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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인생이 너무 쉽다 (175)화 (175/200)

175화

본격적인 아프리카 경제 활성화 사업이 시작됐다.

먼저 정우현은 독재 정권이 무너진 국가의 치안이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ALF를 해당 국가들에 주둔시켰다.

그러면서 그는 기존의 군인 및 감시 모드 이외에 두 개의 모드를 로봇에 추가 업데이트했다.

먼저 노동 모드.

아무래도 오랫동안 압제에 시달렸던 국가들이니만큼 국토가 황폐해졌고 산업 기반이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서 일꾼이 부족하거나 무척 험한 일을 해야 했는데, 거기에 ALF가 앞장서서 노동했다.

그들은 로봇이다. 그래서 피로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24시간 내내 일을 할 수 있었다.

연료는 범용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화석 연료를 포함한 모든 에너지가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게 했다. ALF는 쨍쨍 내리쬐는 햇볕 아래에서는 태양력으로, 바람이 심히 부는 날에는 풍력으로, 심지어 비가 내리는 날에는 물의 힘을 이용해 움직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추가한 모드가 친절 모드였다.

사람이 아닌 로봇이라서, 처음에 일반 주민들은 ALF를 낯설어하며 때로는 두려워했다.

하지만 친절 모드가 작동하자 이렇게나 따뜻하고 배려심이 있는 인공 지능이 없었다.

“할머니, 짐이 무거워 보입니다. 제가 들어 드리겠습니다!”

“날씨가 궁금하십니까? 오늘 강수 확률은 23.81%, 습도는 54%, 바람은 북서풍으로 0.6m/s, 자외선은 보통입니다!”

“아이야, 왜 울고 있니? 집에 가자, 바래다줄게.”

이런 식으로 ALF이 아프리카 사회 곳곳에 들어가 사람들과 함께하며 심지어 친구가 되어 줬다.

이 모두 정우현과 우후의 최첨단 기술이 집약되어 만들어진 인공 지능이었다.

이러다 보니 아프리카 국가들이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ALF 본연의 임무인 치안 관리를 기본으로, 추가로 노동과 친절을 베푸니, 또 다른 불순 세력이 정권을 찬탈하려고 시도하지 못했다.

사실 몇 번 있기는 했지만, 모두 조기에 발각되어 수면탄을 맞고 체포되어 해방 수용소로 보내졌다.

“훌륭하네요.”

카메룬의 한 거리. 엘라가 ALF와 사람들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정우현 님은 또 이렇게 미래를 앞당기셨군요. 로봇과 사람이 함께하는 사회라뇨. 그것도 가장 척박했던 땅이었던 아프리카에서 이렇게 먼저.”

“하하하.”

정우현 또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손으로 탄생한 로봇들이 분주히 제 할 일을 하는 것을 보며 말을 이었다.

“모두 제 말을 잘 따라 줬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론이 고생했죠.”

“으음…….”

일론의 말에 엘라가 얼굴을 잠깐 찌푸렸지만, 그때뿐이었다. 정우현과 함께, 아프리카가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는 건 몹시 즐거웠다.

“엘라, 이제부터는 당신의 힘도 많이 필요합니다.”

하고서 정우현이 말을 이었다.

“본격적으로 사회사업이 시작될 거예요. 거의 완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모든 면에서 새롭게 시작할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재단의 오랜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빈곤과 질병을 퇴치하고,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인프라를 확충하고, 경제를 성장시킴으로써 아프리카는 이전과 달라질 것입니다.”

* * *

정우현이 이끄는 유엔과 우후 그룹, 그리고 우 재단은 협업을 시작했다.

실상 유엔이 우후와 우 재단으로부터 거의 일방적으로 지원을 받았지만, 문제 될 건 없었다.

정우현 사무총장이 강력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실상 유엔은 항상 부족했던 인력과 자금력을 얻고, 우후와 우 재단은 아프리카에서 각종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공식적인 허가와 명분을 얻을 수 있었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 전략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먼저 아프리카의 각 도시를 잇는 도로와 철도 등 교통 인프라를 설치했다.

그 다음 농업에 집중했다.

아프리카는 농업의 생산성이 낮다. 국민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지만, 낙후된 기술과 척박한 토지 등으로 수익은 오히려 낮다.

이에 정우현은 애초 토지를 비옥하게 하는 한편, 농업에 관한 최첨단 기술을 몽땅 아프리카에 전수했다.

그중 정우현이 가장 공을 들인 건 초콜릿과 코코아의 원료인 카카오였다. 전 세계 카카오 생산량의 2/3나 되는 막대한 양이 아프리카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카카오 수급량을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규모여서, 아프리카는 이를 통해 얼마든지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다.

한데 후진국의 자원이 보통 그렇듯, 외국 자본에 생산과 유통을 거의 의존하고 있어 정작 자원 보유국인 아프리카에는 남는 건 별로 없었다.

정우현은 이 같은 부조리한 시스템이 아프리카의 빈곤을 낳았다고 판단하고서는, 카카오 생산과 관련된 모든 기술을 우후 그룹 차원에서 연구하게 한 뒤 모조리 아프리카에 전수했다.

다음은 아프리카의 핵심 자원인 광물 개발이었다. 다이아몬드와 금, 코발트 등 많은 광물이 아프리카에서 생산된다. 그럼에도 아프리카가 이 자원들을 통해 부를 누리지 못한 것은, 역시 외국 자본과 기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다이아몬드는 그간 블러드 다이아몬드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전쟁 비용 및 무기 암거래 등 국제적으로 어두운 자금의 출처가 되며,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온갖 비극의 원인이 되었다.

이에 정우현은 다시 ALF를 이용해 다이아몬드와 관련된 어두운 유통 경로를 혁파했다. 그러고는 오직 아프리카 국가들이 평화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다이아몬드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게 시설을 갖추는 한편 생산 기술을 전파했다.

이 모든 게 동시에 이뤄졌고, 눈에 띄는 속도로 빠르게 진행됐다.

물론 반대 세력이 없지는 않았다. 특히 아프리카 내부보다는 외부에 정우현에게 반감을 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주로 아프리카의 주요 자원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다국적 기업이었다.

하지만 이내 그들의 목소리는 묵살됐다.

정우현이 이번에 유엔을 이끌며 아프리카의 독재 정권을 무너트리고, 각국 국민의 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정우현은 다시 총회의장에서 아프리카를 살리기 위한 일명 ‘빛의 대륙’ 프로젝트에 관한 전권을 얻을 수 있었다.

“아프리카의 자원을 아프리카에 돌려주자는 것인데,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런 어느 날 세계적 다이아몬드 회사의 회장이 정우현이 있는 아프리카에 해방군 본부에 찾아와 계획을 철회해 달라고 항의했으나, 정우현이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남의 땅에서 무지막지하게 비싼 다이아몬드를 헐값에 잘도 가져가 팔았으면서, 정작 아프리카 노동자들한테는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임금을 지급했잖아요? 그렇게 오랫동안 이용해 먹었으면 된 거 아닙니까?”

“……사무총장님, 우리는 모두 국제법적으로 문제없이 사업을 했을 뿐입니다. 근데 하루아침에 갑자기 이러시면…….”

하면서 온통 다이아몬드 장신구로 치장한 회장이 자신의 백발을 만지작거렸다.

“예, 합법이죠. 근데 그 법이란 게, 당신네 회사가 막대한 자금력으로 법조인을 동원해 만든 법이잖아요. 스스로 법을 만들고, 그 법의 테두리 안에서 착취를 한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 보지 않았어요? 지금이 무슨 제국주의 침략 시대입니까?”

“…….”

“아시겠지만, 유엔 총회의를 통해 새롭게 맞은 국제 조약으로, 아프리카 주요 자원에 대한 외국 자본 점유율은 이제 10%를 넘을 수 없어요. 그러니까 그런 줄 알고 돌아가시죠.”

“……소송을 걸겠습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아프리카를 다시 검은 대륙으로 만들려는 소송에, 전 세계의 여론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네요. 당신네 회사 제품에 불매 운동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으으.”

회장은 얼굴만 찡그릴 뿐, 말없이 아프리카를 떠났다.

실상 그를 포함한 다국적 기업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간 외국계 자본이 아프리카 자원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건,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재나 내전으로 항상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아프리카는 달라졌다. 탄탄한 치안을 바탕으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온전히 자유를 누리게 됐다.

그럼으로써 마땅히 각국의 실정에 맞게 효율적으로 자국의 자원을 생산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술과 힘을 갖게 됐다.

심지어 정우현은 아프리카에 있는 내내 한편으로 다른 연구를 진행했다.

바로 또 다른 인류의 큰 적이자, 아프리카 발전의 큰 장애물인 말라리아와 에이즈 퇴치였다.

일단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말라리아는 공식적으로 전 세계에서 매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내는 인류 최대의 질병이다.

거기에 에이즈 또한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힌,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바이러스다.

이 두 질병으로 인해 아프리카 사람들이 특히 고통을 받았다. 태어나자마자 에이즈에 걸리거나 말라리아에 너무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에 정우현이 두 질병의 백신과 치료제를 완벽히 만들었다.

그러고서는 우후 제약 회사를 통해 역시 지난번 신약 개발 때처럼 헐값에 공급했다. 심지어 노약자나 아이들, 그리고 중증 질환자들에게는 무상으로 공급했다.

이로써 차차 아프리카는 의료 보건에서도 일반적인 나라 수준으로 발전하며, 온갖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 * *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6년.

정우현은 임기 내내 거의 아프리카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

이에 아프리카는 놀랍도록 바뀌어 있었다.

말 그대로 빛이 났다.

지구 밖 위성이나 우주선에서 각 대륙을 보면, 야간에 빛을 볼 수 있는 땅들은 유럽과 북미, 그리고 일부 아시아 국가 등 주로 선진국들이다.

도시가 발달하고 그만큼 건물이 밀집해, 야간에 반짝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후진국들은 어둡기 그지없다. 전깃불은커녕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은 모닥불조차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데 아프리카에서 빛이 난다.

정우현이 일찍이 말한 그대로 아프리카는, 빛의 대륙이 되었다.

해당 위성 사진이 인터넷 기사에 게시된 어느 날.

그간 오랫동안 정우현을 칭송한 세계인들이 다시 한번 감탄하며 글을 남겼다.

⌞이게 말이 되는가. 한 국가도 아니고 한 대륙이, 한 사람에 의해 이렇게 급격히 바뀔 수 있단 말인가.

⌞위대하신 정우현 님을 믿습니다. 아프리카의 성자, 정우현 님 앞에서 모두 묵념하고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부룬디 사는 22살 여대생입니다. 우리나라는 불과 몇 년 전까지 1인당 GDP가 235달러밖에 안 하는 세계 최빈곤 국가였는데요. 올해 발표된 걸 보니 무려 5,000달러를 돌파했네요! 지금도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렇게 글을 남기는 현실이 가끔 믿기지 않아요. 진짜 몇 년 전만 해도 티브이조차 없었는데…… 이게 모두 정우현 사무총장님 덕분인 걸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버지는 오랫동안 에이즈로 고통받았었는데, 작년에 완치되셨어요. 정우현 님이 공짜로 약을 공급해 주신 덕이죠. 아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정우현 님. 저의 영원한 우상이자 영웅입니다.

⌞요, 안녕! 나, 모잠비크 사는 중딩임! 며칠 전에 세계 최강 정우현 님 봐서 글 씀! 우리 동네에 5일 내내 비가 와서 홍수가 났었음. 그래서 유엔에서 사람들이 왔는데 무려 정우현 님도 오신 거임! 홍수 피해 보고 복구하신다고! 근데 더 대박인 게 직접 복구 작업을 하시는 거임! 말 그대로 진흙탕 물속으로 들어가서 엄청 무거운 돌덩이랑 나무를 번쩍 들고 계속 나르심! 심지어 둥둥 떠내려가는 아이들도 여럿 건져내심! 그러다가는 와 씨, 정우현 님 옆에 악어가 튀어나온 거임! 근데 씨, 정우현 님이 한 방에 악어 때려잡으심! 이거 뻥 아님! 내가 핸드폰으로 사진 찍었으니 여기 올리겠음! 나 온라인 수업받고 게임하러 가야 되니까 이만 쓰겠음! 안녕!

⌞⌞사진 미쳤네. 하, 정우현의 일상이 역사고 곧 신화다.

문명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아프리카가 살기 좋은 땅이 되었다.

모두 정우현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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