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애캐를 꼬시는 법-287화 (287/312)

〈 287화 〉 라이트 리쿠르트

* * *

이번 겨울은 참으로 차갑고 동시에 격변적인 겨울이 될 것이다.

프레스티아가 악마 노선을 탐으로서 수많은 변수가 발생될 것이며 그 변수를 잘 이용하고 바뀌어 가는 상황에 적응 할 줄 알고 있는 세력들은 다른 이들을 짓밟고 위로 올라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존재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세력을 지키지 못하고 몰락하고 발 것이다.

'프레스티아를 마냥 악마라고 욕하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프레스티아를 통해서 손해를 보는 이들이 있다면 프레스티아를 통해서 이득을 보는 세력도 있을 테니까.

결국 다른 세력에 비해서 상대적 이득을 벌어 들인 세력이 있다면 마냥 프레스티아를 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도 일단 프레스티아를 통해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세력 중에 하나고 그렇게 프레스티아를 욕하고 있는 프로트라인 역시 나에게 식량을 받아서 다른 세력을 누르고 세력을 키워나가는 이상프레스티아의 대규모 트롤 짓을 통해서 이득을 본 이가 될 것이다.

"후우..."

한숨을 내 뱉으니 수증기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손이 시릴 정도의 추위에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진짜 춥구나,

어느새 영하에 가깝거나 그 아래로 기온이 떨어졌다는 뜻인데 시간 참빠르구나 싶었다.

'우리 세력은 전쟁이 없어서 다행이네.'

세력을 늘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긴 하지만 이런 날씨에 전쟁을 벌이면 아마 병사들이 엄청 고생할거다.

병사만 고생하는 게 아니라 전선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이들이 단체를 고생하겠지.

병사들 위해서 전쟁을 벌이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 추위에 다른 이들과 전쟁을 하러 나가지 않아도 되니 우리 세력의 병사들은 다른 세력의 병사들 보다는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겨울이 지난 10년 중에서 가장 강한 겨울이라고 하던데?"

"누가 그러는 데?"

"내가."

시에린의 말에 대답하며 손을 호오 불고 있으니 미네타가 옆에서 끼어 들었다.

"우리 마법사님이 하신 말씀이라면 믿을 수 있지."

근거를 듣진 않았지만,이 세계에서 마법사는 현대의 과학자와 비슷한 존재니까. 내가 모르는 이유가 충분히 있을 것이다.

난세의 기후는 기본적으로는 난수다.

어떤 겨울은 좀 온화하고 어떤 겨울은 아주 추운데, 기후가 랜덤으로 배치되어 있다 보니 기후를 이용해서 이득을 보는 플레이를 하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다.

끽해야 각 절기마다 온도를 측정하고 그를 통해서 이번 계절이 어떤 기온을 가질지 예측 하는 정도가 끝이지.

"이번 겨울은 대격변의 시기가 될 거야."

남들은 격변하는 동안 우리는 내실을 다지자.

너무 오랜 시간동안 내실만 다지고 있어서 이제 슬슬 몸집을 불릴 때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내실을 다지자.

몸집을 불리는 것 보다 내부를 다지는 게 더 의미가 있으니까.

"라일라가 그러는데 남쪽의 섬에서도 서리가 낄 정도로 강한 추위래."

라일라가 남쪽으로 내려간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이미 명분을 만드는 작업은 수월하게 진행중이었고, 그녀의 말에 따르면 봄이 찾아오면 안정적으로 먹어 치울 수 있다고 한다.

"병사들 너무 춥지 않게 잘 다스려, 전쟁도 안났는데 너무 빡세게 굴리면 애들 민심떨어진다."

"그건 병사들 굴리는 애들이 알아서 할테니까 걱정하지 마."

내가 이 땅에 자리를 잡은지도 벌써 햇수로 2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일을 한 것 같지도 않은데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았다.

지난 시간 동안 우리 세력에도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다.

아렌 황녀를 받아드리면서 우리 세력에 투신해 오는 인재의 수가 확늘어나 적재적소에서 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대규모 세력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군사도 경제력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었다.

아이데스 상단은 남매의 힘과 지리적인 특성 덕분에 빠르게 성장해서 마차 수십개를 다루는 대 규모 상단으로 성장했고 제대로 된 명문기사단을 만들기 위해서 자금을 투자했던 것 또한 결실을 맺고 있는 중이었다.

이름 있는 기사들이 마구 튀어나올 정도로 엄청나진 않지만 그래도 기사단의 주축이 될 수 있을 정도의 검술을 가지고 있는 인력이 빠르게 늘었다.

플린 역시 아렌 황녀의 옆에서 지내면서 마음을 다 잡고 기사로서 살기 위해 노력을 하는 모양인지 임시 기사단 내에서도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이가 어린 만큼 익스퍼트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미래는 굉장히 창창한 편이고 일단 오빠가 플레아 아이데스이기 때문에 남자들한테도 엄청난 인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인기 때문인지 난세에서의 플린과는 다르게 이 남자 저 남자 겁탈하고 다니는 망나니의 모습이 아니라 어느 정도 멋지고 인기 많은 기사가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중인 것 처럼 보였다.

내부에서 이런 변화와 성장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에 외부로의 확장이 없어도 마음 조급해 지지 않고 지켜볼 수 있었다.

결국 존버를 통해서 천천히나마 계속 성장하고 있었으니까.

"동부에서 히스토리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양이야."

"빠르게 성장할만 하지."

가지고 있는 세력은 전혀 부족하지 않은 데 지금까지 프리스티스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서 제대로 세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던 것 뿐이니까.

두 세력이 일시적인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의 세력을 막을 수 있는 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글쎄? 비슷한 위치에 있는 프리스티스 헬링이 제대로 된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걸 보면 히스토리아가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야."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시에린을 보고 작은 웃음이 튀어나왔다.

"너 나 시험하는 거니?"

내 물음에 시에린이 혀를 살짝 내밀며 웃었다.

"프리스티스 헬링이 제대로 세력을 펴지 못하는 건 아마 프레스티아의 견제 때문일거야."

프리스티스와 프레스티아. 두 여인은 한 배에서 나온 자매였지만 서로를 죽도록 견재하면서 싸웠다.

서로가 자라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옆에서 크고 있는 상대가 미래에 얼마나 강력한 상대가 될 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난세의 그 어떤 플레이에서도 두 자매가 같은 편이 되어서 움직이는 걸 보기는 힘들었다.

플레이어가 개입해서 억지로 붙여 놓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그래도 붙기는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붙여 놔도 몰래 서로를 견제하면서 엄청나게 싸워댄다.

"맞아. 프레스티아 헬링이 프리스티스 헬링을 가만히 내버려 둘리가 없으니까."

프레스티아도 자기 세력을 키우느라 바쁜 상황일 텐데 그 와중에서도 프리스티스를 견제하는 거 보면 보통이 아닌 자매인 것 같았다.

언니 쪽도 프레스티아를 엄청나게 욕하면서 그녀를 견제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걸 보면 권력 앞에서 가족애가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인지 알 수 있게 해줬다.

"그러고 보니 리쿠르트가 동부에서 세력을 완전히 정립하고 일어났다고 하더라고."

그 소식은 나도 들었다.

물론 시에린에게 들은 것이긴 하지만 나에게 빌려간 돈을 기반으로 세력을 굴린 라이트는 극동부에서 알아줄 정도로 강력한 세력을 세웠다고 한다.

그 누구도 자신을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세력을 유지하고 있으니 그 세력을 잘 유지하고 있기만 해도 최종장 근처에서 중히 쓰일 수 있을 정도의 세력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 것이며 운이 좋다면 메인 세력이 될 수도 있다.

일단 라이트는 지금의 상황에서 안주하는 인물이 아니라 어떻게든 더 나아지려고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으니까.

"라이트 형은 아마 당분간 활발히 움직이지는 못할 거야."

워낙 견제하는 세력이 많다 보니 자신의 세력을 안정화하는 데만 해도 시간이많이 걸리겠지.

프레스티아의 계략에도 제대로 걸렸다고 하는 걸 보니 다른 세력을 치려고 해도 제대로 힘을 낼 수도 없을 거고.

동부하니까 생각난건데 내 고향이기도 한 쿨리온 영지는 결국에 라이트의 밑으로 들어간 모양이다.

몇년 전에 만났던 꼬맹이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서 나온 결과라고 하는 데 잘 된 일이라면 잘 된 일이었다.

이런 난세에서 병력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쿨리온이 제대로 살아남을 수 있을 가능성은 없으니 영지를 바치고 그 영지를 대리 통치하는 방식으로 라이트의 밑으로 내려가는 게 좋겠지.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리쿠르트가 너한테 편지를 보내왔어."

"응?"

그 말하려고 지금까지 빌드업한 거야?

"오랜만에 한 번 만나자는데? 친구 대 친구로서 만나는 김에 세력대 세력으로서도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

머리에 뱀을 열 마리 정도 키우고 사는 형이 갑자기 무슨 일일까.

나는 시에린이 내민 편지를 받아 읽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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