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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제부투혼(4) (162/400)

162. 제부투혼(4)2020.07.18.

약관이 지난 나이에 500이 넘는 병력, 그것도 그냥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라 최정예인 우림위와 그다음으로 정예인 오위 소속의 정예 500을 이끄는 장수로 삼는다는 것은 대단히 파격적인 인사다.

1655322931006.jpg“절차를 생략하고 그대에게 장군검(將軍劍)을 내린다. 이는 그대가 짐의 친명(親命)을 받았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다. 그러니…….”

임금은 주홍색으로 칠해진 어피로 만든 검집에, 백은 장식이 달린 검을 내밀었다. 그것을 본 설운의 눈이 커졌다. 임금의 바로 옆에 그와 같은 검을 패용한 이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운검(雲劍).

1655322931006.jpg“어디서든 좋다. 이 검을 손에 쥔 그대는 절제사와 같은 처우를 받을 것이다. 그러니 병력을 징발해서라도 감히 조선의 영토를 무단으로 짓밟고 있는 그 망국의 망령들을 토벌하라!”

16553229310073.png“어, 어명을 받드옵니다, 전하!!!!”

놀란 설운이 두 손으로 운검을 받으며 우렁차게 소리쳤다. 절제사는 종2품의 무관직으로 무관직 중 가장 높은 직위 중 하나였다. 더불어 도절제사, 혹은 병마절제사는 그들이 파견되는 지역의 군을 소집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임금의 살풍대에 대한 토벌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1655322931006.jpg“그리고 명나라의 수행원은 들으라!!”

임금은 설운에게만 말하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언살에게도 말했다. 언살은 패도적인 기세를 뿜어내는 임금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1655322931006.jpg“감히 궐내에서 수행원의 신분으로 소란을 일으키고 과인을 기만한 죄, 괘씸하나 명 황실의 비밀 수행원이라는 유사길의 변명에 넘어가주겠다. 허니!!”

임금은 언살이 그냥 보통의 무인이 아니라는 것을 권희달의 반응을 보고 단박에 눈치챘다. 권희달이 자연스럽게 검병 위에 손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1655322931006.jpg‘하나보다는 둘이 나을 터.’

원의 살풍대라면 그 악명이 원이 멸망한 지금까지도 북방이나 강화도에서는 자자했다. 그러니 설운 하나보다는 둘이 나을 것이다.

1655322931006.jpg“명 황실에서 처리하지 못해 조선으로 넘어온 그 잔당들을 토벌하는데 힘을 보태도록 하라! 그대를 좌익찬 설운의 부장으로 삼겠다!”

1655322931006.jpg“그…….”

반발하려던 언살이 멈칫했다. 유사길이 눈짓으로 필사적으로 가로젓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살은 이를 으득 깨물었다. 금의위장이었던 자신이 설운의 부장이 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 임금의 말에 틀린 점이 없었다. 더군다나 여기서 임금의 말을 거절했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장담할 수 없었다.

1655322931006.jpg‘조선과의 국교만 아니었더라면…….’

후방을 안정시키기 위해 영락제는 조선에 친히 사신까지 파견했다. 조선에서 명의 후방을 노린다면 이제 막 정난을 일으켜 황제의 위에 등극한 영락제의 골치가 아파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살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1655322931006.jpg“명을 받드옵니다.”

설운의 불편한 눈길이 피부 위에 따갑게 와닿았다. 언살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 털썩!

1655322931006.jpg“죄, 죄송합니다, 대협. 저희는 그저…….”

만우는 주름이 잔뜩 져있는 눈 사이를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그런 만우의 전신에서 그의 현재 기분을 알려주는 듯한 공력이 바람처럼 휘몰아쳤다가 그치기를 반복했다. 웅성웅성 만우는 백마강 유역의 동굴에 나와 있었다. 정확히는 동굴이 있었던 곳이었다. 그곳에서 기관진식이 발동했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부여 전역에 퍼졌고, 그 소식이 만우의 귀에 들어오는 것은 찰나의 순간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건 제부투혼을 노리고 부여로 몰려든 다른 무림 방파에게도 마찬가지여서, 순식간에 최소한의 인원을 제외한 부여에 모여든 무림인 전원이 백마강 유역에 빽빽하게 들어찼다. 그 인원이 거의 천에 달했다.

16553229339664.png“그러니까.”

만우의 옆으로 동군영과 척사영, 방매, 그리고 슌스케가 섰다. 그 옆으로는 주창을 비롯한 마교의 고수들이 섰고 당연히 광문자와 어리가 반대편에 섰다. 그런 은월루 반대편에 무화 임수미를 비롯한 하오문의 간부들이 자리를 잡았고 정의대가 그 건너편에 섰다. 화경의 고수 셋에 초절정이 일곱. 초절정의 수준에 달하는 살객에 절정과 일류의 무인들. 마교의 본산이거나 무림맹, 혹은 사림곡의 본타가 아닌 다음에야 이 정도의 고수들이 한곳에 모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독안귀 명청은 그들의 아무렇지도 않게 발산하는 기운에 숨이 턱턱 막히는 것을 느끼며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16553229339664.png“저 안으로 기절해 있던 여아가 깨어나 뛰어 들어갔고, 그다음에 저렇게 막혔다?”

1655322931006.jpg“예, 예. 그렇습니다.”

16553229339664.png“무화! 저곳이 제부투혼의 장보도가 가리키는 그곳인가?”

1655322933968.png“……예.”

임수미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설마 이렇게 어이 없이 제부투혼이 가리키는 곳이 쉽게 드러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고운 아미가 찌푸려져 있었지만 만우는 1도 신경 쓰지 않았다.

16553229339664.png“그걸 아무도 몰랐다고?”

만우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부투혼이 가리키는 곳이 뭐 대단한 곳인 줄 알았더니 그냥 백마강 유역에 덩그러니 놓인 동굴이었기 때문이었다.

1655322933968.png“원래 이곳은 부여의 토박이들 중 백마강에서 어업을 하는 이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이었습니다. 그런 곳까지 저희가 알기에는 시간이…….”

1655322931006.jpg“그 정도도 모르면서 정보를 다룬다고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광문자가 피식 웃으면서 임수미를 비웃었다. 그런 광문자의 도발에 임수미가 발끈했다. 하오문 간부들도 마찬가지였다.

1655322931006.jpg“저 육시럴할 놈이!”

1655322931006.jpg“떠그랄 놈! 혹 잡아다가 배때지를!”

하오문의 간부라고 해봤자 결국 뒷골목에서 주먹질이나 할 줄 아는 무공을 아는 파락호에 불과하다. 그 때문에 그들은 화려한 언변을 구사했지만 광문자는 코웃음을 쳤다.

1655322931006.jpg“조선에 들어섰을 때 모조리 일망타진을 했어야…….”

16553229339664.png“아, 시끄러! 시끄러!!”

만우가 광문자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하오문 간부들이 기겁하면서 자신들의 입을 틀어막은 채 고개를 꾸벅 숙였다.

16553229339664.png“그러니까.”

만우는 이를 악물고 한숨을 길게 내뱉었다.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하기 위함이다.

16553229339664.png“김향. 그 아이가 저 안에 갇혔다 이 소리지?”

16553229370537.jpg“…….”

하필이면 김향이라니. 주창은 불편한 표정을 지었고 옥령은 안절부절못했다. 그래도 이곳까지 함께 오면서 옥령이 김향에게 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리도 김향, 그 어린 아이가 저 안에 갇혔다는 것에 입술을 꼭 깨물었다.

16553229339664.png“야. 마교. 말 좀 해보지?”

만우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게 전부 다 마교 때문이었다. 만우 입장에서는 마교를 힐난할 수밖에 없었다. 주창이 입을 열었다.

16553229370551.png“이건 불의한 일에 의해 일어난 일. 본교에서 의도적으로 이런 상황을 연출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도리에…….”

쿵!!!

16553229370557.png

16553229370551.png“우윽!!!”

16553229339664.png“아오! 이놈은 말만 번드르르!”

주창이 저린 팔을 털어내면서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섰다. 주창이 들어 올린 마련검의 검병에서 연기가 파르르 피어올랐다.

16553229370537.jpg“…….”

16553229370537.jpg“…….”

만우의 무력시위와 그것을 막아낸 주창 때문에 잠시 그 안에 침묵이 맴돌았다.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끌려온 독안귀 명청은 몸을 파르르 떨었다.

1655322931006.jpg‘무슨 지풍이…….’

지풍을 쓴다는 것 자체가 최소 절정 이상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세상 어디에도 마교의 투귀대주를 물러서게 할 수 있다는 지풍이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16553229370551.png“후, 후우. 앞으로는 먼저 말을 하고…….”

16553229339664.png“기습이다 이 새꺄!”

퍼버벙!!!!

16553229370551.png“우으윽!”

그래도 실력이 있다고 주창은 만우가 기습적으로 날리는 공격들을 막아냈다. 하지만 막아내도 막아내는 것이 아닌 것이, 만우가 날린 공격들은 전부 경력이 실려 있어 주창의 내부를 때렸다.

1655322931006.jpg“…….”

척사영은 그런 주창을 보면서 호승심을 보였다. 슌스케는 옆에서 이 상황에서도 투기를 불태우는 척사영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16553229404777.png‘역시 정상이 없어.’

자신도 결코 정상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다는 것을 모르는 슌스케는 헐렁한 소매를 펄럭이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찰싹

16553229404781.png“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야? 애가 혼자 갇혔다면서! 그러면 들어갈 방법을 찾아야 할 거 아니야!”

방매가 만우의 등짝을 손바닥으로 내려쳤다. 그런 방매를 보고 곁에 있던 무림인들이 입을 쩍 벌렸다. 하지만 만우는 끙 소리를 냈다.

16553229404781.png“만우 너도 잘한 거 없으면서 다른 사람한테 짜증 좀 그만 내. 지금 여기서 잘못이나 지적하고 있을 때야? 저기라도 뚫어봐. 그 대단한 검으로!”

방매는 한심하다는 듯 만우를 다그쳤다. 그 어떤 사람도 검주 만우에게 저리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모두의 입이 쩍 벌어졌다.

16553229339664.png“나도 기관진식은…….”

만우가 고개를 휙 돌려 동군영을 쳐다봤다. 동군영은 어깨를 부르르 떨었다.

16553229339664.png“기관진식. 알아?”

1655322943576.png“기관…… 뭐? 그게 뭔가?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면 기꺼이…….”

16553229339664.png“됐어. 책이나 판 양반이 뭘 알겠어.”

만우는 고개를 휙 돌렸다. 특히 이런 분야에서는 동군영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양반들이 배우는 학문이란 것은 이런 데서는 아무런 쓸데가 없었기 때문이다.

16553229339664.png“호선. 너는?”

하늘거리는 하얀 장삼으로 몸을 감싼 채 서있던 호선이 쳐진 눈으로 눈웃음을 지었다. 그게 퍽이나 교태스러웠다. 그 때문에 주변의 남자들이 순간적으로 볼을 붉혔을 정도다. 하지만 만우에게는 얄짤 없었다.

16553229339664.png“그거 하지 말라고 했지? 호랑이 주제에 사람을 홀려? 네가 여우냐?”

16553229435866.jpg“아얏! 너무해요!”

호선은 만우의 지풍에 딱밤 맞듯 이마를 맞아놓고는 눈물을 글썽였다. 하지만 만우의 눈빛이 바뀌자 호선은 표정을 싹 바꿨다.

16553229435866.jpg“진법이나 도술이라면 모를까 기관진식은…….”

16553229339664.png“에라. 모르면 모른다고 빨리 말하든가.”

따악! 만우는 화풀이를 하듯 호선의 이마를 한 번 더 지풍으로 날려버렸다. 호선의 허리가 뒤로 꺾일 것처럼 휘청였지만 만우는 가차 없이 고개를 돌렸다.

16553229339664.png“그러면…….”

이번에는 마교 차례였다. 마침 마교에 머리가 똘똘하게 생긴 놈이 있었다는 것이 만우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다.

16553229339664.png“주창.”

1655322931006.jpg“무엄하오! 그대가 검주 만우라고는 하나 대주께서는 지엄한 혈세천마의 적장자로써 장차 본교의…….”

16553229339664.png“시끄러! 그 아저씨도 나랑 대결하는 거 싫어서 숨었는데!”

만우가 으르렁거렸다. 그때 십만대산까지 기껏 찾아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한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분통이 터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1655322931006.jpg“무슨!!”

마정 백영이 만우의 말의 부당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주창이 손을 들어올렸다. 주창은 만우가 자신을 왜 불렀는지 알고 있었다.

16553229370551.png“마일. 기관진식에 대해 아는 바가 있는가?”

파천서생 마일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마일은 군략이나 지략에 대해서는 모르는 바가 없었다. 그리고 지닌바 무공도 다른 투귀대의 고수들이 무지막지하게 강한 것이지 절정 정도면 어디서 꿇리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마일은 자신이 만박자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1655322931006.jpg“송구하옵니다 대주님. 기관진식이라면 저도....”

말 많은 제갈가의 놈들이라면 모를까, 마교에는 기관진식이 필요하지 않았다. 덤벼오는 이들을 정면으로 때려 부수는 것이 마교의 성격이지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적을 대비해 함정을 깔아두는 건 마교의 방법이 아니다.

16553229339664.png“으아! 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한 명도 없어?”

만우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무림맹의 정의대라고 해서 아는 사람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검인이 이미 고개를 내젓고 있었기 때문이다.

1655322931006.jpg“제갈가에도 기관진식 전문가는 많지 않네.”

기관진식은 대단히 복잡한 학문이었다. 아니, 학문이라고 하기에는 노동에 가까웠다. 염두에 둬야 하는 변수가 너무나도 많을 뿐더러, 그토록 정교한 기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공이 아니라 그 쪽에만 평생을 매달려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관진식 전문가는 무림에서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일 정도로 굉장히 까다로웠다. 하지만 만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16553229339664.png“은월루는?”

어리와 광문자는 슬그머니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광문자가 뛰어난 살객이라고 하길래 혹시나 기대했지만, 그 기대가 무색했다. 하지만 그 순간 만우의 눈에 무화의 얼굴이 들어왔다.

16553229339664.png“무화.”

1655322933968.png“…….”

16553229339664.png“수미야?”

1655322933968.png“…….”

임수미는 열심히 만우의 눈을 피했다. 하지만 만우는 먹잇감을 발견한 맹수처럼 집요하게 임수미를 불렀다. 임수미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1655322933968.png“예, 호법.”

만우는 하오문의 명예호법이다. 하오문 좀 그만 괴롭혀달라고 준 명예직이었지만 그래도 호법은 호법이다.

16553229339664.png“너, 뭐 알지?”

임수미는 입술의 속살을 잘근거렸다. 말해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16553229339664.png“하긴. 이 장보도를 발견한 것도 너희들이지. 애초에 제부투혼을 노린 건 너희들이잖아. 그러니까 알 거야. 기관진식. 준비했지?”

장보도라 함은 자신의 심득이나 무공심결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히는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주기는 싫은 괴팍한 뇌구조를 가진 이들이 만든 일종의 시험대다. 그렇기 때문에 분명히 기관진식에는 뚫고 들어가는 방법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힘으로 왜 밀고 들어가지 않느냐? 간단했다. 힘으로 뚫었다가 무너지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저 안에 어린 여아가 홀로 들어갔을 때는 더더욱.

16553229339664.png“좋아. 그럼 거래하자.”

만우는 김향을 살려야 한다. 어르신으로 모셨던 김약항이 죽으면서 남긴 유언 때문이다. 그 유언은 만우가 지키지 않는다 해서 만우를 비난할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만우는 지키고자 했다. 김약항에게 받은 은혜 때문이다. 머슴임에도 불구하고 기천이란 무공을 사사 받았고, 그에게서 진짜 친족 같은 정을 느꼈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16553229339664.png“내가 익힌 무공의 이름. 기천이라 한다. 이걸 하오문에 가르쳐 주마.”

16553229370537.jpg“!!”

16553229370537.jpg“!!”

만우의 폭탄 발언에 마교와 무림맹, 하오문의 입이 쩍 벌어졌다.

16553229339664.png“그러니 저 기관을 해체해라. 김향, 그 아이를 살려서 데려나올 수 있다면 내 약조하지. 검주의 이름으로.”

만우는 임수미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녀의 맑은 눈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만우가 꺼낸 말(言)의 무게를 깨달은 것이다.

16553229339664.png“하오문이 더 이상 다른 이들에게 무시받지 않도록 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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