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는 평범하게 살기로 했더-323화 (323/338)

시작 (4)

***

여의도 옥탑저택에 자리잡은 지도 벌써 한 달.

업무와 거주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한 진혁은 아침 일찍 택시를 잡아타고 봉천동으로 향했다.

“어라라?”

옛 기억을 되짚어 봉천동 후미진 골목을 찾은 진혁이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바로 이 자리에 아침 6시도 되지 않아 문을 여는 식당이 있었다.

과거, 이 근처 옥탑방에 거주할 당시에 말이다.

고춧가루 듬뿍 넣은 북엇국, 온갖 신선한 재료의 식감이 살아있는 부침개, 달걀프라이, 멸치고추장볶음, 그리고 제육볶음 등등.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음식이다.

그런데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 “아이엠에프로 우리 애들 아빠가 중풍으로 쓰러졌어. 우리 딸 대학 등록금도 벌어야 하고, 둘째 학원도 보내야 하는데 돈 벌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잖아. 할 줄 아는 게 음식뿐이라 차린 식당이야. 자주 와. 밥 많이 줄게. 그런데 우리 딸 한 번 만나볼 생각 없어? 학생보다 두 살 많긴 한데 예쁘고 착해.”

「소희네 식당」

저렴한 가격에 집밥을 원 없이 먹을 수 있어서 거의 매일 아침을 그 식당에서 해결했다.

그러나 이제 그 간판은 망막에 어른거리는 실루엣으로 남았다.

푸화아아악-.

대신, 아주 오래되었을 세탁소가 드래곤의 브레스처럼 김을 뿜고 있었다.

드래곤을 본 적은 없지만 아무튼.

‘잘 사시나 보다.’

세탁소도 망하지 않았고, 소희네 아빠도 건강하신 모양이다.

소희네 엄마 밥맛이 그리웠으나 뿌듯했다.

평화가 영원하지 않으면 어떤가. 서서히 풍화되어 그 멋을 뽐내는 자연 절벽처럼 느릿한 세상, 언제나 찾아가면 푸근하게 반겨주는 뒷산 코끼리 바위처럼 반가웠다.

‘그래. 큰 변화 없이, 살던 대로 사는 것도 복이랬지.’

그나저나 큰일이다.

‘출근하려면 밥은 먹어야 하는데?’

증기기관차가 울고 갈 엄청난 대사량은 운동선수의 근손실을 걱정하게 만든다. 근손실뿐인가? 인간 기초대사량의 20%는 뇌가 차지한다. 다른 이들보다 머리를 더 많이 쓰는 진혁은 밥을 먹지 않으면 조기 뇌절이 올 수 있다. 배고프면 바보가 된다는 뜻이다.

2차선 도로에 접한 인도를 밟자 갈치 전문식당이 보였다.

‘갈치조림 맛있겠다.’

아침엔 비린내나는 음식도 괜찮지.

고고고-.

***

12월에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진혁은 3관왕에 올랐다.

남자 100m, 200m, 400m 계주.

계주 멤버는 진선규와 다른 실업팀 선수, 그리고 체고 선수로 구성되었는데, 2위를 기록한 일본과 무려 2초 이상 차이로 아시아 신기록을 달성하며 진혁이 테이프를 끊었다.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육상 단거리를 모조리 석권한 젊은 CEO에게 찬사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진혁은 들뜨지 않도록 내면을 관조하고 다스리는 일에 집중했다.

본격적인 성인 무대, 신장과 체중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아 이제 성장 스트레스는 없을 듯했다. 컨디션과 근육량 조절에만 신경 쓰면 될 일이었다.

스파이크화 개발 관련해서는 제너럴 연구원과 주로 전화통화나 이메일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예전에는 학생이어서 여의치 않던 일인데 사회인이 되니 오히려 소통할 시간이 많아졌다.

수습 꼬리표를 뗀 지 세 달, 이제 안락한 본부장 의자에 앉아 통화를 하는 일도 제법 자연스럽다.

“앞꿈치 아웃솔이 조금 더 단단하면 좋겠어요. 아직도 쿠션감이 잡혀서 힘이 분산되더라고요. 아, 이번 대회 때 세계신기록 못 세운 거 아니에요. 그냥 대회 기록에만 만족하려고 했어요. 목표라는 것도 눈에 보여야 적당히 동기부여가 되니까요. 그래야 다른 선수들이 칼을 갈죠. 건방지게 들리겠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네, 네. 부탁드릴게요.”

연구소를 두 곳이나 품고 미래전략본부의 사업을 이끌어갈 사람으로서 업무시간에는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했다. 보고를 간소화하고, 프로젝트별 진행현황은 본부장실 벽 한쪽을 통째 차지한 상황판에 상시 업데이트하도록 했다. 대형 벽걸이 모니터를 걸까도 생각했었는데, 쓸데없는 지출 같았다. 그래서 직원들은 수시로 본부장실을 들락거리며 상황판을 만지작거렸다.

업무 대화를 나누다가 슬쩍슬쩍 옆구리나 허리를 더듬는 이들도 있었다. 본부장이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역시 호르몬은 눈을 멀게 하는 모양이다.

‘잡것들. 많이 해라······.’

본부장이 시합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있으니 전에 없던 부본부장직을 만들어 김이도를 선임했다. 아직 상임 부본부장 체제로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할 만큼 업무량이 많지 않았기에 사실상 명예직이었고, 그래서 전략기획부장 겸임이었다.

“십일월에 결재한 내년 본부사업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요?”

“네. 스티브께서 제안하고 저희 부에서 보고서 작성한 양력발생기 있잖습니까? 삭도 책임연구원과 여러 차례 미팅을 했습니다만, 삭도에서도 가장 우수한 프로젝트팀 피드백에 의하면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임시로 이름 붙인 양력발생기는 4인에서 6인 정도 탑승 가능한 저소음 소형 비행체를 위해 구상한 엔진이다. 모두 망상이라고 생각했으나 삭도연구소 서버에는 이미 기술 레시피가 업로드되어 있었다. 진혁의 요청을 받은 홍기준이 용피지를 번역해 올린 것이다.

그러나 역시나. 현생 인류가 구현하기에는 10%, 아니 20% 부족했다.

“제가 방법을 찾아볼게요. 애초에 단기 계획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었어요. 단계적으로 스텝을 밟자구요. 김 부장님은 다른 부서 사업계획 차질 없도록 챙겨주세요. 피엠들 지원 아끼지 마시구요.”

“네.”

진혁은 그길로 홍기준을 찾아가 용피지를 청했다.

“괜찮겠어? 파손은 안 되겠지만 분실하면 끔찍한 손실이야.”

“다시 돌려드리겠습니다.”

“가져가서 연구하려고? 내가 준 주해본으로 공부하는 건가?”

“네. 그럴 생각입니다.”

유진이에게 보여주겠다는 말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

“그래. 내가 자네 말고 누굴 믿겠어?”

“아-, 참.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표시를 해주시면.”

헤헤-. 읽지 못하는 진혁이 어색하게 웃었다.

홍기준이 입술을 비죽 내밀고는 눈을 송아지처럼 꿈뻑였다.

“차라리 복사를 하지 그러나?”

“복사도 돼요?”

홍기준의 눈동자에 ‘이거 바보 아닌가’ 하는 눈빛이 설핏 스쳤다.

“이렇게 펼쳐서 스캔 글라스 위에 올리면 복사할 수 있지.”

“오와아-.”

펼친 용피지를 본 진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여느 동물 가죽처럼 갈색 계열이 아니라 은은한 회색이었다.

“이게 마룡 가죽이라는 거야.”

“마룡요?”

“그래. 악에 물들어서 회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는 놈들이라는데, 가죽도 질기고 회색인 놈은 이렇게 기록용으로 쓰기도 좋다더라고. 배경이 흰색 비슷하니까 복사도 가능하지. 다른 가죽이면 복사본이 시커멓게 나오지 않겠어?”

“우와아-. 엄청나게 희귀한 아이템 같아요······.”

“그럼, 그럼. 나도 이거 얻느라 몇 날 며칠을 매달렸어.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냐.”

탕비실에서 컵을 닦던 홍기준의 비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게 직책 높은 사람들이 나눌 대화가 맞나?

마룡 가죽 아이템이 어쩌고, 악에 물드는 게 저쩌고.

곰곰 생각하던 비서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들이란······.’

그러잖아도 지난 주말 남자친구와 PC방에서 디아블로라는 게임을 했더랬다.

여기는 20세기 말 대한민국 서울.

“마룡은 드래곤보다 강해.”

“오와아-. 악에 물들어서요?”

“그렇지. 정신 강화 같은 거 아니겠어? 감정이 거세된 특수부대원들처럼 말야.”

과연 세기말에 어울리는 대화 아닌가.

***

기업의 변화는 밖에서 보면 극적이다.

TV CF 등 매체를 통해 접하는 정보 외에는 차단된 탓이다.

그렇다면 내부에 발을 들인 자의 눈에는 어떨까.

절대 느리지 않은 속도로 변화를 주는데도 숨 쉬듯, 물 흐르듯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내는 샐러리맨은 위에서 지시하는 대로, 또는 능동적으로 이끌면서도 변화를 쉽게 체감하지 못한다.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니까.”

“그런데도 공지 띄우면 놀란다면서요?”

“미리 알려줬고, 함께 준비를 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은 충분했을 텐데도 그래. 텍스트나 도식화된 장표로 보여주면 그때서야 ‘아! 올 것이 왔구나!’ 하는 거야. 그게 공지사항의 힘이겠지. 수군대던 현실이 눈앞에 오는.”

우우웅-.

홍수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징역 오빠가 들려주는 회사 이야기는 군대 이야기보다 재미있다고 생각하면서였다.

“아빠가 그러시는데, 직원들이 오빠를 다 좋아한대요.”

“사인도 잘해주고, 인상도 안 쓰고, 많이 웃으려고 노력 중이야.”

홍수정은 진혁을 자랑스러워했다.

진혁을 바라보는 눈빛이, 음성이 증명한다.

진혁은 그것으로 충분했다.

피하거나, 불편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아서.

주말이나 방학이면 홍기준의 집에 들러 홍수혁과 놀아주고 홍수정의 공부를 도왔다.

집에 들를 때마다 홍수정에게 회사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는데, 홍수정은 아빠나 엄마에게서 듣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더 좋아했다.

“수정이는 여고에 가는 거야?”

“네!”

“옆 동네 공학이 더 좋다고 하지 않았어?”

“학군이 뭐가 중요하겠어요? 여고가 집에서 가까워요. 걸어서 오 분이면 돼요.”

가까워서.

유세라를 닮아 속 편한 녀석이다.

“학교가 잘 나가고 동문이 잘 나가는 게 저한테 무슨 의미예요? 내가 잘해야지.”

그래도 주관은 뚜렷했다.

“제이외국어가 스페인어래요.”

“선행학습 했어?”

“아뇨? 요즘은 그런 거 안 해요. 그 시간에 운동하고, 공연 관람하고, 책 읽고, 할 게 얼마나 많은데요? 학교에서도 그런 걸 원해요. 소감문 잘 쓰면 상 주고. 봉사활동 보고서도 꼼꼼하게 써야 해요. 허위로 썼다가 경고 받은 애들도 있어요. 아-, 고등학교 이학년부터는 헌혈로 봉사점수 채울 수도 있는데-.”

민감한 시기여서 가탈이라도 부리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홍수정은 종알종알 사는 이야기를 잘도 늘어놓았다. 그 얼굴에서 웃음이 가시지 않아서, 구김살이 없어서, 진혁은 그 자체로 만족했다.

그래서 홍수정이 출근 첫날 준 선물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회사원은 방학이 없다.

짧은 주말을 이용해 집에도 다녀와야 하고, 친구들도 만나야 해서 하루도 채 머물지 못하는 진혁을 보며 홍수정은 늘 아쉬워했다.

떠날 때면 용돈 하라며 늘 만 원씩 쥐여주었는데, 홍수정은 차곡차곡 모으는 중이라고 했다.

‘알수록 특이한 녀석이야.’

몇 푼이나 한다고 저럴까.

*

최미경 여대생은 김은정을 데리고 여의도에 드나들었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왜 찾아오냐고 물었을 때는 ‘너는 친구 아니냐’며 의외로 논리적 사고를 펼쳤다.

강의가 일찍 끝나는 금요일 저녁이면 회사 앞에 찾아와 술을 사라며 시위를 했다.

“손진혁 나와라!”

“나와라아-!”

[비비비빅-.]

“네, 손진혁입니다.”

- 사장님, 아아- 스티브. 로비 리셉션 데스크 신주희입니다. 지난번 그 친구분들 또 오셨는데요?

“표정이 어떤가요?”

- 웃는데요?

“하아-, 내려가겠습니다.”

그런 날이면 정시에 퇴근했다. 쪽팔려서.

몸 관리를 위해 술을 마시지 않는 진혁이 친구들을 만나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손진혁! 안주 그만 먹어! 우린 강냉이만 먹고 있잖아!”

“미경, 이건 강냉이가 아니라 마카로니라고 하는 거다.”

“얘들아, 안주 더 시켜.”

“많이 먹어도 돼?”

“미경, 나는 국물 닭발이 먹고 싶다.”

최미경 여대생은 어릴 때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어쩌면 변했는데도 함께 자라고, 자주 만나서 느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격주 5일 근무.

레레레레레-.

출근하지 않는 토요일 아침이면 여지없이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어, 미경이구나.”

- 주말인데 시골 안 갔어?

“저녁에 가려고.”

- 오케이! 간다! 거기 딱 기다려라!

하씨-.

온다는데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주말 오전에 친구들과 어울릴 때는 장안의 화제 PC방이 빠질 수 없다.

[지잉지잉지잉-.]

[Nuclear Launched Detected.]

“으하하! 손진혁 입 벌려라! 핵 들어간드아아!”

“미경, 거긴 내 기지다.”

“오 마이 갓! 이놈의 미니맵 헷갈려!”

글쎄, 미니맵 탓이 아닌 것 같은데······.

김은정과 팀을 짜서 2:1로 진혁과 붙은 최미경 여대생은 잦은 빈도로 김은정에게 핵을 난사했다.

진혁은 친구들의 즐거움을 위해 하품을 참으며 빌드업에만 신경 썼다. 핵을 만들고 배틀 크루저를 뽑을 때까지 기다려주고, 때리는 대로 맞았다.

“손진혁! 방어 좀 그만해!”

“공격도 하지 마라, 방어도 하지 마라······. 나 그냥 죽을까?”

“진혁, 일꾼으로 인구 이백 채워라.”

두 도른자 녀석이 기를 쓰고 이겨 먹으려 드는데 져주는 게 마음 편하다.

유명인사가 PC방에서 양옆에 여대생을 끼고 게임을 하니 손님들은 그 주위를 기웃거리거나 아예 뒤에 서서 대놓고 구경했다. 흔히 보기 힘든 구경 아닌가. HTML과 도메인을 이용해 개인 홈페이지를 구축한 이들은 진혁의 허락을 구해 그 사진을 업로드 하기도 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개인 도메인 홈페이지가 아니더라도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미 활성화되어 있었다. 때문에 최미경에게 핵을 얻어맞는 진혁의 사진은 전세계를 주유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미국의 조나단이 전화해서 잽도 아닌데 왜 핵을 맞고 다니냐며 놀렸다.

“스타는 한 판에 너무 오래 걸린다. 두 시간이나 했어.”

“미경, 우리가 못하는 거다.”

“이놈이 너무 방어만 해서 그래. 저그 걸리면 성큰하고 스포어만 깔고, 프로토스 걸리면 캐논 밭을 만들고, 테란은 생각만 해도 싫다. 미친 터렛, 미친 벙커, 미친 고스트. 락다운 좀 작작 걸어라. 컴퓨터랑 하는 거 같애.”

헤헥-.

뭐래, 그냥 맞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장군이였다면 이랬겠지.

“유닛 특성을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뿐이야. 그게 경영의 기본 아니겠어? 경영도, 군대 지휘도 결국 본질은 같아. 가용 자원과 역량을 파악하는 것에서 효율적인 전략 수행이 시작-.”

하, 이시끼 또 머리 아픈 얘기하네. 부처님 표정을 한 최미경 여대생이 고개를 저었다.

“미경, 우리 머리도 아픈데 삼 대 삼 하자.”

“오케이! 내가 방 판다!”

[쿵-. 쿵-!]

토다다다닥-.

배틀넷에 접속하고, 방 이름을 입력하고. 최미경은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헌터초보여대생 3:3」

어우-, 끔찍해.

절로 질색하게 되는 방제다.

‘와씨, 왜 나까지 여대생으로 TS를 시키냐······.’

삐빅-.

삐빅-, 삐빅-.

“오호호-. 엄청 빨리 찬다.”

“미경, 고고고-.”

그런 방제에 혹해서 입장하는 오빠들도 참 한결같다.

뚜- 뚜- 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최미경 여대생이 깎지 낀 손을 뒤집어 앞으로 쭉 내밀었다.

“다 죽었어, 이씨-.”

그러나, 죽는 건 항상 초보여대생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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