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살검협-15화 (15/334)

〈 15화 〉 이장 ­ 강호초출, 그리고 요녀 (9)

* * *

표산이 사라진 일륜회의 소탕은 눈깜짝할 새에 이루어졌다.

어찌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일륜회는 개중 가장 강하다는 회주 강벽운조차 일류 초입에 걸친 약소 흑도.

그것을 상대하는 것은 개개인이 일류에 이른 화서의 호위들과 절정의 무인 목리원이었으니 체급이 맞을 수가 없는 것이다.

뒷정리가 모두 끝난 일륜회를 뒤로하고 돌아온 경화루에서, 목리원은 한적한 장소를 찾아 가부좌를 틀었다.

표산과의 결투에서 얻은 깨달음을 수습하는 것이었다.

‘성련이 완전한 3성에 올랐구나.’

몸속을 유영하는 성련신공의 기운이 완연한 3개의 별을 떠올리고 있었다.

막 강호를 나설 때 세 번째 별이 아직 흐릿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한 번의 결투로 꽤 큰 이득을 봤다고 할 수도 있었다.

분명 기뻐해야 할 성취다.

하나, 내기를 수습하고 눈을 뜬 목리원의 얼굴 위로 떠오른 것은 그리 만족스러운 기색이 아니었다.

‘…살심을 완전히 억누르지 못했다.’

그것이 계속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까닭이었다.

무려 11년, 본격적으로 무공을 배우기 시작한 후 하루도 거르지 않은 훈련이 있었음에도 아직 피를 보면 이성이 흐려진다.

왜 그리 시간을 들이고도 살심을 통제하지 못한 것이냐 물을 수도 있었으나, 이는 반대로 말하면 천살성에서 오는 기벽이 그만큼이나 악랄하다 말 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목리원은 마일석의 충고를 되새겼다.

­강호에 나서 진짜 결투를 하게 되면 네놈은 이제까지보다 더 강한 충동을 느낄 것이다. 서로의 목숨을 노리며 살초를 나누는 순간의 살기는 네놈이 이제까지 형님과 대련하며 느꼈던 것과는 결이 다를 것이야.

실로 그의 말은 옳았다.

매 순간 목숨을 노려오며 뻗어 나오는 살기.

그리고 질척거리는 부정적 감정.

그 모든 것은 이제까지 목리원이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자극이었다.

“흐읍…!”

목리원은 숨을 다시 들이쉬었다.

그리곤 떠오르는 우울을 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으로 더 조심하면 될 일이다.’

스스로를 다그치느라 미뤄둔 사실이지만, 어찌 되었든 결과만 따졌을 때 살심으로 일을 그르치지 않은 것은 맞으니 절반의 성공이리라.

이대로 계속 나아가다 보면 언젠간 천살성을 완전히 억누를 수 있으리라.

목리원은 의도적으로 희망적인 생각을 이어가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하고선 걸음을 옮겼다.

‘소저에게 가봐야지.’

돌아오며 봤기로 고민이 많아 보이는 얼굴이었으니 위로가 필요할 것이다.

힘든 순간에 곁을 지켜주는 이가 있다는 게 얼마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던가.

분명 위로의 말을 해주면 화서가 환히 웃어줄 터였다.

목리원은 떠오른 생각에 콩콩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며 빠른 걸음으로 기루의 최상층을 향했다.

그리고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말을 들었다.

*

“기, 기루를 팔겠단 말이오?!”

경화루의 최상층.

목리원은 온갖 호들갑을 떨며 외쳤다.

그 앞의 화서는 대낮까지의 멋들어진 모습을 죄다 벗어던지고 다시 멍청한 짓을 해대는 목리원을 보며 답했다.

그녀의 입가에 떠올라 있는 것은 미소였다.

“예,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어졌으니.”

“왜, 왜 그렇소? 이제 소저를 괴롭히는 것은 없지 않소! 앞으로 승승장구하여 행복한 일만 남았을 터인데…!”

목리원의 입장에선 당연한 의문이었다.

기껏 악적들을 물리치고 기루를 안전하게 만들었더니 그 모든 수고가 헛것으로 돌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대체 그녀가 왜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인지 그것이 궁금해 이어낸 의문에 화서는 재차 답했다.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일 말이오?”

“예, 그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 내내 도망만 치던 일이지요. 당신의 말로 해보자면 은원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흠칫­.

목리원의 손끝이 떨렸다.

“은원….”

“아시다시피 저는 무림인입니다. 그리고 경지도 꽤나 높은 편이지요. 당신은 그런 제가 이런 곳에서 기루나 하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으셨습니까?”

물론 궁금해했다.

실로 처음 화서를 찾아올 때만 해도 그 인과에 수상함을 표하기까지 했다.

하나, 그녀에 대해 알고 난 후 지워진 의문이었다.

“…무언가 사정이 있으리라고만 생각했소.”

“그리 허술하게 넘어가서야 나중엔 분명 화를 입으실 겁니다. 좀 더 의심하는 버릇을 키우시지요.”

“….”

“여하튼, 그런 이유로 저는 이제 도망치는 일을 끝내고자 합니다. 기루는 그런 이유에서 파는 것이고요.”

화서는 그리 말하며 목리원을 바라봤다.

저 잘생긴 얼굴로 낑낑대고 있으니 그것조차 그림이 되는구나.

순간 그런 생각이나 떠올리던 화서는 이내 그것을 지워내곤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소협.”

“으, 음…?”

“당신 덕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당신이 없었더라면 저는 평생을 도망치거나, 도망치는 데에 실패해 목을 매달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서가 포권을 취했다.

바른 자세로 손바닥으로 주먹을 감싸 슬쩍 고개를 숙이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내내 실리를 쫓는다 생각했습니다. 하나 이제 저는 그것이 도망치는 스스로에게 변명하는 행위임을 깨달았습니다. 소협이 그것을 깨닫게 해주신 겁니다.”

“소저….”

“소협은 제게 협을 일러주신 은인입니다.”

화서는 사천당가를 싫어했다.

그 가문을 이루는 사람도, 철칙도, 문화도.

그 모든 것을 부정했으나, 그런 화서라도 가문의 규율 중 어떤 것의 반절 정도는 인정했다.

‘은혜는 두 배로.’

원한이야 어찌할지 그때 정하는 것이고, 은혜는 두 배로 갚아야 한다는 그 말 정도는 공감하는 것이다.

목리원은 바로 선 채 자신을 향해 포권하는 화서를 보며 머쓱한 기분을 느꼈다.

그런 중에도 속에 떠오르는 뿌듯함이 있었으니, 바로 성취감이라 일러야 할 감정에 의한 것이었다.

‘소협….’

그 단어에 어울리는 행동을 했다는,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켰다는 성취감이 목리원의 속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목리원은 괜히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시선을 허공으로도 던지고 입술을 우물거리다 겨우 그것에 화답했다.

화서가 한 것과 똑같은 포권이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오!”

굉장히 멋스러운 장면은 연출한 것만 같다는 생각에 목리원이 배실배실 웃자, 화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리며 그에게 물었다.

“소협께선 이제 어디로 가실 겁니까?”

“음? 나 말이오?”

“예, 분명 협행을 위해 강호로 나오셨다 하셨잖습니까. 목적지 정도는 정해둔 게 아닙니까?”

멈칫­.

목리원의 입이 꾹 다물렸다.

동공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떨리기 시작했다.

‘어, 없는데….’

그저 강호에 나오면 어디든 갈 장소가 생기겠지 싶어 냅다 튀어나온 것이었다.

나름 목선오와 마일석에게 들어둔 강호의 명소가 있으니 그곳이나 유람할 생각이었다.

만약의 상황에 길을 잃어도 마일석이 건네준 개방의 패를 이용하면 될 것이란 계산이 있어 당장 앞일을 생각해두지 않은 상황.

당황하며 움찔거리는 목리원의 몸.

화서는 그것만으로도 답을 알 수 있었다.

화서의 얼굴 위로 황당함이 스쳐 지나갔다.

“…계획이 없으십니까?”

“그으….”

“그냥 냅다 강호에 나오신 겁니까?”

세상에 순진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대체 그의 스승은 뭘 믿고 저런 이를 그냥 내려보낸 것인가.

화서로선 그런 의문을 떠오르게 만드는 상황이었으나, 이는 목리원의 두 스승으로서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지낸 곳은 강서성의 깊숙한 산골짜기가 아닌가.

그곳에서 하는 일과라 해봐야 몇 년이 지나도록 변하는 것 없는 잡일이었고, 목리원은 산골짜기의 일과라면 두 스승이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로 똑 부러진 청년이지 않았나.

그래도 똘똘하던 목리원이니 강호에 나서도 제 앞가림을 할 것이라고, 두 사람은 그런 생각을 해버린 것이다.

“소협…?”

“…바, 발 닿는 곳으로 떠나고자 했소.”

변명이 조약했다.

화서는 그 답에 문득 불안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저 멍청하고 순진한 인간이 어디 가서 사기를 당하는 것은 아닐까.

아니, 사기 정도면 다행이지 쓸데없이 얼굴만 잘나서 몸종으로 팔려 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최악의 경우에는….’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객사하는 것은 아닐까.

오소소­.

화서의 전신에 소름이 돋아났다.

얼굴은 새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마치 물가에 내놓은 아이를 보는 기분이었다.

‘절대…!’

혼자 보내면 안 된다.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떠올린 화서는 입을 열어 목리원에게 권했다.

“그럼 저와 같이 가시겠습니까?”

“소저와 말이오?”

“예, 당장에 할 일이 없다면 저를 따라오시지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지만, 화서의 머릿속에서 목리원은 이미 시체가 되어있는 상태였다.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하나.

‘데리고 다니면서 최소한의 상식이라도 머리통에 쑤셔 박아둬야지.’

은인이 몸종으로 팔려 가거나 산골짜기에서 객사해버린다면 평생 잠자리가 편치 못하리라.

그런 생각으로 해낸 권유에 목리원은 되물었다.

“소저께선 어디로 가는 것이오?”

“안휘를 들른 후 하남으로 갈 것입니다.”

“하남이라면….”

“소림사.”

목리원이 헛숨을 들이켰다.

그의 눈에 광채가 깃들기 시작했다.

화서는 그 모습에 코웃음을 쳤다.

‘…그래, 이럴 줄 알았지.’

그놈의 강호협객전을 종교처럼 떠받는 목리원이다.

그런 만큼 강호협객전에서 언제나 선역으로 나오는 소림사는 그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할 것이란 말이다.

하나, 쐐기는 확실히 박는 것이 더 좋을 터.

화서는 다시 한번 목리원의 동심을 자극했다.

“소림사에 뵈러 갈 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 안휘에 들르는 이유도 있지요.”

“안휘!”

“예, 오대 세가 중 남궁세가가 있는 그 안휘 말입니다.”

“그렇소! 무려 검왕(?王) 남궁혁이 있는 그 안휘요!”

목리원은 어느새 바닥에 무릎을 꿇은 상태였다.

화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이제 봄이 끝나가는 시기입니다. 이런 시기면 정파 무림에 꼭 있는 행사가 있지요.”

“정파…! 봄…! 행사…!”

목리원의 얼굴 위로 기대감이 더욱 짙어졌다.

화서는 ‘이렇게 쉬워서야 어디 쓰겠나’하는 생각을 하며, 목리원의 심장을 두드릴 단어를 내뱉었다.

“용봉지회. 올해는 그것이 안휘에서 열립니다.”

그 말로 끝이었다.

쿵­!

목리원은 바닥에 이마를 찍었다.

그리곤 비굴하게까지 느껴지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데려가 주시오­!!!”

용봉지회(??之會).

정파 명문의 젊은 후기지수들이 모여 무에 관하여 논하는 축제의 장.

목리원이 목말라 있는 무와 협이 있는 행사였다.

화서는 시선 아래 보이는 목리원의 동그란 뒤통수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

기루의 정리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이제 일륜회도 없는 이 강서성의 가장 큰 기루라는 것 하나만으로 가지고 싶어 하는 이가 많았던 까닭이다.

좀 더 신중히 움직이면 비싼 가격에 기루를 팔아 해치울 수 있는 상황.

하나, 화서는 그깟 돈 몇 푼보다 시간이 더 중요한 이였기에 경화루를 산 값에 그대로 팔곤 길을 나섰다.

수양현을 빠져나온 대로.

화서는 저 멀리 보이는 수양현을 바라보며 감상에 빠졌다.

‘도주는 이곳에서 끝이다.’

평생을 숨어 살며 지내고자 마음먹었다.

하나 그리해도 변하는 것은 없었으니 차라리 맞서 싸우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맞을 터다.

당문은 집요하다.

또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독심(?心)을 가진 이들이다.

‘나 또한….’

그들을 상대하려면 같은 독심을 품어야겠지.

화서의 눈빛이 시리게 빛났다.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그들을 상대함에 그 어떤 것도 거리끼지 않으리라.

“향아, 이제 헤어져야겠구나.”

화서의 시선이 이제껏 자신을 호위해준 수족들을 향했다.

그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화서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부탁하마, 내가 소림으로 떠나는 동안 가문의 동향을 파악해주렴.”

“분부대로.”

긴말은 필요 없었다.

언제나 화서를 지켰던 수족들은 그 말만을 남기고 한 발짝 물러섰다.

하나, 아직까지 홀로 남은 이가 있었으니 바로 최측근이었던 소향.

그녀는 이제 떠나가는 화서를 보며 한마디 말을 덧붙였다.

“꼭 몸조심하셔야 합니다.”

“걱정도 팔자구나. 목소협이 같이 떠나지 않느냐.”

목리원이 ‘목소협’이라는 말에 싱글벙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맡겨두시오!”

당신이라서 못 믿는 것이라고.

소향은 차마 내뱉을 수 없는 진심에 그저 그를 쏘아보다, 한숨을 내뱉곤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서신은….”

“그래, ‘방’을 통해 전해다오.”

소향이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리고 다른 이들처럼 멀어졌다.

목리원은 이제야 화서와 둘만 남은 상태에서 기대감을 잔뜩 드러내며 말했다.

“드디어 출발이구려! 안휘! 용봉지회! 이 목리원, 그곳에 갈 생각만으로 심장이 벌렁거리는 기분이오!”

“그리 기대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봐야 어린 것들이 모인 자리니.”

“소저도 어린 것이지 않소?”

말을 내뱉는 순간, 목리원은 이제까지 화서의 나이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하여 화서를 바라보자, 그 기색을 눈치 챈 화서가 피식 웃으며 답했다.

“예, 저도 그리 노회하진 않았지요. 올해로 스물둘입니다.”

“아, 누님이셨구려!”

“그리 예를 차리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화서가 손사래를 쳤다.

목리원은 화서에 대한 것을 조금 더 알게 되었다는 생각에 기뻐하며 포권을 취했다.

“음! 알겠소! 그럼 이제까지와 같이 연화 소저라 부르겠소!”

연화 소저라.

‘그러고 보니 그런 이름을 썼었지.’

어찌 기루의 주인이 진짜 이름을 쓸 것이라 생각한 것일까.

순진하기만 한 목리원의 모습에 실소를 흘린 화서는 그를 똑바로 마주하며 그리 말했다.

“화서입니다.”

“음?”

“진짜 이름은 화서입니다. 연화는 도주를 위해 만든 가명이지요.”

목리원의 입이 떡 벌어졌다.

눈빛에는 뒤늦은 배신감이 덕지덕지 묻어나고 있었다.

‘유쾌하긴 하구나.’

무슨 말을 해도 반응이 좋으니, 역시 괴롭히는 맛이 있는 사내였다.

‘가는 길이 심심하진 않겠어.’

즐거운 동행이 될지도 모른다고.

그런 생각을 떠올린 화서가 목리원을 향해 포권을 취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스스로를 소개했다.

“이제야 제대로 인사드립니다. 저는 화서, 당화서입니다.”

“당…?”

목리원의 얼굴이 멍해졌다.

화서는 기꺼운 기분을 가득 떠올리며 다음 말을 입안으로 엮었다.

­목리원이오! 아직 별호는 없소!

유치한 감상이었으나, 별호에 그리 신경 쓰던 그에게 이 말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라 화서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한때, 강호는 저를 독봉(??)이라 불렀지요.”

이후의 일은 그랬다.

목리원의 반응은 참으로 예상한 그대로라, 이제야 당화서라는 이름으로 설 것을 맹세한 그녀는 살아생전 해본 것 중 가장 큰 웃음을 터뜨렸다.

맑은 웃음소리와 함께 시작된 여정.

참으로 유쾌한 동행이 될 것이라는 당화서의 예상은, 사흘을 채 넘기지 못하고 와장창 깨져버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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