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78. 호광 비무대회 (2) (378/400)


378. 호광 비무대회 (2)
2022.08.13.


최고를 꿈꾸지 않는 자가 어디 있으랴.

꿈만 꾸던 그것을 실제로 이뤄 낸 이를 본다는 것은 모여든 이들에게 있어서도 진귀한 경험이자 평생의 자랑거리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쉬익!!

사람보다도 더 큰 북을 고수가 신명나게 두드린 후 단상 뒤에서 누군가 걸어 나와 비무대 위로 올라섰다.

깨끗한 도포를 걸친 청수한 인상의 중년인으로 무인이라기보다는 학자에 조금 더 가까운 모습을 한 이였다.

그리고 의외로 많은 이들이 단박에 그 청수한 인상의 중년인을 알아보았다.


“만박자(萬博子)!!!”

무림의 크고 작은 대소사와 거의 모든 무공에 대해 해박하여 모르는 것이 없다고 알려진 만박자가 호광 비무대회에 등장한 것이다.


“만박자라고?”

“정말?‘

무림의 대표적인 기인이사 중 하나가 바로 만박자다. 그는 출신과 나이, 익히고 있는 무공이나 생김새까지 거의 알려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변장을 즐겨한다는 소문 외에는 만박자에 대해서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다. 그러니 지금 저 모습도 가짜일 가능성이 다분했다.


“강호무림에 나오면 사해가 동도라 하였습니다. 무림의 영웅분들을 만나 이 만박자의 영광이올시다.”

만박자는 손을 들어 올리고는 마치 연극을 하는 것처럼 멋들어지게 포권을 해 보였다. 만박자가 이번 호광 비무대회의 사회를 본다는 것에 다들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졌다.


“이 만박자가 비무대회의 사회를 본다는 것에 놀라시는 대협들이 있으신 것 같은데, 이 만박자가 이곳까지 온 것은 당연한 일이외다!”

사실 만박자가 이번 비무대회의 사회를 맡겠다며 나선 것은 고작해야 하루 전의 일이다. 우연히 등평시에 들렸던 만박자는 검주가 호광 비무대회에 수하들을 이끌고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버선발로 개봉시까지 뛰어왔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무공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

그것을 생(生)의 과업으로 삼은 만박자에게 자신이 모르는 무공을 견식할 수 있는 기회는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서라도 와야만 하는 일이었다.

모여든 이들은 그런 만박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자신들도 그 호기심 때문에 이곳에 모였기 때문이다.


“허니 더 이상의 말이 무엇이 필요하겠소이까! 영웅들이 고대하던 그분들을 어서 올려야지요. 아니 그렇습니까?”

만박자의 말에 사방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훈화 말씀을 듣는 것은 그들의 사부로 족했다. 만박자가 씩 웃었다.


“무림의 안녕과 발전을 위하여 친히 시간을 내어 주신 네 명의 귀빈들이올시다!”

만박자가 높이 선 단상을 향해 소맷자락을 펄럭였다. 그러자 단상 위로 남궁세가의 최정예 전투조직인 창천대의 대주 남궁영과 무당파의 진해진인, 그리고 소림 성심당의 당주이자 태상방주이기도 한 무천대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가주나 장문인, 방장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배분을 가진 이들이 참석한 것이다. 물론 무당파는 배분이 다른 곳에 비해 떨어졌으나 그들이 주력하고 있는 것은 이 비무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검주는?”

“왜 안 나와?”

하지만 맨 마지막 한 자리가 채워지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도 더 이상 나오는 이가 없자 군중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팔 할 이상이 전부 검주를 보기 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 어억! 저기! 저기!”

 

 
그런데 그때 무림인들 사이에서 숨넘어가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에 무림인들이 하나 둘 씩 하늘을 올려다보았다가 입을 떡 벌렸다.

허공답보(虛空踏步), 아니 능공허도(凌空虛道).

달마대사가 펼쳐 보였다는 전설 속의 경신법이 만우를 통해 모여든 오천 명의 무림인들의 뇌리에 단단히 박혀들었다.

검주의 무위는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상식과는 아예 궤를 달리하는 수준이었다.

만우는 자유롭게 허공을 비행하듯 활강한 채로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단상 위에 내려앉았다.

움찔.

그런 만우를 보는 남궁영과 진해진인, 그리고 무천도사의 눈가가 움찔하고 떨렸다.

그들로서도 경이롭게 느껴지는 검주의 무위다. 그건 어디에 속했는지를 떠나 자신보다 한참 앞에 선 이에 대한 경외였기 때문이다.

허나 지금 그들은 단순히 무의 길을 걸어가는 무인이 아니라 각 조직을 대표하는 이들로 이 자리에 섰다.

검주를 넘어서지는 못 할망정 그 앞에서 감탄하거나 경이를 드러낼 수는 없었다.


“흐흐흐.”

하지만 만우는 개의치 않았다.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그가 이토록 화려하게 모두의 이목을 한 몸에 받으며 등장한 데에는 다 수고를 감수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쪽 애들, 얼었네.”

만우의 말에 남궁영과 진해진인, 그리고 무천대사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만우가 쳐다보는 곳에 남궁세가와 무당파, 그리고 소림사에서 나온 비무 참가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검주! 설마!”

“어. 내 새끼 쉽게 이기라고 그런 건데.”

배신당했단 표정을 짓는 남궁영의 시선을 능글맞게 받아넘긴 만우가 동군영을 쳐다봤다. 자신의 등장으로 인해 동군영이 상대해야 할 후기지수들도 바짝 긴장했으니 만우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다 해 준 셈이다.

여기서부터는 동군영이 알아서 헤쳐 나가야 할 일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만우는 오지랖을 부리기로 했다. 모처럼 스스로를 이겨 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동군영에게 무엇이라도 하나 챙겨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건 비무야. 생사결이 아니라. 그렇지?”

“그…….”

“검에는 눈이 없다. 이런 말 하기만 해 봐. 진짜 눈 없는 게 뭔지 보여 줄 테니까.”

만우가 공력을 끌어올리면서 웃자 주변에 묵직한 압력이 가해졌다. 만우는 자신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듯 세 명의 고수들을 압박했고 모두 헛숨을 집어삼켰다.


‘이건…….’

‘화경 수준이…….’

‘아니다!’

정말로 현경에 오른 천하제일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단순히 공력을 끌어올리는 것만으로 자신들을 찍어 누를 수는 없었다.

그들은 모두가 초절정 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남궁영이 이를 앙 다물었다. 용접곡에서의 일로 청룡단의 단주로 갔던 조카 남궁태로 인해 가주인 남궁현덕이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것은 들어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검주가 자신들의 가문에 호의적이지 않을 것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라니.


“알겠소.”

“무량수불.”

“아미타불.”

세 명이 차례대로 대답하자 만족스럽게 웃어 보인 만우가 손끝으로 비무장 한 켠에서 슌스케와 척사영의 옆에 바짝 붙어 철검을 두 손으로 쥐고 발발 떨고 있는 동군영을 가리켰다.


“저 인간, 본주의 제자는 아닌데 기초는 가르쳤거든. 조선의 관리이기도 하고. 소심증을 고치고 싶다고 해서 본주가 억지로 내보낸 건데도 의외로 의젓하게 굴었고 말이야.”

세 고수는 저 연약해 보이는 학자풍의 동군영과 만우 사이의 일이 궁금하지 않았다. 하지만 만우는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그래서 본주는 저치가 다치지 않았으면 하거든.”

“…….”

“…….”

“…….”

세 고수는 노골적인 그 말에 얼굴을 찌푸리고는 만우를 돌아봤다. 하지만 만우는 태연하기 그지없었다.


“그 정도는 해야지. 본주가 이번 비무대회에 내건 상품이 있는데.”

꿀꺽.

대환단.

만우의 말에 세 고수의 목구멍으로 침이 꿀꺽하고 넘어갔다. 특히 소림의 원로인 무천대사의 반응이 제일 극적이었다.

대환단이라면 소림에서 무가지보로 치는 소림사의 실전된 비법으로 만들어진 천고의 영약이었기 때문이다.


‘대환단은.’

‘우리가 가져가야 한다.’

다른 두 곳, 남궁세가와 무당파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만약 그들의 수중에 대환단이 들어오게 된다면 이는 그들의 전력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음을 뜻한다.

만약 재능이 창창한 후기지수에게 먹인다면, 대환단을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그 후기지수는 미래 무림십좌의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른다.

일패.

비록 검주에 의해 그 일패의 명성이 처참히 산산조각 났지만 마교의 교주가 수십 년간 군림한 채 내려오지 않았던 그 자리를 말이다.


“그러니까 이 정도 요구는 할 수 있다고 보는데.”

만우가 입꼬리를 끌어올린 채로 말했다. 하지만 그때 남궁영이 만우에게 말했다.


“진짜로 대환단이 있는 것 맞소? 뭐, 의심하는 것은 아니나 말로만 하는 것은 믿을 수가…….”

그러자 만우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남궁영을 쳐다봤다. 입가에는 삐뚜름한 조소를 머금은 채였다.


“대환단 하니까 냅다 제갈세가 대신 들어오라더니. 그걸 이제 와서 확인하는 거면 너무 늦은 거 아니야?”

“그, 그건…….”

남궁영이 고개를 돌려 비난하는 눈길로 무천대사를 쳐다봤다. 무천대사는 한 시대 전의 고수로 남궁영이나 진해진인보다 한참 선배였으나 그들의 눈을 슬그머니 피했다.

대환단이라는 소리에 확인도 하지 않고 섣불리 승낙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밀어붙인 사람은 그였으니 말이다.


‘무당은 걱정할 필요가 없고 남궁세가만 꺾으면 되는 일이로다. 아미타불.’

무천대사는 남궁세가만 꺾는다면 소림에서 대환단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또한 무천대사는 검주 정도 되는 이가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이 비무대회에 참가할 만한 이유가 검주에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저자 때문이라면.’

만약 만우가 정말로 비무대회에 참가한 의도가 순수히 저기 있는 저 학자 같아 보이는 동군영 때문이라면 더더욱 그런 것으로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도 정말 검주가 전설 속의 그 현경이라는 지고한 경지에 올랐다면, 대환단 같은 영약은 검주에게 큰 효력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내놓을 수 있는 것일 테고.

물론 만우의 생각은 아주 달랐다. 어차피 대환단은 다시 만우의 손에 들어오게 돼 있다. 슌스케는 적어도 이 자리에 있는 이 세 고수만이 상대가 가능한 정도이고 척사영은 무림십좌 수준이니 말이다.

어찌 보면 만우는 이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만우가 아니다.


‘쓸 만한 별호 하나 생기면 좋지 뭐.’

척사영이나 슌스케나 그럴듯한 별호가 생겨 무명(武名)이 퍼지면 나쁠 것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만우는 정말 깊이 생각하지 않고 덜컥 이번 비무대회에 참가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그 대신 우리도 각자의 가문과 문파의 명예를 걸기로 한 것이외다.”

진해진인이 검주에게 말했다. 만약 이 비무대회에서 만우가 내보내는 이들이 전승(全勝)을 거두게 된다면 그가 내건 조건이 따로 하나가 더 있었다.

짐꾼.

만우는 무당파와 남궁세가, 그리고 소림사의 무인들을 남경에서 산동성까지 황제의 하사품을 나르는 인부로 쓰겠다고 요구한 것이다.

만약 정말로 만우가 내보낸 이들이 전승을 거두게 된다면 그건 남궁세가와 무당파, 소림사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꼴이 된다.

아니, 거대한 그 세 곳의 세력이 만우에게 무릎을 꿇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래서, 대환단인데?”

만우가 그런 제안을 한 이유는 간단했다. 평범한 인부가 아니라 체력도 좋고 경공으로 발도 빠른 인부들을 고용하면 하사품을 나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절반의 절반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만우에게 있어 이들의 효용가치는 딱 그 정도였다.

정파의 이름난 한 가문과 두 개의 문파를 휘하에 거느리고 뭘 한다?

만우는 그런 데에 1도 관심이 없었다. 만약 그런 야망이 있었다면 진작에 벌써 자신만의 세력을 만들고 이 복마전 같은 무림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스윽!

만우가 품에서 목함을 꺼내서는 한 번 휘익 하고 휘젓자 세 고수의 시선이 그의 손에 들린 목함으로 따라왔다.

그것을 보며 씩 웃은 만우가 목함의 걸쇠에 손가락을 얹었다.


“뭐, 어렵지 않은 일이니.”

진해진인의 지적도 타당했다. 그리고 보여 주는 것 정도야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

팅-!

만우의 손가락이 걸쇠를 탁 하고 튕기자 목함이 활짝 열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세 고수의 눈이 크게 뜨이고 코를 벌름거리기 시작했다.


“이것은…….”

“오오!”

고수가 되면 기본적으로 모든 오감이 일반인들보다 월등하게 예민해진다. 또한 대환단이란 것은 수백 년, 혹은 천 년 가까이 지나 거의 영성을 띄었다고 해도 좋을 약초들을 모아 특수한 방법으로 연성을 하여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안에서는 내공을 익힌 이라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기향(氣香)이란 것이 퍼져 나온다.

향 자체에도 막대한 자연의 기를 품고 있어 저절로 사방으로 발산하는 향이었다.

그것을 맡은 세 고수는 믿을 수 없는 짙은 농도에 눈을 부릅떴다. 그런 그 세 고수의 눈에 탐욕이 어리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보물은 인간의 탐욕을 부른다.

그건 만고의 진리였다.

탁!

하지만 만우는 그들의 눈에 서린 탐욕을 보고는 목함을 딱 닫았다. 그러자 그들의 눈에 핏발이 섰다가 이내 제정신을 차리고는 입맛을 쩝 하고 다셨다.

대환단이란 이처럼 고수들의 정신을 순간적으로 흐트러뜨릴 정도의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 이상으로 확인이 필요한가?”

만우는 그들의 마음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듯 씩 웃어 보였다. 하지만 세 고수들의 입에서는 더 이상의 말이 나오지 않았다.

검주가 진짜로 대환단을 손에 쥐고 있음을 그들의 눈으로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정녕 내놓는다는 말이오? 가져가도 후환 따윈 없이?”

“어차피 내 것도 아니야. 황제한테서 덤으로 받아온 것이지.”

황실에 대환단이 있었다는 것에 무천대사가 신음 소리를 흘렸다. 왠지 모를 배신감이 황실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건 말건 만우는 개의치 않았다. 만우는 오히려 손에 든 목함을 던졌다 받는 여유까지 부렸다.


“질질 끌지 말고 시작하자고. 몸 조심히, 다치지 않게. 응?”

만우가 동군영을 쳐다보면서 눈을 찡긋했다. 그러자 세 고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만우에게 저 대환단을 받아 내기 위해 그런 작은 편의쯤 들어 줄 능력이 그들에게는 충분히 있었다.


‘내공 하나 익히지 않은 서생이니.’

‘살살하라고 말해야겠군. 무량수불.’

‘아미타불.’

세 고수들이 납득을 하자 만우는 씩 웃은 뒤 단상 위에 마련된 자신의 좌석에 가서는 털썩 주저앉았다. 그곳에서는 비무대 전체의 풍경과 그 아래에 몰려든 무림인들까지 전부 다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음?”

그렇게 모인 인파를 슥 훑어보던 만우의 눈가에 이채가 띄었다.


“몇 명이 비무대회에 참가한다고 했지?”

이 비무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비단 남궁세가와 소림사, 무당파의 무림인들뿐만이 아니다. 이 비무대회는 등용문이자 무명을 떨칠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에 수많은 중소 방파에서도 참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큰 규모로 며칠 동안이나 진행되는 무림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128명이오.”

그중 남궁, 무당, 소림에서 각 세 명이고 만우도 세 명을 내보내니 12명을 제외한 116명이 별도로 참가하는 이들이다.

만우는 씩 웃으며 의자에 등을 깊숙이 파묻었다.


“재밌는 일이 벌어지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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