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는 평범하게 살기로 했더-195화 (195/338)

< 느림보 (5) >

적잖이 언짢은 듯, 최미경의 음성이 가늘게 떨렸다.

“그것도 할아버지가 말해준 거야?”

“으응! 오빠가 들려준 말도 같이예요오-.”

뭐가 신났는지 유진이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오빠를 닮아 더럽게 눈치 없는 게 확실하다.

뜻하지 않게 독설을 날린 꼴이 되었지만, 천길룡과 진혁이 최미경을 염두에 두고 설명한 것도 아니었고, 유진이도 최미경을 겨냥한 발언은 아니었다.

그러나 듣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야! 손진혁! 하루 종일 책만 쌀래!”

빼액-!

독설의 불똥이 애꿎은 진혁에게 튀었다.

“으어어-! 옵, 오빠아-.”

호다닥-.

돌변한 최미경의 모습에 겁먹은 유진이는 네발로 기어 진혁의 등 뒤로 도망쳤다.

“어어-, 다 했어. 유진아, 괜찮아. 괜찮아.”

억울했지만 남의 집에서 친구와 싸울 수는 없는 노릇.

진혁은 친구의 화가 가라앉기를 바라며 고분고분 대답했다. 영문을 몰라 울먹이는 동생의 엉덩이를 다독이며.

‘얼른 하고 가자.’

이래서 남의 집은 싫어. 눈치 보느라 서럽잖아.

눈치 보는 삶을 살아보았기에 동생은 그런 상황에 놓이지 않기를 바랐다.

진혁의 뒤에 숨어 눈을 굴리는 유진이의 모습에 아차 싶었는지, 최미경 청소년이 슬그머니 다가왔다.

“유진아-. 언니가 뭐랬다고 그래? 너한테 그런 거 아니야-.”

“히이이잉-.”

그러나 유진이는 오빠 등 뒤로 더 숨을 뿐이었다.

그 모습이 속이 터진 최미경이 욱하는 성미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유진이 너 언니한테 이럴 거야!”

“우아아앙-!”

유진이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진혁은 일을 놓고 동생부터 달래야 했다.

“괜찮아, 괜찮아. 저 언니는 우리 유진이 예뻐하는 언니잖아. 미워서 그런 거 아니야.”

아니, 근데 보자 보자 하니까······. 생각할수록 열받네?

진혁은 눈에 힘을 주고 무언의 욕설을 쏘아 보냈다.

최미잘, 너 이씨-. 말미경 똥꾸녕 같은 양아치 X아!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동생한테 왜 괜히 지럴이여어?

“유진아 울지 마. 언니가 미안해. 응?”

진혁의 눈빛에 움찔한 최미경은 유진이를 안아 달랬다.

똑똑한 소리를 하기에 잠시 잊고 있었다. 얼마 전 유치원을 졸업한 아기라는 사실을.

퉁! 퉁-!

최태양은 주먹으로 거실 바닥을 탕탕- 치며 끅끅 웃었다. 유진이에게 한 방 먹은 최미경이 고소해서, 언니에게 겁먹은 손유진이 귀여워서.

진혁의 눈에는 그마저도 얄미워 보였다.

내 동생이 우는데 웃어?

마침 겨울이고 방학인데 중성화를 확-.

*

최미경과 진혁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최태양이 유진이 달래기에 나섰다.

흐흐흐극-.

실컷 울고 흐느끼는 유진이를 무릎에 앉히고 전래동화를 읽어주는 거다.

“······흐응부느은-, 지게 작대기로 뱀을 쫓아냈어요. 그런데에- 아이쿠- 이런! 새끼 제비 한 마리가 그만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어요오-.”

최태양은 나중에 결혼하면 아이도 잘 돌볼 듯했다.

유진이가 꾸벅꾸벅 졸거나 말거나 꿋꿋하게 읽는 모습에서 정성이 느껴졌다. 역시 몸 쓰는 일은 탁월하게 잘하는 형이다.

진혁은 천하장사가 읽어주는 흥부와 놀부를 들으며 느릿느릿 책을 쌌다.

‘유진이 교과서는 입학식 날 준댔지?’

동생 책도 같이 싸주면 좋을 텐데.

요즘도 바른생활, 슬기로운생활인가?

“흥부 네 이놈! 바른대로 고하거라! 네 놈이 무슨 수로 부자가 되었단 말이냐!”

최태양의 빼어난 구연동화 솜씨에, 잠에서 깬 유진이가 화들짝 놀라 외쳤다.

“박씨! 바악-씨바악-씨!”

“그렇지. 유진이는 똑똑하기도 하네.”

욕한 건 아니지? 최태양이 두툼한 손으로 유진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유진이의 눈꺼풀이 다시 닫혔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놀부와 놀부 마누라는 신이 나서 톱을 밀고 당겼어요오-.”

카아아-.

거실 바닥에 엎어져 침을 흘리는 최미경도, 최태양의 무릎 위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손유진도 놀부에게 관심이 없는 듯했다.

으하암-.

진혁은 하품이 나왔지만 초인 같은 정신력으로 버텼다. 아직 싸야 할 책이 두 권이나 남았다.

“······잘못을 뉘우친 놀부는 흥부를 찾아가······ 흥부와 놀부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끄읏-.”

“으앗-!”

매번 느끼지만 유진이의 외모는 엄마를, 하는 짓이나 성격은 아빠를 닮은 게 분명하다.

지금도 최태양이 책 읽기를 마치자 번뜩 눈을 뜨잖아.

‘아빠가 저러시지.’

손광연은 거실에서 TV를 틀어놓고 자다가 누가 전원을 끄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눈을 뜬다. 리모컨 전원 버튼이 기상 동작 버튼이라도 된다는 듯이.

“형, 근데요오-.”

유진이가 오른팔을 쭉 뻗어 귀에 붙였다.

질문이 있다는 소리다.

“흥부가 다리를 고쳐준 뱀이 물고 온 박씨는 무슨 박씨예요?”

질문이 어딘가 이상했지만 다시 유진이가 삐칠까, 누구도 정정하려 들지 않았다. 거실 바닥에 널브러져 흥건하게 침을 흘리는 최미경 청소년은 그러고 싶어도 못 할듯했고. 저 최미경 말미잘, 깨어 있었다면 분명 지적했을 거야.

“음-, 무슨 박씨일까?”

최태양이 턱을 쥐고 고민했다.

진혁도 마무리 작업을 하며 궁리했다. 역시 아이들은 발상이 신선하다고 생각하며. 그 누가 박씨의 원산지를 확인할 생각을 할까. 원산지가 아니라 품종을 묻는 질문인가? 아니면 본관? 밀양 박씨?

대답이 늦어지자 유진이는 최태양의 무릎을 흔들었다.

“어디 박씨예요오오-.”

그때, 최태양이 무릎을 탁 쳤다.

“강남에 다녀오면서 물어왔으니까 강남이겠다!”

“강남이 어디에요?”

“서-.”

“거기 아니에요.”

잘못된 정보를 말하려는 최태양을 진혁이 급히 가로막았다.

“아냐?”

“아니에요.”

더이상의 거짓 정보는 용납 못한다는 듯, 진혁이 눈에 힘을 줬다.

“절대 아니에요.”

“오빠, 그럼 어디에요오?”

“그래. 강남이 어디냐, 진혁아?”

서울이 아닌 건 확실하다.

그런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

지구 자전보다 빠르게 돌던 머리가 멈춘 기분이었다.

돌겠다.

***

나이를 먹을수록 두뇌 회전은 느려지고, 시간은 확실히 빨리 흐른다.

어쩌면 시간의 속도가 빨라지며 상대적으로 두뇌 회전이 느리게 느껴지는 건 아닐까. 아님 말고.

아무튼.

그렇게 길었던 겨울 휴식이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다.

서로 책임진 사업체와 가정이 있으니 홍기준과 손광연은 예전처럼 어울리지 못했다. 그래도 그리워하는 마음은 변함없었다.

“야, 인마. 일을 직원들이 하지, 네가 하냐? 놀러 와라, 좀.”

- 그래. 자주 들를게.

말뿐이라도 저렇게 대답하는 친구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멀리 떨어져 살지만 언제고 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살 수 있으니.

“어디 뒀더라?”

통화를 마친 손광연이 서류가방을 뒤적였다.

자주 오지 못하는 홍기준을 타박했지만 손광연 역시 바쁜 건 마찬가지였다.

농산물부터 사료, 비료 등의 생산, 가공, 유통뿐 아니라 미생물 연구, 소재개발 등 벌인 일이 많아 일일이 챙기는 중이었다.

“여깄다아-. 진혁아, 네가 보기에는 이 소재 시험 보고서가 제대로 나온 거 같니?”

식탁 위로 보고서를 들이민 손광연은, 답안제출을 마친 모범생처럼 진혁의 반응을 살폈다.

아빠와 보고서에 한 번씩 눈길을 준 진혁은 바쁘게 손을 놀렸다. 식탁 의자 위에 누워 버둥거리는 정원이를 챙기는 게 우선이다.

“잠깐만요. 정원이 기저귀부터 갈고요.”

학교 공부는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교사보다 진도가 빨라 홀로 공부했고, 일찌감치 학업 진도를 뺀 후에는 고교 과정을 학습했다.

늘 운동이나 하고 동생들과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혁은 아빠와 사업 이야기를 하는 일에 운동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방학 중에는 그 시간이 더욱 길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당연한 일이다.

진혁에게는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사소한 이야기가 새롭고 특별했다. 재미도 없고, 익숙하다 못해 낡은 지식이 되어버린 사업 관련 대화가 진혁에게는 전혀 특별할 수 없는 이유였다.

아빠를 신뢰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실수나 실패 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뿐이다. 이 아빠가 성공해야 자신도 일상에 집중하고 동생들도 고생 없이 성장할 수 있으니까.

이 부자에게는 중요한 대화라고 하지만, 겉보기에는 주위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평범한 일상. 거실이나 식탁에 앉아 두런두런 나누는 대화가 돋보일 리 없어 관심을 두는 이도 없다. 한유영도 사업 이야기가 나오면 하품을 하며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지 않던가.

주시하는 눈이 없으니 진혁도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거다.

글을 깨치고 말귀를 알아들으며 아빠와 오빠 곁을 지키는 시간이 늘어난 유진이가 그나마 이 부자에게 관심을 주는 사람이었다.

“으아아-. 이건 못 읽겠어요오-.”

식탁 위에 올라가다시피 하며 보고서를 살핀 유진이가 이미 엉망인 머리를 쥐어뜯었다.

뭔데 그러니. 진혁은 묵직해진 기저귀를 능숙한 솜씨로 접으며 펼쳐진 서류철을 보았다.

“제가 그 분야 전문가는 아니잖아요. 절차와 시험과정이 신뢰할 수 있다면 믿을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요?”

보고서 제목을 살피고는 건성으로 말했다. 새 기저귀를 차고 개운해 하는 정원이를 안은 채 몸을 좌우로 흔들며.

“으음-, 짜식. 할 말 없게 만드네.”

뒷머리를 긁적이는 아빠에게 미안했을까, 진혁은 식탁 위로 머리를 디밀어 아빠가 내민 보고서를 다시 훑어보았다.

‘재가공한 보고서인데도 불친절하네.’

알파벳과 숫자.

한글은 하나도 없었다.

진혁의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다른 집이었다면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에게 이런 보고서를 보여주는 일은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치 빠른 손광연이 상체를 기울이고 뒤춤을 더듬었다.

“고등학교 가는데 우리 아들 용돈 좀······.”

자본주의자 진혁은 자세를 급히 고쳐앉았다.

“어디 보자-. 이게 에프알피로 보호장비를 만든다는 발상이죠?”

그러나 손광연의 뒤춤에는 지갑 말고 다른 게 있었으니.

뿌웅-. 옛다 방구 용돈.

“까하하!”

“애아빠- 바부우우우-! 뺘뺘뺘뱌!”

이 아빠가 진짜······. 속으로 이를 갈면서도 진혁은 차마 불평하지 못했다.

동생들이 이리도 좋아하는데 혼자 정색하면 나쁜 놈은 오히려 자기가 될 것 같았으니까. 정원이는 박수까지 찹찹- 치며 좋아하잖아.

염병택 등,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도 있다. 다른 집 아빠들도 집안에서 가장 즐거워하는 순간이 공기 중에 자가 생산한 방향제를 살포할 때라던가.

‘에후-. 또 속았네.’

매번 당하면서도 그때마다 패턴과 레퍼토리가 바뀌니 눈치채기가 쉽지 않다.

그런 됨됨이를 보면 아빠는 확실히 전략가 타입이다. 괴상하고 가볍기 짝이 없는 성격을 보면 제갈량은 아닌 것 같고, 방통 정도 되려나. 방통대도 다니셨으니 딱이네.

허리가 아프다며 숙이면서 뿡-.

기지개를 켜면서 뿡-.

아침 먹고 뿡, 저녁 먹고 뿡-.

유진이와 정원이가 좋아하니 더 가열하게 살포하는 중이었다.

말미잘을 먹은 후로는 소리도 더욱 강력해졌다. 몸 어딘가에 오토바이 머플러를 이식한 게 아닐까 의심될 정도니 말 다했지.

한데 놀랍게도 엄마가 있는 곳에서는 절대 가스를 살포하지 않는다.

요리를 하는 사람이니 후각을 지켜줘야 한다나?

지켜주긴 뭘 지켜줘?

아무튼 그런 실정이니 아빠가 방귀를 뀌었다며 유진이가 고자질해도 엄마는 믿지 않았다. 놀랍도록 얍삽한 아빠였고, 남편에 대한 신앙이 무서우리만치 신실한 엄마였기에.

손으로 두어 번 부채질을 한 진혁은 보고서 검토 의견을 밝혔다.

“에프알피를 인체 보호장구 소재로 사용하는 아이디어는 시기상조인 것 같아요. 주재료에 따라 결괏값이 다르기는 한데, 여기 보시면 파티클 안정성도 확보하지 못했고, 버티컬 강성도 받쳐주지 않잖아요.”

“음. 그렇지.”

언제 깨방정을 떨었냐는 듯 손광연도 진지하게 집중했다.

“시기상조, 결괏값, 파티클, 버티컬······.”

아빠 옆에 앉아 동화책을 펼친 유진이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중얼거렸다. 쟤 또 오빠가 하는 말 외우는 모양인데.

“결국 어디에 걸리거나 무게가 실리면 찢어질 수 있다고 해석이 가능할 것 같은데, 찢어지는 건 그렇다 쳐도 그 과정에서 착용자가 다칠 수도 있겠어요. 그런 단점을 보완하자면 고가의 섬유 재료를 쓰게 되고, 수지도 많이 들어갈 텐데, 굳이 에프알피로 이런 연구를 한 이유는 단가 때문 아닌가요? 단점을 보완해서 계속 진행하다 보면 초기 목적이 퇴색되겠네요.”

오오-. 그렇지, 맞아. 예상한 대답이라는 듯 손광연이 흡족하게 웃었다. 그에게는 아들 진혁과 의견이 일치할 때만큼 든든하고 뿌듯한 일도 드물었다.

“우리 아들은 항상 핵심을 쉽게 짚어낸단 말야.”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이 감탄한 손광연은 보고서를 고이 접었다. 딱지로.

자신이 아이 때 해보지 못한 놀이를 자식들은 하기를 바란다며 유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 딱지치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등 놀이를 가르치겠다고 벼르는 중이었다.

“흠-. 아이디어는 좋은데 아쉽네. 시간이 걸리겠어.”

“다른 소재로도 연구하면 언젠가 방법을 찾으실 거예요. 단가가 걸리는 거지, 소재가 없는 건 아니잖아요. 이미 존재하는 소재나 장비는 성에 안 차시니 직접 개발하려고 하시는 걸 테고요.”

“그렇지. 그런데, 진혁아. 왜 연구자들과 비전문가들은 각자 눈에 보이는 게 다를까? 난 그게 너무 답답해.”

하나의 주제가 마무리되자, 손광연이 가벼운 화두를 던졌다.

“무슨 말씀이신지······.”

손광연이 당겨 앉았다.

“이 아이디어는 아빠가 낸 거긴 한데, 전문가랄 수 있는 사람들은 개발이나 가공 기술이 있으면서 왜 어디에 써야겠다는 생각을 못하느냐 이거지. 그 사람들이 아빠보다 먼저 아이디어를 냈으면 벌써 연구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자본 등 조건은 같다는 전제하에 말이야.”

“그······.”

저한테 왜 이러세요오-. 언뜻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가족끼리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게 어디냐.

행복하고 스트레스 없는 사람은 모든 화두를 가십처럼 다룰 수 있다. 지금의 진혁처럼.

수로를 냉장고처럼 여기는 장군이가 천마를 시켜 수로의 물고기를 하나씩 빼먹는다는 이야기도, 이웃 마을 누구네 집 아이가 이빨 뽑기 싫어 도망 다닌다는 우스개도, 아빠와 나누는 사업 이야기도.

모두 느릿한 행복 위에 있었다.

“제가 볼 때는요-.”

아빠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왜 답답해하는지 짐작한 진혁이 어색하게 웃었다.

유진이는 미간을 잡아 녹음할 준비를 마쳤고, 정원이는 고개를 끄떡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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