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14)
머릿속이 뜨겁다는 건 이런 기분이겠지. 어떻게 엘리베이터를 잡아타고 지하 3층까지 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시계가 극도로 제한되고, 흰 티셔츠에 청반바지 차림으로 쭈뼛거리는 녀석만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입구에서 진혁의 눈치를 살피며 서 있는 모습에서, 언뜻 과거 홍수정 전무가 떠오르기도 했다. 결혼 당일 집을 나왔을 때의 모습 말이다. 그러나 잠시뿐,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저를 올려보는 눈빛에, 진혁의 안에 꽁꽁 숨겨 둔 짐승이 깨어나고 말았다.
인사 한마디 없이 키스를 퍼부었다.
그건 홍수정도 마찬가지였다.
크르릉!
냐냐냥!
면도칼 하나 들어갈 틈 없이 찰싹 달라붙은 두 짐승이 서로 터뜨릴 듯 끌어안아 힘껏 당겼다.
{오우야-.}
{루비팀, 철수한다.}
{갑자기?}
{보고는?}
{회장님 내외분은 아드님과 유럽 여행 중이시다······.}
{완벽한 기회······.}
{말려야 하는 거 아냐?}
{싸움 났냐? 왜 말려 미친놈아.}
{위험해지면 개입해야 하잖아.}
{위험해 보이기는 하는데 그 위험이 맞는지는 판단이 어렵다.}
{꿀꺽-.}
{구경 그만하고 철수하라고.}
어떻게 집으로 올라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현관을 열고 던지듯 신발을 벗자 정신이 조금 들었다.
‘아차!’
너무 짐승처럼 굴고 말없이 끌고 들어온 건 아닐까.
끌고 들어온 건 아닌 모양이다. 진혁의 두 팔에 들린 홍수정은 징역 오빠의 목을 꼬옥 끌어안아 매달려 있었다. 그제야 지하에서부터 번쩍 안아 들고 올라온 기억이 났다.
술 취한 사람처럼 벌건 얼굴, 물기 가득한 눈동자가 겁먹은 고양이처럼 올려다보고 있었다.
‘뭔가 말이라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조심해야 한다.
생각이 많을 때는 입만 열면 헛소리를 하잖아.
너를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이날을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쿠웅-.
“욱!”
외미다 비명과 함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이새끼 또 나타났네.
‘뭐야! 네가 여기 왜 나타나!’
【그대의 간절함이 내 세계를 뒤흔들었다. 모델족의 ⬛⬛하고 ⬛⬛한 므야므야를 뿌리치고 왔느니.】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지만 두구 엘릴을 불러낼 정도로 홍수정을 원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놀라웠다.
한편 부끄러웠다. 인간성을 버리고 야성을 택한 듯해서.
다른 때보다 더욱 간절했기에 존재감도 강하게 등장했을까, 유독 두통이 심했다.
【오오오-, 짝짓기 중인가?】
‘헛소리하지 마! 아직 안 했어!’
【대지가 갈라지고 돌산이 구름을 뚫고 우뚝 솟아났으며 용천수와 용암이 마구 솟구치는 변고가 났다. 이제 이해가 가는군.】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세계며 어떻게 연결되었기에 진혁의 심리에 천지가 개벽을 한단 말인가. 하여간 골때리는 놈에 골때리는 세계다.
【이보게, 친구. 그런데 그거 알고 있나?】
‘뭐야. 머리 아파 죽겠어.’
【내가 인간으로 살았던 세계에는 친구의 초야를 참관하는 전통이 있었다. 영광으로 알라. 대우주 둘째가는 이 몸께서 친히 그대와 여인의 초야를-.】
‘웃기시네! 아무리 미개한 세계라도 그런 전통이 어딨냐!’
【안 속다니. 역시 영민하군. 쩝-.】
이 새끼 입맛 다신 거 같은데?
‘당장 꺼져!’
【서운하군. 눈 감고 있을 테니 소리만이라도-.】
‘죽는다 진짜. 어디서 모쏠 찐따 같은 소리야? 가서 모델족하고 놀아!’
【그런데 친구, 그거 알고 있나?】
‘또 뭔데? 머리 깨질 것 같은데 시간 그만 끌고 가지?’
【길드모크를 이용하면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다.】
‘진짜? 아, 아니! 그런 거 필요없어!’
솔깃하지만 누구 죽일 일 있냐.
【간다. 많이 해라······.】
두구 엘릴은 아련하게 떠나갔다.
뭘 많이 하라는 거여 멍청한 놈이.
깨질 것 같던 두통이 사라지자 시야가 훤해졌다.
호흡도 편안해졌고 뜨겁던 머리도 식은 느낌이었다.
걱정스런 눈으로 저를 올려다보는 홍수정과 눈이 마주쳤다.
길 잃고 비 맞은 새하얀 아기 고양이가 젖은 눈을 빛내고 있었다.
‘아······, 내 심장. 역시 이 녀석에게만 강하게 반응하는구나.’
홍수정이 진혁의 뺨을 조심스레 매만졌다.
“괜찮아요?”
젖은 듯 맑은 목소리에 힘이 용솟음쳤다.
안심부터 시키는 게 먼저다.
지하에서 으르렁거리며 입술을 탐했을 때도, 올라오는 내내 쉭쉭 내쉰 거친 숨소리도 짐승처럼 비쳤을 거다. 거기다 인상을 한껏 찡그린 채 멈춰서 있었으니 이상하게 생각할 테고.
이럴 땐 최대한 자상하고 부드럽게.
‘미안. 많이 놀랐지? 오빠는 괜찮아.’
“오빠는 고자가 아니야!”
크와앙!
에라 이젠 모르겠다.
갈!
진혁은 홍수정을 안은 채 냅다 방으로 달렸다.
쿵-!
“깍!”
방문에 머리를 부딪쳤지만 아프지 않았다.
진혁의 머리가 아니었으니까.
두 짐승은 침대에 안착하기 무섭게 ⬛⬛를 ⬛⬛⬛게 ⬛⬛며 ⬛⬛하는 ⬛⬛ ⬛⬛을 ⬛⬛했다.
***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
어릴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녀석을 안고 자면 늦잠을 자게 된다.
초등학교 때도, 중학교 때도 그랬다.
지친 영혼을 어르고 쓰다듬어 주는 존재였기에 그랬겠지.
조용히 몸을 일으키고는 옆에서 곤히 잠든 여인에게 눈길을 주었다.
‘에구, 이 녀석아.’
주차장에서 몸만 건져온 터라 홍수정이 입을 옷이 없었다.
그래서 아쉬운 대로 진혁의 티셔츠를 입혀 재웠다.
진혁에게도 빅사이즈라서 홍수정의 허벅지까지 넉넉하게 가리는 옷인데 잠옷으로도 편해 보였다.
‘그런데 이게 왜 여기까지 올라갔냐.’
홍수정이 깨지 않도록, 목 바로 밑까지 올라간 티셔츠를 조심스럽게 내렸다.
눈은 크게 뜬 채.
꿀꺽-. 침도 넘어갔다.
‘너는 숨소리조차 달콤하고, 향긋하지 않은 구석이 없구나.’
불현듯! 내외의 야수가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꼬르륵-.
‘아윽-. 배고파.’
진혁은 식욕도 만만치 않은 야수였다.
밤새 질주한 몸이 뻐근했다.
온몸에 납덩이를 매단 듯 피로가 덕지덕지 붙었다.
단거리를 달리는 에너지로 장거리를 무한 질주했으니 당연한 일이려나.
빨리 달리는 것보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달리는 것이 더 어려웠다.
폭렬하는 기운으로 누굴 해치기보다는 보듬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이 몸에 밴 탓이겠지..
그럼에도, 긴 시간 끝에 남김없이 불태운 야수의 이중성이 우습다.
‘밥을 좀 사올까? 물도 사와야겠네.’
집에서 취사할 일이 없어서 마땅한 식재료가 없었다.
주스나 우유는 훈련장에 구비되어 있고, 집에 사두면 유통기한을 넘기기 일쑤라 들이지 않은 것이 1년이 넘었다.
물은 끓여마시면 그만인데 마침 물도 떨어졌다.
드으응-.
‘왓씨!’
진동이 울리는 휴대폰을 급히 잡아챘다.
수정이가 깨면 곤란해.
깨지 않도록 이불을 덮어주고 거실로 나왔다.
“어-, 재규어. 무슨 일이야?”
입을 떼자 쩍쩍 갈라진 입천장이 느껴져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채규호는 삭도가 아닌 여의도 연구소에 근무 중이다.
친구들과 개발 중인 설비 보고서를 검토한 진혁이 내린 결정이었다.
채규호가 제시한 아이템은 가까이 두고 개발을 지켜보며, 의견을 낼 필요가 있었다.
- 회장!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야!
그래, 역사적인 날 맞지.
- 스피어 캡 레디!
왓 더······.
일 중독자로하여금 갈증을 잊게 만드는 마법의 주문이었다.
“바로 갈게.”
표정을 굳힌 진혁은 곧바로 현관으로 향했다.
아차, 바지는 입어야지.
*
“회장, 오늘은 후리하게 입었네?”
“응. 그렇게 됐다.”
주말에도 정장을 입는 사람이 별일이네. 채규호가 갸웃거리며 스피어 캡슐로 앞장섰다.
Sphere Capsule.
내경 3미터, 외경 4미터의 구체를 가까이에서 뜯어보면 탁구공보다 작고 구멍이 숭숭 뚫린 세라믹 재질의 공이 빼곡히 박혀 있다.
그 공이 모두 센서 겸 축 역할을 하는데, 공에는 각각 유압으로 작동하는 티타늄합금 축이 연결되어 있다. 공이 유기적으로 진입과 후퇴를 하며 자유자재로 스피어 캡슐 내부에 지형지물을 입히는 역할을 하는 장치인데, 축이 공에 박힌 것이 아니라 볼을 품은 형상이다. 끝에 직경이 거의 같은 베어링이 박힌 쇠기둥을 상상하면 이해가 쉽다.
“저 축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직진성밖에 없잖아.”
“기술이 아직 부족해서 그래. 계속 연구해야지.”
“그래도 볼이 구속된 게 아니라서 회전은 자유자재로 부여할 수 있다니 쓸모 있겠어.”
“회전속도 조절은 아직 풀어야 할 과제야. 미세 조절이 쉽지는 않아.”
“말처럼 쉬웠다면 누군가 이미 만들었겠지.”
외계 기술 도움 없이 순수하게 채규호와 다른 연구원들의 역량으로 만들어낸 기계라는 점에서 진혁에게는 의미가 각별한 장비였다.
‘용피지에는 이런 기술도 없다 하시고······.’
조잡하고 거대하기는 해도, 진혁이 중학교 때 지나가는 말로 설명한 장비를 구현해낸 채규호에게도 고마웠다.
운동할 공간이 없거나, 멀리 떨어져 있을 때 훈련용으로 사용할 장비를 구상한 것뿐인데, 진혁의 아이디어에 연구원들이 말을 얹으며 일이 커졌다.
트랙만 구현할 것이라면 트레드밀로 충분하다는 문제제기에서 시작된 브레인 스토밍이었다.
「공 내부에서 움직이면서 모든 세상을 체험할 필요가 있어.」
「그러자면 수백만 개의 골프공과 동력, 제어 소프트웨어가 필요해.」
「등산, 장애물 돌파, 각개전투 모드는 어떨까?」
「차라리 지구의 모든 지형을 프로그램에 삽입하자!」
「무중력이나 활강, 추락도 구현하자.」
「게임 맵을 입혀 테스트 해보자. 지리니 같은 2D 게임을 3D로 변형하면 될 거야.」
「퀘이크나 레인보우 식스도 있어.」
「운동 중독자는 이 안에서 죽게 만들자.」
스피어 캡슐에 가까이 다가간 진혁이 눈을 좁혔다.
“재규어, 이렇게 빽빽하면 바람은 어떻게 통과하니?”
“스피어 캡 외부에 팬을 둘러야지. 팬 뒤에는 히터와 쿨러를 달아서 기후 이펙트를 도입하고-. 투과가 부실하면 볼을 개선해야 하고.”
채규호가 연구소 한쪽에 쌓인 박스더미를 가리켰다.
“저게 다 팬이야. 강풍기보다 강력한 놈들로 준비했어.”
팬에 쿨러와 히터. 어쨌거나 스피어 캡슐이 더 커질 예정이라는 소리였다.
“바닥에는 더 강력한 놈을 달아야지. 몸을 띄울 수 있어야 하니까.”
기이익-.
구체 입구가 열리며 진혁과 채규호가 들어섰다.
“미끄럽지는 않네?”
“지금은 아무 명령도 넣지 않았으니까. 그것도 회전력으로 조절할 수 있어.”
진혁이 구체 가운데 자리잡자, 채규호가 옷깃에 붙은 마이크에 대고 뭐라 뭐라 앵알댔다.
곧이어 상부에서 가느다란 와이어에 매달린 장갑과 부츠, 조끼, 사이클 고글 따위가 내려왔다.
“도와줄게.”
채규호의 도움을 받아 장비를 착용했다.
착용감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와이어로 인한 행동에 제약은 없었다.
“이것도 써.”
고글을 착용하자 채규호가 구체 밖으로 나갔다.
출입문이 닫히며 어둠이 찾아왔다.
잠시 후 두웅- 하고 구체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고, 고글에서 채규호가 앵앵거렸다.
- 회장, 내 말 들려?
“그래. 잘 들린다.”
귀에 꽂은 것이 아니어서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통신에는 문제가 없었다.
- 자아-, 새로운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채규호의 신호와 함께 검은색투성이였던 고글에 낯익은 세상이 펼쳐졌다.
‘오오오-. 전율.’
여의도공원이었다.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 그 각도에 있을 법한 물체가 나타났고, 위로 들면 하늘이 보였다. 숙이면 운동화를 신은 사람의 발이 보였다.
매끄럽지 않고 각진 영상에, 뚝뚝 끊어지기도 했지만 현재의 기술로 이 정도면 획기적이라 할 수 있었다.
‘돈이 문제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개선을 거쳐 오늘에서야 시작한 테스트.
현재까지 개발비만도 수십억 원이 들어갔다. 성공할지 어떨지도 모르고 성공한다 해도 팔아먹을 수 있을지 불분명한 프로젝트에 말이다. 홍기준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절대 꿈꾸지 못할 도전이었다.
‘실패하면 내 돈으로 메꿔야겠다.’
그러지 않아도 되지만 돈만 날릴 경우 세인에 대한 부채감이 들 것 같았다. 어차피 진혁은 돈도 많다. 마음대로 빼내 쓸 수 없을 뿐, RB에 있는 돈만 해도 이미 n조를 넘어간다.
‘해먼드를 너무 자주 만난단 말야.’
해먼드는 진혁의 꿈틀대는 근육을 보며 인상을 쓰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다들 경탄해 마지않는데 도대체 왜 그러는지······.
- 움직여 볼래?
채규호의 목소리가 잡념을 끊고 들어왔다.
“어, 그래.”
여러 가지 작동 테스트는 제법 만족스러웠다. 채규호의 말대로 미세하지는 못했지만 인간의 장점 중 하나가 적응력 아니던가. 진혁의 몸은 어정쩡한 볼 회전에 금세 적응했다. 물론, 기계에 사람을 맞추는 게 아닌 사람에 기계를 맞추어야 완성이겠지만.
바람 효과가 없어 중력 변화와 환경 테스트를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시간은 충분히 줄게. 안전하게만 작업해.”
“그려.”
“그리고, 재규어.”
“응.”
“전투 훈련용으로도 부족함 없게 해주고.”
“전투 훈련용······. 포복하고 사격하고······ 그런 거 맞겠지······.”
토도도독-.
휴대기기에 입력하는 채규호를 보며 덧붙였다.
“싱크 기능 넣을 수 있겠어?”
“싱크? 혹시 이걸로 그거 움직이려고?”
라젠카.
삭도 해저 연구소 6층에 웅크리고 있는 신장 12미터의 로봇.
진혁이 그 이름을 붙였을 때 모두 웃었지만 국산이라는 점을 강조해 기어이 관철했다.
합금 재질로 바디를 완성하고 운용 소프트웨어도 탑재했으나 적당한 엔진을 찾지 못해 개발 중이다. 아직은 UOF가 어서 완성되어 대형화하기를 바라는 중이다. 늦어진다면 원자로를 심을 수밖에.
“현장 영상을 이 고글에 실시간으로 씌우면 가능하지 않을까?”
“이론적으로는 가능한데, 내가 원하는 만큼 그 쇳덩어리를 움직이려면, 흠······.”
턱을 쥐고 고민하는 채규호의 어깨를 짚었다.
“그래서 싱크가 필요한 거지. 쇳덩이를 사람에 맞추는 게 어렵다면, 사람을 쇳덩이에 맞추면 돼.”
그리고는 엄지로 자신을 가리켰다.
“힘이 엄청 쎄야겠다. 회장이라면 어떻게든 가능할지도 모르겠네.”
“하는 거지?”
“해야지! 그게 내 즐거움이고 존재 이유니까!”
“짜식.”
씩씩하게 대답하는 채규호와, 감격에 휩싸인 연구원들을 격려한 후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지이이이잉-.
연구실을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 휴대전화가 떨었다.
「내 사랑 루비」
아차! 수정이!
- 오빠아······.
쩍쩍 갈라진 목소리가 낯설었다.
이 녀석 설마 울었나? 혼자만 남겨두고 자리를 비워서?
“어어어-, 수정아. 오빠 바로 올라갈게. 미안해애-. 오빠가 잘못했어요-.”
- 갈증나요. 마실 게 락스랑 샴푸밖에 없어요오······. 옷은 안 말랐는데잉-.
“옷 입지 마!”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어버버-
락스 마시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