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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평범하게 살기로 했더-147화 (147/338)

< 아이 어른 (4) >

***

일주일 만에 만난 유세라는 손정원을 안아 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우량한 홍수혁에 비해 가뿐히 안을 수 있어 좋다는 말에 홍기준이 적극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쩜, 정원이는 눈도 크고 코도 오똑한 게 서구적으로 생긴 거 같지 않아?”

“하하하-! 해외에서 만들어서 그런가? 악!”

유세라의 감탄에 주책을 떨던 손광연은 한유영이 등살을 꼬집자 비명을 질렀다.

손이 닿지 않는 곳만 꼬집으니 손광연에게는 이보다 더한 징벌이 없다. 꿈틀대며 두 팔로 등을 더듬는다고 고통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아빠의 꼬집힌 곳을 비벼주며 진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아빠의 주책은 지구를 뒤져도 도무지 당할 사람을 찾지 못할 것 같았다.

한편으로 서구적으로 생겼다는 유세라의 말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요즘 아기라 그런지 이목구비가 다른 것 같기도······.’

굳이 따지자면 진혁은 엄마를 더 닮은 반면, 정원이는 아빠와 판박이였다.

검은 머리 서구형 내 동생, 메이드 인 미합중국.

정원이는 아빠를, 유진이는 엄마를 쏙 빼닮았고 진혁은 반반이다.

‘역시 나는 정체성 이상한 주변인.’

홍수혁의 돌잔치에서도 진혁은 캠코더를 들고 동분서주했다. 역시 주변인에게 어울리는 역할은 주인공들을 관찰하며 주위를 빙빙 도는 거라고 생각하며.

아무렴, 가족 곁에 그림자처럼 머무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삶 아니던가.

아기를 안고 하객에게 인사를 하는 홍기준과 잠시 안부를 나눈 것이 진혁이 가장 길게 얘기한 순간이었다. 틈틈이 오렌지주스로 목을 축이며 업에 열중했다.

카메라와 캠코더로 찍고 또 찍었다.

‘촬영기자 같은 거 해도 재밌겠다.’

여기저기 훑고 다녀도 제재하는 사람이 없어 운신이 자유로웠다.

말 거는 사람 없이 자유롭게 눈에 보이는 자연스러운 정경을 담는 직업이라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자연 다큐 같은 게 좋겠어.’

확실히 미래를 계획할 나이가 되니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았다. 육체가 영혼을 지배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조 중이었기에 새삼스러울 것은 없었다.

줌을 당겨 홍수정을 찍고 있자니 누군가 어깨를 두드렸다.

몸을 돌린 진혁이 허리를 꾸벅 숙였다.

“앗, 할아버지 오셨어요?”

“어허허. 그래. 좀 늦었다.”

나이가 드니 전쟁 때 다친 다리가 말썽이라며, 때문에 유명선은 집보다 병원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고 했다.

애달픈 하소연에도 웃음을 잃지 않은 유명선이 가늘게 뜬 눈으로 진혁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래, 할애비가 부탁한 건 알아봤니?”

“예? 아······, 그게요오-.”

진혁은 난처했다.

누구에게 부탁이라는 걸 할 일이 없는 유명선의 소원을 끝내 들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무생 총각, 옻나무 이파리로 밑 닦은 사건의 전말」

기승전결 중 승까지만 읽은 책처럼 그 뒤를 궁금하게 만들었기에 유명선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돈이나 사람을 풀어 확인할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었다.

오직 천길룡만이, 그 이야기의 결말을 알고 있다.

아무런 성과 없이 홀가분한 몸뚱이만 서울에 가져온 죄인으로서, 유명선에게 고개를 숙이는 일만이 진혁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평소 성격에 맞지 않게 변명 같은 말이 튀어나왔다.

“제가 노력은 해봤는데요-.”

진혁은 막걸리를 사 들고 천길룡을 찾아갔지만 끝내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세상에, 현물 후원에도 다음 화를 내놓지 않는 이야기꾼이라니.

혹시 몰라 조일헌도 찾아가 보았으나 조일헌은 울상을 짓다가 버럭 화를 냈다.

- “나두 어릴 때 그 얘기 울 아부지헌티 물어봤다가 후레자식이라고 뒈지게 으더터지기만 혔어! 여기 봐봐, 여기. 여기 땜통 보이지?”

조일헌은 아버지에게 바가지로 맞아 생긴 땜통이라며 머리카락을 헤쳐 보여주기까지 했다.

뭔가 대가를 요구하는 속셈이 아닐까 생각했으나 조일헌은 이야기하는 걸 즐기는 사람, 알았다면 입이 근질거려서라도 들려주었을 터였다. 혹여 안다고 해도 조일헌의 고집도 천길룡만큼이나 세다는 걸 아는 까닭에 진혁은 더 묻지 않았다.

도대체 그깟 이야기가 뭐라고 속시원히 이야기도 해주지 않는 것일까. 어쩌면 기대감만 잔뜩 심어주고 뒷이야기는 없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래도 궁금한 게 이야기지.”

“예.”

다행히 유명선은 화를 내거나 실망하지 않았다.

“허허허-, 궁금해서라도 이 할애비는 편히 못 죽겠구나.”

본인의 죽음을 말하는 사람의 심정이 어떨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으나, 표정은 밝아 보였다. 풍파를 헤치고 긴 세월을 살아온 자의 여유가 존경스러웠다.

전생의 유명선이 80세를 채우지 못하고 사망했다는 사실을 아는 진혁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무거워졌다. 최미경의 할머니 이복수의 승천을 목격했을 때도 그러했지만, 진혁은 여전히 저와 인연이 있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느꼈다.

‘언제 주무실 때 유진이더러 만져달라고 하면 좋겠는데.’

유명선과 유진이가 한 공간에 머물게 할 방법이 있을까.

수명은 어쩌지 못하더라도 통증만은 줄여주고 싶었다.

지팡이를 짚고 절뚝이는 노인의 뒷모습은 황혼이라는 건조한 말로써 가벼이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진혁은 유진이와 찰싹 붙어 앉은 홍수정에게 넌지시 물었다.

“수정아, 여름 방학 때 할아버지 모시고 내려올래? 오빠랑 물놀이-.”

“글쎄요. 어렵지 않을까요? 엄마, 아빠가 다 바쁘셔서요.”

“아, 그래. 그렇지.”

단호한 대답이었다.

어째 자신보다 더 어른스러워진 홍수정을 보며 진혁은 알 수 없는 열등감을 느꼈다.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싶었다. 진혁에게는 홍수정 또래의 친척도, 아는 동생도 없으니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나도 변하고, 수정이도 변했지.’

늘 그랬듯, 진혁은 제 머리로 알 수 없는 문제를 깊이 파고드는 성격이 아니었다. 때가 되면 실마리가 잡히는 일이 있는 법이었으니.

촬영이나 하자.

하다 보니 재밌네.

***

손광연은 유문식, 유준식 형제와도 회포를 풀었다.

그간 전화로 안부를 나누기는 했으나 서로 연결고리 없이 각자의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계기 없이 만나기란, 한적한 시골길에서 연예인을 만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머리를 길게 기르고 수염까지 덥수룩한 유문식과 먼저 인사를 나누었다.

“큰형님은 완전 자연인이 되셨습니다?”

“내 몸에 맞는 옷을 이제 입은 거지 뭐. 나 요즘 술은 안 마셔.”

“아, 예······.”

여자는 만나는 모양이다.

그래도 수심 없이 팽팽한 유문식의 처의 피부를 보며 손광연은 자유로운 영혼끼리 만나 터치 없이 사는 부부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뭐, 공감은 가지 않지만 자기들이 좋으면 그만이려나. 그리 생각하는 손광연에게 유준식이 손을 내밀었다.

“오랜만이야.”

“작은형님은 부잣집 도련님 같았는데 이제는 멀리서 봐도 대단한 기업 사장님인 걸 알겠어요.”

“나야 뭐 매제가 시키는 일이나 하며 사장님 소리 듣는 거지.”

“기준이가 너무 굴리지는 않습니까?”

“어휴, 말도 마. 아버지보다 몇 배는 더 깐깐해. 조금이라도 대충했다가는 찬바람이 쌩쌩 불어. 차라리 아버지처럼 화를 내면 좋을 텐데.”

그리 엄살을 부리며 유준식은 멀리 떨어진 홍기준을 곁눈질했다.

부친의 눈치를 보다가 이제는 매제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신세가 되었음에도, 유준식은 뒤늦게 일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었다.

“형님 실력이 좋으시니 기준이가 많이 의지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광연이는 이렇게 어릴 때부터 예쁜 말만 한다니까?”

유준식이 호탕하게 웃었고, 유문식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른 곳으로 움직였다. 어휴, 또 일 얘기하네. 중얼거리며.

“힘들어도 보람은 있으시죠?”

“음.”

유준식이 긍정의 고갯짓을 했다.

하는 일마다 국가와 언론의 관심을 받는데 어찌 보람이 없을까. 지난주에는 반도체 생산설비 수입 타진을 위해 일본과 독일, 오스트리아 업체에서 고위 협상단이 다녀간 차였다. 영업을 하지 않았는데도 경쟁사에서 세인기계의 설비를 사겠다고 줄을 선 것이다. 홍기준이 아니었다면 절대 이루지 못했을 성과였다.

기분 좋은 피로를 상기하던 유준식이 손광연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아버지가 은퇴를 계획 중이신 모양이야.”

“아, 기준이도 있고 형님도 계시니 마음이 놓이시는 모양입니다.”

든든한 후계자를 세운 노 회장이 은퇴하는 게 뭐 대수라고 이리 진지하게 말한단 말인가. 손광연은 형식적으로 대꾸했다.

“헌데 시골이 마음에 드시는 눈치야. 평생 서울서 살았던 양반이 갑자기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는 몰라도,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에 끌리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 그런데 돈 있는 사람들이 도시에 사는 이유가 뭐겠어? 젊어서는 즐기기 위해, 늙어서는 의료 서비스 때문이지.”

곁에 있던 진혁은 등을 돌리고 다른 곳을 촬영하는 척하며 귀를 쫑긋 세웠다.

다리와 고관절은 둘째 치고, 유명선은 고혈압과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었다.

‘의료 서비스라······.’

근거리에 큰 병원이 없으니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노인이 시골 생활을 꺼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터였다. 한적한 곳에서 소를 키우겠다며 진혁의 동네에 정착했던 서울 사람이 두 해도 되지 않아 시골을 떠나지 않았던가.

그 댁 할머니는 유진이가 놀러 갈 때마다 예쁘다며 생과일주스를 만들어주시곤 했는데, 그들이 떠난 후 유진이는 한동안 슬픈 얼굴을 하고 다녔다.

- “토마토주스 할미 언제 오지요?”

유진이가 그렇게 물을 때마다 한유영과 진혁은 안쓰러운 마음에 꼭 안아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시골을 떠나며 유진이에게는 서울에 다녀온다던 할머니였는데, 그 집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 살고 있으니 어린 마음에 많이도 궁금한 모양이라고 생각하며.

“병원 지으면 되죠. 시골이라고 병원 짓지 말란 법 없잖아요.”

손광연의 말이 진혁의 상념을 깨웠다.

유준식은 고개를 저었다.

“세인의료재단에서도 내켜하지 않아서 말이지.”

“건축비 때문입니까, 이문 때문입니까?”

“굳이 따지면 이문이겠지만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어. 의사들이 가려 하겠어? 좌천이라고 여길 게 뻔하잖아. 환자들도 서울, 수도권, 지방으로 병원 등급을 매기는 세상이야. 병원 이름이 곧 의사 실력인 세상인데 의사인들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겠지.”

하긴, 환자들 입장에서도 서울 소재 병원을 선호하고 신뢰하는 편이었으니 그건 의사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지 못한 진혁이 나섰다.

“지원자도 받고, 수도권에 진입하지 못한 의사들도 스카우트하면 어떨까요? 환자가 많지 않을 테니 유명 교수들 초빙해서 교육도 하고, 연차가 쌓이면 유학도 보내준다고 하고요. 그렇게 하면 학벌에 따른 사회적 차별이나 인식을 어느 정도는 상쇄할 수-.”

아이고, 어른들 대화에 끼어들다니. 진혁은 급히 입을 닫았다.

이런 경우가 없었기에 당황감이 지나쳤고 얼굴마저 화끈 달아올랐다.

“자넨 누군가?”

“제 아들입니다.”

혀 씹은 표정의 유준식에게 손광연이 여유롭게 웃으며 진혁을 소개했다.

퍽이나 불편해 보였던 유준식의 얼굴이 금세 활짝 펴졌다.

“오오-, 네가······ 걔구나.”

아버지가 대형 체육관을 선물한 녀석.

손주들에게조차 용돈을 쥐여주는 게 전부인 영감님인데, 체육관이라니. 어떤 놈인지 내내 궁금하던 차였다.

공부만 한 샌님이 본들 알 수 있을까만, 유준식의 눈에도 범상치 않은 인재였다. 역시 체육관 선물이 어울릴 만큼의 체격과 에너지가 느껴진달까.

위아래로 훑어보는 유준식에게 진혁이 급히 예를 취했다.

“안녕하십-세요.”

진혁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급히 자리를 떴다. 아무렴, 당황스럽고 난처할 때 청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은 냅다 튀는 것 아니던가.

전원도 켜지 않은 캠코더를 이리저리 휘두르는 모습이 애잔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유준식의 입이 손광연을 향해 열렸다. 눈은 여전히 진혁에게 고정한 채.

“저 녀석 의견 말이야. 좋은 생각인데?”

“그렇게 하면 의사들이 지원을 할까요?”

“많지는 않겠지만 어디든 야인은 있는 법 아닐까?”

“지나치게 낙오지에 만드는 건 생각할 가치도 없겠지만, 지리적 이점이 있는 곳에 만들어 접근성만 확보한다면 분명 이용객은 늘 거예요. 개인 의원이나 보건소만 전전하다가 병명도 알지 못하고 죽는 사람도 꽤 될 겁니다. 그저 죽을 때가 됐나 보다 생각하면서요.”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었다.

빠르게 발전하는 세상이었으나, 거주 환경이 곧 복지와 직결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도시에 비해 교통이 불편한 시골이 좋다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공기와 경치뿐이었다. 그마저도 늦겨울과 초봄에는 그놈의 황사로 몸살을 앓았고.

“그래. 복지라는 건 손길 닿지 않는 곳에 사는 사람은 구경이나 하는 거지.”

유준식은 일 중독자답게 기분 좋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 때부터 공부에서, 재롱에서 형보다 효자 소리를 듣던 유준식이다.

거기다 세인기계와 중공업, 케미컬의 사장을 겸직하게 되니 그 배포가 남달랐다.

“한번 진행해 보자고. 이사장이 우리 대학 선배야.”

유준식이 씨익 웃으며 대학 후배의 삼각근을 정감있게 두드렸다.

***

돌배기 홍수혁은 욕심쟁이였다.

[네! 이제 기다리시던 돌잡이를-, 와하하학!]

개그맨 사회자가 마이크를 쥔 채 포복절도했다.

[여러분 보셨습니까? 대단한 아기입니다! 지폐를 끌어다가 연필로 찍었어요-! 나는 장차 돈을 찍어내는 사람이 되겠다! 뭐 이런 뜻 아닐까요?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홍기준도, 유세라도 흡족하게 웃었다.

늦게 얻은 아들이 돌잡이 때 두 개나 잡은 것 자체가 큰 사람이 되겠다는 뜻으로 비친 까닭이었다.

욕심쟁이 홍수혁의 만행은 돌잡이에서 그치지 않았다.

“떼에에에에-!”

“어부우-.”

정원이 손에 쥐어진 딸랑이를 빼앗아가고, 손톱으로 정원이를 할퀴려 들었다. 다행히 유세라가 제압했기에 정원이 얼굴에 생채기가 나는 지경은 면했는데, 그때마다 정원이는 울지도 않고 홍수혁에게 장난감을 양보하고 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가끔 그런 아기들이 있다.

세상일에 초탈한 듯, 세상만사 피곤한 사람처럼 의젓하게 앉아 구경만 하는.

정원이는 그런 아기였다.

미안했는지 유세라가 홍수혁을 떼어 놓으며 안절부절못했다.

“아이고, 수혁이 이 녀석은 누나를 닮았나 왜 이리 사나워?”

“내가 언젯-!”

발끈하려던 홍수정은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징역 오빠는 멀리서 오렌지주스를 홀짝이고 있었다.

주의를 줄 목적으로 엄마에게 눈을 흘기자, 유세라는 딸을 외면했다.

홍수정이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아휴.’

이 엄마는 도무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징역 오빠가 자꾸 겉돌잖아.

엄마 말을 괜히 들었나 봐.

아빠가 시킨 대로 할 때는 잘 먹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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