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는 평범하게 살기로 했더-169화 (169/338)

< 마지막 축제 (7) >

***

합장하듯 맞댄 손을 강하게 밀었다. 그 상태로 목례하듯 턱을 당기면 완벽한 나마스떼-.

대흉근과 어깨에 긴장을 불어넣는 동시에, 승모근과 경추 근육을 이완시키는 동작이다.

[잠시 후 열 시에-, 남자중등부 이백 미터 결선 경기가-.]

다음 동작으로 고리처럼 만든 두 손을 걸어 서서히 당겼다. 이기는 손 내 손.

어깨에 관절 부위가 적당히 느슨해져 휘젓는 동작이 용이해지도록 준비하는 거다. 관절에 이상은 없는지, 통증 등의 불편함은 없는지 점검도 할 수 있다.

다음은 의자 자세. 대퇴사두근을 자극하고 기립근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단계다. 스쿼트처럼 확실히 굽히는 것이 아닌, 엉거주춤 앉았다가 서서히 일어서는 동작.

허벅지 뒤쪽 근육, 일명 햄스트링과 가자미근으로 불리는 장딴지를 깨우기 위해 런지도 실시했다.

두 무릎으로 가슴을 친다는 생각으로 점프하며 복근을 조였다. 다리를 끌어올릴 때마다 강하게 호흡을 뱉었다.

그러길 10여 차례, 허리에 손을 얹고 등을 젖혀 복근을 다시 이완시켰다.

마지막으로 허벅지를 두드리며, 힙 업의 상징 대둔근을 한쪽씩 실룩실룩- 움직여 하체에 전기자극을 보냈다.

이제 몸이 풀린 듯, 체온이 오르며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좋아.’

전날 추첨에서 가장 좋다는 4번 레인을 뽑았다.

뜨거운 바람이 옆쪽이 아닌 앞에서 불어오는데 좋을 건 또 뭐냐.

기분 탓이겠지만, 오히려 대각선 양쪽에 선수가 있어 답답하고 더 더운 듯했다. 정면, 좌우가 모두 뜨거우니 삼면이 난방인 나라다.

‘후끈후끈하구먼!’

그렇다고 뒤나 위쪽, 바닥이 시원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출발구역에 들어선 진혁은 드넓은 경기장과 적지 않은 군중을 살폈다.

‘신기하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외톨이 손진혁이 은폐물 없이 얇은 유니폼만으로 몸을 가린 채 이 많은 군중 앞에 섰음에도 위축감 따위는 없었다.

[제자리-.]

왼발을 앞에, 오른발을 뒤 블록에 걸쳤다.

발랄한 동생 유진이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 보지요-.

[차려-.]

자랑하듯 한껏 치켜든 대둔근에서 힘을 빼고 아랫배를 조여 방광을 압박했다.

꼬맹이 홍수정의 목소리도 들렸다.

오빠는 엉덩이가 돌덩이야!

턱에서 흘러내린 한 방울 땀이 트랙에 톡-.

[타아앙-!]

차카칵-.

거의 동시였다.

신호음과 진혁이 스타팅 블록을 차는 소리가 출발구역 심판의 귀에 들린 것은. 파울이 아닐까, 감독관이 신경을 곤두세웠으나 파울을 알려야 할 신호장비는 조용했다.

강자라 할 수 있는 3번과 5번 레인 주자들이 고개를 들었을 때, 진혁은 이미 왼발을 딛고 있었다.

‘한 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

200미터나 달려야 하는데 노루 주문은 생산성이 떨어진다.

박상기처럼 돌아이 짓은 할 용기가 나지 않고, 염병택은 주문이 그때그때 다르다고.

조슬찬에게는 물어보려다 말았다. 입 모양만 봐도 어떤 주문인지 알겠기에.

그래서 택한 것이 노래다.

떠오르는 대로 흥얼거릴 뿐, 어떤 노래인지 어디서 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

‘구린 똥꼬에도 굴하지 않게- 이예-.’

누가 듣는 것도 아닌데 가사가 제멋대로인들 어떠랴.

들리지 않으니 아무도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없을 텐데, 누군가 웃는 듯한 건 기분 탓이겠지.

아무튼 그리 흥얼거리다 보면 결승선이 코 앞이다.

20초 동안 얼마나 흥얼거릴 수 있겠나. 노래에 따라서는 전주도 끝나지 않을 시간이다.

[타앙-!]

달리며 노래를 흥얼거릴 때 좋은 점은, 가슴이 덜 답답하다는 거랄까.

숨바꼭질하는 힘을 끄집어내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한 가지라도 장점이 있다면 그 자체로 긍정적이다.

‘좋았어!’

드디어 대회가 끝났다는 후련함에 광대가 기분 좋게 실룩거렸다.

이제는 기록을 확인하는 일도 완주 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진혁은 어느덧 사소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허리에 손을 얹은 진혁이 전광판으로 고개를 돌릴 때였다.

퍼퍼펑-! 슈우웅- 퍼퍼퍽-. 빠자자자작-.

인간지능 유세라가 허공에 돈자랑 스킬을 시전했다.

한 방에 300만 원.

백번 양보해서, 축포까지는 그러려니 하겠는데.

‘도대체 대낮에 불꽃 폭죽은 왜 쏘는 거야?’

낮에는 연막을 쏘는 게 정석 아닌가?

전광판을 보려던 진혁은 입을 허- 벌리고는 VIP석으로 고개를 돌렸다.

철부지처럼 박수를 치며 깡총거리는 모습에 절로 볼이 부풀었다.

후우우-.

‘덥다······.’

***

3년 전, 마지막 대회를 마친 박지범이 목놓아 울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수상 선수들께서는, 안내에 따라 시상대가 마련된 비 게이트로-.]

얼마 전, 앵커로 경기를 마친 염병택이 트랙에 누워 가슴을 들썩일 때는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애증이겠지.’

불특정 다수를 동정하거나 혐오하는 감정과는 별개의, 구체적 대상을 사랑하고 미워하는 지극히 사적인 정서.

과거의 손진혁은 누군가를 가슴 시리게 사랑한 일도,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한 적도 없었다. 오로지 일에 매달리는 것만이 지상 최대 목표인 사람처럼 살았다. 일찌감치 세상에 나가 제 앞가림에 급급했던 이유도 있겠으나, 감정이 무디어진 탓도 있으리라.

[시상식이 진행되겠습니다-.]

세상일에 무관심한 성격과 너그러운 마음씨도, 결국은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에 에너지를 쏟기 싫어 택한 어쭙잖은 관용이었다. 정서가 피로한 자로서 이웃에 관심을 두는 건 얼마나 큰 사치인가.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녀야 할 감정과, 맺어야 할 관계가 없는데 어찌 스스로를 인간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

‘이제······ 나도 인간이 되고 싶어.’

사랑하고, 미워하고, 욕하고, 증오하는.

그래서 꿈을 묻는 아빠의 질문에 저도 모르게 평범하게 살고 싶다 말하고, 입버릇처럼 되뇌는 건지 모르겠다.

‘쉽진 않겠지.’

과거의 정서를 오롯이 담고 있는 가슴에 새싹이 돋는 일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그건 아마도 정말 죽어 다른 존재로 태어났을 때나 가능한 일 아닐까.

[남자중등부 일 위, 태양중학교 손진혁-.]

호명에 따라 시상대 맨 위에 올라섰다.

들뜬 호흡에 대조되는 차분한 내면을 관조하며.

[이십일 초 이공이라는 신기록으로 중등부 최초로 이십이초의 벽을 깼습니다.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어쩌면 전혀 새로운 삶이란, 절대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 모른다.

홀로 살았기에 써먹을만한 기억도 없으며, 생각난다 해도 무용지물이라 할만큼 이미 크게 변한 세상이다. 자욱한 안개가 낀 듯 기억이 흐릿하게 지워지는 현상은, 홍기준에게 과거의 역사를 정리해 넘긴 후 더 심해졌다.

일수불퇴.

재시작은 게임에나 존재하고, 수 물리기 역시 상호 약속된 놀이에서나 가능하다. 생은 한 번뿐, 결국 진혁은 같은 생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영혼으로 긴 생을 사는 셈이다. 같은 생이 아니라는 건 달라진 사람과 세상이 증명한다.

“우리 선수 신기록 달성 축하해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해줘 고맙고, 앞으로도 조국을 위해서······.”

내가 군인이냐.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중년 시상자의 말에 귓바퀴가 간지러웠다. 어색하게 웃으며 대충 고개만 끄덕여 듣고 있음을 알렸다.

‘얼마나 살지는 몰라도, 남은 날은 인간답게 살자.’

그건 하나의 헤아림이며 다짐이었다.

영혼과 현실의 괴리가 고개를 들 때마다 이렇게 다잡지 않는다면, 미치광이가 될지 모른다. 세상이 아름답지 못하다는 사실을 아는 자가, 괴력으로 분노와 혐오를 마음껏 표출한다면 타인의 눈에 미치광이로 보일 것은 자명했다.

[시상식을 마치겠습니다. 선수들께서는 안내에 따라-.]

시상식을 마치고 친구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최소한의 상식과 양심에 기초해 만들어진 사회규범을 준수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을 인간으로서 존재하게 하는 특징이자 특권이다.」

채규호가 제본한 책에 있던 필기였다. 괄호 안에 「회장이 한 말」이라는 주석과 함께. 「그럼 규범을 어기는 나쁜 놈들은 인간이 아닌 건가?」라는 채규호의 사색도 붙어 있었다.

쉬운 말인데도 입에 붙지 않는 이유는 문구의 피상성 때문이리라. 법을 어기고, 때론 법 위에 군림하며, 집단의 이익만을 꾀하고, 무형의 권위를 스스로 세운 자들에게 가졌던 혐오감 때문에.

과연 단순한 이론으로서 인간을 정의할 수 있는가.

짝짝짝-.

이제 선수로서 트랙을 밟지 못하는 염병택과 조슬찬이, 진혁보다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시상대 위에 홀로 우뚝 선 주인공을 향한 갈채였다.

“우리 대장이 최고여-.”

“아! 진혁이 진짜 멋지다.”

저마다 낼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보내는 친구들을 보며 멋쩍게 웃었다. 그러던 진혁의 눈이 번뜩 뜨였다. 이론보다 구체적인 증거가 눈앞에 있었으니.

“아니. 친구들아, 내가 아니야.”

입술을 달싹여 혼잣말을 뱉은 진혁이 친구들을 향해 성큼성큼 걸었다.

염병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제 목에 걸렸던 금메달을 벗어 걸어주는 진혁의 돌발행동 때문에.

“아하! 기분 내라고?”

“임자에게 주는 거야.”

진혁은 이어 바지 주머니에서 어제 받은 금메달을 꺼냈다.

이건 조슬찬의 몫이다.

“주인공은 내 친구들이지.”

어떤 배역을 맡았든, 내가 즐거울 수 있도록 도와준 이들이야말로 극의 주인공 아니던가.

이병세와 민용락에게 줄 건 없지만 어른들이니까 서운해하지 않고 이해해주겠지. 야아-, 박상기 왔으면 금메달 부족해서 어쩔 뻔했냐.

‘멀리뛰기랑 400미터도 출전할 걸 그랬나?’

목에 걸린 메달을 만지작거리며 검지로 코끝을 비비는 염병택과 조슬찬을, 긴 팔을 둘러 강하게 끌어안았다.

“고맙다.”

인간으로 살게 해줘서.

***

염병택의 눈이 또 한 번 휘둥그레졌다.

찻집이라는데 여긴 너무 휘황찬란하잖아. 밖에서 카메라 들이대고 기웃대다가 제지당하는 기자들도 있어.

‘다방이랑 너무 다르다.’

당연히 학교 앞 햄버거 가게와도 비교하지 못하겠고.

염병택과 조슬찬, 이병세는 숨소리도 내지 않고 눈알만 굴렸다. 민용락과 더불어 달콤하고 시원한 음료를 쭙쭙 빨면서였다. 시원한 에어컨, 푹신한 소파, 화려한 조명에 감탄을 내뱉고 싶었으나 참아야 한다.

‘서울 와서 본 누나 중 최고다.’

‘이야-, 진짜루 이쁘다.’

‘이 여자가 세인그룹 부회장님 사모님이구먼.’

진혁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다가 유세라에게 잡혔다.

시원한 거 마시고 가라는데,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거절할 수 없었다.

우유로 목을 축인 진혁이 매장 구석을 살폈다.

뒤따라 들어온 남자들 옷깃에 SSS 배지가 달린 걸 보니 유세라 경호원일 테고, 밖에 있는 경호원들은 등급이 좀 낮은 사람들이려나.

그런데 당연히 함께였기를 바란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수정이는요?”

“응, 오늘 검도 대회.”

“그런데 여기 오셔도-.”

“엄마랍시고 애들 행사에 다 따라다니면 그거 치맛바람이다, 너? 김철민 대리랑 갔어.”

“아.”

그렇구나. 일요일인데 얼굴이라도 보고 가면 좋으련만.

“수혁이는 누가 봐요?”

“얘는? 집에 일하는 사람이 몇인데.”

아, 그렇지.

시골에서나 부잣집 아들이지, 대한민국 최고 부자의 딸 앞에 앉으니 손진혁도 촌놈에 지나지 않는다.

“이거 읽어보고 사인하자.”

서울 온 김에 계약서 작성하자는 발상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하여간,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 엉뚱함이다.

전속 계약서.

육성과 후원, 관리를 도맡아한다는 내용을 기본 골자로 하는 계약서였다.

눈과 머리로 계약서를 확인하며 유세라의 설명을 귀에 담았다.

“이건 재단과는 달라-.”

일반적인 육성재단에 속한 선수들은 입단신청을 통해 재단의 승인을 거치는 반면, 진혁의 경우는 재단이 아닌 에이전시에 소속된다는 설명이었다.

뭐, 특별대우라는 말을 하고 싶은 모양이다.

“계약기간은 만 십팔 세가 될 때까지······.”

“성인 되면 다시 해야지. 이건 어디까지나 유망주가 마음 편히 운동하도록 설정한 장치일 뿐이야. 아직은 진혁이 한 명뿐이지만. 뭐, 잡아두는 거라고 봐도 할 말은 없고.”

솔직해서 좋다.

체육관을 지어주고 민용락까지 붙여줬는데 더 바랄 지원이 있을까만, 용품 등 전폭적인 지원에, 선수에게 불리한 조항도 없었다.

“코치는 안 붙여주셔도 될 거 같은데요.”

성향이 다른 사람이라도 만난다면 스트레스만 쌓일 뿐이다.

일보다 사람이 싫어서 떠나는 건 직장이나 운동선수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게 나을까? 아무래도 혼자 하던 습관이 있을 테니. 측정이나 분석장비는 독일에서 곧 들어올 거야.”

귀가 솔깃한 제안이었다.

과학 분석 장비를 도입한다면 자세와 주법 교정에 큰 도움이 될 테니.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전국중고육상경기선수권대회, 주니어종합경기대회, 아시아주니어육상경기대회, 청소년육상경기대회, 전국체육대회, 추계전국남여중고육상경기대회······.”

U20육상경기선수권대회, 한중일주니어종합육상대회, 무슨 방송국배, 산악회도 아닌데 무슨 산 이름을 건 대회······.

참가해야 할 대회 이름을 읽던 진혁은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달리기만 하라는 소린가요? 내가 포레스트 검프야?’

다행히 기절하기 전에 유세라가 자상하게 설명했다. 작은 글씨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면서였다.

“일 년에 세 경기. 어디까지나 컨디션 조절과 경험을 위해, 검토를 거쳐 안배한 거야. 다른 선수들도 모든 대회에 출전하지는 않아.”

“아, 그정도면 뭐-.”

붉게 칠한 매니큐어의 시인성 덕분에, 진혁도 금세 눈으로 찾을 수 있었다.

대회 기일에 맞추어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훈련은 프로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이제까지 진혁은 되는 대로 해왔지만, 앞으로 쟁쟁한 상대들과 겨루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할 터였다. 중등부만 보더라도 잠시 삐끗하면 진혁을 제칠 선수들 아니던가.

그런데 걸리는 게 있다.

“미성년자는 부모님 동의가 먼저 있어야-.”

“에헷, 뒷장 봐봐.”

법무검토 받은 계약서인데 대충 했겠니? 유세라가 방글방글 웃었다.

홍수정 전무가 떠올라 차마 마주 보기 어려웠던 진혁은 뚱한 표정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사라락-.

‘하아-.’

항상 반듯하게 앉던 진혁인데, 그건 어쩌면 커다란 폐의 공기가 에어백처럼 몸을 지탱했기 때문이었나 보다. 한숨을 쉬자 절로 등이 새우처럼 굽혀졌다. 3일간 내리 야근을 하고 떡실신할 때처럼 눈도 감겼다.

이마를 짚고 다시 확인한 페이지.

보호자 동의서에는 날인뿐 아니라 서명까지 확실히 되어 있었다.

여전히 가슴 뭉클한 이름이다.

그런데.

‘아. 엄마, 아빠······.’

요즘들어 이마를 짚는 일이 잦다.

「한유영♡손광연」

······하트 뭔데요.

아빠 짓이겠지.

분명 아빠가 그려넣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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