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 < 세 생명 (8) >
***
12월 24일 밤, 하얀 눈이 펑펑 쏟아졌다.
진혁은 엄마와 함께 두툼한 이불을 두르고 마루에 앉았다.
등 뒤로는 항아리에 심은 전나무에 색색깔 조명등이 걸렸다. 화분이 없어 항아리에 심은 것인데, 항아리만 보면 호승심이 불타오르는 탓에 진혁은 크리스마스트리를 외면했다. 눈요기보다 내면의 평화가 더 소중한 법이다.
눈앞에 펼쳐진 세상은 어둡고 흐린 밤인데도 온 세상이 하얗고 포근했다.
“아빠는 언제 오세요?”
시곗줄도, 몸체도 파란 전자시계 조명 버튼을 눌렀다.
띡-.
「09:21:05」
가로등이 하나도 없는 동네다.
이렇게 밤늦게 다니시는 분이 아닌데, 연말을 맞아 송년회를 한다며 새로 생긴 동네 구멍가게에 가셨다. 거기로 온마을 어른들이 모였다고 했다. 아이가 하나인 집은 동행하거나 진혁의 엄마처럼 보호자가 남기도 했고.
어느 부모나 자식을 사랑하겠지만 유독 남다른 이 부부는 엄마가 남아 진혁을 챙기기로 했다. 이런 부모를 잃고 일찍 철이 들어 한 세월 살아야 했다니. 찬 겨울 공기가 아니어도 진혁은 콧등이 시큰했다.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제멋대로 떠오르는 생각을 어쩔 도리는 없었다.
그건 마치 심장에 아로새겨진 흉터와 같아서, 살아 숨 쉬는 한 계속 따라다닐 듯 싶었다.
“진혁이 졸릴 텐데 먼저 잘래?”
“아뇨, 괜찮아요.”
“만화 틀어주던데 안 봐도 돼?”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그런 거겠지.
밤이 늦은 시간인데 구두쇠 스크루지 할아버지가 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는 디즈니 만화가 방영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건 애들이나 보는 거 아닌가. 진혁은 도널드 덕 좋아할 틈도 없이 커버린 터였다.
오랜만에 보는 흑백텔레비전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만화는 진혁의 취향이 아니었다. 30대 때부터 즐겨 보던 라바는 언제 나오려나. 옐로우 불쌍했지. 착한 애들은 당하기만 해.
“아빠 오시면 잘래요.”
“흐음-, 큰일이네······.”
큰일은 큰일이다.
물가에 내놓은 아빠처럼 걱정이 되니.
이래서 사랑하는 사람들은 함께 사는 모양이다.
걱정돼서.
[요 파란 꼬맹이들-!]
크리스마스 캐럴이 끝나고 개구쟁이 스머프가 방송되는 모양이다. 안방에서 가가멜의 목소리가 들렸다. 값비싼 칠면조 요리가 없어도, 가득 쌓인 선물 상자가 없어도 크리스마스는 특별하구나. 엄마와 함께 있으니 더 특별하다. 아빠도 계시면 좋을 텐데.
엄마의 품에 머리를 기댔다. 어린 아들의 팔을 쓸어주는 엄마의 손길이 부드러웠다. 그러다 잠깐 눈을 감았던 것 같다.
“진혁아.”
“네흥?”
“졸리면 들어가서 자, 울애기.”
“안 졸려요.”
언제까지 애기라고 부르시려나.
기분은 좋은데 듣기 좀 민망하네. 속에 마흔 넘은 아저씨가 들어있다는 걸 알면 엄마는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
눈이 이렇게나 많이 내리는데 아빠가 오시지 않으니 불안했다. 지난 생에도 감기는 눈을 어쩌지 못해 집에서 잠이 들었었고, 다음날부터 악몽이 시작되지 않았던가.
“진혁아, 근데 왜 가가멜이 스머프더러 파란 꼬맹이들이라고 하는 걸까?”
이런 질문은 대개 아이들이 부모에게 하는 거 아닌가? 엄마는 정말 소녀 같은 데가 있으시다. 영이 참 맑다고나 할까.
그래도 엄마가 물으시니 대답해 드려야지.
“그러게요, 테레비에는 회색으로 나오던데.”
“그치, 그치?”
같은 말을 반복하는 모습도 아이 같지 않은가.
“근데 문방구에 파는 도화지에는 파랗게 칠해져 있어요. 흑백테레비라 회색으로 나오나 봐요.”
“아, 그렇구나. 아빠한테 칼라텔레비전 사달라고 할까? 우리 진혁이 파란 스머프 볼 수 있게?”
“······.”
만화 보지도 않는데요.
지금 메고 다니는 메칸더 브이 가방도 창피해 죽겠구만.
근데 엄마는 춥지도 않으신가, 왜 계속 밖에 계시나.
다정한 엄마 음성이 꿈결 같다. 어찌나 많이 내리는지 눈송이가 사락사락 발소리를 냈다. 제멋대로 찾아온 단잠에 스르르 눈이 감겼다.
“진혁이 들어가서 자야 할 텐데.”
아니, 그런데 이 엄마가 왜 자꾸 들여보내려는 걸까. 눈이 펑펑 쏟아지지만 춥지 않았다. 엄마와 함께여서인지 오히려 포근했다.
어설피 찾아든 첫잠에 꿈꾸듯 지난날이 떠올랐다.
‘왕년엔 크리스마스에 뭐 했더라?’
나 홀로 집에, 러브 액츄얼리, 다이하드······.
여자친구가 섹시 산타 코스프레해줬다며 자랑하는 안 친한 후배 이윤성의 연락처를 차단하기도 했지. 입이 무거운 진혁을 믿는 이유였겠으나 벤츠를 샀을 때도 쉬쉬하던 녀석이 얼마나 좋았으면 자랑했을까. 그 여자 이름이 지현이었던가. 호르몬의 노예들 같으니.
그래도 상남자 진혁은 윤성의 결혼식 때 축의금도 두둑이 냈다.
그들을 향해 조심스레 저주를 퍼부었다.
‘이번에도 결혼이나 해버려라.’
나는 울 엄마랑 살 거다.
으르르, 월-.
낮게 으르렁거리다 마는 개소리가 들렸다.
장군이다.
진혁의 눈이 번쩍 뜨였다.
‘잘못 들었나?’
잠시 차렸던 정신이 다시 흐릿해졌다.
아예 엄마의 다리를 베고 누웠다.
‘아빠 오시는 거 보고 자야 하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경이 반쯤 감긴 눈꺼풀을 비집고 들어섰다.
대문 너머로 어두운 실루엣이 일렁이고, 귓가를 간질이며 속살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자요?’
‘자요.’
엄마의 몸이 살짝살짝 흔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뽀득.
누가 발소리를 내었는가.
뽀-드-드윽-.
어허, 그래도 들리느니.
곧이어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읏챠-, 우리 아들. 아빠 기다리다가 잠들었구나.”
아빠 목소리가 들리는데 눈이 떠지지 않았다.
그래도 오셨으니 안심이다.
아빠가 진혁을 안방에 눕혔다.
눈이 많이 왔고 크리스마스니 가족이 모여 포근하게 자자며.
“하이고, 그 녀석 참. 산타클로스 노릇하기 힘드네요. 하하.”
“쉿-. 듣겠어요.”
뭐래.
신문지에 뭐 둘둘 말고 들어오시는 거 다 봤는데.
온 동네 아이들이 신문지로 감싼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겠구나.
가게에서 산 과자겠지.
정신은 깨어있으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 졸음보다 어린아이의 몸을 강하게 지배하는 건 없다.
진혁은 엄마와 아빠 사이에 누워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엉덩이를 다독이는 엄마의 손길도, 머리를 쓸어넘기는 아빠의 손도 어쩜 이리도 함함할까.
‘행복해.’
진정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잠결에 엄마 손을 꼭 쥐어 품으로 끌어당겼다.
***
진혁은 어릴 때 키가 많이 작았다.
잘 먹지 못한 탓도 있었겠지만, 웅크리고 살았던 이유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훅-후욱-.
“어이, 장군이! 열심히 운동하면 너도 클 거야.”
헤헤헥-.
장군이도 납득한 것 같았다.
날이 추워도, 길이 얼어도 매일매일 장군이와 뛰어다녔다.
스트레칭과 마사지도 빼먹지 않았다.
그 덕분이었을까.
개학 때가 되어 가는데 맞는 옷이 없었다.
하루가 다르게 크니 방학 때는 엄마가 천을 덧대고 수선해서 늘여주셨다. 그리도 애쓰셨거늘, 엄마의 빼어난 재주로도 더이상 옷을 늘여 입을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자식이 훌쩍 커서 좋다며 아빠는 버스를 타고 옷을 사러 읍내에 다니셨다. 88이라는 오토바이가 있었지만, 빙판과 찬바람이 무섭다며 엄마가 말리셨다. 진혁도 함께 만류했다.
오전과 오후, 하루 두 번 들어오는 버스를 타고 오실 아빠를 기다리며 진혁은 장군이와 함께 미경이네 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놀았다.
“진혁아, 추운데 들어와.”
괜찮네, 이 사람아.
저 최미경 어린이, 분명 방학 숙제 도와달라고 저러는 거다.
일기 대필 약속 때문에 지어낸 이야기를 왼손으로 쓰는 중이다. 그것만으로도진혁은 충분히 고통받고 있었다. 언 발을 동동거리면서도 진혁은 최미경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너 발 시리잖아.”
아녀, 이거 운동하는 겨.
왜 사투리가 나오지?
현지 적응 완료인가.
최미경은 대답 없이 발만 동동 구르는 진혁을 보며 입술을 샐쭉 내밀고는 집에 들어가 버렸다.
마침내 오후 버스가 들어왔다.
“진혁아, 아빠 왔다.”
아빠는 겨울이면 읍내에 다녀오실 때마다 귤과 호떡, 국화빵 등을 사 오셨다.
엄마와 진혁이 좋아하는 겨울 간식이었다.
물론, 장군이도 좋아했다. 귤껍질을 먹지 않는 걸 보면 장군이는 명견이 분명했다.
엄마는 귤껍질을 따끈한 부뚜막에 말려 차를 만들어주셨다.
설탕을 넣어 달콤하게 마셨는데, 하루 한 잔 꾸준히 마신 덕분인지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
눈이 많이 오고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자기야! 자기야!”
아빠가 저토록 애타게 반복해서 엄마를 부르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래서 예상이 가능하다. 징그럽거나 무서운 걸 보셨구나.
뱀을 발견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그럴 때면 엄마는 삽이나 지게막대로 뱀을 견제하셨고, 아빠는 여리여리한 엄마 뒤에 숨어 뱀을 향해 맹렬히 삿대질을 하셨다.
쌍방 TS가 의심되는 부부였다.
‘크큭, 귀여운 양반들.’
그런데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인 한겨울에 뱀이 나올 리 만무하고.
몸살 기운이 있는지 창호문을 조금만 열고 빼꼼 내다보는 엄마를 대신해 진혁이 물었다.
“아빠, 왜요?”
“진혁아, 저기 비닐하우스에-!”
아빠가 감나무 방향을 가리키셨다.
비닐하우스에?
“파를 뽑으려고 했는데-.”
했는데?
“문이, 문이 열려 있었나 봐-.”
문이 열려 있었어?
“- 들어갔어!”
평소엔 중저음으로 조리 있게, 물 흐르듯 말을 잘하는 아빠인데. 이럴 땐 장군이보다 의사소통이 어렵지 않은가. 그렇다고 아빠한테 개만도 못하다고 할 순 없는 노릇이고.
묵묵히 듣던 진혁이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
“뭐가요?”
“차, 참새! 다섯 마리나 있어!”
아빠가 손바닥 크기를 자랑하는 아이처럼 손을 좌악 폈다.
참새가 무려 다섯 개.
마루에서 내려와 운동화를 신던 진혁은 다리가 풀릴 뻔했다.
참새보다 호들갑 떠는 이 아빠를 어쩌면 좋을까.
“내가 보기에는 날도 춥고 바람이 많이 부니까 열린 틈으로 들어갔나 봐.”
어허, 손 사장님. 지금 원인분석을 할 때가 아닌 것 같은데요.
자기야를 두 번 외친 이유가 있을 거 아닙니까.
“참새들도 따뜻한 곳 찾아갔나 봐요. 그런데 왜요? 비닐에 구멍이라도 냈어요?”
온실에 테러를 저질렀다면 응당 정의의 싸리비로 타격을 가해야 할 터.
진혁의 지적에 아빠 표정이 오랜만에 착한 바보가 되었다.
그러나 잠시뿐이었다.
진혁은 아빠의 눈에서 뚜렷한 전의를 읽었다.
이글거리는 아빠의 눈빛, 그것은 동료를 죽인 마왕을 앞에 둔 용사의 눈빛 다름 아니었다.
“먹고 싶어.”
“······.”
맥이 풀리며 새털처럼 가벼운 한숨이 나왔다.
진혁은 마당 한편에 세워진 싸리비를 멋지게 비껴들고 비닐하우스로 향했다.
자신의 모습이 최후의 결전을 앞두고 모르도르로 돌격하는 아라곤 같을 거라 생각했다. 아라곤이 누군지 아는 사람이 없으려나. 그렇다면 장판교의 조자룡으로 하자.
‘불쌍한데.’
그래도 아빠가 드시고 싶다는데 시도는 해봐야지.
아빠도 삽을 들고 진혁을 따랐다.
“잘못하면 비닐 찢어져요. 그냥 바구니 들고 오세요.”
“어? 아, 그럴까?”
허둥대며 다시 집으로 가는 아빠를 진혁의 멍한 눈이 쫓았다. 세상 물정 모르는 젊은 양반이 어떻게 부농이 된 건지 정말 미스터리다.
후우웅-!
“불쌍-어흑!”
휘이잉-!
“미안-해윽!”
검도를 익히기는 했으나 실전에서 사용할 일이 없었거늘.
싸리비를 휘두를 때마다 참새가 한 마리씩 바닥에 떨어졌다.
워낙 작고 잽싸서 구석에 몰아놓고 잡아야 함에도, 진혁은 넓은 공간을 날아다니는 참새에게 정확한 타격을 선보였다.
“오오, 우리 아들.”
역시 못하는 게 없구나.
손광연은 두 손을 모으고 물개박수를 쳤다.
물고기도 많이 죽였지만, 조류는 어류보다 고등생물 느낌이다. 죄책감이 더 크게 들었다. 진혁은 마음이 썩 좋지 않았지만 아빠가 드시고 싶다는데 별수 있냐며 자신의 살생을 정당화했다.
손질을 해야 할 텐데. 엄마는 몸이 편치 않으신 거 같고, 아빠는 피를 보면 기절하실 테고.
‘내가 손질하지 뭐.’
진혁은 아궁이에 남은 숯에 참새 털을 태웠다. 배를 갈라 내장을 깨끗이 비우고 물로 청소도 했다. 이제 석쇠에 올려 숯불에 굽는 거다. 내장도 함께 올렸다. 내 일촌 장군이 줘야지.
“진혁아, 이제 먹어도 되지 않니? 타는 거 같은데?”
진혁을 졸랑졸랑 따라다니던 아빠가 아궁이 옆에 쭈그려 앉아 물었다.
침을 흘리며 고단백을 갈구하는 모습이었다. 다른 집에 비해 먹을 것도 풍족한데 왜 이러시는 걸까. 과거에 육아하는 친구들에게 듣기로 수족구에 걸린 아이가 침을 흘린다고 하던데, 설마 아빠도 수족구에 걸리신 걸까.
“속까지 익혀야 해요. 그래서 겉은 좀 탈 수밖에 없어요.”
아들을 보는 아빠의 눈에 선망의 빛이 어렸다.
망둥어 낚시할 때부터 이거 뭔가 대단히 부적절한 눈빛 같은데. 진혁의 영혼 연령이 상대 우위에 있어서 그런 걸까.
따닥-따닥-.
천일염을 한 꼬집 뿌리자 숯불을 만난 소금이 경쾌한 소리를 냈다.
석쇠를 쥔 손이 뜨거워 바꿔 잡기를 몇 번, 날개를 살짝 잡아 비틀었다.
과자처럼 부서지지 않고 적당히 바삭하게 꺾였다.
“먹어도 되겠어요.”
불에 탄 부위를 칼로 삭삭 긁어내고 머리를 끊어냈다.
머리는 손질할 때 쳐내도 그만이지만 장군이 주려고 같이 구웠다.
장군이는 부엌에 들어오면 안 된다는 걸 잘 아는 명견, 부엌 입구에서 꼬리를 살랑거리는 장군이에게 참새 대가리와 내장을 던져줬다.
아빠가 엄마 손을 잡고 신부 입장하듯 조심스레 부엌 문턱을 넘어오셨다.
아궁이 있는 곳은 지대가 낮고, 가스레인지가 있는 곳은 높아서 턱이 졌다. 어른 두 명이 턱에 걸터앉아 참새구이를 하나씩 집었다.
까득-쩝쩝- 맛있게 드시는 부모님을 보며 진혁은 살생의 보람을 느꼈다. 이 맛에 죽이는구나. 여름엔 닭을 한 번 잡아볼까.
“진혁이 덕분에 오랜만에 참새구이를 다 먹네. 진혁이도 먹어.”
엄마가 살이 제법 붙은 참새 다리를 건넸다.
참새는 사실 살이 거의 없다.
이 작고 가여운 걸 왜 먹는지 도무지- 아작-.
‘오오, 맛있잖어?’
소금을 괜히 뿌렸나 싶을 정도로 짭짤 고소 쫄깃 바삭했다.
참새구이 회식이 끝나고.
부엌 정리를 마친 진혁은 비닐하우스 문을 살짝 열어뒀다. 아주 작은 틈만 있어도 야생 짐승들은 교묘히 파고드는 법이다.
저녁나절, 참새구이 맛에 충격을 받은 아빠가 조금 더 열었다.
대학 때 소주 안주로 먹었던 참새구이는 참새가 아니었다는 깨달음이 주는 충격과 별개로, 참새구이가 너무 맛있었던 까닭이다.
다음날, 참새는 없고 대파가 모두 얼어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