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화 〉 오장 용봉지회 (15)
* * *
비무 중 쓰러진 당화서가 다시 정신을 차린 것은 다음날이었다.
당화서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으며 눈을 떴다.
“일어나셨소?”
순간 들리는 목소리는 목리원의 것.
당화서의 시선이 목리원을 향했다.
“목 소협…?”
“하루나 누워있어서 너무 걱정했소! 혹 불편한 데가 있으시오?”
그 말과 동시에 당화서는 왼팔이 욱신거리는 통증을 느꼈다.
그뿐만 아니었다.
혈도는 또 왜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꼬여있는 것인지, 숨을 쉬는 와중에도 툭툭 독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것에 놀란 당화서가 숨을 ‘흡’ 멈추려 하자, 목리원이 손사래를 쳤다.
“나는 괜찮으니 편히 숨 쉬시오! 이 정도 독기는 내력으로 밀어낼 수 있소!”
“아….”
당화서는 멍하니 숨을 내뱉었다.
그러다 뒤늦게야 떠올린 것이 있었으니, 바로 비무에 관한 것이었다.
쓰러지기 전의 기억이 희미했다.
무언가 흐릿한 풍경을 봤고, 그것에 따라 손을 뻗은 후 내력을 발산했다.
동시에 느낀 것은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 그리고 이제껏 알지 못했던 새로운 독에 대한 정보.
“비무는….”
쩍쩍 갈라진 목소리로 내뱉은 답에 목리원의 얼굴 위로 쓴웃음이 걸렸다.
당화서는 허탈하게 웃었다.
“…예, 제가 패배했군요.”
“멋진 승부였소. 소저는 내가 이 용봉지회에 참여한 이후 본 이들 중 가장 멋진 모습을 보였소.”
당화서의 손끝이 움찔거렸다.
‘졌구나….’
절정지경에 다다랐다.
그간 앞길을 가로막던 벽이 허물어지며 새로운 지경에 발을 들이게 됐다.
이제 자신은 엄연한 ‘초인’으로 분류되게 될 터.
하나, 그게 무슨 소용인가.
‘…패배는 결국 패배지.’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꽈악.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를 힘에 의해 당화서의 주먹이 쥐어졌다.
얼굴 위론 진득한 노기가 서리기 시작했다.
당화서는 끝내 남궁진천에게 닿지 못한 것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었다.
“…너무 많은 것을 바랐나 봅니다. 하긴, 제가 정체되고 있는 동안 그는 끊임없이 성장했겠지요.”
“훌륭한 승부였소.”
“하나 패배는 패배입니다.”
목리원의 얼굴 위로 안타까움이 피어올랐다.
‘상심이 크시구나.’
사실 승산이 없는 승부였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길 수 없는 승부였다.
그것을 당화서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나, 그녀는 끝끝내 발을 디디고 일어서 결과를 냈다.
목리원은 그리 스스로를 증명한 이가 슬픔에 빠져있길 바라지 않았다.
“소저.”
“예.”
“그래서 하려고 했던 부탁은 무엇이오?”
당화서는 목리원을 바라봤다.
‘아, 위로를 해주려는 것이구나.’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지금 자신이 상심한 모습을 보이니, 이 순진해 빠진 사내가 무어라도 위로의 말을 더하려 하고 있음을.
‘그러지 않아도 될진대.’
무엇이 되었든 패배는 패배.
당화서는 겸허히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괜찮습니다. 애초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니, 굳이 그리 동정에 기대 부탁하고 싶진 않습니다.”
“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이오?”
당화서의 얼굴 위로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
“…패배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소. 하나 그것과 목표는 별개의 이야기인 줄로 아오.”
“그게 무슨….”
“애초에 소저가 건 조건은 다른 것이지 않소.”
목리원이 싱긋 웃었다.
“소저는 내게 ‘비무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라는 조건을 걸었소. 그리고 비무 중 벽을 허물어낸 것은 그 누가 봐도 괄목할 성과라 부를 종류의 것이오. 소저는 자격이 충분하오.”
당화서의 얼굴이 멍해졌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말장난이었다.
당시 대화의 맥락상 자신이 말한 좋은 결과는 ‘승리’를 지칭한 것이었고, 그것을 목리원도 알고 있을 터다.
“자, 소저. 무슨 부탁이었소?”
그럼에도 그는 이리 말한다.
이다지도 해사한 미소를 지으며, 또한 따스한 목소리를 흘리며.
그것에 당화서는 문득 속이 꾹 눌리는 기분을 느꼈다.
“…참 요망하십니다.”
“으, 으음?”
“어찌 그리 사람을 홀리는 말만 하려고 하니, 목 소협은 어쩌면 요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목리원이 흠칫 놀랐다.
“그, 그게 무슨 말인지 나는 모르겠소.”
“모르기는.”
당화서의 입에서 쿡쿡하는 억눌린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것에 목리원의 당황은 더욱 짙어졌고, 와중 당화서의 손끝에 흘러내린 목리원의 머리칼이 닿았다.
당화서는 저도 모르게 그것을 쥐었다.
‘부드럽구나.’
머릿결이 마치 비단 같았다.
부드럽고 매끄러워 만지고 있자니 괜히 기분이 나아지고 있었다.
당화서가 그것에 정신이 팔려 제 손가락에 머리칼을 꼬자, 목리원은 의문이 덕지덕지 묻어난 얼굴로 당화서가 머리칼을 쥐기 편하게 고개를 숙여줬다.
“그래서 부탁은….”
“나중에.”
당화서는 그리 중얼거리며 미소 지었다.
그의 배려가 너무나도 고맙긴 하나, 또한 기대고 싶은 형태이긴 하나 무작정 마음을 따라서는 안 된다는 생각 탓이었다.
“나중에, 용봉지회가 모두 끝나고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자신이 이런 부탁을 하면 그로서도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결승을 앞둔 목리원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은 해선 안 된다.
그런 마음에 기인해 내뱉은 답이었고, 목리원은 뭣도 모른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럼 나도 조건을 걸겠소!”
“조건 말입니까?”
“내가 회에서 우승한다면 소저가 부탁하는 걸로 하지!”
“그게 무슨 조건입니까. 목 소협껜 득 될 것 없는 일인데.”
“왜 득 될 것이 없소? 이리 하면 소저가 나를 더욱 열심히 응원할 것 아니오.”
“예?”
목리원은 어느새 침상 위로 턱을 괸 자세를 만들고 있었다.
한쪽 뺨이 손에 눌려 입꼬리가 삐뚜름 솟아있는 얼굴.
그 얼굴이, 눈이 부드럽게 휘어지자 당화서는 심장이 콩콩 뛰는 것을 느꼈다.
“소저는 내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 내가 이기길 바랄 것이오. 소저가 나를 열심히 응원하면, 나는 더욱 힘내서 비무를 치를 수 있소. 그러니 내 승리를 위해서도 나는 꽤 타당한 조건을 걸었다 생각하오.”
요물이었다.
당화서는 그의 맑은 미소에 순간적으로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을 느끼며 입술을 오므렸다.
어찌 이리도 요망한 생물이 있을까.
분명 순진하기 그지없는 낯짝을 하고 있음에도, 내뱉는 말이 달콤해 숨이 달아오르는 기분이 떠오른다.
당화서로선 또 자괴감이 차오르는 일이었다.
‘역시 얼굴이었나.’
이 사내에게 반한 이유는 역시 얼굴인가.
부정하고 싶었지만 부정할 수가 없었다.
아무렴, 감히 부정하기엔 목리원의 얼굴이 너무나도 잘 생겼던 까닭이다.
물론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니었지만 뭐가 되었든 참으로 부끄러운 마음이어라.
그것을 외면하고 목리원을 바라봐야 했건만, 나오는 말은 역시 떠오른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형태였다.
“목 소협.”
“말하시오!”
“어디 가서 그리 웃으면 안 됩니다. 요녀한테 겁탈을 당해 버릴 거예요.”
본심 위로 장난기를 슬쩍 얹은 말.
목리원의 낯빛이 새하얘졌다.
당화서는 그리 몸이 욱신거리는 와중에도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당화서의 이기적인 연심은 바랐다.
참으로 요사스러운 그의 미소를 타인과 나누고 싶지 않다고.
*
용봉지회가 끝에 다다르고 있었다.
하나, 언제나 이맘때면 사그라들던 승패에 대한 논쟁은 근 몇 년 중 가장 치열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어디 이번 용봉지회가 보통 이변이 있었던가.
목리원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어딜 가도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려온다.
그리고 당화서에 대한 이야기 또한 뜨거운 화제가 되었다.
무인이 절정에 이르는 장면.
그것은 억만금을 주고도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이었기에, 그 순간 당화서에게서 터져 나온 내공과 독기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 것이다.
하나,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자가 있었다.
그 억 소리 나는 독기를 맨몸으로 버티고 유유히 승리한 남궁진천.
바로 그였다.
“검룡은 정말 말이 안 나오는구려.”
“그게 진정 괴물이지. 차기 천하제일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겠나.”
“허어… 부럽소. 참으로 부럽소.”
반응은 다양했다.
누군가는 감탄을, 누군가는 경외를, 또 누군가는 감히 질시를.
떠올랐던 이변의 가능성조차 저 나락으로 처박아버리는 그의 공력에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이번 역시 제 공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남궁진천.
그리고 그를 상대해야 할 목리원.
두 사람의 승패를 점치는 열기는 날이 갈수록 뜨거워져만 갔고, 놀랍게도 도박의 배당은 1:1이었다.
“다음 주면 알게 되겠지.”
“결승이 너무 기다려지는구먼. 내 4강까지만 보고 돌아가려고 했건만, 너무 흥미진진해 자리를 뜰 수가 있어야지.”
그리고, 그런 열기 속에서 목리원은 언제나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미안하오!”
날이 갈수록 기세를 더해가는 명문들의 탐욕.
그것을 피하느라 오늘도 목리원은 달리는 것이다.
향하는 곳은 역시 요양 중인 당화서가 있는 처소.
목리원은 당화서의 당부를 한시도 잊지 않는 착한 협객이었다.
거리를 내달리던 목리원이 골목으로 꺾여 들어간다.
그리고 또 하늘로 날아 지붕 위를 폴짝폴짝 뛰어간다.
그렇게 도착한 장원 대문 앞.
“묵검.”
중후한 사내의 목소리가 그를 붙잡았다.
목리원은 흠칫 몸을 멈췄다.
지금 자신을 부른 이가, 그냥 보내선 안 될 이였던 까닭이다.
“창성검?”
창성검 남궁운.
검왕의 조카이자 검룡의 삼촌.
그리고 남궁세가가 자랑하는 초절정의 고수.
그가 웃으며 목리원에게 다가왔다.
“오늘도 바쁘시군. 독봉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겐가?”
“아, 그렇소….”
목리원은 멋쩍게 웃으며 뒷통수를 매만졌다.
남궁운은 그 어벙한 꼴에 큭큭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긴장하지 말게. 내 다른 명가들과 같은 이유로 찾아온 것은 아니니. 애초에 남궁가엔 자네와 엮어줄 여식이 없거든.”
“그, 그런 이유는 아닌데….”
“묵검. 잠시 시간 괜찮겠나?”
목리원은 눈을 끔뻑였다.
“시간 말이오? 없진 않소만….”
“태상 가주께서 자네를 만나고 싶어 하시네.”
덜컥.
목리원의 움직임이 멎었다.
남궁세가의 태상가주.
그 단어가 이르는 이는 하나였기에.
“…검왕께서 말이오?”
검왕 남궁혁.
그가 목리원을 만나고자 하고 있었다.
*
남궁가의 일원들이 지내는 장원은 서현의 중앙에 큼직하게 자리해 있었다.
목리원은 그곳에 들어서던 중, 절로 감탄사가 삐져나오는 것을 느꼈다.
“참으로 운치가 있는 공간이구려.”
“좋게 봐주니 고맙네. 가주께서 들으면 아주 기뻐하시겠군.”
“가주께서 말이오?”
“그래, 내 형님 말일세. 이 장원을 꾸민 게 그분이시거든. 어찌나 황산의 소나무를 좋아하시는지, 그곳의 소나무 몇 개를 뽑아 만든 게 저 연못 아니겠나.”
목리원의 시선이 장원의 한구석에 있는 거대한 연못을 향했다.
그의 말대로, 그곳에는 한눈에 봐도 멋들어진 소나무 몇 그루가 연못을 감싸고 있었다.
“그렇구려….”
“자, 잡담은 이만하고 그만 가지. 저 앞 건물 보이나? 저곳에 태상 가주님이 계신다네. 좋은 시간 보내시게나.”
남궁운은 시원스레 미소 지은 후 목리원의 어깨를 두드리곤 자리를 떠나갔다.
일체의 미련조차 느껴지지 않는 모습.
목리원은 홀로 남게 된 후에야 문득 긴장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저곳에 검왕이….’
목리원의 목뒤로 마른침이 꼴깍 넘어갔다.
검왕 남궁혁.
정파를 대표하는 검수라는 것을 둘째치고서라도, 목리원에게 그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람이었다.
‘아직 스승님을 기억하는 전대의 고수.’
목리원은 강서의 산골에 살던 어린시절, 마일석에게 귀가 따갑도록 이야기를 되새겼다.
싸가지 없는 놈이지. 그놈이 얼마나 콧대가 높은 줄 아느냐? 나도 젊을 적에는 한 성깔 했다지마는 그놈에 비하면 내가 아주 선녀로 보일 정도로 포악한 놈이다. 어찌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런 놈이 가문까지 잘 타고났으니 패악질을 부리는 게 아주 신물이 날 정도인 게 아니냐.
마일석에게 듣기론 정파의 고수 중 성격이 가장 포악한 사내.
목리원은 그런 사내가 자신을 찾은 이유를 하나하나 떠올려봤다.
포섭을 위한 회유, 혹은 제 손자의 상대를 미리 알기 위한 부름.
여러 이유가 떠올랐지만, 역시 가장 신빙성이 있는 이유는 하나였다.
‘…무공을 알아본 것이 아닐까.’
스승인 목선오와 검왕 남궁혁 사이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여러 사건이 있었다 들었다.
그런 만큼, 그라면 제 비무 속에서 성련신공과 유성칠검을 알아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즉, 그런 말이었다.
‘내가 타고난 별을 아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목리원의 기색이 굳어졌다.
심장은 불안감에 쿵쿵 뛰기 시작했다.
만약 그가 천살성을 인지해 이 자리에 부른 것이라면 그 목적이 제게 해로운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 탓이었다.
목리원은 호흡을 가다듬고 표정을 결연하게 다듬었다.
‘…확인해보면 알 일.’
이제와서 도망친다 한들 의미는 없을 터.
목리원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남궁운이 미리 일러준 건물을 향해 발을 뻗고, 그리 문 앞에 도착하자 대기하고 있던 무인이 문을 열었다.
“이리 들라.”
방 한가운데에 정좌하고 있던 기골이 장대한 노인이 말한다.
목리원은 그에게서 한 줌의 내력도 느껴지지 않는 것에 확신했다.
‘반박귀진(返??).’
헤아릴 수 없는 내력 탓에 도리어 내력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는 경지.
명확한 ‘초월지경’의 증거였다.
직후 목리원이 한 발 들어서자 문이 ‘탁’하고 닫혔다.
스으으.
공간에 기막이 둘렸다.
이제 침묵만이 남은 거대한 방.
그 속에서, 잠시 목리원을 바라보던 남궁혁이 말했다.
“검성은 어디 있나.”
두 사내의 시선이 마주쳤다.
목리원은 그의 말에, 제 예상이 맞았음을 깨닫고 주먹을 꽉 쥐었다.
‘역시 알고 있다.’
하면 무어라 답해야 하는 것인가.
저 질문의 진정한 의도는 무엇인가.
그런 고민을 잇길 잠시, 목리원은 이내 그런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을 떠올렸다.
사문은 숨기거라. 아직 혈사를 기억하는 이들 중엔 사문을 통해 네놈의 정체를 깨닫는 이들도 있으니. 그들 중엔 분명 네놈이 타고난 별을 위험하다 여기는 이가 있을 테니.
마일석은 사문을 숨기라 말했다.
천살성을 숨기기 위해 이 자랑스러운 사문을 가리라 말했다.
한데 보라, 지금 사문을 숨길 이유가 있던가.
아니었다.
지금만큼은 그것을 숨기지 않아도 될 터다.
아니, 마땅히 드러내는 게 옳은 순간일 터다.
눈앞의 거인은 이미 자신의 정체를 아는 이였다.
제 정체보다도 스승의 안위를 먼저 묻는 이였다.
그렇다면, 해야할 일은 그에 대한 마땅한 예를 다하는 것일 터.
“검왕께 예를 올립니다.”
목리원은 포권을 취했다.
“성련문(??門)의 11대 제자, 소문주 목리원입니다.”
이 강호에 나와 처음으로, 목리원은 제 사문을 당당히 밝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