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 여포와 만우(4)2021.01.19.
무공의 경지나 강함이 내공 수위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어디서 영물이 나타났다고 하면 우르르 몰려드는 것이 바로 무림인들이기 때문이다. 그네들은 일반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육체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깊숙하고 험준한 곳에 숨어있다고 해도 결국 모조리 죽임을 당했다.
“항주와 소주에 살았다는 만년화린(萬年火鱗)부터 시작해서 천오백 년을 산 귀별(龜鼈)도. 저기 십만대산에 살았다는 천년학도 잡혀죽었고. 뭐 길들여져서 사는 영물들도 있지.”
“으으…….”
호선이 끔찍하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조선에서 태어난 것이 다행이었다. 조선에는 내공에 미친 무림인들이란 족속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때 누군가 앞마당으로 들어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한두 명이 아니었다. 만우가 광에서 나가자 그 뒤를 호선과 방매가 따라나왔다.
“여봐…… 응?”
여의손은 일본국에 가는 것이라지만 자신의 호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제가 켕기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여의손은 사사로이 키우던 사병을 끌고 왔는데, 무관(武官)을 운영하다 사병혁파가 일어나며 일자리를 잃은 이들을 사병으로 끌어들였다.
“호오.”
그 무관이란게 바꿔말하면 파락호들을 키워내는 곳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질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도 여의손은 자신을 잘 지켜주기만 하면 장땡이라면서 그들을 가까이 두고 부렸다. 그 사병대의 대장이자 무관의 관장이었던 최가가 만우 뒤의 호선과 방매를 보고는 눈을 반짝였다.
“누굴 찾아왔지?”
그런 최가의 시선이 거슬렸지만 만우는 먼저 그들에게 물었다. 뭔가 연유가 있어 찾아왔으니, 일단 들어주는게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서 여의손 대감의 명을 받고 온 사람들이다. 대감께서 감찰을 보고자 하시니, 안에 기별을 넣어라.”
최가는 만우에게 고압적으로 말했다. 여의손이 최가를 비롯한 사병들을 보냈다는 것은 감찰이란 놈에게 적당히 겁을 주라는 뜻도 있었기 때문이다.
“참. 그리고 뒤의 계집 둘은 여기 남겨두거라. 이 어르신께서 아리따운 낭자들과 몇 마디 나누고 싶으니. 끌끌끌.”
최가가 노골적으로 희롱하듯 말을 하자 뒤에 선 사병들이 웃어댔다. 만우는 무슨 이런 놈들을 호위 삼아 다니냐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뭐? 이 새끼들이 어디서.”
하지만 저런 희롱을 받고 더욱 못 참는 사람이 바로 방매였다. 방매가 앞으로 나서자 최가가 눈을 반짝이면서 껄껄 웃었다.
“그래. 얌전한 고양이보다는 앙칼진 고양이가 더 낫지. 그렇지 않느냐?”
어차피 감찰이라고 해도 이곳은 한양이 아닌 동래다. 그렇기 때문에 여의손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는 감찰을 처치할 생각까지 가지고 있었다. 신분을 밝히지 않고 다니는 감찰이 한양이 아닌 먼 동래에서 임무 수행 중 사고를 당해 죽었다고 해도 그 연유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의손은 최가와 그 사병들을 보냈다. 전부 여의손이 재물을 주고 끌어들인 무관의 사범들이었다. 파락호들을 키워내는 곳이 무관이었다고는 하지만 어쨌거나 고려까지만 해도 숭무(崇武) 정신이 강했던 것이 바로 고려의 호족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게나마 무관을 하고, 생도들을 받았다는 것은 그들의 실력이 제법 뛰어나다는 의미였다.
“뭐라는 거야 이 중늙은이가!”
방매가 최가를 향해 달려들었다. 최가는 방매가 익숙한 품(品)자 형태의 보법을 밟는 것을 보고는 눈을 반짝였다.
“수박희로구나. 끌끌.”
최가가 손을 들어 방매의 발을 턱하고 막아냈다. 방매의 눈에 당혹감이 스쳐지나갔다. 방매의 수박희 수준은 결코 낮지 않았는데, 자신의 수법을 이리 쉽게 막아내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고수와 싸워본 적은 없는 아해로고.”
최가는 웃으면서 손으로 원을 그렸다. 그러자 방매의 발이 어지러워지면서 방매가 비틀거렸다.
“꺅?”
“클클클. 제법 여문 육체로다!”
방매가 수치심으로 얼굴을 붉힌 채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달려들었다. 최가가 방매의 공격을 밀어내면서 손을 뻗어 허리를 만진 것이다.
“너!!!”
방심하고, 팔 한쪽을 잃었다고는 하지만 방매는 초절정 고수인 슌스케도 기습하여 잡아낸 수박희의 실력자다. 하지만 최가의 연륜과 경험, 그리고 실력이 방매의 수박희보다 우위에 있었다. 내공을 쓰지 않는 이상 같은 무예가라면 연륜이 많고 기술이 좋은 이가 우세할 수 밖에 없었다.
“흐음.”
“대협. 왜 안 나서시고…….”
호선이 팔짱을 낀 채 지켜보고 있는 만우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만우과 방매가 연심(戀心) 비슷한 좋은 감정을 서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만우 일행 중 없었다. 둘은 모르고 있지만, 대부분 눈치를 챈 것이다.
“저놈이 쓰는 무예 말이야.”
만우는 최가가 방매를 놓고 희롱하는 것을 보면서 눈을 가늘게 좁혀 떴다. 이건 당최 싸움이 되질 않았다. 최가가 방매에 비해 기술이 월등하게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 최가가 고작 작은 무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실력이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말이지.”
만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자꾸만 어디선가 본 듯한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마당에서 일어나는 소리를 들은 것인지 봉놋방의 문이 벌컥하고 열렸다.
“무슨…… 어헉?”
안에서 고개를 내민 문형일의 눈이 커졌다. 방매가 웬 중늙은이 같은 놈에게 희롱 당하듯 휘둘리고 있는데 만우가 그걸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미친 새끼가!!!!”
그것을 열린 문틈 사이로 지켜본 감령이 분기탱천해서 달려나갔다. 문형일이나 필두가 말리기도 전이었다.
“감히 여자를 건드려어!!!”
쩌렁쩌렁!!! 감령의 고함소리에 담긴 공력이 최가의 고막을 뒤흔들었다. 최가를 비롯한 사병들이 놀란 눈으로 소리가 터져나온 쪽을 쳐다본 순간, 만우가 손을 들었다.
“억?”
허공을 날아 당장 최가의 머리를 깨뜨리려던 감령의 몸이 허공에 멈춰세워졌다. 만우가 허공섭물로 감령의 움직임을 구속한 것이다.
“대, 대장?”
감령은 경악했다. 아무리 만우가 자신보다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그도 초절정에 다다른 몸이다. 그런데 허공섭물로 자신의 움직임을 구속하다니. 그냥 내공이 많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었다.
“대장님. 설마!!!”
화경이 고수라고 해도 살기나 투기라면 모를까 공력만으로는 초절정 고수를 완벽하게 묶어놓을 수 없었다. 초절정이란 경지가 그냥 딱지를 쳐서 도달한 경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가능하다는 것은, 한 가지를 의미한다.
“잠깐만. 생각났어.”
만우가 서늘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자꾸만 뇌리를 간지럽히던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 저 무예. 강맹하면서 재빠른 수박희의 공격을 무효화 시키는 유술(柔術). 어디서 봤나 싶었더니 거기서 본 적이 있었다. 한양 뒷골목의 염왕채를 쓰는 검계(劍契)라는 놈들. 삿갓을 쓰고, 누더기 같은 옷을 입은 채 검을 거꾸로 차고 몰려다니는 그 검계라는 놈들에게서 얼핏얼핏 느꼈던 그 움직임이다.
“계속해봐. 방매야. 이번에는 내가 도와줄테니까.”
만우에게서는 별다른 기세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가는 고개를 갸웃했다.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단 자신을 죽일 것처럼 달려들던 잘생긴 놈에게서 느껴졌던 순간적인 기세. 그 기세는 최가의 등줄기를 오싹하게 만들 정도였는데 갑자기 그 기세가 씻은 듯이 사라진 것이다.
‘착각이었나?’
최가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최가의 눈이 커졌다. 쐐액!
“윽?”
방매의 발이 칼날처럼 최가의 얼굴을 노리고 짓쳐들었기 때문이다. 최가는 손을 버드나무 가지처럼 흔들어 방매의 발을 밀어냈다.
“수박희. 하필이면 나를 만나다니. 수박희의 상극이 유술인 것을.”
아무리 강맹한 바람이라고 해도 버드나무 가지를 쓰러뜨리진 못한다. 최가가 쓰는 유술은 상대방의 힘을 흘려내고 그걸 되돌려주는 묘가 뛰어난 무예다.
“네 성취로는……헛?”
하지만 최가는 당황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상대도 안 되던 방매의 움직임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가는 그것이 뒤에서 훈수를 두기 시작한 만우 때문이란 것을 눈치챘다.
“하단. 옆으로 세 발자국. 그리고 목. 그 다음에 곧바로 다리 걸어.”
방매는 분했지만 최가를 이기지 못 한다는 것이 더 분했기 때문에 만우의 말대로 움직였다. 그러자 놀랍게도, 건드릴 수 없을 것 같던 최가의 손과 발이 점점 어지러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제 아무리 부드러운 버드나무 가지라고 해도.”
유술. 유술을 파훼하는 법은 간단했다. 제 아무리 부드러운 가지라고 해도, 결국 뻗어져 나온 그 뿌리가 있기 마련이다. 그 뿌리를 노리면 된다. 역시나 같은 유(柔)의 묘를 따르는 무당의 태극권, 검도 같은 방식으로 파훼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파앙!!
“큭!”
최가는 손목에 찌릿한 통증을 느끼면서 옆으로 물러났다. 방매의 공격이 전신으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신경이 분산되자 기어코 한 대를 얻어맞은 것이다. 흘려내야 하는 공격을 정타로 맞았다는 것 자체가 밀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알겠다.”
방매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최가는 그런 방매를 보고는 뒤틀린 표정을 지어보였다. 자신이 근 20년을 수련해서 얻어낸 것이 바로 유(柔)의 묘리다. 그런데 그걸 어린 여아가 알아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최가의 손이 방매를 향해 뻗어졌다. 하지만 방매는 그런 최가의 손을 다리를 넓게 벌리면서 피해냈다. 이번에는 만우의 조언이 들리지 않았지만, 방매는 확신했다.
‘날카로운 바람이 버드나무 가지를 꺾지는 못한다고 해도.’
버드나무 가지도 결국은 버드나무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날카롭고 강맹한 바람은 그 버드나무를 쓰러뜨릴 수 있다. 결국 뿌리를 뽑아내면, 버드나무도 쓰러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버드나무 가지 따위?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턱! 방매의 발끝이 최가의 발목을 걸었다. 호미 걸기였다. 동시에 방매가 손으로 땅을 짚더니 이리저리 휘둘러져 들어오는 최가의 손을 피해내면서 물구나무를 섰다. 덜컥!!! 방매는 물구나무를 선 채로 최가를 공격하지 않았다. 오히려 발을 뻗어 최가의 목을 발목으로 걸면서, 땅을 짚었던 두 손으로 최가의 무릎의 오금을 찔렀다. 휘청!! 그러자 최가의 중심이 흐트러졌다. 동시에 방매의 몸이 유연하게 돌아나오며 원래대로 땅을 발로 딛고 일어섰고, 휘청이는 최가의 얼굴에 방매의 다리가 채찍처럼 휘어들어갔다.
“으....”
쩌억!!!!
뒤늦게 그것을 본 최가가 손을 들려고 했지만 중심이 흔들린 상태에서 유술이 제대로 발휘가 될 리 없다. 손을 치켜든 상태 그대로 방매의 발을 빗겨내지 못한 최가는 두 손이 밀려나면서 방매의 발이 그의 얼굴에 그대로 꽂혔다.
“됐다!!!”
방매가 소리쳤다. 노림수가 그대로 먹힌 것이다. 그런데 그때 쓰러지던 방매의 발목을 최가가 손으로 붙잡으면서 쓰러지자 방매가 같이 쓰러졌다.
“꺄악?”
“흐흐. 앙큼한 년 같으니라고.”
두 눈이 붉게 물든 최가가 방매의 발목을 꽈악 움켜쥐면서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방매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자. 거기까지.”
하지만 바로 그 때, 최가의 두 눈이 퉁방울만하게 커졌다. 입을 뻐끔거렸지만 아무런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어느새 만우가 최가의 앞에 나타나 방매의 발목에서 최가의 손을 떼어놓고 있었다.
‘고……고수.’
최가의 두 눈이 부르르 떨렸다. 만우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 그저 옆에 있을 뿐인데도 만우의 존재감으로 인해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주르륵 최가는 생존 본능이 매우 좋았다. 오늘은 그게 조금 늦게 발동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최가는 본능적으로 만우가 자신의 목숨줄을 쥔 자임을 깨달았다.
‘설쳤구나. 설쳤어.’
최가는 이를 악 물었다. 여의손은 별 대수롭지 않은듯 일을 줬기 때문에 늘 하던 일이라고 생각했던게 패착이다. 더불어 미색이 뛰어난 여인을 보고 먼저 희롱한 것 역시.
‘잊었구나. 잊었어.’
미색이 뛰어난 여자는 늘 재앙을 몰고 다닌다. 그게 미색이 뛰어난 여자 근처에 있는 사람이건, 그 미색을 보고 몰려드는 벌이건 간에 말이다. 여의손의 곁에서 손 쉬운 일만을 했기 때문에 잠시 본능이 무뎌진 것이, 이런 일을 벌인 것이다.
“관장님!!!!”
최가의 눈이 커졌다. 자신의 이상을 눈치 챈 사범들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오지 마. 오지 마.’
최가는 입을 뻐끔거렸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만우의 존재 자체만으로 숨이 턱하고 막힌 탓이다. 하지만 그런 최가를 본 사범들은 당연히 오해했다.
“무슨 사술을 부린 것이냐. 설마 독이냐?”
“쳐라!!!”
이야아아압!!!! 최가는 달려드는 사범들을 보면서 고개라도 저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내 헛된 꿈이란 것을 깨닫고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자신만 이렇게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압박을 하는 것을 보면, 상대는 상상할 수도 없는 고수다. 그는 어릴 적 풍운을 안고 중원으로 건너 갔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거긴 중원도 아니었다. 패수를 거쳐 북방 지역에 잠깐 나갔다 왔는데, 무예라면 자신이 있던 최가는 그곳에서 삼류라 일컬어지는 무인들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쓸쓸히 돌아와야만 했다. 그 뒤로 죽도록 유술을 익혀 차린 것이 작은 무관이었다. 비록 그 유술이라고 해봤자 최가는 알고 있었다. 내공이란 힘을 다루는 대륙의 무인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꼭 이자처럼.’
최가는 어쩌면 지금의 자신이면 그때 자신에게 굴욕을 안겨주었던 그 무인 정도는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만우를 만나고 나니 자신감이 완전히 꺾였다. 만우에게서는 그 삼류 무인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저갱 같은 무언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겉으로 볼 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무림인이야 말로 가장 경계해야 하는 초고수라는 것을 귀동냥으로 들었던 적이 있는 최가다.
“감령!!”
“으하핫! 예 대장!!!!”
그때 만우가 소리치자 휙하고는 잔영과 함께 퍽퍽 소리가 나더니 감령의 손에 의해 사범들이 피를 내뿜으며 나뒹굴었다. 만우는 그러건 말건, 방매의 발목을 매만졌다.
“다친 곳은?”
“어, 없어!!”
외간 남자인 만우가 발목을 만지자 당황한 방매가 확하고 발을 당겼다. 만우는 피식 웃으며 방매의 머리를 헝클였다.
“마지막엔 잘 했어. 그때는 발목을 더 꺾으면 한 방에 보낼 만한 파괴력이 나올거야. 그것만 염두해 둬.”
“정말? 나 잘했어?”
만우의 칭찬에 방매가 눈을 반짝였다. 방매의 수박희에 대한 이해도는 발군이었다. 싸우는 와중에 상대의 약점을 발견해 그걸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방매에게 내공까지 뒷받침 해주었다면, 최가는 방매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 했을 것이다.
“그래. 그리고…….”
만우가 고개를 돌려 최가를 쳐다봤다. 만우와 눈이 마주친 최가는 이글거리는 귀화가 자신을 쳐다보는 느낌에 침을 꿀꺽 삼켰다. 만우는 스산하게 웃으며 최가의 몸을 허공섭물로 일으켰다.
“너, 검계랑 무슨 사이야?”
최가의 눈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