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 무림의 태산북두 (4)
(372/400)
372. 무림의 태산북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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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무림의 태산북두 (4)
2022.07.23.
진해진인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일로 인해 무당파에서는 천마신교에 의해 죽은 제자들의 복수를 내부적으로 천명했다.
그렇게 물밑에서 무당파의 고수들이 은밀하게 위장한 마교의 분타나 거점들에 기습을 자행하고 있었기에 비무대회에 삼대제자들만 참여하기로 결정이 난 것이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불러오기만 할 것이거늘.’
장문인인 사형을 말려 보았지만 이미 문내에서 다수의 의견으로 인해 결정된 일이었기에 그 일은 이미 되돌릴 수 없었다.
무당파 외에도 살풍대에 의해 제자를 잃은 아미파와 공동파도 무당파와 손을 잡고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진해진인은 그것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까지는 시간문제라 생각하고 있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천마신교의 저력은 고작 구파 중 세 개의 문파가 손을 잡았다고 해서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을 정도를 아득하게 상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되었다. 어차피 만날 이들이거늘.”
진해진인은 굳이 먼저 나한당의 승려들을 찾아가지 않기로 했다. 성심당의 원로들이라면 모를까 진해진인이 먼저 찾아갈 필요는 없었다.
‘검주와 무림맹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지.’
조선으로 훌쩍 떠났던 검주가 폭풍과 함께 강호무림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이미 모르는 무림인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천하제일인에 무림왕이라 하였던가.
“짐을 풀고 푹 쉬도록 한다. 두 시진을 주마. 두 시진 뒤에 모여 수련을 시작한다.”
“사숙니이이임. 간만에 개봉까지 왔는데 두 시진은…….”
“어허!”
진해진인이 삼대 제자들에게 엄한 표정을 지어 보였고 삼대 제자들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복잡스런 저잣거리에서 한적한 곳으로 빠지려고 했다.
진해진인이 인솔하여 왔던 삼대 제자 중 가장 조용하고 소심하던 청진이 갑자기 뛰쳐나가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청진!!!”
청진의 돌발 행동에 진해진인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 이미 뒤늦은 감이 있었지만 진해진인의 눈에도 미처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였다.
나한당의 승려들이 우르르 몰려간 마차의 지붕 위에 앉은 뺀질거리는 그 얼굴.
옥면산군 감령.
녹림의 지배자이자 녹림 산적들의 수괴인 바로 그 감령이 마차의 지붕 위에 걸터앉아 있는 것을 뒤늦게 본 것이다.
“이런!”
그것을 보자 진해진인은 청진이 어찌하여 뛰쳐나갔는지를 깨닫고는 뒤늦게 경공을 펼쳤다.
청진.
화전민 마을을 일구던 부모가 산적들에 의해 떼죽음을 당한 뒤 무당파 도사의 눈에 띄어 무당파에 들어오게 된 제자가 바로 청진이었기 때문이다.
‘어찌하여 저자가 개봉에!?’
갑자기 실종되어 녹림과 장강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감령이 갑자기 개봉시에 나타났다는 것에 진해진인은 얼굴에 인상을 썼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무당의 삼대제자를 사지로 내몰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에 진해진인은 발끝에 힘을 주어서는 땅을 밀어냈다.
“청진아!!”
“막내야!!!”
놀란 무당파의 삼대 제자들이 진해진인보다 한참 뒤늦게 그의 뒤를 따라 경공을 펼쳤다.
*****
“강, 강무로구나.”
“예, 사형.”
다행히 무당파와는 얽히지 않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존의 근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선망과 경외의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눈앞의 승려들이 불존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호광 비무대회 때문에 온 것이냐?”
호북성과 호남성, 그리고 근방의 하남까지 크게 엮어 장강 중류 지역을 호광성이라 불렀다. 불존이 비무대회를 화제로 꺼내자 강무라 불린 승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습니다, 사형.”
무림맹의 맹주인 무왕 천혜대사는 현 소림방장과 사형제 지간이다. 불존은 그런 소림방장과 같은 항렬의 사형제들 중 소림의 법도를 관장하는 계율원장의 제자였다.
그러니 소림의 사대승 중에 하나인 강무와는 사형과 사제의 관계였다.
강무는 방장이 뒤늦게 거둔 제자였기 때문이다.
“사형께서는 무림맹에 가셨다 들었습니다. 이제 본문으로 돌아가시는 길이십니까?”
“흠.”
불존은 꾀죄죄해진 자신의 승복 자락을 슬그머니 스윽 하고 가렸다. 하지만 그런 불존의 전체적인 몰골은 자락 하나 가린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얼핏 보면 시주를 받기 위해 돌아다니는 탁발승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꾀죄죄하기가 이루 말할 데 없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아. 이쪽은 황보세가의 황보경 대협이시다.”
대답할 만한 것이 궁했기에 불존은 아예 화제를 자신의 옆에 있는 황보경에게로 돌렸다. 영웅건 위로 기름진 머리가 빠져나와 거의 봉두난발 거지꼴이 된 황보경은 턱을 치켜들었다.
“북진무사 황보경이다.”
“예부터 황보세가의 삼형제를 일컬어 하북삼웅이라 한다 들었습니다.”
“그런 적도 있었지.”
하북의 세 영웅, 혹자는 세 명의 곰이라고도 폄하했지만 황보세가 삼형제의 자질이 그 정도로 뛰어났기에 붙은 별호다.
설마 저 젊은 소림 제자가 그것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던 황보경의 인상이 슬쩍 풀렸다.
“한데…… 두 분은 예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요.”
나한당은 소림의 얼굴이자 상징이다. 그리고 대표적으로 소림 무승들의 대다수가 속한 곳이 바로 나한당이다.
‘나한당의 책임승려면…… 그놈이로구나.’
본래 나한당을 이끄는 당주역의 승려는 무승들 중 가장 실력이 뛰어난 이들이 도맡아 왔다. 그러니 원래대로라면 불존이 나한당의 당주여야 하지만 그는 세상 유랑하는 것을 더 좋아하였기에 다른 이가 나한당의 당주를 맡고 있었다.
‘영한.’
노불(怒佛) 영한대사.
초절정 고수로 한 번 화를 내면 주변에 남아나는 것이 없는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유명하나 평소에는 약자를 도우는 데 서슴지 않는 인자함으로 소문이 자자한 영한대사가 바로 나한당의 당주였다.
“그리고 마부석에 앉으신 저 시주는.”
소림의 기둥이라 불리는 사대승 중 일인이자 정의대의 일원으로 조선에 왔던 소여래(小如來) 일홍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소림의 기대주가 바로 강무다.
벌써 절정에 들은 것만 봐도 그의 재능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강무는 본능적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슌스케를 가장 경계했다.
‘초절정?’
잡힐 듯하나 잡히지 않는 듯하는, 그런 슌스케의 경지를 강무는 느꼈다. 그렇다는 것은 적어도 그보다 한 수 위의 고수라는 뜻이다.
그보다 더 위인 사형의 경우 강무는 아예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으니까. 황보경을 보고 곧바로 하북삼웅이 떠오른 것도 그에게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구십니까?”
강무는 불존에게 물었다. 하지만 불존은 답하지 못했다. 아니 그럴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만우를 제외한 조선의 사행단과는 별다른 교류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불존과 황보경은 조선 사행단에게 해를 끼치려 했던 이들이다. 게다가 그들은 무슨 말을 가져다 붙이건 포로였으니 사사로이 사담을 나누거나 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무엇보다도 그런 것들을 하기에는 만우가 너무나도 두려웠다.
“사제.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네. 사제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불존은 간절함을 담아 강무에게 호소하듯이 말했다. 괜히 강무가 여기에 얽혔다가 호된 꼴을 당할 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무는 한창 혈기왕성한 나이다. 거기에 소림 방장의 제자로 자신감마저 한창 가득 차오를 바로 그 나이 때였다.
절정 고수.
그런 강무보다 강한 고수가 이 강호 무림에 몇이나 될까.
기백?
이 넓은 강호에서 기백이란 평생을 못 마주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거기에 소림사라는 무림의 두 기둥 중 하나를 등에 업고 있는 강무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간이 붓기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의 나한당 승려들이 그러했다. 어릴 적 동자승으로 불문에 귀의한 그들의 끓어오르는 젊음의 패기와 혈기를 무학으로써 해소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무승이다.
허나 그들은 승려 역시 사람이란 점을 간과했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힘을 손에 쥐면 그것을 쓰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그것은 불심을 닦는 승려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그런 젊은 승려들의 생각을 꿰뚫어 본 몇몇 학승들, 불도를 닦는 불승들은 나한당 승려에게도 마음공부가 필요하다 주장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실 소림사란 방대한 사원을 운영하는 데 있어 실질적으로 필요한 운영비를 가져오는 것은 대부분 소림사의 무승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불승들은 가끔 시주를 얻기 위해 탁발이나 나가나 근본적으로 그들은 자기 수행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소림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허나 사형. 사형께서 그러고 계시는데 어찌하여 사제가 되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불존은 눈을 질끈 감았다. 사제인 강무는 젊었다. 그렇기에 기어코 선을 넘었다.
“아미타불.”
불존은 이미 알고 있었다. 나한당의 승려들이 전부 다 달려들어도 마부석의 슌스케와 지붕에서 군식구 취급을 당하는 감령, 필두 셋 중 하나만 나서도 동수를 이루는 정도가 고작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젊음이란 결국 구르고 깨져 보면서 모난 곳을 깎고 세상을 새로이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되는 법이다.
그것은 제 아무리 소림의 불존이라고 해서 강제로 젊은 승려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흐흐. 결국 소림이 아니라 본주의 편을 들겠다는 것이로구나.]
안에서 모든 것을 듣고 보고 있던 만우의 전음이 불존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불존이 그에 대답하기도 전에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 부모님의 원수! 악적!!!! 내 검을 받아라!!!!”
푸른 도복을 입고 청송이 그려진 검갑에서 시린 예기를 뿜어내는 검을 곧추세운 어린 도사가 마부석 옆에서 튀어나와서는 지붕에 앉은 감령을 향해 뛰어오른 것이다.
“엉?”
감령이 자신을 향해 흩뿌려져 오는 검광을 멍하니 쳐다봤다. 전혀 예상치도 못 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감령이 반응하지 못할 정도의 검속은 아니었다.
“이런 X! 뭐야!!!!”
따다당!!!
감령이 손등에 차고 있는 철토시에서 불똥이 따당 하고 튀었다. 한 발 뒤늦게 놀랐던 감령의 얼굴이 대번에 일그러졌다.
“미친 꼬맹이 도사 놈이!!!”
짤랑!
감령의 도에 달린 방울이 울렸다. 그와 동시에 강무의 표정이 변했다. 방울이 달린 도를 들고 다닌다는 이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옥면산군 감령.
녹림의 총채주이자 최고수.
그런 그가 불현듯 자취를 감추었다는 소식은 풍문으로 들어 알고 있었는데 설마 개봉에 있었을 줄이야.
까앙!!!
주르륵!
“우욱!”
감령을 부모님의 원수라 부르며 달려들었던 어린 도사가 그의 신경질적인 공격을 간신히 검으로 막아 내고서는 진탕된 속에 가느다란 핏줄기를 흘리며 뒤로 물러났다.
잘해야 이류 정도 되었을까.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도 감령을 노려보는 모습이 독기가 바짝 올라 보였지만 그게 다였다.
“감히!”
고오오!!!
무림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만우와 함께 다니느라 잘 느끼지 못했던 감령은 자신을 원수라 부르는 이를 만나자 삽시간에 현실감이 확 하고 들었다.
은혜와 원한이 소용돌이치는 그곳에 돌아왔다는 것을 자각하자 감령의 두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조선에서야 만우에게 기가 눌려 찍소리도 하지 못했지만 무림의 감령은 녹림 산적들을 주름 잡았던 총채주이자 초고수다.
그리고 강호무림에서는 후환을 남겨 두지 않는 법이다.
그게 설령 어린 도사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죽음은 네놈이 자초한 것이다!”
딸랑!
감령의 도병에 달린 저 방울이 소리를 낸 다음에는 살아남은 이가 아무도 없다 알려져 있었다. 공력을 끌어올리며 어린 도사를 압박하려는 찰나 감령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어린 중아. 끼어들려는 참이냐?”
“감히 소림이 보는 앞에서 살계를 열려 하는 것이오??”
강무가 공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감령을 자극했는지 한층 더 사나워졌다. 하지만 강무 역시 소림사의 승려답게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강호의 은원에 소림이 끼어들려 하는 것인가.”
“소림이 보는 앞에서 살계를 열려 하는 것을 막으려 하는 것뿐이오.”
뿌득.
감령이 이를 뿌득 하고 갈았다. 강호의 은원관계는 촘촘하고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무림인들은 남의 은원관계에 끼지 않으려고 한다.
그 은원관계가 어떤 소용돌이를 일으켜 어떻게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무란 눈앞의 젊은 승려는 젊기 때문인지, 아니면 소림의 위세를 믿고 있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그 불문율을 깨려 들었다.
“좋다.”
무림에서의 감령은 사파의 거두다웠다. 도를 쓰는 데 주저함이 없었으며 거침이 없었다. 조선의 감령이 아닌 옥면산군이 눈을 떴다.
“오늘 내 도를 땡중의 피로 씻을 것이다.”
“이곳이 바로 감 시주의 묫자리가 될 것이외다. 아미타불.”
강무가 감령을 향해 주먹을 내밀면서 기수식을 취했다. 감령은 입술을 삐뚜름하게 꺾어 올리고는 도를 늘어뜨렸다.
“…….”
그런 감령을 보면서 불존은 호흡을 가라앉혔다. 마차에 만우가 있다고는 하나 방장의 제자이자 사제인 강무가 위험에 처하면 나설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소림이 아닌 만우를 택했다고는 하였으나 그렇다고 해서 어린 사제가 죽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허튼 짓.”
그때 슌스케가 날카로운 예기를 불존을 향해 뿜어냈다. 그러자 불존의 착 가라앉은 눈동자가 슌스케에게로 향했다.
“하지 마시오.”
슌스케는 어느새 한어(漢語)도 일정 수준으로 구사할 줄 알았다. 불존은 슌스케에게서 느껴지는 서릿발 같은 한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라 생각했다.
전력을 기울이면 이기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
화경과 초절정, 그 사이의 벽은 불존이 지치고 내상을 입은 상태여도 쉬이 넘을 수 없는 차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에 불존을 방해하기에는 충분한 고수다.
눈 한 번 깜박일 정도의 순간에 생과 사가 갈리는 무림인들 간의 대결에서 찰나의 순간이나마 불존을 묶어 둘 수 있다는 것은 강무의 안전을 확언할 수 없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거기에 슌스케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
불존은 지붕 위에 앉은 필두를 힐끗하고 쳐다봤다. 옥면산군 감령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보니 필두 역시 불존이 많이 들어 본 외형을 하고 있었다.
거한에 민머리, 그리고 감령과 티격태격하던 모습.
옥면산군 감령과 그렇게 티격태격할 수 있을 정도의 고수라면 녹림이 아닌 장강의 대채주, 필수교어 필두다.
그런 필두가 지붕 위에서 힐끗거리면서 불존을 견제하고 있었다. 슌스케의 서릿발 같은 한기와는 다르게 은근하게 신경을 쓰이게 하는 필두의 견제가 불존은 더 거슬렸다.
‘낌새만 보여도.’
지금 불존의 몸 상태로 초절정 고수 둘의 합공은 버거웠다. 거기에 감령까지 합친다면 무려 셋이다.
문파의 장로나 책임자 정도는 되어야 할 고수들이 검주 만우를 따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불존에게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그 셋이 다가 아니라 연경에 놓고 온 고수들이 더 있었으니 만약 검주가 세력을 결성한다면 그가 세운 조직은 순식간에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미 검주 만우의 무위만 해도 천하제일이니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 것은 불 보듯 뻔했다.
깡!!!!
“멈추시오!!!!!”
하지만 다행히도 불존이 염려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감령의 도가 어린 도사에게 다시 한번 더 떨어져 내리려는 찰나 불똥을 번쩍하고 튀기면서 다른 곳으로 튀어 버렸기 때문이다.
“또 뭐야?”
감령은 저릿한 손의 충격을 공력으로 중화시키면서 인상을 썼다. 무시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무당의 진해라 하외다.”
감령은 구름을 밟는 듯하다는 제운종(梯雲縱)과 함께 나타난 진해진인을 보고서는 눈을 가늘게 좁혀 떴다.
“무당일검?”
“동도들에게 그리 불리나 허명에 불과하오. 감 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