤 우진이 사라진 방향을 힐끗 보고 다시 천혁수 회장을 바라보았다.

두 눈 가득 ‘대단하다’라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철웅이 네 놈도 못 버티겠으면 비워.”

“죄, 죄송합니다.”

천혁수 회장의 말에 백철웅도 정호석이 비워낸 곳에 가 속시원한 토악질을 내뱉었다.

나이가 가장 많고, 가장 많은 양을 먹었음에도 천혁수 회장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히죽 입꼬리를 들어 올리고 있을 뿐.

큰 심호흡과 함께 다시 천혁수 회장 곁에 다가온 백철웅이 물었다.

“백부님··· 저는 도련님과 백부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천혁수 회장이 작게 말했다.

“철웅아, 호석아.”

“예, 백부님.”

“말씀하십시오 백부님.”

“내 새끼가··· 내 아들 수혁이가 아무래도 괴물을 낳은 것 같구나.”

철웅과 호석은 도저히 천혁수 회장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괴물을 낳았어, 괴물을··· 세상을 먹겠다니··· 그것도 모조리 씹어 먹겠다니! 파하하하하하.”

신명나게 웃고 철웅과 호석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 놈들이 많이 도와줘야 할게다··· 저 놈이 혼자 먹기에 양이 많으면 제 사람들에게 주겠다니, 어디 그 마음이 ‘욕심’이다 할 수 있겠더냐?”

호석이 우직하게 물었다.

“도련님이 우리를 끔찍하게 생각한다는 말씀이시죠 백부님?”

“오냐, 어디 네 놈들 뿐이겠더냐? 저 놈의 배포를 보니 네 놈들의 자식들, 손주들까지 끔찍하게 생각해 줄 놈이다.”

철웅이 크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도련님의 마음, 뼈에 새기겠습니다.”

호석도 그에 질세라 굳세게 말했다.

“죽어 귀신이 되어도 도련님을 지키겠습니다.”

천혁수 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냐, 네 놈들을 믿는다.”

“예!”

“예!”

“읏차.”

자리에서 일어선 천혁수 회장이 말했다.

“내일은 오랜만에 일하러 가야겠다 손주놈도 데려갈테니, 둘 다 그리 알아.”

***

다음날.

달리는 차 안에서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우리 어디가요 할아버지?”

“돈 벌러간다.”

“오, 그래요?”

나도 모르게 웃었는지 할아버지가 말했다.

“좋아하기는··· 후회할게다.”

돈을 벌러 가는데 후회를 한다?

고생길이 열렸다는 얘기인 것 같았다.

“얼마나 걸리죠?”

내 질문에 철웅이 답했다.

“울산까지 4시간정도 소요됩니다.”

난 고개를 끄덕이고 가방에서 책을 꺼냈다.

“대입영어?”

할아버지의 질문에 ‘네.’하고 대답하자 질문이 이어졌다.

“검정고시는 자신있나보구나?”

“그럼요.”

“하긴, 전교 1등을 밥먹듯 했다하니··· 그래, 네가 알아서 할테지.”

“예, 걱정마세요.”

“오냐.”

끼익.

차량이 세워지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장정들이 ‘철컥’하고 차량문을 열어주었다.

탁.

차량 바깥으로 발을 옮기는 순간, 바다의 짠내와 함께 잔잔한 파도소리, 갈매기 소리가 우릴 반겼다.

“여기부터는 걸어야 합니다 회장님.”

철웅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할아버지가 먼저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자 그 앞으로 쏜살 같이 튀어나가는 장정 셋.

안정된 걸음걸이와 날카로운 눈매가 보통 사람들은 아닌 것 같았다.

차량도 진입할 수 없는 울산의 한 달동네, 도보로 20여분을 걸어서 겨우 도착한 그곳은 TV나 영화에서나 볼법한 외관의 정겨운 옛날 집이었다.

작은 돌담을 넘어 마당에 들어서자 부서질듯 나무 문이 열리며 여인 한 명이 마루에 철푸덕 넘어졌다.

눈가에 멍 하며 헤진 옷가지가 그녀가 폭행을 당하고 있었음을 알려준다.

“아···”

우릴 보고 굳은 여인.

황급히 달려와 여인을 감싸 안는 소년.

우릴 발견 하고는 잔뜩 경계어린 시선을 쏘아보내고 그 작은 등으로 제 어미를 가린다.

“이 것들이!”

이어서 사내 하나가 불 같이 바깥으로 튀어나와 여인의 머리채를 쥐고 손을 들어올렸다.

“김갑수?”

할아버지의 목소리에 내려치려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돌린 사내의 동공이 세차게 떨렸다.

“원금 6천만원, 이자가 1억3백2십1만5천1백1십6원.”

이어진 할아버지의 말에 맨발로 뛰쳐나와 털썩 무릎을 꿇고 앉았다.

“쪼, 쪼매만 기다려 주이소 이번에 크게 한탕 치먼 꼭 갚겠심더.”

“이자가 밀린게 벌써 2년째더군.”

“참말입미더! 오늘 꿈에 어매가 나와가 황금 돼야지를 떡~ 하이 안겨주다 이말입니더!”

“그래서 돈 구해오라고 안사람에게 손을 대고 있었나?”

“저 여편네가 분명히 꽁쳐둔 돈이 있다 아입니까? 아들내미가 올해 무슨 상금을 받아왔다 안캅니까? 분명 그 돈을 어디다 꽁쳐둔겝니더!”

할아버지가 힐끗 김갑수가 말한 아들을 바라보다 다시 김갑수를 쳐다보며 물었다.

“술은 하나?”

“환장 합니더!”

“담배는?”

“담배 피믄서 쫄 때가 쥑이죠!”

“흠, 장기는 썩어서 팔게 못되겠군.”

할아버지의 마지막 말에 김갑수가 석상이라도 된 듯 자리에 굳었다. 이내 이 자리에서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인지 무릎으로 할아버지에게 기어온다.

그러나 우리와 함께온 사내 둘에게 제지당하고 헐레벌떡 입을 열었다.

“사, 살려주이소, 참말로 갚겠심니더 내 이렇게 빌게예!”

“도박 말고는 갚을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아닌가?”

“아입미더, 아입미더! 참말입미더! 오늘부터 도박 딱~ 끊고! 열씨미 살겠십미더!”

할아버지가 천천히 김갑수에게 다가가 무릎을 굽혀 눈 높이를 맞추고는 말했다.

“똥개가 똥을 끊지.”

감히 할아버지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는 김갑수, 할아버지는 손을 내밀었고 정호석은 망설임 없이 할아버지의 손에 예리한 단검을 들려주었다.

곁눈질로 칼을 보자 김갑수란 사내의 바지가 축축하게 젖었다. 그러고는 사색이 된 얼굴로 감히 ‘살려달라’소리도 내뱉지 못한다.

툭.

할아버지가 바닥에 칼을 떨어뜨렸다.

“손목을 잘라, 그러면 믿어주지.”

할아버지에 말에 중학생 또래의 소년이 황급히 튀어나오며 외쳤다.

“그냥 쥑이삐소! 저 악마 같은 새끼 쥑이삐라 이말입미더!”

겁에 질려 한마디도 못 하던 김갑수가 칼을 주워들고 자신에 곁에 다가온 아들에게 쌍욕을 내뱉었다.

“이 자슥이, 그만 못하나!”

“죽어! 죽어! 네가 어떻게 내 아빠야? 그냥 죽어! 제발 죽어어어어!”

소년의 절절한 절규에 김갑수가 말했다.

“오야, 니랑 내랑 오늘 마 확 죽어삐자!”

소년에게 막 칼을 휘두르려던 김갑수를 할아버지가 뒷덜미를 끌어 당기더니 그대로 발을 걸어 땅에 매쳤다.

“커흑.”

다시 칼을 손에 쥔 할아버지가 말했다.

“애비가 죽었으면 좋겠더냐?”

소년이 피가나도록 입술을 꽉 깨물고는 말했다.

“예! 지도 살고 싶습미더! 지도예··· 우리 어무이랑 살고 싶습미더!”

앞으로 벌러덩 쓰러져 있는 김갑수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칼을 볼에 댄 할아버지가 다시 물었다.

“애비가 죽었으면 좋은게냐 아니면 네 놈이 살고싶은게냐.”

난 깨달았다.

굳이 2억도 안되는 돈 때문에 이곳에 걸음하신 이유를.

할아버지 주변에 호위하듯 서 있는 사내들과 호석, 철웅은 소년에게서 어떤 공감대를 느꼈는지, 어쩐지 친근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눈물이 범벅되어 뜨기도 어려운 눈을 부릅뜨고 말하는 소년.

“제 아부지는 진즉에 죽었습니더! 점마는 내 아부지가 아니라, 우리 아부지 껍데기를 뒤집어쓴 요물인기라예! 그라니까 점마도 쥑이뿔고, 우리도 살려주이소!”

할아버지가 손에 힘을 주자 김갑수의 볼에서 주르륵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김갑수가 애처롭게 사정했다.

“처, 철수야 요물 아이다 아부지가 잘 할게! 으이? 한 번만 살리도 내 한 번만! 인자 이 아부지가 진짜 잘 하꾸마! 내 이렇게 약속 할게!”

“치아라! 우리 아부지 김갑수는 진즉에 뒤졌다 봐라, 우리 어무이 그 고왔던 어무이! 저래 만든게 이 악마 니가 그런기라! 그라니까··· 인자 그냥 뒤지라, 글머 나도 살고, 우리 엄마도 산다.”

손에 더 힘을 줘, 김갑수가 떠들지 못하도록 만들고 할아버지가 말했다.

“그럼 내 돈은 네 놈이 갚을테냐?”

소년이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 지가예 요 대구빡, 대구빡이 참말로 대단합미더 꼭 공부해서 성공해가! 어르신 돈 갚겠싶미더, 그라니까 저 요물 쥑이뿔고 나랑 우리 어무이, 살려주이소.”

“돈 없는 놈이 공부해서 성공 할 수 있는 세상이더냐?”

“뒤지라 하믄 뭐라도 되지 않겠싶미까?”

할아버지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애초의 목적이 저 아이었던 모양이다.

충분히 조사하고 키울만한 재목으로 판단하신 것 같았다.

옛날, 이건회장 그 놈이 날 거두었던 것 처럼.

“오냐, 네 놈 그 눈 내가 한 번 믿어주마.”

“감사합니다! 참말로 감사합니다!”

“네 놈 애비는, 이제 볼수 없을게다.”

부들부들 떠는 김갑수에게서 칼을 거두며 할아버지가 말했다.

“김갑수.”

“예, 예.”

“네놈 아들놈 때문에 네가 살았다.”

할아버지가 호석에게 말했다.

“끌고가.”

“예!”

“철웅아, 명함 한 장 주어라.”

“예!”

소년은 철웅이 건네는 명함을 받아들고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네놈 그 공부 서울와서 해 보아라.”

“도, 돈이 없는데예?”

“인생에 기회가 몇 번 있지 지금이 네게 기회일게다.”

그 말을 끝으로 할아버지는 망설임 없이 뒤돌아서서 왔던길을 걸어가셨다.

다시 차량에 오르고, 할아버지가 내게 물었다.

“어떠냐? 내가 돈을 번 것 같더냐?”

난 웃으며 말했다.

“예, 크게 버셨습니다.”

“하하하, 그래? 크게 벌었다?”

“예, 분명 남는 장사였습니다.”

할아버지가 웃으며 호석에게 물었다.

“호석이 네 놈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호석이 어물쩍거리며 대답했다.

“그, 마음을 사셨으니 크게 버셨습니다.”

차가 크게 덜컹 거렸다.

운전을 하던 철웅이 몹시 놀란 눈을 하고 호석을 바라보았다.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의 표정이었다.

정답을 맞췄다는 사실이 자신도 어색한지, 호석이 머쓱하게 말했다.

“그, 도련님이 알려주셨습니다.”

할아버지가 나를 쳐다보더니 ‘하!’하고 어처구니 없다는 웃음을 흘리신 뒤 말했다.

“헛짓거리를 했구나, 알고 있던 것을 가르쳤어··· 그래도 그 놈은 제법 쓸만한 머리가 될게다. 검찰에 집어 넣어도 좋고.”

“머리가 비상한 아이인가봅니다.”

“그래, 저런 환경에서도 국제 올림피아드에서 1등을 해 오더구나.”

난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그래도 다른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 진짜 돈은 종이쪼가리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 말고 또 다른 것을 깨달았다?”

“예.”

“무엇을?”

“나도 할아버지처럼 싸움을 잘해야겠다.”

“큽.”

호석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

철웅도 크게 웃지는 못하지만 어깨를 떨었다.

쫙!

할아버지가 처음으로 내 등을 후리셨다.

“이 놈이! 오냐 싸움! 네 놈 입에서 곡소리 나도록 알려주마!”

< 제 10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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