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는 평범하게 살기로 했더-14화 (14/338)

# 14 < 대마법사 (4) >

***

한유영과의 팔 힘 대결에서 유세라가 당당히 승리했다. 유세라에게도 녹록한 전투는 아니었는지 등이 땀으로 흥건히 젖었다. 마루에 걸린 벽걸이 선풍기가 불어주는 바람에 땀을 식힐 때였다.

“광연 오빠?”

젖먹이 손유진을 안고 입이 귀에 걸릴 듯 엄마 미소를 날리던 유세라였으나, 손광연을 본 그녀의 동공은 한순간에 지진이라도 난 듯 요동쳤다. 마치 귀신을 본 사람처럼 넋이 나간 듯 보였다.

손광연을 오빠라고 부르는 서울 여자를 보는 한유영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부채를 도끼처럼 쥐었다. 한마디라도 허튼소리가 나오면 찍어버릴 테야. 어디 감히 서울 여자가 내 남편더러 코맹맹이 소리란 말인가.

“오랜만이다, 세라야. 이제 수정 엄마라고 불러야 하나?”

곤두서는 것도, 누그러지는 것도 순간이었다.

팽팽하게 당겨진 긴장이라는 고무줄이 손광연의 인사에 느슨해진 것처럼.

진혁은 아빠와 홍기준의 해후 장면을 잊지 못한다.

홍기준은 신발과 바지가 젖는 것에 아랑곳없이 철벅거리며 논으로 뛰어들었다.

- “야! 손광연! 역시 살아 있었구나! 어이구흐흑!”

- “홍기준 이새끼! 어이구 이새끼! 아이구!”

아빠가 개새끼 소새끼를 찾는 모습도 처음이었고, 홍기준이 누군가를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진혁에게는 낯선 광경이었다.

‘내가 과거로 돌아오게 된 사정보다 아빠 정체가 더 궁금해지네.’

예전의 운명처럼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면 절대 품을 일 없는 궁금증이었다.

명절이면 친구들은 새 옷을 입고 큰댁으로, 조부모님 댁으로 가곤 했는데 진혁은 친척이 없었다. 이전 생에 자신을 학대하던 이모 외에는 말이다.

이번 생에도 정치인과 무슨 무슨 조합장, 비료회사 영업이사라는 사람, 그리고 이웃 외에는 명절에 진혁의 집으로 찾아오는 손님이 없었다.

‘미래가 바뀌는 기분은 이런 거구나.’

숨겨진 진실을 아는 기분도 이와 다르지 않을 터였다.

세상에, 그 홍기준 회장과 아빠가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다니.

비현실적 감상이 진혁의 뇌리를 지배했다.

‘혼돈의 카오스로구나.’

아빠들은 읍내에 나가더니 막걸리와 주전부리를 한가득 사 왔다. 순대와 튀김, 쥐포와 오징어. 그리고 아이들을 고려한 과자까지. 예정에 없던 술자리가 대낮부터 펼쳐졌다. 술을 입에 대지도 않던 아빠였기에 더 놀라웠다.

“누추하지만 자고 가.”

“그래야지! 누추하기는! 마당에서 자도 되겠는데.”

안마당에 모깃불을 지피고 돗자리를 깔았다. 여름이라고 마냥 덥지만은 않았고, 모기도 많지 않았다. 열대야는 도시의 사정이었고 지구 온난화는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

주거니 받거니, 술자리는 어둑해질 때까지 이어졌고. 유세라는 눈물을 글썽이며 한유영의 손을 잡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운명의 장난으로 헤어졌던 자매를 다시 만나면 이렇게 애틋할까. 그 정도로 다정하기 짝이 없었다.

“수정 아빠를 저한테 소개해준 사람이 광연 오빠예요. 오빠랑 저랑 어릴 때 남매처럼 지내던 사이거든요.”

“아, 형제보다 아끼던 친구분들이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뵙게 될 줄은 몰랐네요.”

한유영이 기억하는 남편 손광연의 형제는 결혼 전 찾아와 독설을 내뱉던 누나라는 사람뿐이었다. 그 여자 무서우면서도 무례했는데. 또 생각하니 뒷골이 당기는 한유영이었다.

와하하-!

진혁이 듣기엔 별 시답잖은 소리였는데 아빠들은 큰 웃음을 빵빵 터뜨렸다. 진혁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지켜볼 뿐이었다. 역시, 어린 남자들이라 그런지 잘들 웃지 않나.

그러다가 제법 어른스러운 이야기가 흐르기 시작했기에 진혁은 귀를 기울였다.

“땅값 쌀 때 연수원 부지도 알아볼 겸 왔지. 사세가 많이 폈고 직원도 많아졌거든. 직원 교육에 투자하는 회사는 아직 많지 않아.”

홍기준의 말을 들으며 진혁은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인재개발원이라는 이름으로 직원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육성하는 기업문화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때였으리라.

“연수원은 누구 생각인지 몰라도 잘했네. 앞으로 젊은 인재가 세상을 이끌게 될 거야. 왕회장이니 뭐니 하며 그룹 오너가 모두 결정하는 세상도, 장남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문화도 배척해야 기업도 건강해질 수 있다고 봐.”

“연수원은 세라가 장인어른께 강하게 주장했다고 하더라고. 유학 후 세상을 보는 눈이 확 달라졌지. 내 아내지만 존경스러워. 광연이도 시골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그런 생각을 품을 수 있다는 것도 놀랍고.”

“나는 경영권 승계니 뭐니 하는 재벌 놀음 같은 구태를 보면 아직도 넌덜머리가 나는 사람이니까. 천년만년 살지도 못하면서 무슨 파벌을 만들고 축재들을 하는지. 돈이 가장 강한 권력인 세상이기도 하지만, 공권력 거머쥔 권력자의 한마디면 공중분해 되는 게 자본으로 만들어진 모래성이야.”

이전 생에 서른다섯 즈음의 진혁도 이런 생각을 했었을까.

진혁은 귀를 쫑긋 세워 아빠들의 대화에 주파수를 맞췄다. 30대 중반. 이전 생에서는 애매한 나이였다. 또래들 대부분이 과장이나 대리를 달고 있을 때였다. 회장 딸이라는 후광을 업은 진혁도 이제 막 날개를 펴기 시작했을 때였고.

‘홍기준 회장도 그렇지만 아빠도 놀랍네.’

경영권 승계니 구태니 하는 말이 나오니 아빠가 멀게 느껴졌다. 진혁에게는 그저 다정한 농부 아빠 아니던가. 손 씨 성을 가진 사람 중에 향후 재계 서열을 쥐락펴락하는 기업인은 없었으니 아빠가 재벌 직계는 아닌 것 같고. 아마도 명문대학의 경영학과를 나온 사람으로 한국식 오너 문화에 회의를 느끼는 것이리라.

망둥어 말린 게 남았다면 좋았을 텐데. 온 식구가 좋아하는 간식이어서 수백 마리 망둥어는 겨울을 넘기지 못했다.

‘이것도 제법 맛은 있네.’

진혁은 수육이나 쥐포 따위를 집어 한 점 먹고 홍수정에게도 작게 잘라 한 점씩 먹였다. 오늘 처음 만난 진혁에게서 도무지 떨어질 줄 모르는 귀찮은 꼬맹이 때문에 진혁은 다리를 펴기도 힘들었다.

‘얘가 걔가 맞나.’

진혁은 어느새 저도 모르게 홍수정을 보며 웃고 있었다.

홍수정은 진혁이 주는 것을 제비 새끼처럼 넙죽넙죽 받아먹고는 뽈록해진 배를 문지르다 진혁의 무릎에서 잠들었다. 진혁은 어쩔 수 없이 홍수정을 안은 채로 등을 다독였고. 진혁 덕분에 유세라는 한유영과 편히 대화할 수 있었다.

찌륵-찌륵-.

밤하늘에 별이 가득하고 여치 따위의 풀벌레가 농촌의 주인행세를 시작한 시간이 되었어도 어른들의 대화는 멈출 줄 몰랐다. 어차피 방학이었고, 집에 말소리, 웃음소리가 가득한 것이 좋았기에 진혁도 함께 자리를 지켰다. 여전히 귀를 쫑긋 세우고.

“아무튼, 땅은 안 팔 거야. 팔더라도 지금은 때가 아니지.”

“네 고집 아는데 더 보챌 생각도 없어. 하하하!”

도로도 잘 닦이지 않았는데 땅을 보기 위해 멀리서 온 사람이 너무 쉽게 포기하는 거 아닌가. 하나 그런 생각은 잠시뿐이었다. 생사도 모르던 절친을 만나 구둣발로 무논에 뛰어들던 모습을 떠올려 보면 홍기준이 본래 품었던 목적이야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아무튼 파시면 안 돼요, 아부지이-.’

몇 년 후면 서해안 관광지 개발 붐이 일어 땅값이 100배 넘게 폭등한다. 바다를 끼고 있는 땅은 그 가치가 더 올랐으니, 진혁의 아빠가 동네 청년회의 비웃음을 사며 헐값으로 매입한 모래땅은 평당 50만 원을 훌쩍 넘기게 되는 것이다.

‘이 동네는 바다도 인접해서 도로가 뚫리면서 200배가 뛰던가.’

서울의 비싼 땅과 비교하면 우스운 수준이겠지. 그러나 그 단위가 십수만 평임에야. 이는 진혁의 아빠가 머지않아 부동산 재벌이 될 거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현재 시세로 팔아도 몇 배의 차익을 남길 정도였다. 땅값은 이미 꿈틀대고 있었다.

부동산에 문외한이고 관심 없는 진혁조차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세인그룹 미래전략본부에 근무하며 과거의 경제 흐름 분석부터 동향, 미래 전략을 기획하는 업무를 맡았으니. 대략적인 흐름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 재산을, 내 재산이었을 그 땅들을 이모부가 다 말아먹은 거였지.’

왜 그토록 진혁을 죽일 듯이 괴롭히고 때렸는지 알고 있었다. 몇 푼 하지 않을 때 일찌감치 들어먹었을 거라는 것도, 그 재산으로 술을 퍼먹고 도박을 일삼았을 모습도 머릿속에 훤히 그려졌다.

이전 생에 세인그룹의 인재개발원은 다른 면소재지의 바닷가에 위치했다. 홍기준이 이맘때쯤 찾아온 걸 보면, 이전의 생에는 이 집에 아무도 없으니 그냥 돌아갔던 게 아닐까. 진혁이 읍내로 끌려간 직후였으니 말이다. 진혁은 그렇게 각각의 생을 비교하며 정리했다.

‘두고 보자.’

다시 악연이 된다면 지난 생보다 더 처절하게 짓밟아주마.

진혁은 양부모를 향한 칼날을 벼려두었다.

*

홍기준은 막걸리를 그렇게 마시고도 멀쩡했다. 젊으니 당연한 일이려나. 그건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하긴, 진혁도 아빠를 닮아 홍수정 대신 위스키를 비우고도 멀쩡했겠지.

양부모를 떠올리며 이를 갈 때, 홍기준이 진혁의 어깨를 가만히 쥐었다.

“진혁이는 꿈이 뭐니?”

왜 안 물어보나 했네요. 반사적으로 나오려는 말을 콧바람으로 흘려보냈다.

훗날 취직과 결혼이라는 명절 레퍼토리가 도래하기 전부터 존재하던 장래희망 공격 아닌가. 진혁은 홍기준의 눈이 유난히 빛난다 생각했지만 누구나 술이 적당히 들어가면 눈에 힘이 들어가고 빛이 나는 법이었다.

‘꿈이라는 게 간단히 말할 수 있는 건가요?’

잠든 홍수정의 엉덩이를 다독이며 진혁이 차마 입을 열지 못하자 아빠가 나섰다.

“우리 아들은 뭘 하든 잘할 거야. 시험도 늘 올 백이야. 1등을 놓친 일이 없어.”

“오-, 천재의 아들도 천재라 이건가?”

홍기준이 눈을 빛냈다.

비록 아빠들이지만, 자신을 앞에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건 달갑지 않은 일이다. 자존심이 아니었다. 그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게 불편했을 뿐이다.

‘내가 애도 아니고.’

다행히 홍기준은 화두를 손광연에게로 옮겨갔다.

혹시나 전생의 자신을 알아보고 던진 질문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말도 안 되는 가정이었나 보다. 만약 진혁이 홍기준이었다면 얼싸안고 반가워했을 테니.

‘좀 아쉽네. 그때 무슨 얘기하려던 건지 묻고 싶었는데. 수정아, 너희 아빠는 그때 무슨 말씀을 하려던 걸까?’

다시 잠든 홍수정의 얼굴로 눈길을 돌렸다.

엄마들의 대화도, 아빠들의 대화도 저 멀리 들리기 시작했다.

쭈릅-.

“크어- 좋다! 그런데 땅은 왜 그렇게 불린 거야?”

막걸리 한 사발을 더 들이킨 홍기준이 물었다.

“싸니까.”

손광연의 대답은 짧고 명료했다.

홍기준은 추가 질문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졸음과 싸우던 진혁 또한 아빠의 성향을 알 것 같았다.

‘아빠는 타고난 장사꾼이구나. 나랑은 정 반대네.’

아빠의 과감성에 탄복했다.

싸다는 이유로 주식이나 코인 따위 매입했다가 한강 가는 사람도 있다던데 아빠는 땅에 몰빵을 하신 게 아닌가. 단지 싸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부당하고, 불공평하고, 힘들다고 투덜대기만 해. 어떤 일을 하든 마찬가지야. 법과 나라가, 정치가 잘못됐다고 욕만 하지. 짜여진 틀을 이용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말야. 이앙기, 콤바인, 트랙터. 비싼 농기구는 빌려 쓰고 얻어 쓸 수 있는데도 어떻게든 정부 보조금을 보태서 사려고 해.”

술이 넉넉히 들어가자 평소 듣지 못했던 아빠의 생각이 술술 흘러나왔다.

“그거 다 욕심 때문이야. 자기가 원하는 날, 원하는 시간에 작업을 하고 싶어서. 그렇게 빚쟁이가 되고 나라를 욕해. 1년 농사지은 돈을 빚 갚는데 털어 버리고 말이지.”

“내 친구는 빚내서 농기계를 사느니 번 돈으로 헐값에 땅을 죄다 사들인 거고?”

“그렇지. 농사에는 다 때가 있다지만 하루 이틀 늦어진다고 농사 망하는 것도 아니야. 어떻게 보면 사업으로서의 농사는 시기보다 중요한 게 작물일 수 있어.”

남들이 재배하지 않는 작물.

손광연이 이웃의 비웃음 속에서도 자신이 예상한 작물을 꿋꿋이 재배하는 이유였다. 그가 택하는 작물은 매해 바뀌었고 매번 높은 가격에 팔렸다.

농부들은 해마다 비슷한 작물을 재배했다. 뭐에 홀리기라도 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작년에는 양배추, 올해에는 무, 내년에는 옥수수.

물론 비약은 있겠지만 온 동네가, 전국의 모든 농부들이 작당이라도 한 것 같았다. 그 결과는 가을에 밭을 갈아엎고, 작물에 불을 지르는 것으로 이어졌으니.

공급이 부족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농사로 돈을 버는 첩경이었음에도, 농부들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처럼 모두가 같은 작물을 재배했다. 마치, 같이 죽기로 작정한 사람들처럼.

“천재는 어딜 가도, 뭘 해도 천재구만?”

홍기준의 말이었다.

진혁은 신기했다.

‘물건을 만들고 파는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 시장의 요구를 읽는 안목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홍기준 회장이 마케팅전략본부 강연에서 했던 말이었다. 이렇듯 친구란, 경영마인드마저 공유하는 모양이다.

‘그래, 미래 지식을 몰라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어.’

아빠를 보며 든 생각이었다. 진혁 또한 흐릿하게나마 알고 있는 미래 정보를 이용해 비겁하게 부를 축적할 생각이 없었으니. 그런 성정은 아빠를 닮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머? 여보, 수정이 좀 봐.”

“허어-, 별일이네. 저 까탈스러운 녀석이.”

까탈스러운 딸아이가 처음 보는 오빠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이 놀라울만하건만, 거나하게 술이 오른 탓인지 홍기준은 흐뭇한 눈으로 두 아이를 바라보았다.

진혁의 품에 안긴 홍수정은 두 다리로 진혁의 허리를 감고 잠들어 있었다.

“진혁이 안 무겁니?”

“진혁아?”

늦은 밤이었고, 자신을 꼭 끌어안고 잠든 꼬맹이 홍수정이 건네는 뜨거운 체온에 정신이 아득했다. 풀벌레 소리, 아빠들의 대화 소리, 엄마들의 웃음소리가 띄엄띄엄 들렸다.

진혁도 앉은 채로 꼬맹이의 어깨에 턱을 얹고 잠이 들었다.

열 살 아이의 몸으로 버티기에는 너무 긴 하루였다.

물어볼까, 당신도 회귀했냐고. 그렇다면 그때 무슨 얘기 하시려던 거였냐고 살짝 얘기해달라 졸라볼까. 어린아이 몸이니까 조금은 졸라도 괜찮지 않을까.

말해봐요.

나한테 무슨 말 할랬어요?

왜 그리 잘해줬어요?

내가 불쌍해서 그랬어요?

내가 우리 아빠 아들인 거 알고 있었어요?

차마 잠꼬대로도 뱉지 못한 말이 모깃불을 따라 밤하늘로 날아올랐다.

과거의 꿈을 꾸는 걸까, 꼬맹이의 체온에 위로를 받는 걸까.

한차례 훌쩍인 진혁이 어깨를 잘게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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