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 < 무명 선수 (4) >
***
“진혁아, 아직 한 경기 남은 거지? 컨디션 괜찮아?”
점심을 먹으며 아빠가 물으셨다.
보통 이런 대회에는 주최 측에서 참가비를 걷어 도시락을 준비한다. 그런데 가족이나 응원단을 위한 식사는 준비되지 않아 가족은 외부 식당을 이용하거나 음식을 직접 준비해와야 했다.
“아, 고추장불고기 너무 맛있다.”
진혁의 부모님은 물론이고 다른 친구들의 부모님도 음식을 싸 오셨다. 처음으로 계주에 출전하고 결승까지 올라갔다는데 도저히 일이 잡히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몸둘바 몰라하는 김영태를 한유영이 챙겼다.
“선생님, 많이 있으니 더 드세요.”
“아하하, 감사합니다. 엉겹결에 신세를 지네요.”
“신세라뇨, 저희 진혁이 잘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식은 관중석에서 먹어야 하지만, 둘러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기장 가장자리에 둘러앉아 식사를 했기에 태양군 선수단도 눈치껏 따라 했다.
불고기, 김밥, 김칫국, 나물무침, 거기에 아이들이 좋아할 샌드위치까지. 학부모들이 마련한 갖가지 음식이 펼쳐졌다. 염병택의 부모님은 큰 보온병에 커피와 과일차도 준비했다.
“소풍 온 거 같고 좋다.”
“맞어어-, 우덜이랑 진혁이랑 핵교가 달른디 언제 이렇게 바깥치서 소풍 온 거마냥 밥 먹겄어? 글구 보니께 니열 모레가 봄소풍이네.”
조슬찬은 어느새 손진혁 바라기가 되어 대화의 소재가 진혁 아닌 것이 없었다. 조슬찬의 집에서는 아무도 오지 않았지만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고 조슬찬도 눈치 보지 않고 함께 어울렸다.
“중학교에서 만날 거잖아.”
“이이, 그렇구먼.”
조슬찬과 대화하던 염병택이 젓가락을 물고 갸웃거렸다.
“그런데 중학교에도 육상부는 없지 않나? 선수가 없는 건가?”
“그러기? 국민핵교에만 있잖여.”
“진혁이랑 지범이는 그럼 육상부 있는 중학교로 가나요, 선생님?”
염병택이 김영태 선생을 보며 물었다.
“체계적으로 육상을 계속하겠다고 하면 그래야겠지. 그런데 우리나라 학원 육상은 대회가 있을 때만 한시적으로 부를 꾸리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선수만 있으면 없던 육상부도 생길 거야.”
육상경기연맹에는 모든 학교가 등록되어 있다.
그 말은, 대회가 있을 때마다 참가하고 싶으면 참가하라는 소리다. 따로 육상부라는 운동부가 없어도 말이다.
“한시적이······, 그게 뭐여어-.”
“슬찬아, 그때그때 잠깐 훈련하는 거. 진혁이 마냥.”
박지범이 조슬찬에게 설명했고, 진혁은 묵묵히 밥을 먹으며 듣기만 했다.
‘재미는 있는데 운동선수가 될 생각은 없어.’
취미로만 하자.
평범하게 살기로 했으니까.
*
평범하게 사는 것. 그건 그거고.
진혁은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친구들과의 추억거리를 남기고 싶었다. 김영태에게 진 빚을 갚는다는 마음도 있었다. 계주에서 우승까지는 아니어도 운이 따라준다면 동메달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진혁과 친구들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한참 동안 맨발로 잔디 위를 걸었다. 이따금 염병택이 김 양 누나, 최 양 누나 이야기를 하고, 조슬찬이 므야므야 이야기를 했지만.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특히, 박지범은 누구보다 간절했다.
‘계주에서 아니, 육상으로 입상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아닐까.’
손진혁이 있으니까.
진혁은 100미터와 200미터 도 대표가 확정되었으니 전국대회에는 다른 선수들과 팀을 꾸려 계주를 나가게 되려나. 아무튼.
박지범은 아니다.
시골 바닥에서 어릴 때부터 발 빠르기로 유명해서 이제까지 육상을 했지만, 세상은 넓고 재능있는 선수는 많았다. 인구가 없다는 충남만 보더라도 100미터를 13초 안팎으로 끊는 초등학생이 열 명이다. 전국으로 확대하면 기록은 더욱 짧아지고 선수는 많아진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네.’
3년간 육상을 했지만 수상 이력이 없고 준결승 진출도 어려웠다.
결국 육상으로는 가망이 없다는 판단을 일찌감치 내린 터였다. 태양초등학교의 육상부 출신 선배들이 그랬듯이, 축구부가 있는 중학교로 진학하기로 부모님과 상의를 마쳤다.
박지범은 저만치 떨어져 잔디밭에 누워 여동생을 비행기 태우는 손진혁에게 눈길을 돌렸다.
‘잘 부탁한다, 진혁아.’
박지범의 마지막 육상대회다.
*
박지범은 기분 좋았던 어제의 기억을 떠올리며 파란색 배턴을 잡았다.
[제자리-.]
뒷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왔다.
[차렷-.]
다리를 펴며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악물었다.
박지범의 소년기를 함께한 불그스름한 트랙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단 한 번도 메달을 내주지 않은 야속한 우레탄 트랙, 이제 마지막이다.
[타아아악-!]
바람에 실린 총소리가 꼬리를 길게 남겼다.
스으으읍-, 푸우우우-!
100미터 곡선 구간을 달리며 몇 번이나 숨을 쉬었을까.
박지범의 얼굴은 터질 듯 달아오르고 이마와 목에는 핏줄까지 굵게 돋았다. 그만큼 간절했고, 간절한 만큼 무릎을 끌어 올렸다. 배턴을 꽉 쥐면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을까, 박지범은 주먹에도 힘을 줬다.
텁-!
2번 주자 염병택에게 완벽하게 배턴을 넘기고, 다른 레인의 2번 주자들이 멀어지는 걸 보며 박지범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흐어억, 후어억-. 아이고 죽겄다!”
없었다.
100미터를 달리고 이렇게 힘들었던 날이.
미련이 남았을까, 괜시리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배턴을 받을 때, 염병택은 박지범의 눈빛을 읽었다. 지범이는 얼마나 간절하기에 그토록 눈이 충혈되도록 달렸을까.
어디 내세울 실력은 아니어도 직선 주로는 자신 있다.
염병택이 달리다 넘어지겠다는 각오로 상체를 숙이고 질주했다. 숙였다는 느낌만 들뿐,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꼿꼿이 세운 채 머리만 조금 내민 주법으로 보였다. 옆에 다가오면 모조리 쳐내겠다는 듯 바깥으로 휘두르는 팔이 무섭다. 팔자걸음으로 타박타박 잘도 뛴다.
텁-!
“조스으으을-! 뛰! 뛰! 뛰아아아아아악-!”
염병택이 목청으로 조슬찬을 떠밀었다.
사투리 교정 의사가 전혀 없는 조슬찬.
4학년 때부터 육상을 했지만, 사투리는커녕 주법도 교정이 되지 않는 발바리 주법이다. 그동안 박지범과 염병택에 밀려 대회 출전은 처음이다. 그리고 초등부로는 마지막 대회가 되겠지.
후욱-후욱-후욱-!
타타타타탓-!
발바리 주법의 진수를 보여주마! 내가 바로 곡선주로에서는 지범이와도 대등하게 달리는 조바리다!
헤헤헤헥-!
***
진혁은 눈을 감고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타아아앙-!]
박지범이 스타트를 기가 막히게 끊고 첫 번째로 배턴을 넘겼다. 그 후로도 물흐르듯 매끄러운 배턴 패스가 이어졌다.
세상에.
1위에서 3위로, 3위에서 4위로 순위가 쳐지긴 했지만, 눈을 어찌나 부릅떴는지 조슬찬이 눈물마저 휘날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진혁은 발을 가볍게 들며 살근살근 제자리 뛰기를 시작했다. 다른 레인 앵커들은 달려나가며 배턴을 받겠지만, 진혁은 확실히 받은 다음 총알처럼 튀어 나갈 생각이다.
어차피 스타트도, 스퍼트도 우위에 있다.
박지범이 스타트를 잘 끊었고 흐름도 좋다. 배턴만 놓치지 않으면 동메달 입상이 가능할 거다.
있는 힘껏 근육을 쥐어짤 각오였다.
모든 걸 쏟아붓고 트랙에 주저앉아 자신을 보는 박지범을 위해서라도.
‘이번엔 대충 할 수 없지.’
조슬찬이 10보 간격까지 접근했다.
휙-!
전방으로 고개를 들고 다리를 차올리는 피치를 더 올렸다.
조슬찬의 보폭 절반만큼 발을 놀려 전진했다.
두바바박-!
1, 2, 3위 팀 앵커가 출발했다.
그 발소리에 투쟁심이 끓어올랐다.
툭-!
손바닥 깊숙이 원통형 막대가 느껴졌다.
부러뜨릴 듯 움켜쥐었다.
딱딱하다. 배턴이 확실하다.
“진혁아! 부탁혀어어어어-.”
조슬찬의 간절한 외침은 진혁의 귀에 닿지 못했다.
푸화아아-.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가 그토록 매섭게 들린 적이 있었던가. 마치 태풍 부는 날 달리기를 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3위 팀 앵커의 뒤통수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발끝으로 트랙의 반발력이 느껴진다. 금세 발목을 타고 올라와 넙다리 근육을 도발한다. 단단한 지면의 도발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파앙-. 둔탁한 소리가 올라와야 할 트랙이 경쾌하게 울었다.
2위 선수의 어깨가 흐릿해졌다.
“흐으으으아압-!”
숨을 한껏 들이쉬고 숨통을 닫았다.
잠시간 어깨가 나란해진 1위 선수가 진혁을 곁눈질하는 것 같았다. 신경 쓰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렸다. 아직도 10여 미터가 남았다.
푸후우우우우-!
터질 듯 팽창한 볼에서 조금씩 공기를 밀어냈다. 다리도, 팔도 끝까지 쉴 수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팔을 휘둘렀고, 허벅지가 터져라 힘을 쥐어짰다.
피로가 제법 쌓였는지 다리가 묵직했다.
복근을 단단히 죄어 허벅지를 당겨올렸다.
와아아아아-!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 두 팔을 들어 올린 박지범과의 거리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관중석의 응원도, 김영태 선생님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다만 알 수 있었다.
‘해냈다!’
박지범이 가장 먼저 달려와 진혁을 와락 끌어안았다.
“······으어어버버.”
······고마워 진혁아. 좋은 추억 만들어줘서. 라고 말했다.
박지범은 한참동안 앵커를 끌어안고 떨어질 줄 몰랐다.
염병과 조슬이 눈물을 휘날리며 달려왔다.
두 명의 진행요원이 얼싸안은 아이들 곁으로 다가와 기웃거렸다.
“야들아, 잠깐만 떨어져 볼려? 아니먼 모가지만 내밀어 볼쳐?”
네 명의 태양군 대표 선수들 목에 금메달이 걸렸다.
손광연의 카메라에 그 모습이 담겼다.
***
정봉수가 오만상을 찌푸렸다.
이해동이 트랙에 시선을 둔 채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물었다.
“야, 지금 봤냐?”
“같이 봤잖여, 시꺄.”
“하-, 시발. 저 시끼 어제는 장난이었네.”
“할 말이 없다. 저게 열세 살짜리 맞나 싶다.”
“내가 91번 출발할 때 스톱 눌렀거든? 어디 보자······.”
이해동이 눈을 가늘게 뜨고 머리를 뒤로 젖히며 손목의 전자시계를 노려봤다. 벌써 노안이 왔는지 숫자가 흐릿했다.
“10초 50인데?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말도 안 되는 기록이고 정확한 측정도 아니다.
하지만 지켜본 누구라도 그 정도의 과장 없이 설명하기 힘든 광경이었다.
다른 주자들보다 더 긴 거리를 뛰었고 스톱도 늦게 눌렀다는 설명을 하려던 이해동은 끝내 말을 삼켰다.
“그 정도 되는 거 같더라. 우리 꿈 깨자.”
“왜?”
“저 실력이면 그냥 육상 하는 게 낫다.”
정봉수의 넋두리 같은 말에 이해동이 고개를 주억였다.
다른 운동으로 빠지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주력이었다.
“가자.”
“그려. 집에나 가자.”
이해동과 정봉수가 미련을 버리고 엉덩이를 툭툭 털며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었다. 다시 저 선수를 만나러 오게 될 거란 사실을. 저런 선수를 잡지 못한다면 어떤 유망주를 잡는단 말인가.
‘아, 그런데 이름 확인을 못했네.’
경기장에 전광판이 없다.
두 친구는 무명 선수의 이름을 확인하기 위해 운영석으로 향했다.
서로 위아래로 한 번씩 째려보며.
꿈 깨자더니.
***
태양초등학교 정문에 현수막이 걸렸다.
〈태양군 연합, 충남 육상대회 400m 계주 금메달〉
김영태와 아이들은 아침 운동을 마치고 그날의 감동을 되새겼다.
개회식에는 늘 참가했지만 폐회식에 참가한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군에서 4관왕이 나왔지만 높이뛰기와 중장거리, 여자부 종목 등 금메달 수에 밀려 종합순위 트로피를 받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김영태 선생님, 영수증 챙겨오셨죠?”
“예, 고맙습니다.”
결선 진출을 예상하지 못했던 대회.
고맙게도 행정실장이 출장비용을 지원해주었기에 김영태의 비상금은 무사히 보존되었다.
‘학부모님들이 고맙다고 봉투 주신 건 말 안 해도 될라나?’
손진혁의 아버지는 20만원이나 주고 갔다.
다른 학교 학생인데도 진혁을 잘 챙겨줘서 고맙다며.
큰 돈이었다.
‘애들 삼겹살 사줘야겠다.’
아침 운동을 마치고 박지범과 염병택이 벤치에 앉아 우유를 마셨다. 육상을 한 덕분에 초등학생임에도 벗은 상체가 탄탄하다.
“지범아, 진혁이는 뭐하고 있을까?”
“몇 번밖에 안 봤는데도 보고 싶고 그렇다.”
박지범이 운동복 상의에서 사진을 꺼냈다.
계주 우승 후 금메달을 걸고 김영태 선생과 네 명의 주자들이 활짝 웃으며 찍은 사진이다. 친절한 진혁의 아빠 덕분에 박지범은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염병택이 사진을 곁눈질하며 깍지 낀 손을 뒤집어 기지개를 켰다.
“으극-! 우리 학교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당연히 더 좋았겠지.
정문에 현수막도 달라졌을 테고. 박지범은 굳이 대꾸하지 않으며 아마 ‘손진혁 4관왕’ 현수막이 걸렸을 거라고 생각했다.
***
〈ㅓ동국민학교 손진혁 육상 4관옹〉
그 현수막은 어동초등학교에 걸렸다.
짧은 걸개였는데도 정문 폭이 좁아 글자가 좌우로 잘렸다.
“키키킥-, 4관옹이래.”
“학교 이름이라도 빼지.”
아이들이 키득거렸다.
‘차라리 경시대회 현수막처럼 나무에 걸지······.’
내심 아무것도 내걸지 않기를 바랐지만, 자랑하는 걸 좋아하는 학교 행정을 알기에 아무런 의사도 밝히지 않은 진혁이었다.
“전국대회는 언제 나가?”
동네 친구 최미경 어린이가 물었다.
이 녀석은 뭘 바르지도 않았는데 점점 입술이 붉어지고 웃는 눈꼬리가 보기 좋게 휘어진다. 남자아이들이 설렐만한 눈웃음이다. 이전 생에는 열 살 때 전학을 갔기에 최미경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처음이다.
진혁은 최미경이 어깨를 때리기 전에 대답했다.
“응. 6월 말.”
“응원 갈까?”
“수업하는 날인데 응원은 무슨. 다른 지역 애들하고 합숙도 해야 한다더라.”
최미경은 뭐가 아쉬운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오늘도 집에 뛰어갈 거야?”
“응.”
“나랑 같이 버스 타고 가지. 아니면 걸어가도 되는데······.”
얘가 왜 이러나 싶지만. 이전 생에서도 능력이 없어 여자를 못 만난 진혁은 아니었다. 고백을 해오는 여학생도 있었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었다.
‘여자아이들은 조숙하지.’
그런데 손진혁은 조숙함을 넘어 조로에 가까운 존재 아니던가.
연륜으로도 4관옹이다.
아무리 신체 나이가 같아도 친구들은 어린이들이다.
그렇다고 인간 중 가장 친한 친구에게 상처 주기도 싫고.
‘이걸 어쩐다······?’
이럴 땐 어떻게 하라고 했더라?
진혁은 텍스트로 배운 처세 및 연애법을 잠시 떠올려 보았다.
흐릿한 안개가 걷히며 망막에 그려지듯 문구가 생각났다.
차라리 고백을 하면 좋은 친구로만 남을 수도 있다던가?
‘해볼까?’
미간을 모은 채 혼자 열심히 고민하는 진혁을 보며 최미경이 한숨을 쉴 때였다.
드디어 진혁이 입을 열었다.
“우리······.”
진혁이 긴장된 얼굴로 최미경을 빤히 바라보았다.
꿀꺽-. 침 삼키는 소리와 함께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
“뭐, 우리 뭐?”
진혁에 비해 훌쩍 작아진 최미경이 턱을 치켜들었다.
그와 동시에 진혁이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나랑 같이 뛰어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