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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왕 유세현-475화 (46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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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날이 계속되었다.

    친구와 뛰어놀고, 아버지와 함께 사냥을 나가고...

    그녀는 성장해가면 갈수록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껄껄껄, 애가 참 착하고 고와. 안 그래? 정씨?”

    “하하, 누가 아니래. 나한테 아들이 있었다면 당장 어떻게든 해보라고 닦달을 했을 거네.”

    “지드먼이 부럽구먼... 우리 딸이 시아의 반만이라도 닮으면 참 좋을 텐데.”

    “예끼, 바랄 걸 바라게!”

    “하하하! 한 번 해본 소리네. 그보다도 정말 누가 시아를 데리고 가게 될 런지... 역시 리차드려나?”

    리차드는 루시아가 어렸을 때 처음으로 사귄, 흔히 말하는 소꿉친구였다.

    사귄 이후 짓궂은 장난 한번 없이 무척이나 잘 대해주는 데다가, 성격 또한 딱히 흠잡을 데가 없고, 마나를 잘 다룰 줄 알아 마법사로서 미래가 촉망했기에 마을 주민들은 내심 리차드가 루시아를 차지하게 되리라 여기고 있었다.

    “물 마실래?”

    “어?”

    밭일을 도와주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루시아의 뺨에 차가운 물체가 닿았다.

    리차드가 마법을 이용해 시원하게 만든 물병이었다.

    “어, 고마워 리차드.”

    “하하, 뭘. 그보다도 일은 전부 끝난 거야?”

    “응.”

    “좋아. 그럼 우리 이웃마을에 놀러가자! 거기 지금 축제가 한창이거든!”

    “어, 어? 어... 난...”

    “가자~ 응?”

    리차드가 해맑은 표정으로 엉거주춤하고 있는 루시아를 일으켰다.

    루시아는 작은 한숨과 함께 못 이긴 척 그의 뒤를 따랐다.

    둘이 길을 걷기 시작하자 여성들은 질투의 시선으로 루시아를 노려봤다.

    “크...!! 루시아 저년! 감히 내 리차드와 손을 잡다니... 흑...”

    “부러운 년...”

    리차드는 루시아의 만큼이나 유명인사였다.

    훤칠한 키와 멋진 외모, 그리고 능력까지... 동년배의 여자들 중 그를 한 번이라도 마음에 품지 않은 이는 없었다.

    “공연도 한다는데. 재미있겠다. 그지?”

    “으응? 응...”

    하지만 연신 리차드의 말에 답하는 루시아의 표정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하루 전, 리차드가 한 고백 때문이었다.

    “나랑 결혼해줘 루시아. 내가 누구보다도 널 행복하게 해줄게.”

    프로포즈를 받았을 때, 루시아의 심경은 굉장히 복잡했다.

    루시아는 리차드를 결코 나쁘게 보지 않고 있었다.

    아니 되려 굉장히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어떤 이가 이렇게 한결같이 잘해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아...’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다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기분.

    물론, 결혼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 맞다.

    그녀가 있는 세계에서 재혼이란 개념은 없었다.

    처녀일 때 하는 단 한 번의 결혼, 남편과 사별하게 되어도 다른 남자는 만날 수 없었다.

    만나게 되면 창부라 손가락질 받으며 매도당하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런 기분인 걸까?’

    심란하다.

    그러자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본 리차드가 그녀의 머리에 손을 살포시 얹었다.

    “표정이 왜 그래? 그렇게 가기 싫어? 아니면 몸이라도 안 좋은 거야? 그냥 가지 말까?”

    “어... 아, 아니 그게 아니...”

    “후훗, 농담이야. 어제 내가 한 고백 때문이지?”

    “......”

    “말했듯이 답을 주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도 상관없어. 아니, 사실 난 좀 오래 걸렸으면 해.”

    “응?”

    “네 인생이 걸린 일이잖아. 고민하고 또 고민한 뒤에 선택하는 게 맞는 거지.”

    리차드가 손을 천천히 움직여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포근하면서도 따뜻한, 배려심이 담긴 손길이었다.

    “아... 리차드...”

    그렇기에 루시아는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수락할 뻔했다.

    “응? 왜?”

    “아니야... 재미있게 놀다 오자.”

    “그래!”

    * * *

    “거기 선남선녀들! 이 돼지 꼬치구이 먹어보지 않겠나? 올랜드 산이라 아주 끝내준다고?”

    마을은 왁자지껄하기 그지없었다.

    대축제였기에 꽤나 많은 인파가 몰렸고, 루시아와 리차드는 여러 가지 행사를 즐기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해가 거의 다 떨어진 뒤에야 너무 놀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떡하지? 곧 있으며 해가 질 거야.”

    “그래도 돌아가야...”

    “밤에 산을 타는 건 너무 위험해. 몬스터를 만나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몰라.”

    반면 마을 안은 무수히 많은 등불이 켜져 있었기에 낮처럼 밝기 그지없었다.

    리차드가 말했다.

    “어쩔 수 없겠어. 여기서 머물고 가는 수밖에...”

    “어... 어?”

    “걱정하지 마. 방 한 개 빌릴 수 있을 정도의 여윳돈은 가지고 왔으니까. 방 잡아 줄 테니까 넌 거기서 자. 난 문 바깥에서 잘게.”

    리차드가 말을 딱 잘랐다.

    행여 모를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것을 깨달은 루시아는 재빨리 주머니를 뒤적여 쓰고 남은 돈을 셌다.

    놀기엔 괜찮은 금액이었지만, 축제가 한창인 마을에서 방 값을 치르기엔 너무도 부족한 금액이었다.

    “그럼 시아야.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방 잡고 올게!”

    “아니... 잠깐...”

    뭐라 더 말 할 새도 없이 리차드가 쏜살 같이 인파속으로 사라졌다.

    “후우...”

    루시아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시선을 돌렸다.

    길가에서는 때마침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었다.

    용을 포함해 각종 동물을 본떠 만든 탈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상당히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게 느껴졌다.

    “여보, 재미있지?”

    “응, 오길 잘했네.”

    “헤헤, 오빠 이거 맛있다! 한 입 먹어볼래?”

    “응~ 먹여줘~”

    축제인 만큼, 곳곳에는 연인과 가족들이 많았다.

    그녀는 그런 그들을 잠시 응시하다 눈을 감고 상상해 보았다.

    ‘리차드와 결혼이라...’

    그와 함께 사는 나날들을.

    ‘나쁘지 않겠지. 아니, 분명 행복할거야.’

    축제에서 재미있게 놀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시간이 흘러 조금 진정이 되서 일까.

    처음 느꼈던 영문 모를 불안감이 지금의 루시아에겐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수락... 할까...”

    그녀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있을 때.

    “꺅! 마녀!”

    저편에서 한 여성의 비명이 울렸다.

    “마녀다! 마녀가 나타났다!”

    “추종자도 있다!”

    “경비를 불러!”

    ‘마녀와 추종자?’

    루시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목소리가 울려 퍼진 쪽으로 돌아갔다.

    마녀의 상징은 불행과 죄악, 많은 인파가 도망치듯 우르르 물러서고 있었기에 그녀는 곧 한 쌍의 남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핏기 없는 안색과 새하얗게 서린 백발, 그리고 붉은 눈동자까지.

    ‘마녀다.’

    여자는 전승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마녀의 모습과 정말 똑같은 외형을 하고 있었다.

    옆에 있는 남자 또한 흑발에 흑안으로 전형적인 추종자의 모습이었다.

    난장판이 되자 추종자가 머리를 박박 긁는다.

    “후우... 귀찮게 됐군.”

    “미, 미안해요. 나 때문에... 변화 물약의 지속시간이 이렇게 짧을 줄은...”

    마녀가 고개를 푹 숙였다.

    옆에 있는 추종자에게 굉장히 미안해하는 모습이었다.

    그러자 추종자는 달래듯 마녀의 머리를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편견을 지니고 있는 저놈들이 이상한 건데 네가 왜 미안해해?”

    “하지만...”

    “경비! 경비!”

    “저놈의 경비는... 이만 마을에서 나가자. 시아야.”

    “응...”

    “피, 피해라! 닿으면 불행과 저주가 옮는다!”

    마녀와 추종자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모세의 기적처럼 길이 쫙 갈라졌다.

    루시아는 왠지 모르게 두 사람이 조금 불쌍하게 느껴졌다.

    ‘저 둘... 딱히 나쁜 사람처럼 보이진 않는데...’

    실제로 둘은 그저 걷고 있을 뿐 다른 행동은 일체 하지 않고 있었다.

    저벅. 저벅.

    둘은 길목에 있던 루시아 쪽으로 점점 다가왔다.

    15미터, 10미터 그리고 5미터...

    마침내 두 사람이 루시아의 코앞까지 다다랐다.

    순간적으로 흑안의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두근-

    왜 일까? 순간 심장이 고동쳤다.

    루시아는 이내 그가 리차드의 외견과 굉장히 닮은꼴이란 것을 깨달았다.

    ‘신기하네... 여자 쪽은...’

    루시아는 혹시나 해서 여자 쪽도 봤지만 자신과는 전혀 닮지 않은 얼굴이었다.

    눈매도, 코고, 입술도.

    “시아야! 떨어져!”

    그 순간, 뒤에서 나타난 리차드가 루시아의 손을 잡아끌었다.

    “쯧.”

    추종자는 그런 리차드의 행동에 굉장히 불쾌해했다.

    “역겨워. 전부.”

    “역겨운 건 너희들이다! 이단들아!”

    루시아에게 해를 끼쳤을지도 모른다 생각했기 때문일까?

    민감하게 반응한 리차드가 용감하게 외쳤다.

    “당장 이곳에서 꺼져라!”

    “......”

    리차드의 욕설에 추종자의 눈매가 날카롭게 날이 섰다.

    “왜? 한번 해볼 테냐? 하지만 덤비려면 각오해야 할 거다.”

    리차드의 손에 불길이 일었다.

    마법사로서의 엄청난 자질을 지닌 그이기에 만들 수 있는 화염계 마법이었다.

    “세현씨...”

    “걱정 마. 상대할 생각 없으니까.”

    세현이라 불린 추종자가 리차드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떠나가기 전 그가 리차드 옆에 있던 루시아를 흘끔 살피더니 툭 말했다.

    “진실을 봐라.”

    저벅. 저벅.

    둘은 이내 길 저편으로 사라졌다.

    조금 후 경비가 우르르 몰려왔지만 이미 그들은 완전히 자취를 감춘 후였다.

    리차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루시아의 모습을 이리저리 살폈다.

    “후... 괜찮아?”

    “응... 괜찮아.”

    “다친 데는? 다친 데는 없어?”

    “응... 근데...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방 잡았어. 그만 들어가서 쉬어.”

    “응...”

    둘은 리차드가 잡아놓은 여관으로 이동했다.

    * * *

    “저... 정말 괜찮아? 내가 같이 사용해도?”

    “응, 리차드가 잡은 여관이잖아. 잡은 주인이 문 밖에서 자는 건 말이 안 되지.”

    “하지만...”

    “훗.”

    루시아가 싱긋 웃으며 리차드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여태까지 괜찮던 그의 안색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지금 부끄럼 타는 거야?”

    “아니... 어... 조금? 네가 너무 예뻐서.”

    리차드가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놨다. 루시아는 이에 더욱 환하게 미소지어주었다.

    ‘역시 리차드는 좋은 남자야.’

    리차드가 좋다.

    루시아는 퍼레이드를 보며 마음의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저기 리차...”

    “루시아!”

    “응?”

    “아, 아니야 먼저 말해.”

    “아니야, 리차드부터 말해.”

    “아... 그럴까? 딱히 별건 아니야. 안 다쳐서 정말 다행이라고.”

    “아~”

    루시아가 머리를 긁적였다.

    사실 그녀는 큰 위협을 느끼지 못했기에 그다지 와닿지는 않는 말이었다.

    “후... 설마 마녀와 추종자가 마을 한복판에 나타날 줄이야.”

    “흠... 리차드.”

    “응? 왜?”

    “이건 그냥 하는 말인데 그 둘, 마녀와 추종자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상하지 않았어?”

    “응? 뭐가?”

    “그냥 걸어서 마을을 떠났을 뿐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았잖아.”

    “그건 모르는 일이지. 어쩌면 저주를 걸었을 지도 몰라.”

    루시아는 리차드의 말에 마녀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녀는 당시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추종자에겐 굉장히 미안해하고 있었고.’

    설화로 보면 추종자란 일종의 시종이었다. 그런데 주인이 시종에게 그렇게 미안해하는 경우가 있던가?

    “아, 근데 시아야 하려던 말이 뭐야?”

    “아... 그거?”

    루시아의 사고가 빠르게 전환됐다.

    “그, 그게...”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홍당무가 되었다.

    분위기를 읽은 리차드의 눈이 점점 확장된다.

    “시아야 설마...”

    “리차드... 나에게 청혼해준 거 너무 고마워.”

    루시아의 말이 이어질수록 리차드의 눈은 빛나다 못해 반짝였다.

    “리차드... 우리 결혼...”

    그 순간이었다.

    쿵!

    갑작스레 루시아의 머리에 강렬한 두통이 찾아왔다.

    “악!”

    “어? 가, 갑자기 왜 그래 시아야!”

    “머... 머리가...”

    깨져버릴 것만 같은 고통.

    의식이 점점 몽롱해져간다.

    “제, 젠장! 마, 마녀의 저주인가? 이, 이 빌어먹을!! 어떻게 해야... 여기엔 신전도 없는데!!”

    “리차드... 난 괜찮아. 괜찮...”

    “젠장 ‘괴물’놈들!”

    “리차드, 진정...”

    “빌어먹을 ‘마녀’가!!”

    특정 단어를 들을 때마다 루시아는 왠지 모르게 심장이 칼에 후벼지는 감각이 들었다.

    “리차드, 그, 그만...”

    [괴물][마녀][괴물][마녀]

    마녀와 추종자의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그녀는 고통을 버티지 못하고 이내 의식을 잃었다.

    * * *

    꿈을 꿨다. 험난한 세계에 떨어져 여행을 해나가는 꿈을.

    그 세계는 매우 고달프고 힘겹기 그지없었지만, 한편으론 즐겁기도 했다.

    그 세계에 도착하여 비로소 인정을 받았으니까.

    “정신이 들어? 시아야?”

    “아... 리차드...”

    “행사를 즐기던 신관님이 계셨는데 그분이 운 좋게 너를 봐주실 수 있었어. 마녀의 영향 때문에 일시적으로 발작이 온 거 같대. 저주는 아니래. 머리는 괜찮아?”

    “......”

    루시아는 그에게 아무 말도 답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그를 쳐다만 볼 뿐이었다.

    주륵-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리차드는 그것을 보자 허둥지둥 거리며 잔뜩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루, 루시아 아직도 아픈 거야? 신관님 모셔올까?”

    루시아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괜찮아. 안 아파.”

    “후... 그래? 다행이다.”

    “리차드...”

    “왜?”

    “네가 한 청혼... 답 들려줄게.”

    “어? 지금? 힘들 텐데 굳지 지금 하지 않아도 괜찮...”

    “미안.”

    “응?”

    “나, 거절할게. 기억났거든. 그러니 돌아갈게.”

    루시아가 그리 말하면서 밝게 웃었다.

    그러자 리차드의 형체는 서서히 일그러지며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깝네. 딱 한 발 남은 상태였는데.”

    목소리가 울린다.

    그녀의 앞에는 어느새 리차드 대신 사람의 형상을 한 어둠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보다도 정말 괜찮겠어?”

    “......”

    “아직 늦지 않았어. 난 너의 힘. 그리고 이곳은 네가 만든 세계. 이곳에서라면 넌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힘겹게 싸우지 않아도, 상처받지 않아도 돼.”

    “하지만 진짜가 아니야.”

    “진짜가 중요한가? 게다가 넌 이미 이 세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 돌아간다 한들...”

    “꿈에서 한 일생을 살아도, 깨어나면 그저 한순간의 꿈에 불과하지.”

    “...훗.”

    확고함을 보이자 어둠이 웃음 지었다.

    그는 한 손과 허리를 구부리며 고풍스럽게 인사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즐거운 시간이었나?”

    “무척이나. 깨어나기 싫을 정도로.”

    “크크크, 그렇다면 다행이군. 나는 악몽. 너의 힘이자, 부정의 집합체.”

    “......”

    “잘 가라. 어린 악몽이여.”

    대지가 부서져 땅이 수면 밑으로 잠기듯, 그녀의 몸이 어둠에 잠겼다.

    무공 창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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