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축제 (2) >
***
3년 만에 찾은 공주는 변한 것이 거의 없었다.
듬성듬성 말라죽은 잔디와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 전광판.
많지 않은 관중에, 관중보다 훨씬 많은 선수들, 그리고 분주히 뛰어다니는 경기관계자들.
도색을 새로 했는지 관중석 색상은 전과 달랐다.
노란색에서 초록색으로.
가장 크게 변한 점은 다른 선수들을 관찰하는 진혁의 감상이었다.
‘다들 괴물처럼 보인다.’
길쭉한 높이뛰기 선수, 신우성보다 듬직한 투포환 선수, 이승훈보다 어깨가 강해 보이는 창던지기 선수, 긴 다리를 자랑하는 허들 선수, 비쩍 말랐으나 근섬유가 올올이 두드러진 장거리 선수들.
그중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인물은 단연 단거리 선수들이다.
‘중학생 몸매가 장난 아니네.’
진혁은 경쟁자들을 살피며 연신 감탄했다. 다른 선수들이 저를 그렇게 보는 것도 모른 채.
초등부 대회 때는 극히 일부 선수만 대단해 보였는데, 중등부는 모두가 잘 다듬어진 몸을 과시했다. 역시 재능에 노력이 더해진 초인들의 외형은 일반인과 궤를 달리하는 듯했다.
“병택아, 너랑 슬찬이는 일이 학년 때도 저런 선수들이랑 경기한 거야?”
“응. 다 아는 애들이야. 쟤는 체중 다니는 앤데 작년에도 삼 학년 제치고 백 미터 우승했을걸?”
계주 예선에서 만났던 선수, 진혁도 눈여겨 보던 중이었다.
친구들도 뒤지지 않는 체형이지만, 저런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함께 달렸을 염병택과 조슬찬이 새삼 대단해 보였다.
뭐, 겉보기에만 그렇다는 거다.
체격으로 달리기하는 건 아니더라.
그리고 신장과 체격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진혁은 이미 최고 기록으로 단거리 두 종목 결승에 오른 상태였다.
‘안타깝게도 여기에는 내 상대가 없어.’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대회에 참가하면 적수를 만날 수 있으려나. 더위를 잊은 진혁의 눈은 이내 무념에 잠겼다.
어릴 때는 장군이를 따라잡기 위해, 닭 존슨에게 엉덩이를 쪼이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렸다. 열세 살의 전국대회 때는 마지막이라는 간절함이 더해져 힘을 낼 수 있었고.
‘요새는 이상하게 힘이 안 붙는단 말이지.’
분명 안에서 꿈틀대는 힘이 있는데 터져 나오지 않는, 불발탄이 된 심정.
그나마 다른 선수들보다 빠르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내 상대는 나뿐이니 불만이라고 해야 할지.
그건 그렇고, 제 단거리 성적이야 중요치 않았다.
이제 잠시 후 펼쳐질 계주 준결승을 무사히 치르겠다는 목표를 앞두고 있으니.
친구들과의 마지막 축제를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할 장이다.
[잠시 후 남자 중등부 사백 미터 계주 준결승 일 조의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오니-.]
체온을 올리고 몸을 풀기 위해 입었던 긴바지와 긴팔 셔츠를 벗었다.
진혁이 피부를 가장 많이 노출하는 때였다. 평소 유세라의 친구를 통해 미국에서 구한 빅 사이즈 옷을 즐겨 입는 편인데, 헐렁한 옷을 입고 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오오오-.
주위 시선 따위 무시한 채, 진혁의 눈이 민용락을 찾았다.
“기록 부탁드려요.”
민용락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
이렇게 긴장한 적은 처음이다.
3년 내내 선수들을 이끌고 1박 2일 일정으로 도 대회 참가를 했고, 선수단도 네 명뿐이라 관리에 부담이 없다. 작년까지는 다른 학교 선수까지 인솔하느라 선수단 규모는 더 컸고, 최고 성적이 준결승 진출이었기에 선수들도, 교사도 잠시 즐기는 행사였다.
한데 이번에는 다르다.
단거리 두 종목을 최고 기록으로 결선에 진출한 것도 모자라 계주 준결승이라니.
이병세는 가만히 앉지 못하고 스톱워치를 든 채 트랙 주변을 서성거렸다.
작열하는 태양 따위 아랑곳없이 선수들 면면을 눈에 담았다.
- “준결승은 무조건 통과할 거예요. 선생님이 정하신 순번도 중요하겠지만, 기록 보고 순번 바꾸는 것도 고려하면 좋겠어요.”
계주 예선을 마치고 진혁이 건의한 내용이었다.
태양중학교의 예선 기록은 5위. 준결승이 따로 존재하니 예선 기록으로 결선에 진출하는 건 아니지만, 분명 유의미한 참고자료였다.
‘숫자는 그짓말을 안 허니께에-.’
방학이 끝난 직후 열린 도 대회.
까무잡잡해진 선수들과 대면한 이병세는 할 말을 찾지 못했다.
피부가 문제가 아니라, 청동으로 빚은 듯한 근육과 피부 때문에.
‘그려서 기대를 허긴 했는디-.’
선수 개개인의 주력이 좋아진 덕분도 있었지만, 앵커로 나선 손진혁의 스프린트가 없었다면 준결승은 어림없었다. 두말이 필요 없이, 계주에서 앵커 한 명이 차지하는 위상은 그 정도였다.
그러나 선발 주자와 거리가 지나치게 벌어질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무리 뛰어난 앵커라도 좁힐 수 있는 거리는 정해져 있고, 손진혁의 경우에는 20미터 정도였다. 더 좁힐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내로라하는 육상천재들인 다른 팀 선수들이 가만히 서서 기다려주는 것은 아니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능력이지만 누구에게나 한계는 존재하는 법, 어느 팀이든 앵커 한 명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다. 모두가 잘 달려야 결실을 맺는 것이 계주다.
눈동자만 굴린 이병세는 진혁이 건넨 자료를 살폈다.
「조슬찬, 염병택, 박상기, 손진혁」
현재의 순번이었다.
[제자리-.]
감독관의 신호가 스피커를 타고 흐르자, 이병세는 기록지를 대충 접어 주머니로 보냈다. 머릿속으로는 계속 고민을 거듭하면서였다.
[타아앙-!]
스타트에서 밀리고 시작한다. 7, 8위. 스타트 반응 속도가 가장 느리니 꼴찌로 출발하는 거다. 더 빨리 스타팅블록을 박찰 수 있지만 파울을 염려해 확실한 타이밍에 출발하는 거라고.
스타트 주자 중에 11초 후반을 기록하는 선수도 다수인데, 조슬찬은 합숙 후 끌어올린다고 끌어올린 기록이 12초 초반. 곡선 주로에서 제법 잘 달리는 편이라고는 하나, 그 주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니.
뒤진 채 시작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2번 주자에서 그나마 몇 명을 따라잡는다.
지금도 염병택은 직선주로의 스페셜리스트답게 5위로 올라왔다.
3번이 의외의 복덩이였다.
연습 때 배턴을 떨어뜨린 것이 약이 되었을까, 박상기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물론, 주력도 쓸만해서 현상 유지는 하는 편이었다.
“정화야아아아-!”
저 이상한 놈은 여자친구 이름만 부르지 않으면 더 속도가 나지 않을까.
소리를 지른다고 경고나 퇴장을 주지 않아 다행이다.
예전이었다면 꿀밤을 먹였을 이병세지만, 잔소리는 넣어두기로 했다. 이처럼 의욕 넘치고 주도적으로 뭔가 하는 선수들도 처음이고, 이들에게 참견할 경우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것쯤 아는 까닭이다.
선수들이 제시한 계획을 점검하고 컨디션 관리나 돕는, 철저히 조연으로 머물기로 했다.
우와아아아-!
모두가 기다렸던 순간이 왔다.
앵커의 손에 배턴이 넘겨지면 한바탕 축제가 펼쳐진다.
경기장의 이목은 이미 100미터와 200미터에서 중등부 비공인 신기록을 세운 태양중학교 94번 선수에게 쏠려 있었다.
손진혁이 위아래, 앞뒤로 휘두르는 배턴이 그리는 아름다운 호선.
어쩌면 이병세는 저 모습을 보기 위해 이제까지 욕을 먹으며 육상부를 건사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파란색에 흰색으로 태양이라 마킹한 싸구려 유니폼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모습.
아, 저런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행운인가.
[타앙-!]
골인을 알리는 전자신호가 다시 울렸다.
거의 동시에 태양중학교 앵커가 결승선을 통과했다.
3위.
결승 진출이다.
“우이쓋!”
이를 질끈 깨물며, 이병세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
허리에 손을 얹은 진혁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벤치를 향해 걸었다.
‘전문 육상선수들이라 그런지 다들 너무 잘해. 이대로는 안 돼.’
선발 주자들이 가만히 서 있는 것도 아니고, 지역에서 가장 빠른 선수들이 죽어라 앞만 보고 달리는 구간이다. 아무리 난다 긴다 해도 좁히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선수마다 스타일 차이가 있겠지만, 역시 진혁 자신은 등을 보고 쫓는 것보다, 누가 뒤에서 밀어주는 게 피치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섰다.
‘바꿔야겠어.’
때로는 논리적 사고나 이성적 판단보다, 경험에 근거한 감각적 판단이 옳을 때도 있다. 감보다 논리적 분석에 의존했던 진혁에게는 개울 위에 부는 바람보다 신선한 시도가 될 터였다.
***
보안전화기는 외부인에게는 보안이다. 어떤 부정적 감정을 유발할지 모르니 친구들에게도 공개해서는 안 되었다.
진혁은 으슥한 곳을 찾아 집에 전화를 걸었다.
- 정원아-, 전화기 빨면 안 돼애-.
애부우-. 애빼빼-!
식구가 늘어 통화할 사람도 늘었다.
마지막으로 정원이와 교신을 시도했으나 손보다 혀를 더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아기는 형과 통화하는 것보다 수화기를 빠는 일에 집중하는 모양이었다.
“엄마, 그냥 두세요. 모레 가니까 그때 가서 볼게요.”
- 그럴래? 거기도 많이 더울 텐데 먹는 거 잘 챙기고, 그나저나 비가 너무 안 온다. 온 동네 고구마밭에 물 대느라 수로가 마를 지경이야.
엄마도 아빠를 닮아가는지 말이 늘었다. 지금도 주제와 무관한 화두를 던지지 않나.
이럴 때 공감하기 위해선 뭐라고 대답해야 하더라?
“저, 저런······.”
한번 경험해봤고, 챙겨야 할 일, 챙겨야 할 생명이 늘었으니 가족은 대회를 참관하지 못하는 것에 연연하지 않았다. 진혁 또한 보안전화기가 있어 언제든 연락할 수 있으니 며칠 보지 못한다고 그리 애달프지 않았고.
- 엄마! 엄마! 저 오빠한테 할 말 있다요오-!
진혁아, 잠깐만. 유진이가 할 말 있대.
유진이가 방방 뛰는 모습이 눈에 선명히 그려지자, 진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유진아, 무슨 말?”
- 우리 오빠, 사랑한다요오-.
“······.”
- 어? 왜 말이 없다요?
애교 많고 잔망스러운 동생이지만 그런 말을 입에 담는 건 보지 못했는데.
아마도 아빠나 유치원에서 배웠겠지.
오빠가 며칠 보이지 않으니 간절한 모양이다.
- 오빠? 오빠아-?
“그, 그래. 오, 오빠도-. 사, 사- 여보세요? 여보세요오?”
진혁은 전화기를 점점 귀에서 멀리 띄웠다.
뚝-.
이상하게 부끄럽네.
8월 말이라 밤에도 더운데, 진혁은 팔을 끌어안고 부비며 숙소로 향했다.
*
숙소를 찾아 긴급회의를 가졌다.
이렇게 진지한 자리는 이병세도, 친구들도 처음이었다.
이병세는 그저 방 잡아주고, 밥 사주고, 출전 스케줄만 챙기면 그뿐이었고.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인솔 교사가 이끄는 대로 수동적으로 참가했었으니.
진혁의 매니저 자격으로 동행한 민용락이 분석지를 분배했다.
“보시면, 결선에 진출한 여덟 개 팀 중 다섯 번째 기록입니다. 다른 팀들도 면밀하게 살핀 결과, 이벤트성으로 참가한 팀은 없었어요. 오랜 전통이 있고, 매년 참가하던 팀입니다. 태양중학교가 결선에 오른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는 말씀을 일단 드리고요-.”
중학생 입장에서 불편하게 느껴질 법한 어조와 자리였음에도 친구들의 표정은 진지하기 짝이 없었다. 왜 아니겠나, 대단한 성과라는 치하보다는 축제의 마무리를 멋지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서는데.
진혁과 함께한 서머 캠프 자체가 축제라고 여겼었다.
대회에 참가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비록 염병택이 근소한 차로 100미터와 200미터 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염병택과 손진혁의 두 종목 준결승 진출은 선수단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흥분으로 인한 쾌감은 지속 시간이 짧을지언정 강렬하고, 그 여운은 길게 마련이다. 아이들은 그 여운을 더 오래 끌고 갈 연료를 갈망했다.
초등부, 당시에는 소년부라 불렸던 3년 전의 긍정적 경험은 염병택과 조슬찬에게 아직도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는 무용담이었다. 염병택과 가끔 연락을 취하는 박지범이 그때를 회상하는 걸 보면 분명 이들만 느끼는 감정은 아니리라.
“훈련 때, 연습 때 진혁 선수 제안으로 순번을 바꿔가며 릴레이를 해본 자료가 뒷장에 있습니다. 마지막 주 훈련 때였으니 지금 기록과 비슷할 겁니다. 결선 삼 위 팀 기록과 비슷해요.”
사라락-.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의 손에 들린 분석지가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다.
눈을 가늘게 뜬 이병세가 분석지를 향해 자라처럼 목을 늘였다.
“이이? 순번이 이게 뭐여?”
놀란 사람은 이병세뿐이었다.
***
쉬지 않고 들리는 다수가 웅성거리는 소리, 간헐적으로 들리는 스피커 소음 때문에 머리가 웅웅- 울린다.
민용락은 간밤에 편히 잘 수 없었다.
두더집에는 코고는 사람이 없는데, 함께 방을 사용하는 이병세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코를 골았다.
‘아이고 덥다, 더워. 이 날씨에 천막이 무슨 소용이냐.’
그래도 그 마저 없었다면 죽었겠지.
지친 눈꺼풀을 끔뻑이며 기록지를 펼쳤다.
땡볕 아래에서 며칠, 몇 번이나 접었다 폈던지 과자처럼 부서질 듯 바스락거렸다.
‘차라리 비나 와라.’
어떻게 한 달 넘게 비가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늘을 원망하는 건 농부만이 아닐 것이다.
와아아-!
여자 중등부 200m 결선이 펼쳐졌다.
비록 업무 차원에서 방문한 경기장이고 날씨는 무더웠지만, 대회 참관은 민용락에게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기대도 뒤따랐다.
지방 대회만 해도 저렇게 시원시원하게 달리는데, 전국대회에 가면 더 대단하겠지. 저렇게 대단한 선수들이 성인이 되면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여전히 날아다니는데 매스컴이 관심을 두지 않아서 일반인이 모르는 걸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이어서-, 잠시 후 남자중등부 이백 미터 결선 경기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참가 선수들께서는 출발구역에 위치해 주시고, 선수가 아닌 분들께서는 트랙 외곽 이 미터 거리로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민용락뿐 아니라 모두가 관심을 갖는 경기였다.
남자부 단거리 결선만큼 육상에서 이목을 집중시키는 종목도 없을 테고, 태양중학교 94번 선수는 예선 경기 때부터 이미 큰 관심을 받는 중이었으니.
관중석의 누군가, 뒤에서 저들끼리 떠드는 소리가 민용락의 귓바퀴를 휘감았다.
“약물 아녀?”
“뭐가?”
“쟤, 구십사 번 말여. 동양인은 저 키에 그렇게 빨를 수가 웁쓸걸?”
“것두 일리는 있네-.”
“아, 생각을 혀바. 저 기럭지루 빠다다닥- 뛰는 거는 그 머여, 흑인들이나 가능헌겨어-.”
더운데 짜증나게 만드네. 민용락은 작게 한숨을 쉬고는 스타트 라인에 선 진혁에게 시선을 돌렸다.
매일 봐서 몰랐는데 다른 선수에 비해 크긴 하다.
농구선수에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농구선수라 해도 믿을 신장 아닌가.
그렇다고 다른 선수들이 작은 것은 아니었다.
프로필을 조사한 결과 가장 작은 선수가 174였던가.
진혁과 겨우 10cm 차이가 날 뿐이었다.
“일단은 말여, 한국 사람이 쓸 수 있는 그 머여, 주법이라는 게 오도방정 발바리 주법이거든? 근디 쟤는 보폭두 넓은디다가 발두 빨러. 그게 사람 힘으루 가능허냔 얘기지.”
“그건 그려. 한국은 안 돼애-.”
시발.
짜증이 지나친 나머지 민용락이 입술을 달싹일 때였다.
험상궂은 표정의 사내가 민용락의 뒤편을 향해 삿대질했다.
“거-, 어떤 씨벌눔덜이 흔잠뱅이 좆 텨나오는 소리 허구 자뻐졌냐! 어떤 씁싹끼가 조뚜 물르먼서 아가리 함부로 놀린겨!”
이병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