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탄忍歎(Intern) (4)
***
“흐아아아아-. 맑은 공기. 정말 좋다.”
홍기준이 손바닥만 한 낚시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기지개를 켰다. 저절로 행복한 표정을 짓게 된다.
친구가 그리울 때면 쿼드론을 타고 언제든지 날아올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좋기는 개뿔이 좋냐, 시뱅아. 손광연이 입술을 달싹였지만 홍기준은 개의치 않았다.
손광연은 실실 웃는 친구를 향해 입을 놀렸다.
“야, 수정 아범. 너 요즘 자주 온다?”
“왜, 싫으냐?”
“싫기는 무슨······.”
손광연은 낚시찌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말을 흐렸다.
홍기준 역시 수면을 응시할 뿐, 툴툴거리는 친구에게 되묻지 않았다. 이 친구 놈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뻔했기에.
‘수습이라고 하니까 마음에 안 드는 거겠지. 정정당당한 거 좋아해서 손해도 감수하던 녀석이, 그래도 부모가 됐다고 제 자식은 조금이라도 특별대우를 받기를 바라는 것도 재밌네.’
그게 부모 마음이겠지.
홍기준 역시 자식을 둔 아버지, 손광연의 속내를 짐작할 수 있었다.
손진혁이 대학에 가지 않겠다고 했을 때 속으로 반가웠다.
경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 그건 다른 문제다.
순전히 딸 홍수정 때문이었다. 손진혁 인물에, 그 인지도에 여자라도 꼬이면 홍수정이 얼마나 속을 끓일 것인가. 전생부터 이어온 딸의 취향을 고려할 때, 미쳐서 엄마처럼 외광이 될지도 모른다. 딸만은 괴팍하지 않은 여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손진혁이 다른 이와 잘못된 인연이라도 맺어진다면 더 골치 아파진다. 영특한 녀석이고 맺고 끊는 게 확실한 성격이라지만 이성 문제는 모르는 일 아닌가. 더구나 알고 보면 여리면서도 보수적인 구석이 있는 녀석이다. 하룻밤 실수에 엉뚱한 이에게 순정을 바칠지도 모를 일이다.
남자는 남자가 알아보고, 그 아버지의 피가 어디 가는 법은 없으니까.
손광연은 대학 시절 저를 쫓아다니다가 손목을 그었다는 여학생을 책임질 뻔했다. 손 한 번 잡아보지 않은 여자를 말이다. 홍기준이 뜯어말리지 않았다면 손진혁은 태어나지 못했을 거다.
‘그런 시대였지. 지성과 퇴폐, 낭만과 야만 사이 어디쯤에 놓여 있던.’
아무튼.
‘수습이 어떻다고 지랄인지 참. 이 새끼 세인 무시하네에-.’
홍기준은 홍기준대로 툴툴거리는 친구가 서운했다. 그냥 모른 척 따라주면 안 되나?
“광연아, 걱정 마라. 내가 진혁이 만나서 잘 얘기해 볼게. 내가 네 아들 모른 척하겠냐?”
“뭐어-. 그래라. 지체 높으신 회장님께서 알아서 하시겄지이-.”
계속해서 삐딱선을 타는 친구를 보며 홍기준이 이를 물었다.
하, 거 띱때끼 진짜.
다리 펴는 척하면서 물에다 차버릴라.
누구 보는 사람 있나······.
시골에만 오면 두리번거리는 일이 잦다.
대형견 세 마리를 뒤에 달고 게슴츠레한 눈으로 저를 보는 장군이와 눈이 마주쳐서 실행에 옮기지는 못할 듯하다. 그런데 한 마리는 어디 갔지?
*
맑은 물속으로 팔뚝만 한 잉어가 노니는데, 낚시찌는 통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친구 손광연의 마음이 지금 저럴 게다. 성공한 운동선수로의 삶을 이미 다진 아들, 세인에서의 출세도 훤히 보이는데 그게 언제일지, 얼마만큼의 성공일지 섣불리 감이 서지 않는 느낌.
껌을 짝짝- 씹던 손광연이 잠시간의 침묵을 깼다. 여전히 낚시찌를 노려보면서였다.
“만나서 뭔 얘기 할라고? 우리 아들이 네 말에 토 달겠냐? 이미 이것저것 신세 진 느낌이라면서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놈이잖아. 그렇게 아쉬운 소리 못하는 놈은 윗사람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지. 배려가 괜히 배려겄어? 어려워서 하지 못하는 말을 먼저 꺼내주는 것도 배려여어-. 뭐 하나라도 더 가진 놈이 배려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고. 나이든, 돈이든······.”
힘이든.
“그래. 배려할게.”
하, 고새끼 고거.
칼만 안 들었지 강도가 따로 없다. 좋은 자리 내놓으라는 소리를 배려로 포장하잖아. 이래서 목소리 큰 놈보다 배운 놈들이 조곤조곤 뻔뻔하게 말하는 게 더 무섭다.
“제수씨도 나한테 서운하대?”
“오해 마라. 우리 자기가 큰아들 자부심이 얼마나 강한데? 보석은 진흙에 묻어도 보석이라는 거여어-. 당장 제너럴 사장 자리에 앉혀도 아빠보다 노련하게 할 놈인데 자리에 연연할 필요가 있냐고 하더라. 한 단계씩 밟고 오르는 재미도 있지 않겠냐고 말여어-. 오히려 처음부터 제일 좋은 회사를 목표로 삼아서 다행이라던데? 대학 안 간다는 것도 왜 찬성한 줄 알아? 우리 아들이 너무 착해서 이 사람, 저 사람 부탁 다 들어주다가 제 인생 흔들릴까 봐 그랬다더라. 우리 애들 엄마, 흔한 여자 아니다. 자식 성공에 자기 인생이나 희생을 투영하는 엄마도 아니야. 그런 점에서 나보다 훨씬 어른스럽지.”
“그래. 그런 분이지.”
홍기준이 묵직하게 고개를 주억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한유영이 없었다면 진혁도 없다.
온 세상 사람들이 두 번째 기회도 얻지 못했을 테지.
‘그런 사람을 서운하게 해서야 쓰나.’
어차피 생각해둔 게 있다.
말을 안 했을 뿐.
회사로 돌아가면 회장을 어려워하는 직원들뿐이라 심심한데 이렇게 친구 골탕 먹이는 재미쯤 즐겨도 괜찮지 않겠어?
톡- 토독-.
낚시찌를 중심으로 파문이 번졌다.
“어? 입질인가?”
“아념마아-. 비오잖여어-.”
하, 그 새끼 그거 끝까지 툴툴거리네.
아까 기회가 있을 때 물에다 밀어버렸어야 했어.
장군이만 아니었어도 실행에 옮기는 거였는데.
***
비라도 쏟아지면 몇 개 훈련은 거를 텐데, 화창한 탓에 모든 훈련을 꼬박꼬박 소화해냈다.
각개전투 훈련을 마치자 수류탄 교육이 기다렸다.
목숨이 오가는 훈련이다. 어리바리하거나 도저히 무서워서 못하겠다는 훈련병은 수류탄훈련에서 열외되었다.
[수류탄 투척.]
“안전 클립 제거! 안전핀 뽑아! 투! 척!”
와씨. 힘 조절에 실패해 너무 멀리 던졌다.
수류탄을 던지고 웅크리자, 방탄복을 입은 보조 교관이 여분의 방탄복으로 진혁의 몸을 덮었다.
꾸와앙-!
방호벽과 땅바닥이 흔들렸다.
물기둥이 솟아야 하는데 흙더미가 날아와 와수수- 떨어졌다.
[일 번 훈련병, 벌점 오 점 제출해라.]
세상에, 벌점이라니.
손진혁 일생의 치욕이다.
그다음으로 겨우 하루짜리 유격 훈련이 이어졌다.
명칭만 유격 훈련, 포로 수용소에서나 행할 법한 단체 얼차려 체조다.
“십오 번 올빼미!”
“악!”
“뜨옥바로 안 해!”
“악!”
“밀집대형!”
“어깨동무! 실시!”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이제까지 키워주신 어머님을 생각하며 노래한다-!”
왜 안 시키나 했다.
“노래는 어머님의 마음! 노래 시작-! 하낫! 두얼! 셋 넷!”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오오- 기를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어깨동무한 채 누워서 〈어머니의 마음〉을 부르던 훈련병들이 울먹이기 시작했다.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오오생하시네-.”
위험한 구간이다.
진혁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목청을 돋우었다.
“하늘 아래-.”
그러나 쪽수에서 밀린다.
“아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아- 보답하리이히히히힉- 스으승에 으은-키키킥-.”
“장난해! 대가리 박아!”
에휴, 시부랄 고문관 새끼들.
머리를 땅에 박으며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동기 잘못 만나면 개고생인 건 특전사나 일반병이나 마찬가지.
최고의 전사들에게만 제 옆을 허락하기 위해 특전사를 택했다는 양강욱의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전투력은 둘째치고, 동기들이 뛰어나면 얼차려도 덜 받으니까.
‘시부레. 평생 안 받던 얼차려를 4주 동안 몰아서 받네.’
최고의 전사는커녕 이 정도면 소대 전체가 두구 엘릴 아니냐?
뒷짐을 진 채 몸을 굽혀 머리를 땅에 박는, 원산폭격 얼차려를 얼마나 했는지 키가 3cm쯤 작아진 느낌이다.
목도 뻐근해.
***
“와-. 쟤는 진짜 하나도 안 힘든가?”
조교들이 혀를 내둘렀다.
“운동선수들 무서워. 피티 팔 번 아무리 시켜봐라. 까딱도 안 해. 내가 작년에 프로야구선수 담당해봤는데 조교보다 잘하더라니까?”
듣고 있던 다른 조교가 고개를 끄덕였다.
운동선수를 괜히 초인 취급하는 게 아니겠지.
저 육상선수도 조교보다 더 잘하잖아.
양아치들과 샌님들 속에서 체격부터 남다르다.
의장대? 수방사? 해병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체격.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그런데 눈에 띄는 놈이 워낙 잘하니 조교들도 넋을 놓고 볼 수밖에.
손진혁이 눈에 띄는 이유는 또 있었다.
“어마어마하게 먹어대네······.”
“저 밥이 다 어디로 들어가는 거야?”
“쟤 허리가 이십팔 인치도 안 돼. 그런데도 문신 돼지들보다 더 먹어.”
“배식 때 표정이 안 좋길래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밥을 너무 적게 줘서 슬프댄다.”
“운동선수는 몸 관리 때문에 밥 달라는 대로 주지 않나?”
“짬밥이 사젯밥하고 같냐······.”
“그건 그래.”
증기로 쪄낸 군대 밥은 트림 한 번에 꺼져버린다.
“행군 간에- 군가 한다-!”
여기가 군대인지 합창단인지 헷갈릴 정도로 틈만 나면 노래를 시켰다.
그래서 배가 더 잘 꺼지는지도 모르겠다.
행군까지 마치니 마지막 주차도 벌써 끝이 보였다.
「사랑하는 엄마께.
훈련병도 하나의 수습사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교육과 훈련을 통해 학생의, 사회인의 물을 빼고 군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에 놓인 중간자와 비슷해 보여요.
그런데 왜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한숨이 나오는 걸까요?
수습이라 한숨이 나오는 걸까요? 수습이라 수십 번 나오는 걸까요?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게 돼요.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데 가끔 동기들이 미워요.
한때 공부 좀 하라고 핀잔했던 슬찬이, 병택이가 얼마나 똑똑한지 새삼 깨달아요.
여기 동기들은 죄다 고문관들이에요.
이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이 사람들이 현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너무나 다행스럽답니다.
적이 쳐들어오지 않기를 빌어주세요······.」
진혁은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썼다.
부모님께, 동생들에게, 친구들에게, 그리고 미래의 홍수정에게.
오늘은 뭘 했고, 얼마나 보고 싶고, 얼마나 사랑하는지.
‘군대 짧게 다녀온 놈들이 왜 군대 얘기를 하며 즐거워했는지 이해가 된다.’
전생의 진혁은 단 한 번도 군대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군 생활이 적성에 맞았다고는 하나, 무슨 즐거운 에피소드가 있다고 늘어놓겠나. 더구나 공감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제 얘기를 늘어놓는 것은 고문과 다를 바 없다. 허벅지에 배낭을 매단 채 낙하산 메고 점프한 이야기를 한들 경험하지 못한 이들이 공감이나 할 수 있겠냐고.
한데 오히려 어설프게 다녀온 직장 동료들이 군대 이야기를 달고 살았다.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는 뭐가 좋다고 신나게 떠들어대는지.
짧은 만큼 강렬한 기억이기에 그랬을 거라는 생각으로, 그들의 심리를 넘겨짚어 보았다.
‘나도 나가면 동생들한테 군대 얘기 해줘야지.’
헤헤-.
*
“일 번 훈련병은 군대를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
내무반에서 마지막 수양록을 작성하는데 중대장이 아는 척을 했다.
“훈련병! 손! 진! 혁! 감사합니다!”
“편히 해, 편히.”
딴 놈들은 예비군보다 예비군 같은데 너는 왜 이렇게 군기가 바짝 들었냐? 중대장이 사람 좋게 웃었다.
진혁도 편히 하고 싶었다.
4주간 아무리 해도 훈련병이라는 관등성명을 댈 때마다 거북이처럼 목이 움츠러들었으니까. 동기들은 어떻고. 예비군도 아니고 이건 순 야비군 아닌가.
“사인 몇 장 해줄 수 있겠나?”
아, 그거 때문에 편하게 하라는 소리였나?
이제야 요청하는 이유는 중대장이라는 체면 때문이었으리라.
다른 훈련 동기들과 조교들은 첫 주차 때 받아갔으니까.
“볼펜도 중대장 것과 바꾸자. 우리 처제가 올해 수능을 보는데 말이야······.”
그래, 수능 만점자의 기운도 가져가라.
*
소소한 사건 사고를 모두 이겨내고 무사히 퇴소식이 거행되었다.
“국기에 대하여-! 경례!”
“충-!”
에레이-! 고문관 새끼들아!
아휴우-. 끝까지 존재감 뚜렷하네.
이번에 내쉬는 게 마지막 한숨이 되기를.
*
소지품을 챙겨 내무반을 나서며 4주간 머물렀던 공간을 둘러보았다.
‘병영캠프 왜 하는지 알겠다.’
적당한 운동, 적당한 긴장, 적당한 식사, 적당한 취침.
이보다 정신과 육체에 유익한 프로그램이 또 있을까.
진혁은 오히려 집에 있을 때보다 운동량이 적고 수면 시간이 길었다.
군대가 더 편했다는 뜻이다. 그 점은 전생과 비슷하다. 계급은 다르지만.
전생에는 하사관 후보생으로 시작해 중사로 마쳤는데 이번에는 영원히 이등병이다.
전에 해보지 못한 경험, 이 또한 하나의 작은 모험이었다.
그래도 계급이 아쉽긴 하다.
‘영영 인턴으로 남는 기분이네.’
설마 직장생활도 인턴만 하는 건 아니겠지?
두루 경험하라며 그룹 여기저기 뺑뺑이 돌릴지도 모르겠다. 전생에 홍수정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지금의 홍기준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위인이다.
홍기준은 진혁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중요한 일, 하고 싶은 일, 편한 일 중에 원하는 자리로 주마.」
- 「그 또한 맡기겠습니다.」
홍기준의 테스트일 거라는 의심에서 나온 겸양이었다.
웬만하면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다시 물어봐 줄 거라 생각했다.
「그럼 우선 시험부터 치러 봐. 개선점을 찾으면 더 좋고.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와 인격적 완성도를 평가하기 위해 고안한 시험인데, 채용 시험과 인사시스템이 획기적이라고 하면서도 어렵다는 원성이 자자해. 너도 알겠지만 손진혁이 채용시험에 응시하는 건 대외적 핑계일 뿐이다. 손진혁 테스트는 내가 직접 진행하겠다.」
쩝-.
전생보다 사람이 퍽퍽해졌다.
키유우우우웅-.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연병장에 쿼드론이 내려앉았다.
“오오오-. 저거 그거네!”
“직접 보는 건 처음이다!”
헬리콥터보다 빠르며 승객 수용량과 안전성 면에서도 우수한 신형 기체.
“이제 군대도 저거 쓰는 건가?”
동기와 조교들이 감탄하는 뒤에서 진혁이 고개를 저었다.
‘홍기준 아저씨가 보낸 거야.’
도색도 밀리터리가 아닌 흰색이잖아.
중대장에게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
세인에서 이동수단을 보내오면 그걸 타고 가라고.
세상 사람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홍기준의 권력은 어마어마하다.
군부대에 민간 비행체를 통보만 하고 날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다.
‘저 권력이 필요해.’
민간 비행체의 군부대 착륙. 할 일 많은 진혁이 권력을 얻기 위해 어디로 줄을 서야 하는지 명백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동기들, 조교들과 눈인사 후 쿼드론으로 향했다.
“어디로-.”
목적지를 물으려던 진혁은 입을 다물었다.
홍기준의 비서로 보이는 단정한 차림의 직원이 파일럿 옆에 두 손을 모은 채 반듯하게 서 있었으니.
“어디든 목욕탕에 좀 들렀으면 좋겠어요.”
이놈의 훈련병 냄새부터 빼야지.
킁킁-.
어휴우-, 개밥 쉰내.
또 한숨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