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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 호북성으로 (1) (361/400)


361. 호북성으로 (1)
202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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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의 친서가 여기 있으니 그대들은 이만 조선으로 돌아가 짐의 뜻을 전하라.”

자미원의 어전은 텅 비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미원은 연경을 수도로 삼기 위해 궁을 짓고 있는 곳이었지, 명나라의 수도는 연경이 아니라 저 멀리 남쪽 강소성에 있는 남경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대소신료들이 자미원에 있을 리 없다.

황제가 연경에 나와 있다고 해서 조정의 일이 줄어든 것이 아니기에 대신들은 남경에서 각자의 직무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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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설미수와 동군영은 사행단 대표로 황제 앞에 나서 허리를 숙이고 고개를 조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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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가도 좋다.”

황제의 축객령이 내리자 설미수와 동군영은 그 자세로 조심히 상체를 일으켜 세워서는 황제를 쳐다보지 않고 땅을 쳐다보며 뒷걸음질을 해서는 뒤로 물러났다.

끼익-!

환관이 재빨리 문을 열어 주자 그 문을 통해 바깥에 나온 설미수와 동군영은 그제야 허리를 쭉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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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끝이 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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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돌아가면 되는 것입니까 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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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네. 수고 많았네, 동 부사.”

설미수가 그간의 노고를 말해 주듯 자신의 수염을 연달아 쓸어내리면서 몇 번이나 큰 한숨을 내쉬었다.

턱 하고 가슴이 막혀 있던 것 같은 기분이 뻥 하고 뚫린 것 같은 느낌이랄까.

설미수와 동군영은 발걸음도 가볍게 영빈각으로 돌아와 한창 짐을 싸고 있는 만우와 그 일행들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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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떠나도 좋네. 폐하의 허락을 받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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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도 떠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요.”

만우는 입을 비죽하고 내밀었다. 방매와 간장도 비슷한 표정이었다. 설미수는 허허 웃으면서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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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은공, 답례품을 그냥 놓고 갈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찌하겠습니까.”

사행단이 해야 할 첫 번째 임무는 무사히 끝이 났다. 비록 그 과정이 순탄하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결과적으로는 그 누구도 죽거나 다치지 않았고 용담호혈이나 다름없는 이 자미원에서 나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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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게시리. 며칠 더 머물다가 답례품을 보내오면 그걸 가지고 가면 될 텐데. 제가 가서 말해 볼깝쇼?”

만우가 금방이라도 나설 것처럼 두 팔을 걷어붙이자 설미수가 손사래를 쳤다. 혹시나 만우가 진짜로 황제에게 달려갈까 봐 설미수는 등줄기에 식은땀이 쏴악 하고 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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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 괜찮습니다. 어차피 돌아가는 길은 배를 타고 갈 생각이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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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돌아서요?”

만우가 말도 안 된다는 듯 설미수를 쳐다봤다. 설미수는 헛헛 하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설미수의 두피에서 진땀이 스윽 하고 배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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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의 말이 맞네, 만우.”

그때 난감해하는 설미수 대신 동군영이 만우를 말리기 시작했다. 만우가 뚱한 표정으로 쳐다봤지만 동군영은 당황하지 않았다.

이제 이 정도로 당황하기에는 동군영도 만우에게 제법 익숙해졌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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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까지 갔다가 돌아가는 길이 더 먼뎁쇼. 그냥 온 길로 돌아가면 되는데 강소성까지 가면…….”

강소성까지 가는 데만 족히 달포는 걸릴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윤주와 회안, 일조현을 지나쳐 산동의 등주까지 다시 올라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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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경에서 등주까지 가는 데 칠 일이면 됩니다요.”

중원의 지리는 만우가 그 누구보다도 제일 빠삭했다. 광산군을 따라 중원의 곳곳에 유배를 다녔고 그의 사후에는 검주가 되어 중원 전체를 유랑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십만대산에 있는 마교까지 갔다 왔으니 더 이상 할 말이 무엇이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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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례품을 가져가지 않는 것 역시 황상의 성의를 무시하는 것이니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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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기다리면 된다는데…….”

조천사가 명나라에 가져가는 조공품을 명나라에서는 상국이 베푸는 예로 그보다 더 많은 답례품을 내어 주는 것이 원칙이었다.

즉, 조선에서 100을 가져가면 명에서는 200 정도 되는 것을 내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늘 명에 조천을 다녀오는 사신들은 조선에서 구할 수 없는 진귀한 것들을 잔뜩 짊어지고는 조선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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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네. 직접 가서 내 두 눈으로 보고 싶음이야.”

동군영은 자신이 원한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 그런 동군영을 물끄러미 쳐다본 만우는 알았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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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같이 가시면 되겠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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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설미수와 동군영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만우는 아직 중원에서 더 볼일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설미수와 동군영에게 떠난다고 통보했던 것이 바로 어제다.

제갈세가와 임수미.

하오문주에게 임수미를 구해다 주겠다고 한 약조를 지켜야 하기에 직접 제갈세가에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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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문 놈들 한 번 찾아가 보고.’

그전에 당연히 하오문을 먼저 들릴 생각인 만우다. 제갈세가로서는 만우가 찾아오는 것이 별로 반갑지 않을 테지만 애당초 그런 것을 신경 쓸 만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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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옹주자가는 정녕 이곳에 놓고 갈 생각인가?”

동군영이 만우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만우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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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생각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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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주자가의 친모를 찾아 주기 위해 호북성을 간다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어찌하여 옹주자가께서는 말씀드리지 않고.”

만우는 이번에는 방매를 떼어 놓고 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런 방매의 곁에는 간장과 마익후, 문형일과 호선을 붙여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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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경에는 그…… 황보세가도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동군영은 아무래도 그 동안 정이 제법 많이 든 것인지 방매가 걱정되는 듯했다. 이역만리인 연경에 방매를 놓고 간다는 것도 그렇고, 연경의 토호 세력인 황보세가가 있다는 것도 꺼려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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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 줘 봤자 싱숭생숭할 뿐더러, 생사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요. 그러니까 괜히 애한테 실시간으로 충격을 주는 것보다야 놓고 가는 것이 낫습니다, 나으리.”

희망을 줬다가 그것이 슬픔으로 바뀌는 것보다 기쁜 사실이든 슬픈 슬픈 사실이든 아예 한 번에 듣는 게 났다.

이 넓은 중원 천지에서 공녀란 증좌 하나만으로 찾아 나가야 하는 일이기에 만우는 방매가 그런 정신적인 고통을 받지 않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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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선에게 옹주 자가를 부탁할 터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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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가?”

만우보다는 아니지만 영물인 호선이 방매의 곁에 남는다는 것에 동군영은 약간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호선이 이미 웬만한 무림 고수들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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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디로 갈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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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북성으로 갈 생각입니다.”

만우가 설미수와 동군영을 보면서 씨익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전에 갈 곳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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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전에 들릴 곳이 있으니 같이 가십시다.”

만우가 설미수와 동군영을 대동한 채 자미원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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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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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객잔…….”

방매는 두 눈을 반짝거리며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황룡객잔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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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 괜찮을까?”

감령이 그렇게 감격에 겨워 멍하니 돌아다니는 방매를 손가락질하면서 필두에게 말했다. 필두는 그런 방매를 힐끗 쳐다보고는 팔짱을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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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신경을 그렇게 쓰나. 어차피…… 천하제일인의 여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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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그런가?”

감령과 필두 등 만우 휘하의 초절정 오인방 사이에서 방매는 암묵적으로 만우의 여인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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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장 정도라면 무림오화가 좋다고 달려들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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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님이 무림오화가 온다고 눈 하나 깜짝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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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워낙 취향이 독특해서.”

감령은 그도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영웅일수록 호색이고,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잡는 것이 영웅이라고 했다. 거기에 부와 명예가 따라오는 자리가 바로 천하제일인이다.

그런데 만우가 그것들 중 그 어느 하나라도 누리는 것이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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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고 소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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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진 않은데.”

감령은 별 감흥 없다는 표정으로 귓구멍을 후비적거렸다. 그런데 바로 그때 필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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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난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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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그 양반들. 잠도 많아라. 화경이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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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님한테 몇 대 맞았다고 생각해 봐라.”

필두의 말에 감령의 눈이 커졌다. 그러더니 이내 감령이 몸을 부르르 떨면서 끔찍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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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네. 그 양반들이라도 버텨 낼 재간이 없지. 대장이 하도 괴물 같아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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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내가 좀 괴물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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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대장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어쩌면 인두겁을 뒤집어 쓴 괴…….”

순간 감령이 뻣뻣하게 굳었다. 사람은 살면서 때로 그러한 육감을 종종 겪곤 한다.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등줄기가 싸늘한, 위협이 닥쳐왔다는 그러한 육감.

감령은 그러한 육감을 느꼈다. 허나 그것을 느꼈다고 하여 감령이 할 수 있는 것은 딱히 없었다.

척.

감령의 어깨 위에 놓인 손은 이미 벗어날 수 없는 천라지망이 되어 감령을 옭아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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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무 편하게 지냈어. 응?”

어느새 나타난 만우가 감령과 필두 사이에서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했다. 감령과 필두의 안색이 삽시간에 시퍼렇게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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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대장 그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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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래. 더 해 봐. 괴, 뭐라고 하다가 끝났지?”

만우가 해맑게 웃으며 감령의 등을 떠밀었다. 감령은 살면서 이렇게 머리를 굴려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맹렬하게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괴’로 시작하는 단어 중에 만우를 흡족하게 할 만한 단어가 있을 리 만무하다.

콰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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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액!!!”

결국 감령의 입에서 돼지 멱따는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감령의 어깨에 올려져 있던 만우의 손이 뒷목을 덥석 하고 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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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대장 그러니까…….”

딸랑!!!

그때 감령의 눈이 커졌다. 감령의 애병인 방울이 달린 영도(鈴刀)가 딸랑 소리를 내면서 저절로 허공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만우는 자신의 영도를 벙찐 표정으로 쳐다보는 감령을 보며 빙긋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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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의 특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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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대장. 아니지? 설마, 아닐 거야. 응? 대머리야. 너도 그렇지?”

감령이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필두를 쳐다봤다. 같은 처지에 기댈 곳이 필두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두도 감령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필두의 애병인 커다란 대부(大斧)가 영도처럼 스스로 필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허공으로 둥실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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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희들의 특훈은.”

만우는 감령과 필두의 어깨를 툭툭 하고 두드렸다. 그리고는 한기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둘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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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법이다. 어디 재주껏 살아남아 봐.”

고오오오-!!!

영도와 대부에 만우의 공력이 서렸다. 그러자 감령과 필두는 팔뚝의 털까지 오소소하고 서는 것을 느끼며 두 눈을 크게 떴다.

이기어도(以氣馭刀)와 이기어부(以氣馭斧).

아직 화경에도 도달하지 못한 감령과 필두에게 현경이란 지고한 경지에 도달해야만 써 먹을 수 있는 고절한 무학이 쏘아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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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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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으허어억!!”

감령과 필두가 엉덩이에 불이 붙은 소처럼 황룡객잔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그렇게 감령과 필두를 쫓아 보낸 만우는 팔짱을 탁 끼면서 심술궂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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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라니. 멀쩡한 사람한테.”

물론 만우 스스로도 자신이 점점 인간이란 한계점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허나 그렇다고 하여 자신이 아직 인간이 아니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자신은 오욕칠정에 초탈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도 고작 30년도 살지 않고 인간이 아닌 어떠한 다른 것이 되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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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만우만우만우!!!”

쪼르르!!

그때 방매가 만우를 발견하고는 앞으로 쪼르르 달려왔다. 만우가 쳐다보자 방매가 두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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