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살검협-304화 (304/334)

EP.305 이부 십일장 - 전쟁, 초야 (4) [19]

* * *

젖어든 정적을 일깨우는 소음은 단 두가지다.

찔꺽찔꺽 물이 치대지는 소리, 그리고 한껏 달떠 하악, 끝어지는 숨소리.

삽입은 하지 않은 채로 이어진 성기를 이용한 애무, 그것은 두 사람에게 뇌 속이 절여지는 자극을 선사해줬다.

특히 그런 감각을 선명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분명 춘화집 따위로는 얻을 수 없는 시각 외의 감각들이었다.

교접의 순간 몸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야릇한 체향, 혀를 섞으며 느껴지는 침의 맛, 신음소리, 그리고 부대낀 살이 짓눌리고, 그 속의 근육이 긴장되며 느껴지는 촉각.

모든 것이 사고를 지운다.

그저 번식을 향한 욕망만을 일깨운다.

“응긋….”

찍! 하고 또 가볍게 절정한 당화서는 힘겨운 숨을 흘리며 목리원의 뺨을 쓸었다.

목리원은 땀에 절어 제정신이 아니었다.

움찔움찔 몸을 떨며 애원하는 눈초리만 보내고 있었다.

“이제, 빨리….”

목리원이 당화서를 끌어안으며 양물로 비부를 꾹꾹 눌렀다.

넣게 해달라는 말이다.

당화서는 삐죽 웃으며 허리를 들었다.

귀두 끝에 비부의 틈을 맞춘다.

귀두가 틈새를 살짝 파고들어 벌어지게 한 다음, 그 이상 삽입하지 않고 빙글빙글 질 입구로 귀두를 우물거렸다.

그러자 양물이 껄떡대며 흥분을 드러냈다.

“가만히 있는 겁니다. 착하게.”

쪽, 가볍게 입술을 맞추곤 곧바로 목리원의 윗입술을 씹었다.

침이 그의 턱을 타고 흘렀다.

가슴이 그의 가슴팍에 짓눌려 뭉개졌다.

숨이 다 가빠오는 순간 당화서는 천천히 허리를 내렸다.

거대한 양물의 귀두가 완전히 구멍을 비집는다.

이어 기둥이 찌븃― 하며 무엇도 침범하지 못했던 은밀한 통로를 파고들기 시작한다.

일순 그 움직임이 멎었다.

어딘가에 걸리는 기분이 들었다.

“하악…!”

하며 당화서는 크게 신음을 흘렸다.

자신의 처녀였다.

상상하게 된다. 이것이 꿰뚫려 돌이킬 수 없게 되는 순간을, 온전히 그에게 자신을 다 바쳐 옭아매는 순간을.

그러자 아래가 더 젖어든다.

저항감이 줄어들었고, 당화서는 기쁘게 제 처녀와의 이별을 고했다.

푹!

“아읏…!”

허리가 일순 크게 튕기며 이제까지완 비교도 안 될 절정을 맞았다.

더 쑤셔넣을 수 없을 정도로 깊숙이 꿰뚫려, 그러고도 목리원의 것이 다 들어가지 않아 그 압력에 머리가 새햐얘질 정도의 캐락이 일었다.

찌익!

하며, 물이 튀겼다.

침대가 젖어 들었고 질이 조였다.

“우윽!”

목리원이 이를 악 물었다.

그의 골반이 파르르 떨렸고 그 자극이 진동으로 화해 당화서의 질속을 후벼 팠다.

“끄읏…!”

“소저…!”

꽈악!

“꺅!”

목리원이 당화서를 확 끌어안아 당겼다.

아직 절정의 여운도, 그리고 양물의 크기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당화서는 아래쪽이 얼얼할 정도의 쾌락과 통증을 동시에 느끼며 순간적으로 눈이 뒤집히는 경험을 했다.

“자, 잠….”

“싫소. 못 참겠소!”

푹!

“그윽!”

당화서가 활어처럼 펄떡 뛰었다.

악물린 잇새로 침이 흘러내렸다.

허우적대며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할 수 없었다.

목리원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 소저가 잘못했소…!”

하악, 하악, 목리원이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그의 눈에 이성은 없었다.

약의 용량 배분에 실패한 것이었다.

흥분에 절어 이성을 잃은 그는 이제 당화서가 어떤 수를 써도 돌이킬 수 없는 상태.

당화서는 그의 몸 밑에 깔려 욕망만 남아 번들거리는 그를 마주봐야 했다.

공포심과 기대감이 깃들었다.

이성을 잃은 짐승처럼, 마치 성욕을 위한 도구를 바라보듯 자신을 내려다보는 목리원에게 앞으로 당할 일이 머릿속에 선연히 그려지는 것이다.

하나, 그런 순간도 잠시였다.

푹! 푹! 푹!

“어윽!”

목리원이 갑작스레 요분질을 시작했다.

당화서의 눈이 돌아갔다.

힘으로도 저항할 수 없다. 말도 통하지 않는다.

느껴지는 것은 오로지 몸이 엉망진창으로 범해지는 감각과 저항할 수 없는 처지, 그리고 질속이 벌어지며 확장되는 감각 뿐이다.

당화서는 저항을 포기했다.

고통을 동반하던 쾌락을 덮을 정도로, 어느 순간 목리원의 크기를 적응할 만큼 서서히 질이 넓어진 까닭이다.

여전히 빽빽한 기분이 들긴 했으나 참을 수 있는 정도.

아니, 아래가 좀 더 끈적하게 젖어들며 고통마저도 완전한 쾌락이 되는 정도.

푹! 푹! 챱! 챱!

질속을 한 번 왕복운동 할 때마다 소리가 더 찰져진다.

한 번 끝까지 박히는 순간, 자궁구에 귀두가 닿는 감각이 신음을 자아낸다.

“아, 아! 앙! 앙!”

철썩! 철썩!

당화서의 눈꺼풀에 힘이 풀렸다.

그녀는 목리원의 몸에 애처롭게 매달려 다리로 그의 허리를 휘감으며 허리를 함께 튕기기 시작했다.

침대가 들썩였다.

찰팍! 찰팍!

이불은 흘러내린 땀과 애액따위로 못 쓸 지경이 되고 있었다.

그런 순간 동안 쾌락에 젖은 두 사람의 움직임은 점점 격해졌다.

태생이 무인이다.

그저 그런 무인이 아니라, 언젠가 정점에 설 것이고 이미 정점 어딘가에 서 있는 무인들이다.

그들에게 과격함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니, 그런 과격함이 없다면 쾌락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몸 자체가 너무 튼튼했다.

침대가 들썩거릴 정도로 움직이고, 손톱으로 핥고, 흉이 질 정도로 살을 빨고, 전신을 꿰뚫을 기세로 양물을 처박는 일이 쉬지 않고 이어졌다.

약에 취한 건 목리원이었으나, 쾌락에 취한 건 당화서가 되어버렸다.

“앙! 하앙! 흐으앙!”

당화서는 생애 처음 무공을 모르는 여인의 심정을 이해했다.

내내 목리원의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던 스스로가 멍청하게 느껴지는 첫 순간이었다.

힘에 제압당해 오롯이 성욕의 배출구가 되어버리니, 그런 와중 무심코 쾌락을 느껴버리니 당화서는 자신이 어쩌면 굴종당하는 것에 취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푹! 푹! 푹!

“흐읏!”

찌익!

절정은 이제 횟수를 셀 수 없을 정도다.

당화서는 세는 일을 포기하고 이젠 절정에 빨리 다다르기 위해 목리원의 양물을 정성스럽게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흣! 흐읏!”

움직일 때마다 목리원의 입에서 나오는 신음이 흥분을 보챘다.

양물을 꽉 조면 느껴지는 껄떡거림이, 예의 묽은 액체가 쾌락을 덧씌운다.

“하앙! 흐으으! 으으응!”

당화서의 신음이 점점 거세졌다.

몸의 움직임도 거칠어졌다.

조금만, 조금만 더 이렇게 박히면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쾌락이 찾아올 것만 같았다.

이미 고간을 넘어 하반신과 척추까지 뻗어온 쾌락이 뇌속을 헤집을 것만 같았다.

그 순간이었다.

목리원의 목소리에서 낮은 진동이 울린 게 느껴졌다.

‘아, 사정한다.’

그도 동시에 절정할 것이다.

그가 토해낸 정이 뱃속을 채울 것이다.

의미 없는 일일 것이란 생각조차 이 순간은 들지 않았다.

그저 그의 모든 것을 다 먹어버리고 싶어서, 그리 속이 가득차버리면 그의 것이란 낙인이 찍히는 것 같아서.

“응아아, 하으아아!”

당화서는 그대로 몸을 뒤집었다.

어디서 솟아나온 힘인지 목리원을 내리깔고 온 힘을 다해 허리를 찍어눌렀다.

철퍽! 철퍽! 철퍽!

소리가 이제까지 중 가장 거세지고, 목리원도 그에 맞춰 아래서 위로 허리를 튕기기 시작하니 그 끝에 결국.

“응그으윽!”

“흐으윽!”

자궁구 끝까지 눌린 채로, 당화서는 목리원의 정을 받았고.

그 순간 허리가 휘었다.

눈동자가 뒤집혔다.

뷰르릇!

따뜻한 것이 속에 들어차는 감각, 정확히는 쏘아져 뱃속을 두드리는 감각이 뇌속을 헤집었다.

예상보다, 그것보다 거칠게.

풀썩, 당화서가 목리원의 몸 위로 쓰러졌다.

그제야 뽕 소리를 내며 삽입한 양물이 빠져나왔고, 뻐끔거리며 벌러진 당화서의 구멍에선 피가 섞인 백탁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하아, 하아….”

숨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눈이 마주쳤고,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이성에 두 사람은 짐승처럼 입을 맞췄다.

쭙쭙 빨고 핥고 앙 깨물다보니 어느새 또 서로를 속박하고 구속한 상태.

목리원의 양물은 또 딱딱하게 섰고, 당화서의 비부는 애액이 흥건하게 흘러나와 정액을 밀어냈다.

하나, 그것들이 다 토해져 나오진 못했다.

순간 목리원의 양물이 당화서의 구멍을 파고들어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이물감과 동시에 자궁 안쪽까지 정액이 밀려들어갔다.

그 상태로 당화서는 질을 조였다.

이번엔 느리게, 천천히 빨아들이듯이 움직이고 그렇게 흥분을 돋군 후 위에서 방아를 찧었고,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순간 일어난 목리원이 그녀를 뒤집어 뒤에서 처박아댔다.

“아아! 아아앙!”

당화서는 짐승처럼 울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밤은 다 지나도록 두 사람은 멈추지 않았다.

한순간도 쉬지도 않았다.

그저 박고 싸고 싸지르며 목이 쉬도록 신음을 내지른다.

한가지 체위만을 고르지 않고 온갖 체위를 다 시도했다.

목리원의 약기운이 옅어져 이성을 돌아오려 할 쯤엔 이미 눈이 돌아간 당화서가 그의 양물을 입안에 넣고 빨아대며 다시 그를 짐승으로 만들었다.

당화서가 지쳐 움직임이 늦춰지면 흥분이 덜 가신 목리원이 늘어진 그녀를 들어 박아댔다.

“응오오옥!”

당화서의 신음은 아침 닭보다 크게 울리며 아침을 알렸다.

침실에 새어나가는 소리를 지우는 진법이 깔려있음이 천만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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