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뚱한 협상가 >
***
이번주는 3학년 1반이 화장실 청소 담당이다.
반장은 청소 열외라는 특권이 있었지만, 진혁은 1학년 때부터 한 차례도 청소시간에 발을 빼지 않았다.
반장으로서의 솔선수범 따위가 목적은 아니었다.
혼자 열외 된다는 사실이 불편했을 뿐이다. 동급생끼리 감독한답시고 거들먹거리는 꼴은 더더욱 보이기 싫었고.
청소를 위해 화장실에 들어선 진혁의 미간이 한껏 찡그려졌다.
어두운 화장실 안에 매캐한 담배 냄새가 진동했다.
‘도대체 어떤 놈들이 신성한 학교에서!’
창문 쪽 1사로에서 키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담배 연기가 칸막이 위로 폴폴 올라오고 있었다.
당연스레 진혁의 짜증도 훅 올라왔다.
성큼 걸어 이동할 때였다.
“반장, 참아.”
함께 청소하던 송주원이라는 녀석이 진혁을 막아서고는 고개를 저었다.
송주원은 손가락으로 고등학교 방향을 가리켰다.
‘고등학생들이라고?’
되묻듯 눈썹을 들썩이자 송주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교사들이 학생 화장실에서 흡연하며 낄낄대지는 않겠지.
후우우-, 주체할 수 없이 긴 한숨이 나왔다.
‘왜 지들 건물 놔두고 중학교 와서 지럴이여?’
매우 타당하고 합리적인 분노였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왜 제집 놔두고 남의 집에서 너구리를 잡는단 말인가.
무릇 고등학생이라면 고등학생답게 고등학교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워야 학교의 주인 된 의식을 갖춘 고등학생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주인의식 없는 놈들.’
진혁은 막아서는 친구를 조심스레 밀치고 문제의 사로로 이동했다. 송주원이 다시 제지하려 했으나 진혁을 막을 도리는 없었다. 나비의 날갯짓으로 태풍에 맞서는 방법은 없으니.
탕탕탕-!
진혁의 주먹이 신경질적으로 문을 두드리자, 키득대던 소리가 멎고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어쭈구리?
다시 두드렸다.
탕탕탕탕탕!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길게 한숨을 뿜은 진혁이 나직하고도 정중하게 용건을 밝혔다.
“나와. 물 뿌리기 전에.”
그때였다.
“하-, 나 씨발-.”
욕설이 들리며 문이 열렸다.
역시, 태양고등학교를 의미하는 네이비 컬러의 교복에 노란 명찰을 패용한 학생이었다. 그런 고등학생이 세 명.
‘노란색 명찰이면 2학년인가?’
학년별로 명찰 색상이 다르다고 들었다.
2년 전에 3학년이던 최태양과 같은 색이니 2학년이리라.
명찰 옆에는 ‘선도’라는 붉은색 원형 배지도 달려 있었다.
“네가 불렀냐?”
진혁은 대화할 마음이 없었다.
당연히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할 생각도 없었고.
“내 청소구역에서 담배를 피워?”
감히?
진혁은 대뜸 놈의 옆머리를 잡아 벽에 부드럽게 밀착시키는 상상을 해보았다.
상상만.
‘참아야 하느니라.’
심장에서 불쑥불쑥 흑염룡이 올라오던 작년이었다면 분명 그렇게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잔잔해진 심장은 광폭화의 유혹을 너무도 쉽게 물리치고 있었다.
“야, 네가 불렀냐고-.”
마침 고등학생이 광오한 턱짓을 했다.
진혁은 무의식적으로 그 턱을 잡았다.
턱- 하고.
워낙 각이 뚜렷하고 돌출되어 파지감 좋은 턱이었다.
위협적인 턱짓을 하지 않았다면 이러지 않았을 텐데. 이 녀석이 원인제공을 했다.
“으으어어-.”
무려 18세나 된 녀석이 옹알이를 시전했다.
엄살이 심하지 않은가. 기분 나빠할까 봐 멱살을 잡지도 않았는데.
불쾌함의 원인을 제공한 상대였음에도 불구, 그 기분을 배려하는 경지에 이르다니. 진혁은 스스로의 사회성이 놀랍도록 성장했음을 깨달았다.
아무튼.
힘을 조절하는 게 어렵지, 사용하는 게 어렵던가. 어디 감히 남자 고삐리 주제에 최미경 청소년에게만 허락된 턱짓을 해?
턱을 잡혀 다물지 못하는 녀석의 입에서 스멀스멀 아구리똥내가 났다.
진혁은 들숨을 스킵한 채 친절하게 대답했다.
“그래. 내가 불렀다.”
제 손에 하악골이 구속되어 버둥거리는 고등학생을 앞에 두고, 진혁도 잠시 턱을 쥐고 고민했다.
이럴 땐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 지금 심기가 불편하니 까불지 말고 조용히 꺼지라는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대사 말이다.
아, 그냥 그대로 말하면 되려나?
그러나 송주원이 먼저 나섰다.
그는 진혁의 팔에 매달리며 고등학생들을 보았다.
“혀, 형들. 다른 중학교 나왔어요? 우리 반장 이름이랑 얼굴 몰라요?”
어버버거리던 녀석도, 다른 두 고등학생도 눈동자를 굴려 진혁을 보았다. 자신들보다 큰 키와 체격, 중학생은 명찰이 없으니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고, 사복 차림이니 3학년이라는 것만 알겠다. 한데 고등학생이 중학생을 알 이유가 있을까. 당연히 들어본 적 없다.
그런데 뭔가 대단한 놈이라는 건 알겠다. 저 친구가 그리 말하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고등학생을 아기 다루듯 하는 괴력이 말해주지 않나. 호르몬 왕성한 수컷들 사이에서는 무력이 절대적인 가치로 군림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진혁은 머리 쓰고 혀를 놀리며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어 편했다. 이렇게 손짓 한 번이면 되는데 귀한 시간 빼앗기며 교섭을 할 필요는 없잖아. 이게 바로 효율의 또 다른 이름이로구나.
아무튼, 머리를 써야 할 때와 힘을 써야 할 때가 명확히 구분되는데 만사에 협상의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반장, 그만 놔주라. 응?”
“그럴까.”
송주원의 애원에 진혁이 못 이긴 척 힘을 뺐다.
진혁은 송주원이 고마웠다. 기껏 힘을 썼는데 물러설 명분을 찾으려 머리를 굴리던 중이었으니까.
‘작년에 걸렸으면 디졌어 이놈들.’
가끔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녀석이 있어도 눈을 부라릴 뿐 잡아놓고 잔소리를 시전하거나 교무실에 고자질한 적은 없었다.
지 수명 지가 갉아먹겠다는데 뭐.
이 고등학생들에 대한 불만도 제 청소구역을 오염시킨 데서 온 것이었다.
팔의 힘을 풀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선 진혁이 고등학생들을 한심한 눈으로 노려보았다.
녀석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여전히 짜증스러운 얼굴로 손진혁이 으르렁거렸다.
“자켓 벗어.”
고등학생들이 쭈뼛거렸다.
“마이 벗으라고. 마이.”
무식한 놈들. 자켓도 모르냐.
그제야 녀석들이 재킷을 벗기 시작했다.
*
“반장, 괜찮을까?”
화장실 밖 복도에서 바나나맛 우유를 쫍쫍거리던 송주원이 물었다.
“뭐가?”
“고등학교 형들이잖아.”
“안 괜찮을 건 뭐냐.”
나이 많으면 다 형이더냐, 하는 짓이 어른이어야 어른 대접을 해주는 거지. 진혁은 천길룡처럼 허허롭게 중얼거렸다.
조일헌 아저씨도 나한테 형이라고 불렀어 인마. 이건 경우가 좀 다르지만, 아무튼 그랬다고.
펄럭-! 펄럭!
화장실에서 연신 날갯짓 소리가 들렸다.
고등학생들이 재킷으로 부채질하는 소리다.
덤빈다 해도 겁날 건 없었지만 적당히 타협할 필요를 느꼈다.
아무렴, 서로 혈기왕성한 청춘이라지만 불필요한 유혈사태를 일으킬 필요는 없지 않은가. 무엇보다, 몇 번의 충돌을 거치며 진혁은 불필요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폭력을 행사할 성격이 되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담배 냄새만 빼라고 주문했다.
“반장, 청소 끝난겨?”
이승훈과 신우성이 나타났다.
씨름부 친구들은 과외 시간이 되었어도 진혁이 나타나지 않아 찾으러 왔다가 상황 설명을 듣고는 인상을 썼다. 그리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친구 곁을 지켰다.
드디어 얼굴이 벌게지고 이마에 땀이 맺힌 고등학생들이 밖으로 나왔다. 저들은 자존심 때문에라도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중학생들에게 한심하다는 시선을 받고 쪽팔림까지 당했는데 또 온다면 정말 생각 없는 놈들이지.
팔짱 낀 진혁은 복도 벽에 기댄 채 무감정한 눈으로 응시했다.
얼굴 벌게진 고등학생들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눈이라도 마주치면 한마디 할 생각이었는데, 고등학생들은 걸음을 재촉할 뿐이었다.
쯧-.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뼈 삭으려고.’
진혁이 팔짱을 풀고 벽에서 등을 뗐다.
신우성과 더불어 쪼그려 앉아 짤짤이를 하던 이승훈도 일어섰다. 맞쥔 손으로 경쾌한 동전 마찰음을 내면서였다.
이승훈이 굳게 쥔 주먹을 진혁에게 내밀었다.
“반장, 함 맞혀 볼쳐?”
“홀.”
진혁은 무심한 듯 시크하게 찍었다.
밑에서 빼는 동전은 소리부터 달라 인마. 감히 초인적인 감각의 손진혁에게 내기를 걸어? 속으로 여유를 부리며.
손을 편 이승훈이 빙구처럼 웃었다.
“어허허-, 짝인디이-.”
뭐, 초인이라도 살다 보면 틀릴 수 있지. 완벽한 인간이 어디 있겠나.
진혁은 주머니에서 백 원짜리 동전을 꺼내 이승훈의 손에 쥐여주었다.
내기를 싫어하지만 이승훈은 특별한 친구니까.
“오늘은 수학인가?”
“이이-.”
다소 지체되었으나 친구들을 위한 과외는 해야 한다.
진혁 덕분에 이승훈과 신우성은 운동부임에도 불구, 우등생 반열에 올라 있었다.
조슬찬과 염병택은 항상 빠른 발을 이용해 튀었고.
‘하아-, 강제로 시킬 수도 없고.’
이승훈과 신우성은 1학년 때부터 익숙해져서 이제는 과외라기보다 함께 공부하는 수준인데, 조슬이와 염병이를 챙기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리는 진혁이었다.
세 덩치가 복도를 꽉 채우며 걸었고, 송주원이 쭐레쭐레 뒤를 따랐다.
씨름훈련 중 귀를 다쳤던 신우성이 반창고를 떼어내며 물었다.
“반장은 회장 선거 안 나가?”
“누가 찍어주기나 하겠냐······.”
다분히 자조적인 어투였다.
한데 친구들도 생각이 같은 듯했다. 진혁이 얼마나 아웃사이더로 지내는지 익히 알고 있었으니.
교실로 돌아갈 때까지 아무도 말이 없었다.
진혁의 소리 없는 한숨이 복도를 채웠다.
나쁜 놈들.
바람만 잔뜩 집어넣으면서 곧 죽어도 당선될 거라는 말은 안 해주네.
‘안 해 시보랄.’
아, 그래도 한 번 나가볼까?
잘하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선거가 뭐라고 이렇게 사람 마음을 현혹한단 말인가.
선거 때만 되면 망둥어처럼 펄떡이는 사람들도 이런 뽕에 맞았던 거겠지.
선거뽕.
***
유치원에 다니는 유진이, 엉금엉금 기어 다니는 정원이.
두 동생을 보면 진혁은 아직도 꿈을 꾸는 듯하다.
‘적응할 만도 한데.’
뉴스로 접한 로또 1등 당첨자들의 사연을 어설프게나마 기억한다.
일확천금의 꿈이 이루어졌다는 걸 믿지 못하고 현실감각을 상실한 나머지 흥청망청 소비하다가 다시 거지꼴이 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비록 꿈이라 해도 흥청망청 살지는 않을 거야.’
매 순간을 귀하게 여기겠다는 다짐이었다.
진혁은 슬그머니 허벅지를 꼬집었다. 한 팔로는 정원이를 안아 든 채였다.
허벅지에서 올라오는 통증에 흐뭇하게 웃으며 둥개둥개를 시전했다.
“우쭈쭈-, 어쩜 이렇게 잘 생겼을까-.”
그 조그맣던 녀석이 이렇게 큰 걸 보면 모유가 좋긴 좋은 모양이다. 아직 돌도 되지 않은 녀석이 어찌나 우량한지 엄마는 벌써 안는 것을 버거워하셨다.
그러나 몸이 커지고 힘이 더 세진 진혁이었기에, 유진이가 아기였을 때 해주던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해낼 수 있었다.
“오구오구 울애기-. 엉아랑 심도 깊은 대화 좀 할까?”
“애우-?”
이 중늙은이가 뭐라는 거야?
반짝이는 아기의 눈이 그리 하찮게 말하는 듯해서 진혁은 바보처럼 웃었다.
“올해 미국에서 월드컵이 열리잖아. 우리나라 성적을 어떻게 전망하니?”
“우우우-.”
찹찹찹-.
정원이는 조막만 한 손으로 형의 입을 찰싹찰싹 때렸다.
“아야, 아야-.”
설레발 치지 말라는 뜻일까?
아무튼 야유 비슷한 소리를 내는 걸 볼 때, 정원이도 월드컵 대표팀의 성적을 낙관하지 않는 듯했다.
‘서정원 어퍼컷밖에 생각이 안 나.’
진혁은 한 경기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 이유는 뻔했고.
어떤 경기 결과는 무기력을 논할 테고, 어떤 경기를 두고는 졌잘싸라는 평이 나오겠지. 언론의 반응은 보나 마나 한 것이었다.
결과가 나온 후에 분석하고 평가하는 일은 얼마나 쉽던가.
“정원이도 커서 축구 선수 할까?”
“우우우-.”
싫은가 본데?
눈이 가운데로 몰린 정원이가 입술을 나팔처럼 만들어 더 큰 야유를 보냈다. 마치 응가할 때의 얼굴 같았다.
벌써 일곱 살이 된 유진이가 아기였을 때도 경험했지만, 아기와는 별 이야기를 다 하게 된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할 텐데 눈썹을 꿈틀거리고 눈동자를 반짝이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한마디라도 더 하게 되는 것 같다.
정원이도 형과 대화하는 게 즐거운지 진혁이 뭔가 말할 때마다 최선을 다해 반응했다.
진혁은 정원이를 안고 거실을 순회했다.
아빠가 아끼는 군자란과 엄마가 좋아하는 다육이가 있는 화분 진열장을 거쳐.
“어어-, 이파리 자르면 안 돼요-.”
보골보골 기포가 올라오는 어항도 구경했다.
정원이는 동자개와 피라미 등 토종 물고기를 채워 넣은 어항에 손도 넣었다.
“에이-, 지지예요-.”
진혁은 아기를 높이 들어 올리고 눈을 맞췄다.
“우쭈쭈, 우리 애기. 형이 학생회장 하면 우리 정원이가 좋을까?”
“애아-.”
정원이가 날개처럼 팔을 활짝 벌리며 말했지만, 진혁이 알아들을 리 없었다.
도대체 뭐라는 거야······.
그런데.
정원이의 반응은 그러려니 하겠는데 집안 공기가 갑자기 이상해졌다.
유진이의 머리를 만져주던 엄마도, 유자차를 마시던 아빠도 눈동자만 굴리며 일부러 말을 아끼는 눈치였다.
‘아, 혹시.’
진혁은 말실수를 했음을 깨달았다.
아들 자랑을 하고 싶으신데 내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말을 아끼시는 거구나.
초등학교 6학년 때 육상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며칠이고 홍기준과 통화하며 자랑하던 아빠였다. 그때 획득한 금메달은 엄마가 매일 닦은 탓에 도금이 벗겨졌다. 그런데도 이래라저래라 하시지 않는 걸 보면 아들에게 부담 주기 싫어서 그런 게 아닐까.
험험-.
부모님을 향해 몸을 돌린 진혁이 목을 가다듬었다.
“어머니, 아버지.”
“어으으윽-!”
“꺄아아악-!”
경기에 가까운 반응이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부모님이 동시에 목을 움츠렸다. 그건 진혁도 마찬가지였으니.
‘으 닭살 돋았어.’
팔뚝에 닭 존슨 같은 닭살이 오소소 올라왔다.
“하지마아-.”
울상 지은 엄마는 애원하다시피 했다.
그 모습을 본 유진이가 박수를 치며 깔깔거렸다.
덩치 큰 아들이지만 부모의 눈에는 아직도 어린 아들인 걸까? 아무래도 계속 엄마, 아빠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한숨 쉰 진혁이 물었다.
“엄마, 저 학생회장 출마하면 좋을까요?”
“그 뭐, 엄마가 좋을 게 있겠니······. 회장 엄마 소리나 듣는 거지. 에흠!”
미묘한 차이로 회장 엄마에 악센트를 넣으신 것 같은데.
“아빠는요?”
“아니, 나는 그냥 뭐 학교에 엘리베이터나 놔주고 뭐······.”
손광연은 그렇게 말하며 먼지 하나 없는 거실 바닥을 손바닥으로 훔쳤다.
그런데 3층 건물에 엘리베이터를 왜 놓는답니까.
가만, 엘리베이터라······.
진혁의 눈매가 갑자기 게슴츠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